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살피고 발견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럴 때마다 만들어내는 작은 선언 같은 문장들이 모이면 시끄러운 소리에 쫓겨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걷는 발걸음을 멈추게 해줍니다. 거대하고 으리으리한 것들 사이에서 작아지고 흐려지는 자신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아이 없이 사는 것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도 저는 진지하게 대답한 적이 없었습니다. 얼버무리거나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답만 했습니다. 그것도 말끝을 흐리면서요. ‘결혼하고 왜 아이 없이 사느냐?’라는 질문은 제게는 어렵고 부끄럽고 괴로운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할 때마다 다른 사람처럼 살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이 먼저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 삶에 대한 확신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유로 아이 없이 살게 됐는지 그리고 아이 없이 사는 매일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이 어려웠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남편을 만나 평범함에서 자꾸 어긋나려는 제 모습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내려놓았습니다. 아이 없이 사는 삶에 대해 조용하고 끈기 있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 책을 썼고 새로운 문장을 완성했습니다.
‘저는 아이 없이 남편과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 이대로 좋습니다.’
이 책은 저의 작은 선언문인 셈입니다.

과거에는 남녀가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음으로써 맺어지는 가족만 정상으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가족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 같다. 어떤 배경으로 탄생한 가족이든 그 가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중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은 그렇지 않은 가족에 비해 본능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그 결집이 조금은 더 수월하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가족은 보통의 가족보다 더 큰 책임감으로 서로를 꽉 붙들어야 한다.

아이가 없다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일을 발견한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아니 왜? 왜 애가 없어?"라고 묻는다.

책 내용 정리중-> (아이 낳으려고 불임전문 병원에도 간적있음-> 남편과 아이에대한 생각이 달라 이혼함 -> 아이 없이 살자는 지금 남편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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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없이 남편이랑 둘이서 살고싶기에
궁금해서 읽어본 책인데
먼저 고양이를 키우는 상황부터 나와 다르다
5마리나 키우고 있다니 !.!
<임신하려고 노력했었고- 이혼을 했다>
이 경험도 나에겐 없는 경험이라

딩크라도
다 같지 않구나
생각하게 된다

별일 없는 듯 살았지만 세상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는 죄책감이 나를 괴롭혀왔다는 것을. 그를 만나 안도했다.
‘세상에는 나 같은 사람도 있어.’


"우리는 모두 평범하고 모두 이상하답니다. 그러니 각자의 자연스러운 삶에 집중하는 건 어떨까요?"

부부 사이에 상대방의 단점은 운동화에 들어간 작은 돌조각처럼 아프게 밟혀서 주기적으로 털어내야 한다.

아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오른손도 평소에는 나의 관심 밖 저 멀리 어딘가를 떠돌고 있다.

아무리 봐도 숟가락처럼 짧고 둥근 내 엄지발가락이 예쁠 리가 없는데, 그런 내 엄지발가락으로 보고 귀엽다고 말해줄 때 그가 정말 나를 사랑한다는 걸 느꼈다.

내 인생에도 간절히 사랑받고 싶었던 외로운 시간이 있었다. 마음과 마음이 마주 보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고양이든 사람이든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데 여념이 없는 지금이 좋다.

왜 아이가 없냐는 질문은 동질감을 느낀다 하더라도 쉽게 할 수 없는 질문이다. 아이 없이 살게 되는 이유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결혼을 했지만 아이가 없다는 당신의 말에 반갑다고 기뻐할 수가 없었다. 왜 아이가 없냐고 물어볼 수도 없었다.

매일 보는 고양이, 매일 일어나는 일을 천일야화라도 되는 양 말하는 남편에게 질 수 없지. 나도 입을 열었다. 소소한 이야기 배틀이 벌어졌다. 별거 아닌 일을 실컷 이야기하다 보니 어젯밤 나를 괴롭혔던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더 별거 아닌 걸로 느껴졌다. 이 사람과 같이 사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같이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다 동시에 웃음을 터트릴 수 있는 사람이라 그가 좋다.

내 입장에서는 아이 없이 사는 일이 특별할 게 없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면 다르다. 미안한 일이 돼버린다. 손자가 생겼다고 좋아하는 내 부모님 또래의 사람들을 볼 때마다 부모님의 큰 기쁨을 빼앗은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다행히 부모님은 아이를 꼭 낳아야 한다고 강권하지 않았다. 그동안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부모님이 속상하지 않을까 염려했다. 조카가 세상에 태어나 부모님에게는 드디어 손녀가 생겼고 부모님께 더 이상 죄송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을 느꼈다. 조카가 고마웠다.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 에서 현자는 모든 것에 경탄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책은 도끼다》 에서는 위의 문장을 인용하며 현자를 창의력 있는 사람으로 바꿔 창의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나는 현자를 ‘아이 없이도 잘 사는 사람’이라고 바꾸고 싶다. 그러면 더 이상 행복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 제일 자주 경탄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나야, 나!"라고 외칠 수 있다. 시시한 즐거움과 경탄,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법을 찾았다.

사람에게 천성이 있다면 나는 확실히 게으른 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가 제일 좋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고양이를 껴안고 침대에 누워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살짝 열린 베란다 창 사이로 풀벌레 소리까지 들려온다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그렇게 누워서 온종일 보낼 수 있다.

