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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배기성 지음 / 왕의서재 / 2023년 11월
평점 :
나는 내가 반백이 다 되어서 이제 젊었을 때의 열정이 식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의 머리말만 읽고도 내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이는 나이와 상관없음을 확인하였다. 19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군사 독재정권에 대항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을 것임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나 또한 당시 학생의 신분으로 민주화 운동에 직접 참여하였고 6.29 선언을 통해 시민의 민주화 운동 승리를 지켜보았다. 이후 비록 3당 야합의 부적절한 과정으로나마 문민정부의 탄생도 지켜보았다. 시민이 깨어있을 때 어떤 정권도 절대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은 현장에서 깨달았다. 또한 그런 시민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세계인의 부러움을 받는 민주화된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고 자신한다.
저자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며 여러 가지 차별 속에서도 라디오 방송, 유튜버, 책 저자로써 활동하고 있다. 이 책, ‘역사는 반복된다.’는 뿌리 깊게 철옹성같이 구축된 권력, 기득권 카르텔에 저항하는 깨시민으로 거듭날 것을 말하고 있다.
책의 구성을 보자. 19세기 한말의 무기력한 조선과 일본의 야욕, 처절하게 살아남은 메이지 일본, 도탄에 빠진 민중, 탐욕에 눈먼 지배층, 독립군과 제주 비극의 시작, 미국손아귀의 해방 직후 한반도, 슬픈 땅 제주 그리고 여순, 이승만 정권의 제1공화국, 깨시민의 혁명 4.19, 불행하거나 잔혹한 군인 대통령 순이며, 부패하고 무능한 기득권 대 각성한 민중의 반동, 되풀이되는 역사, 국제정치의 희생양이 된 한반도의 상황을 통해 당시의 실상을 이야기하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한국사를 철저히 공부하고 교훈을 얻어 역사는 반복됨을 인식하여 다시는 과거와 같은 불행한 일을 겪지 않도록 하자고 한다.
나는 요즘 우리나라 상황이 한말 불행했던 역사의 반복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현 정부는 일제에 대항해 싸운 홍범도 장군의 육사 내 흉상을 철거한다거나 국민의 생명에 위해가 될 수 있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동조하거나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며,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감 없는 대응 등을 보면 친일 역사의 반복을 보는 것 같아 분노와 함께 두려움마저 느낀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젊은이들이 이러한 정부의 친일, 불통의 행태를 보고도 저항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우리 젊은이들이 이 책을 통해 과거 불행했던 역사의 반복이 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일독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