글을 쓰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다. 자꾸 눕고 싶어서 실룩거리는 엉덩이를 의자에 꼭 붙들어 매야 한다. 여행 가서 멋진 풍경을 보는 일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도 행복하지만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에 비할 바는 아니다.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내가 읽었던 책은 아이 없는 삶에 대한 것이었다. 내 아이는 없지만 내 삶에 아이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걸 느낀 순간이었다.

이름을 아는 아이, 이름을 모르는 아이, 그리고 나라는 아이. 아이 없는 내 삶이지만 아이는 항상 가깝게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일정한 시간 어떤 일을 계속해나간다면 우리는 그 일에 익숙해지게 된다. 익숙해지면 결국 잘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간단한 인생의 진리를 이제야 알다니 진작 알았다면 나는 더 많은 것을 이뤘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생긴다. 하지만 지금에라도 깨우친 내가 대견하다. 누구에게라도 자랑하고 싶어서 입이 간질거린다.

나이가 드는 게 신기하더라도 어떤 이들에게는 재미없는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니 늙어가는 기쁨은 되도록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해본다.

요즘 세상에 우리는 무엇이 되어야만 한다. 오랫동안 직장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이유는 쓸모없는 사람이 될까 봐였다. 사람들이 "뭐 하세요?"라고 물어볼 때 한 단어로 된 직업을 바로 댈 수 있는 것

매달 월급을 받는 일이 쓸모 있는 사람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이었다. 직장인이라는 이름표를 떼어버리고 나를 설명할 이름을 잃었다.

꼭 무언가가 돼야 한다면 나는 시인이 되겠다. 마음에 담은 것들을 소중히 기억해 글과 그림으로 만들어내는 순간 나는 나의 쓸모를 확신했다.

"나중에 아이 없는 걸 후회하게 될 거야."
꽤 여러 번 들었던 말 앞에서 나는 진짜 후회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맞을 아이 없는 겨울이 두려웠다. 추운 겨울 굽은 등으로 혼자 걷게 될까 봐 무서웠다. 그 말이 피할 수 없는 저주처럼 느껴졌다.

인생의 끝에서 자식을 갖지 않는 걸 후회하게 될 거라는 말을 듣고도 잠자코 웃기만 했던 과거의 나를 떠올렸다. 지금이라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당신의 저주는 반사하겠어요."

인생의 끝에서 내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아이의 유무에 따라 흔들리는 삶이 아니다. 내 안의 진실한 소리에 귀를 기울였는지, 매일을 얼마나 충실하게 보냈는지,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주 웃고 계절을 온전히 느끼고 내 삶을 얼마나 사랑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저 오이는 쓰다, 그렇다면 내다 버려라! 길 위에 가시덤불이 있다, 그러면 그곳에 가까이 가지 마라! 그러면서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귀찮은 존재들은 왜 있어야 하는가?" 하지만 이와 같이 생각을 한다면 자연의 진실한 탐구자인 우리는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이는 마치 목수나 구두수선공의 가게에 톱밥과 가죽 조각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 그들의 비웃음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은 그런 것들을 처리하기 위해 쓰레기통이 있지만 자연은 그와 같은 것이 필요 없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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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한 줄의 글이 위로가 된다면 - 유영만의 마음을 두드리는 한 문장
유영만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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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돋는 라임,
소름돋는 창의력

인사이트를 주는
말장난 모음집

나쁘게 표현하면 아재개그(넌센스) 모음이라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며 필요한 내용을
센스있는 입담으로
기억하기 쉽게 표현한 게 멋지다
엄청 똑똑한 사람인 것 같다

사실 나는 이런 아재개그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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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늘 고픈데 뇌는 늘 편안합니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음식을 찾지만 편안한 뇌를 채우기 위해 지식을 찾지 않습니다.
배가 고파야 음식을 찾듯 뇌가 고파야 지식을 찾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와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은 뇌로 하여금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당구공이 만날 듯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사람들은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 속에서, 오늘도 보고 지나치는 숱한 정보와 이미지 속에서 사색보다 검색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검색은 머리를 아프게 하지만 사색은 머리를 고프게 합니다.
사색 思索 을 하지 않아서 얼굴이 사색 死色 이 된 사람들에게 짧지만긴 여운을 주는 한 문장의 지혜, 간단하지만 의미가 심장에 꽂히는 의미심장한 사고의 전복은 심장을 뛰게 만들고, 잠자는 뇌를 흔들어 깨우며,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들고 입가에는 깨달음의 미소를 가져다줍니다

밋밋한 삶, 무미건조한 삶은 여운이 없고 감동도 없는 무미건 조한 문장을 낳을 뿐입니다

이 책에는 제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제 삶의 나침반이라고도볼 수 있는 5가지 키워드가 나옵니다. 고심 끝에 찾아낸 삶의 중심, 5가지 생각과 행동의 비밀코드, 오리무중의 삶을 오색찬란하게 바꿔주는 5대 핵심가치가 나옵니다.

열정 Passion , 혁신 Innovation , 신뢰 Trust, 도전 Challenge , 행복 Happiness 이 그것입니다. 영어의 첫 이니 셜을 조합하면 PITCH가 됩니다. 피치 PITCH 에 들어 있는 키워드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가치를 판단하고 방향을 결정합니다.

세상을 열정적・혁신적으로 살아가며, 사람과의 신뢰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며 어제와 다른 도전을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합 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피치 PITCH 를 올리며 살아가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의 단편들, 책을 읽으며 스쳐지나가는 연상이 사라지기 전에 손끝으로 잡아놓은, 짧지만 긴 여운과 울림을 남기는 글을 모아봤습니다

첫 번째 별, 열정 Passion :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있는가?
두 번째 별, 혁신 Innovation :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살고 있는가?
세 번째 별, 신뢰 Trust : 믿을만한 사람으로 대접받고 싶은가?
네 번째 별, 도전 Challenge :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도전하고 있는가?
다섯 번째 별, 행복 Happiness :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My Way는 My Story가 축적되어 생기는 길입니다. My Story가 모이면 결국 My History가 되고 My History가 결국 My Way가 되는 길입 니다. 그런 길을 가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 걸어가는 길이 곧 길이 됩니다. 남의 뒤를 쫓아가지 않고 자신의 갈 길을 걸어가는 사람입 니다. 길은 그렇게 생깁니다. 그래서 길은 앞에 있지 않고 뒤로 생깁니다.

모든 위대함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그리고 끊임없이 치열하게 애쓴 노력의 산물이다.
위대한 변화는 지금도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열정은 똑같은 일을 해도 지겨워하지 않으면서 어제와 다르게 하려는 치열한 마음입니다.
열정은 지루한 일을 반복해도 어제와 다른 반전을 꿈꾸며 즐겁게 일하는 신바람입니다.

열정은 무엇보다도 자발적으로 뛰어들어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이며 목표를 향해 타오르는 꺼지지 않는 불길입니다.
열정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매일 반복해도 지치지 않는 불굴의 의지입니다.

내가 매일 쉬지 않고 책을 읽으면 열정적인 독서가가 되는 것이고, 매일 치열하게 글을 쓰면 작가가 됩니다.
매일 쇼핑을 하면 쇼핑 중독자가 되는 것이고, 매일 술을 마시면 알콜 중독자가 됩니다

나는 지금 매일 무엇을 반복하고 있나요.
반복도 어제와 차이가 있는 반복이어야 반복 속에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비슷한 반복이나 마지못해서 하는 반복은 반전을 일으킬 수 없습니다.

열정은 그래서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해도 어제와 다르게 차이가 나는 반복을 통해 반전을 일으키려는 몸부림입니다

꿈꾸는 동안 은
동안 㖧㮀 이다!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은 꿈틀거리는 꿈을 꾸는 것이다

진정한 아름다움 은남과 다른 나에서 나오지 않고 남과 비교할 수 없는 나다움 에서 비롯된다.
나다움은 나에게 어울리는 일을 할 때드러나는 아름다움이다

나는 지성 때문에 비관적이지만, 의지 덕분에 낙관적이라고 말합니 다.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논리적으로 분석하며 합리적으로 설명해 보면 세상은 온통 비관적이고 빠져나갈 출구가 전혀 보이지 않습 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막연한 소망에 열망을 더해보려는 안간힘과 이전보다 조금이라고 더 잘해보려고 애쓰는 간절한 마음이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불같은 열정과 강렬한 의지로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듭니다.

‘우유부단’ 하지 않고
‘결단’ 을 내려 과감하게 행동하며
‘중단’ 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한다는 점이다

정상 頂上 에 오른 사람은 하나같이 정상 正常 이 아닙니다. 그들은 모두 비정상입니다. 처음에는 몰상식하게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으로 역발상을 시도해야 전대미문의 창조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몰상식’한 사람이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갑니다! 상식적인 사람 들의 주로 쓰는 말은 "원래 그래", "물론 그렇지", "당연한 거야"라는 말입니다. 그들은 언제나 원래, 물론, 당연이라는 말의 감옥에서 틀에 박힌 사유를 먹고 자랍니다

문제는 몰상식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상식적인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 하지 못하면 혁신은 실패한다는 점입니다.

혁신적인 사람은 낯선 생각의 소유자일 뿐만 아니라 낯선 생각을 평범한 사람에게 익숙하게 설명하고 설득합니다.

애플 의 전 CEO, 스티브 잡스가 슬로건으로 내세운 ‘Think Different’는 ‘다르게 생각하라’는 말이 아니라 ‘다른 것을 생각하라’ 는 말입니다.
문법적 오류를 떠나서 ‘다르게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것을 생각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다르게 생각하기’는 비교의 기준이 다른 사람 에게 있습니다. 그 사람과 내가 무엇이 다른지, 다름의 판단 기준이 내 안에 있지 않고 밖에 있으며 비교를 언제나 다른 사람에 비추어 나의 다름을 판단합니다.

이에 반해서 ‘다른 것을 생각하기’는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것이나 존재했던 것도 색다르게 재창조하기 전과 비교하는, 즉 비교의 기준이 남이 아니라 이전에 있습니다.다른 것을 생각하기는 남보다 잘하기보다 전보다 잘하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상적 正常的 인 사람과 어울리면 어울릴수록 정상 頂上 을 정복하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정상에 도달하고 싶은 비정상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이미 정의해놓은 기존 개념 정의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정상에 오르고 싶은 비정상적인 사람은 기존 정의 定義 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사물이나 현상의 올바른 뜻을 다시 정의합니다

혁신을 방해하는 최대의 말은 원래, 물론, 당연 이라는 말입니다. 누군가 질문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 그건 원래 그런 것이고 당연한 일이며 물론 그런 거라고 핀잔을 주거나 무안하게 만듭니다.

혁신의 시작은 원래, 물론, 당연의 세계에 물음표를 던져 시비를 걸고 궁리에 궁리를 거듭한 끝에 감동의 느낌표를 찾는 여정입니다. 상식과 고정관념, 타성과 관습에 얽매여 사는 사람들에게 혁신은 시도조차 귀찮은 일이며 불편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들에게는 지금 이대로가 좋기 때문입니다. 원래 그런 세상, 물론 그렇고 모든 게 당연한 세상에서 이전처럼 살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혁신적 사고와 행동은 어제와 다른 것을 생각하며 어제와 다르게 생각하며 행동할 때일어납니다

믿어야 믿을 수 있습니다. "믿으려면 믿어라!" 《논어》에 등장하는 무신불립 無信不立 의 마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 가는 데 가장 중요한 미덕은 역시 신뢰입니다. 믿어줘야 용기를 내고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튼실한 신뢰가 쌓이면 함께하면 보람 있고 의미심장한 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가치’는 ‘같이’하면 ‘가치’가 배가됩니다. 혼자 뭔가를 이루려고 애쓰는 노력도 중요 하지만 함께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시도해서 가치를 높이는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한때 따뜻했던 관계에 관심과 애정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넘을 수 없는 경계 가 생기고, 그 경계에 무심한 잡초가 자라면서 차가운 발길질이 시작된다!

한 사람이 맺어가는 인간관계人間關係 가 별 볼 일 없으면
관계 속의 인간 도 별 볼 일 없다.
나를 바꾸고 싶으면 내가 맺은 인간관계 를 바꿔야 한다

‘그럼에도’ 라는 섬이 있습니다. ‘그럼에도’는 상황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섬입니다. 세상 에서 가장 멋진 섬 중의 하나입니다. 아무리 견디기 어려운 시련과 역경이 다가와도 이 섬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지 않고 언제나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고 어려운 상황은 시간과 더불어 다 지나갈 것이 라고 믿습니다. 부정보다는 인정, 걱정보다는 긍정, 절망보다는 희망을 먹고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섬에는 유명한 광산이 두 개나 있습니다. 첫 번째 광산은 ‘황금’이나 ‘순금’ 또는 ‘백금’을 캐내는 광산이 아니라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금’을 양산하는 광산입니다. 생선이 썩지 않기 위해서는 소금에 절이는 고통을 견뎌야 합니다. 두 번째 광산은 이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금, ‘지금’을 캐내는 광산입니다. 지금 행복한 사람이 나중에도 행복합니다. 지금 재미있어야 나중에도 재미있 습니다. 지금 남다른 도전을 즐기는 사람만이 내일도 남다른 즐거 움을 맛보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절벽’ 을 넘어서면 ‘새벽’이 옵니다. 진짜 도전은 남들이 불가 능하다고 생각하는 절벽 앞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한계 라고 생각하는 난공불락의 절벽을 넘어서려는 강인한 의지가 발동될 때 색다른 도전은 시작됩니다.

‘절벽’ 앞에서 ‘절망’하면 ‘새벽’ 의 ‘희망’을 맞이할 수 없습니다. 절벽에서 느끼는 절박함이 과거와 다른 도전을 시작하게 만듭니다. 절벽은 난공불락의 위험지역이 아니라 절박한 희망이 싹이 자라는 가능성의 도약대입니다. 절벽에서 느끼는 절박함이 대박을 낳습니다. 절박한 상황이라야 어제와 다른 가능성의 문을 찾아 나섭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절박한 위기상황을 탈출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가장 절망적인 때가 가장 희망적인 때이고, 어두움에 질식할 것 같을 때가 샛별이 나타날 때입니다

당신의 ‘한계’ 를 알고 싶습니까? ‘도전’ 해보기도 전에 안 된다고 한계 선을 긋지 말고 한계에 도전해보십시오. 내 한계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계에 도전해서 한계를 체험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 한계도 한계를 극복할 수있는 가능성도 모두 당신 안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한계는 당신이 만든 심리적 장애물입니다. 당신이 만든 한계, 그리고 그한계를 넘어서는 비법도 당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한계 앞에서 체념 하지 말고 불가능에 도전하는 체험 을 즐기십시오.
당신의 두 발이 체험한 역사만큼만 당신의 이력서
履歷書 에 기록됩니다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완벽한 때는 없습니다. 홍콩의 영화감독, 왕가위가 한말입니다. 완벽하게 시작하기 좋은 때를 기다리다 몸에 때만 낍니다. 누구도 완벽 하게 시작할 수 없습니다.

위대한 사람은 처음부터 위대한 도전을 하지 않았습니다. 위대한 사람은 우선 뭔가를 시작한 사람입니다. 시작하세요.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기 이전에 우선 시작하면서 준비해도 늦지 않습니다.

허나 내겐 지켜야 할 약속과 가야 할 길이 있다.
- 로보트 프로스트

몸이 그댈 거부하면 몸을 초월하라!
- 에밀 디킨스

예상한 일에도 완벽한 대비는 불가능하다.
- 제임스 미치너

남다르게 도전 해본 사람만이 이전과 다른 도전 을 즐길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길, ‘절대로’ 어떤 일이 있어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길.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예외 없이 복종해야 하는 길. ‘절대 로’에는 강제와 폭압, 무조건과 획일만이 살 수 있는 숨 막히는 길입니다.

세상에는 절대絶對 만이 있는 게 아니라 수많은 상대相對 가 살아가고 있습 니다. 상대를 인정해야 다름과 차이 속에서 아름다운 꽃이 핍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는 말을 믿고 자신이 그 일을 잘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절대로 포기 하지 마라는 말을 제발 그만 믿고, 하루라도 빨리 그 일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세요." 20대에 시작한 고시공부를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는 말을 믿고 40대가 거의 다 되어서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그대로 밀고 나가고 있습니다. 그럴수록한 사람의 인생이 절대적으로 망가지고 있습니다.
왜 포기하지 않느냐에는 이유가 많겠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을 위해서 포기하지 않는 게 아니라 남 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 안의 강렬한 의지와 욕망 때문이 아니라 밖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의 눈치 때문에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포기는 패배로 직결될 수 있다는 강박관념이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다 삶의 전반이 무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전의 진정한 가치는 무조건 도전에 성공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색다른 도전은 색다른 실패 를 먹고 자랍니다. 색다른 실패만이 색다른 실력을 쌓은 원동력이 됩니다

지금 여기를한 번도 떠나보지 않은 사람에게 세상은 지금 여기가 전부다.
떠나야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다

행복은 목적지에 있지 않고 목적지에 가는 여정에 있습니다. 어딘 가에 도착하면 행복할 것 같지만 사실은 잠시 기분이 좋을 뿐, 행복 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합니다. 행복은 목적지에 있지 않고 목적지로 가는 여정에 있습니다. 지금 즐겁게 재미있게 살아야 됩니다. 지금 행복해야 됩니다. 나중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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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의술이 발달한 현대의학이라 한들, 이미 존재하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 수 없다. 수없이 반복되는 억겁의 시간 속 생로병사를 어떻게 잠깐 스쳐가는 삶이 다스릴 수 있겠는가. 그저 잘 회복해서 밝은 봄의 기운을 보여주는 환자들에게 감사할 뿐이고, 나는 그저 회복에 도움을 준 보조자로서 겸허한 자세를 갖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달빛의 은은함은 사람의 마음을 은근하게 사로잡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서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과정은 성숙을 의미한다고 읽은 기억이 난다. 아마도 애벌레가 고치 껍질을 벗어던지고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것도 같은 의미가 아닐까

육체의 변화, 추함, 죽음 등은 우리 모두가 외면하고 싶은 것들이다.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이기에 사람들은 그것을 추구하는가? 아름다움은 생명 자체인가? 그렇다면 죽음으로 가는 것, 소멸되는 것은 추한가?

살아갈 날이 더 많아야 할 청춘이 병으로 변해가는 모습, 특히 아름다움에서 다른 쪽으로 변해가는 것, 그것도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닌 병으로 급격히 변화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꽃이 시들 때와 같은 허무함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생명에서도 마찬가지 비유를 들자면, 생명 자체가 규칙과 조화이기 때문에 그 조화가 깨진 것을 추하다고 여기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윤이 나는 혈색 좋은 피부와 고운 자태에서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쇠락해가고 퇴색하고 생명을 잃어가는 모습에서는 추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생生과 사死를 통해 이루어지는 자연의 큰 섭리로 보자면 추한 것은 오히려 아름다움을 위해, 마치 애벌레가 고치 속에서 아름다운 나비로의 변태變態를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새로운 삶을 위한 준비 단계인 것은 아닐까?

학생 시절에 진료를 할 때는 지나친 감정이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 하지만 같은 인간으로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위로의 말과 행동은 병을 치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의사에게도 역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슬픈 울음을 위로하는 주제넘은 의사가 된 것이 환자를 위한 것인지 나 자신을 위한 것이지 자문해보았다.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거나 죽음을 경험하거나 중대한 시험에서 떨어지는 등 살아가다보면 크고 작은 장애물을 만나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그럴 때면 눈물을 흘린다. 울음은 육신의 정화작용이며 눈물에는 스트레스의 배설물이 들어 있다

눈물이 많은 나는 어찌보면 공감할 줄 알고 표현할 줄 아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고 돌고 도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사랑은 꼬리를 물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누구도 다가오는 미래를 알 수 없다. 불안감을 안고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누군가와 함께 기꺼이 선택하는 것은 커다란 희생과 사랑을 요구한다. 그 선택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으로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불투명한 부분을 같이 감수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이는 서로 무수한 교감을 통해 만들어진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각자의 마음에 각인된 사랑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힘을 주는 원천이자 인간답고 고귀한 인생으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죽음을 향해 달려가기 마련이고 그럼으로써 자연은 새로운 창조를 이어간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으면 새싹이 나는 것처럼, 낙엽이 대지에 떨어져 썩으면 나무의 거름이 되는 것처럼, 생과 사는 당연한 자연의 이치인 것이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고귀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연적인 귀결歸結을 본인이 선택하고, 또한 품위 있게 마감하는 것 역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우리 몸은 정교한 기계와 같아서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일상적인 삶이 불편해진다. 이러한 이상을 바로잡아주는 곳이 바로 병원이다

마음속 깊이 친절한 마음을 깨우는 동기는 이렇게 상대방의 상황을 내 일처럼 안타깝게 생각하고 마음 아파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게 아닐까

이렇게 작은 것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은 아마도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는 이에게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곁에는 많이 아파도 아프다 말하지 못하고, 외로움에 사무쳐도 외롭다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은 주변을 자세히 살피고 귀 기울이는 것뿐일 것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시련과 고통을 겪는다. 다만 우리에게 주어지는 고통이 너무 가혹한 고통은 아니기를, 인간의 존엄성만큼은 유지시킬 수 있는 고통이기를 기도해본다

먼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 앞에서 무슨 말이 특별히 필요하겠는가. 당신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잘 가라고? 잘 가라는 인사는 결국 잘 오라는 뜻이 내포된 말이 아니었던가. 그 말은 결코 다시 오지 않을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침묵뿐이다. 침묵 속에서 그와 함께 있는 일뿐이다. 너무나 귀한 시간이라서 차라리 거룩한 침묵 속에서 함께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느끼는 데 온 정신을 몰입하면서 보내는 것이 옳다. 이때 언어는 방해만 될 뿐이다. 만약 당신이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 말없이 그의 옆에 서서 함께 있음을 느껴보라. 그 함께 있음이 얼마나 큰 기쁨이고 축복인지 맛보라"고 했다. 진료실에서 잠깐 동안의 침묵을 경험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단지 일찍 가고 늦게 가는 시간의 차이와 자신의 남은 생이 얼마인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이다. "세상 가장 빛나는 목소리로 우리의 헤어짐을 노래하게 하소서"라는 가수 유익종의 노랫말처럼

흔히 인생을 드라마나 연극에 비유한다. 이야기를 지켜보는 시청자나 관객들은 결말이 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하다. 그런데 한 사람의 시각으로 생각하는 해피엔드는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모두를 아울러 본다면 해피엔드는 다차원적일 수 있다

해피엔드를 꿈꾸며 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 성실한 하루하루가 모여 ‘나’의 아니면 언젠가 먼 훗날 ‘누군가’의 해피엔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대가의 특징 몇 가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 자신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한다.
힐드 교수의 경우 조깅을 한다고 했다.

둘째, 나이가 들어서도 첨단기술을 잘 활용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있다.
힐드 교수 역시 컴퓨터와 슬라이드를 직접 다루었는데, 실제로 그날 발표한 자료를 자신의 컴퓨터에 다 넣어 가기도 했다. 또한 다른 젊은 일본의사들과 나란히 앉아 다빈치로봇수술을 보면서 관심이 많았다.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전공에 대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시키는 열정이 저 사람을 젊게 만드는구나 생각되었다.

셋째, 자신의 생각과 기술을 공유하려고 노력한다.
힐드 교수는 평생을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남미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직장암 수술에 대한 강의와 수술을 실연했던 분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관심과 호기심이 쇠퇴하며 시들하기 마련인데 대가들은 결코 식지 않은 열정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보통의 사람들은 고통을 공유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힘들어 한다. 나 역시 병원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면 가까운 사람들의 고통만을 보았을 것이다. 병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모르고 지나가거나 알 이유가 없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가끔씩 나는 지식과 경험, 기술을 파는 사람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에 빠져들곤 한다. 매일 힘들어하는 환자들을 보다보니 측은한 마음이 드는 대신 가끔 귀찮기도 하고 공감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싶을 때가 있어 힘들다. 진정한 의술, 인술은 옆에서 같이 아파하고 기도하는 마음이 아닐까.

나이가 든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육신이 늙어가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지만 마음은 미처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내 마음속 가족들이 행복하게 지냈던 그 피서지로 가는 길을 이제는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빛바랜 사진 속, 딸아이의 함박웃음 속에서나 그곳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딸아이의 행복한 웃음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기도해본다. 또한 내 일상의 한 컷 한 컷을 아름답게 간직하며, 하루하루 마주치는 이웃들과 환자들에게 잘하자는 다짐을 해본다.

체력과 건강은 나이와 상관없는 것임을 실감했다. 신체 나이와 실제 건강 및 체력 상태에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꽃과 식물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관심을 가지면 더 잘 자랄 뿐만 아니라 더욱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식물이라는 생명체에 경외심마저 느끼게 되었다. 아파트 베란다에 아기자기한 꽃을 키우는 집사람은 분명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확신도 들었다

더 늦기 전에 마음의 휴가를 갖고 우리 인생에서 만나는 좁은 문을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어쩌면 소설 속의 지나친 금욕주의와 종교적 숭고함을 추구하는 삶에 대해 답답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번밖에 없는 귀중한 삶인데, 어떻게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얽매여 살 수 있어?" 하고 당장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수많은 질문을 던질지도 모르겠다

삶의 아픔을 묵묵히 견뎌내고 옳게 살아간다면 진정 아름답게 공명하는 인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사람들에게는 인생의 ‘좁은 문’도 활짝 열린 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인간다운 삶을 완성하는 ‘좁은 문’을 무사히 통과하게 도와주는 마술피리는 어디에 있을까. 건강하고 보람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부단한 고민 속에 그 답이 있는 것은 아닐까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이 하는 일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어려움이 오면 같이 고통을 감수하겠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사랑이 만드는 에너지와 그로 인한 반사작용은 너무나 크다. 그러니 내가 이루어낸 사랑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상대를 아끼고 지키려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언제나 다짐한다.

의사도 사람이기에 실수도 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난처한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합병증을 겪을 때마다 내 소견과 경험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스스로 더욱 채찍질하게 된다

그리스 시인 콘스탄티노스 카바피의 시 <이타카Ithaca>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이상의 섬 이타카를 향해 항해를 시작할 때 온갖 바다괴물과 풍랑, 난파 등 두려운 상황을 너무 떠올리면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니 용기와 신념을 가지고 항해하라고 말이다.

비록 외과의사의 길이 아무리 험난할지라도 환자의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과 그 치료에 헌신한다면 그 목적지인 ‘환자를 살리는 섬’에 무사히 도착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날은 사실 개인적인 약속이 있었는데 이 수술로 인해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한 시간 늦게 참석하게 되었다. 외과의사와의 약속은 믿지 않는 편이 좋다

대장암이 급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특히 젊은 연령층의 대장암 발병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구식 식생활, 지나친 음주, 흡연, 비만, 운동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잘 알려진 위험요인을 피하는 것은 대장암 예방의 한 방법이다. 어릴 때부터 부모가 가끔씩 식단이나 생활습관 등을 체크해주면 어떨까 생각한다

옛날 중국의 어느 의원이 진료를 받고도 형편이 어려워 진료비를 내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돈 대신 집 주변이 허전하니 살구나무 묘목이나 심어달라고 요청했지. 수십 년이 지나자 의원의 집 주변은 온통 살구나무 숲으로 변했고 그의 인술을 기리는 뜻에서 이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행림지업

오늘날 의사에게 그 옛날 중국의 의원과 같은 행림지업은 어렵겠지만, 환자와 보호자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헤아리고 도와주고 격려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행림지업이 아닐까 싶다. 의사로서 환자와 가족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수십 년 후 그들의 마음속에 살구나무 숲을 가지게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늘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켜보는 한 사람의 의료인으로서 위태로운 마음을 잘 붙잡을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역시 내게 예정된 시간을 의식하고 늘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인생에 가장 중요한 이 시기에, 지금 여기에 왜 있고 왜 왔는가? 최선을 다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기를 부탁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의 조언을 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10년 뒤 모습이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논어》에 보면 공자가 어느 날, 아버지가 이웃집 소를 외양간에서 훔치는 것을 보면 자식은 관가에 고발할 것인지 아니면 부자 간 정을 생각하여 덮어줄 것인지 질문하였다고 한다. 어느 쪽도 공자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어려운 상황인데, 진실을 밝히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신념과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각자의 가치관을 따라 개인이 판단할 몫일 것이다.

노부부의 소박한 삶은 거룩한 삶이다. 어떤 철학자보다 귀중한 철학과 메시지를 현대인에게 전해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인간적이고 소박한 삶이야말로 하늘이 보기에 좋은 삶이 아닐까.

나무에게도 삼나무, 참나무, 소나무 각자 나름으로의 길과 목적이 있듯, 단지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이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오늘, 일상에서 보기 드문 성자聖者를 마주한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하였다

오늘 같은 일상에서의 탈출이 도리어 일상을 마주하게 되는 시간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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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목표가 처음부터 회사원은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16년째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회사일에 딱히 소질이나 적성이랄 게 없다 보니
(회사가 파도고, 회사원이 파도타기 하는 사람이라면)
저는 멋있게 파도를 타 넘는 서퍼는 아니었고
무작정 보드를 꽉 붙들고 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이젠 알 것 같습니다.

보드를 잡고 발버둥치던 순간이 삶의 근육이었고,
반짝이던 물결과 귓전의 바람이 삶의 위로였음을.
사실은 그런 게 우리가 살면서 가질 수 있는
전부일지도 모릅니다.
‘최고의 서퍼란 가장 즐겁게 타는 서퍼를 말합니다.(필 에드워드)
노련한 서퍼는 아니어도끈질긴 서퍼, 
나아가 가장 즐거운 서퍼에 도전하는365일의 기록입니다.

벌어먹는 일을 하느라 하루 종일 일한 뒤에나는 피곤했다.
이제 나 자신의 일은 또 하루를 손해보았구나,
라고 나는 생각했지만, 그러나 나는 천천히 시작했고,
천천히 힘이 내게 돌아왔다.
분명히, 밀물은 하루에 두 번씩 온다.
찰스 레즈니코프

올해 첫날엔 그런 걸 했었다. 처음 본 것, 처음 만난 사람, 처음 들은 말, 처음 먹은 음식, 처음 본 책, 처음 들은 음악, 처음 산 것, 새해의
‘처음‘을 전부 적는 일이었다. 눈 뜨자마자 핸드폰 보고, 늘 그렇듯 스타벅스에서 전날 읽다 만 책을 펼쳤으니 새로운 건 하나도 없었다. 단지
‘처음‘이라는 꼬리표를 붙임으로써 그 모든 게 ‘2019년의 처음으로 영원히 남게됐다

고작해야 회사에서 심기를 거슬렀던 사소한 한마디 따위가 오늘의 인상적인 일‘로 남는 날들의 연속이다. 더이상 새로운 향수를 갖는일이 설레지 않을 때 향수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런 모양이구나, 이런감촉이었지, 멀리 놨다 가까이 봤다 해가며 연필로 포착하는 처음의기록. 다 익숙하고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토록 처음이라니, 아직도멀었다. 그 아직도 멀었음이 나를 설레게 한다. 오늘부터 그린다. 나의첫, 모든 것.

2. 더 할까 말까 할 때가 바로 안 할 때다.
나이 앞자리에 4자 들어가는 순간부터 무조건 이 말을 책상머리에 써붙여놔야 한다고 외칩니다. 조금만 더 하면 좋을 것 같을 때가 바로 안 할 때다! 내일 할 일을 오늘 해치우면 네 건강도 해치워진다! 넌일을 못할 때가 아니라 몸이 상할 때 갈아치워진다! ‘이것만 더 하면 이라는 악마의 속삭임이 들릴 때, ‘아하, 이때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날 때로구나‘라고 인식하도록 하자.

3. 네가 기분이 나쁜 것은 네가 해결해야 할 네 일이다.
내게 직접적으로 불평, 주문, 지시, 부탁을 하지 않는 한 너의 기분은 네가 해결해야 할 너의 일이다. 비언어적 제스처에 마음쓰기, 빙빙 돌린 말을 해석하려 애쓰기를 멈추고 표면에만 반응하는 눈치없는사람이 되자. 내가 염려하지 않아도 상사는 권력 쥐고 잘 살고 후배는앞길 창창해서 잘 산다. 중년은 자기 살길부터 챙깁시다.

 너무 평범한 식사만한 것 같아, 이거 했으면 저기 갔으면 좋았을걸, 괜한 후회를 하는 서툰가이드에게 "괜찮아 괜찮아, 평범한 식사가 좋아" 말해주는 친구.
사실 임광빌딩은 십 년 전에 내가 회사 다녔던 곳이다(아직도 그회사가 입주해 있다). 그때도 서툰 날들을 지나가며 후회를 했더랬다.
괜찮아 괜찮아, 서툴고 평범한 날들도 반짝이는 날들만큼이나 좋아. 십 년 전의 나에게, 십 년 후의 내가.

피곤하면 삼라만상이 귀찮고, 건강한 신체에 제정신이 깃든다. 긴긴 인생길에 스스로의 손을 잡고 걸어줄 사람은 결국 나 자신뿐임을이제서야 깨달은 40대 원숭이는 오늘도 운동을 간다. 즐거움과 열의에찬 청춘이 지나가도 나는 여전히 나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사는 일은베스트컷 한 장이 아니라 수십 년짜리 활동사진임을 이제서야 뼈에 새기는 중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진짜 푸빳뽕 커리를 알 수 있어서다. 운이 나빠 맛없는 식당에 들어가거나, 고생하거나, 한국에서 편히 먹는것만 못할 수 있지만, 그래도 진짜 세계여서, 불편하거나 초라하대도먹어보려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고작 이게 푸빳뽕 커리인줄 알고살아갈 테니까.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파이는 망망대해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편 끊임없이 그를 집어삼키려는 호랑이(리처드 파케와도 사투를 벌인다. 삐끗하면 죽는 바다 한가운데, 한눈팔면 먹잇감이 될 호랑이와 함께라니 하늘도 너무하시다. 파이는 싸우고, 지치고,
절망하고, 도전하여, 마침내 살아남는다. 

회사원으로 살며 치러온 싸움들을 떠올린다. 일하는 손도,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단단해져야만 했던 시간들. 그래서 그들을 엿먹일‘
수 있게 되었다고,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고 생각했다. 글쎄, 내가 정말 단단해졌는지는 모를 일이다. 단지 그들이 이를테면 나의 리처드 파커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호랑이 때문에 내가 죽을 것 같았는데, 혹시 호랑이 때문에 내가 살아남은 건 아니었을까

"지금 먹는 밥 한 끼 한 끼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한 끼한 끼 잘 먹어야 한다" 하신다.
나와 인생관이 비슷한 할머니와 냉면을 먹었다. 할머니와 나의,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올해 여름이 온다. 한 끼 한 끼, 하루하루, 여름 그리고 여름,

의미가 없다면서 왜 썼던 것일까. 애초에 다 헛짓이고 퇴사하면잊을 일들이라지만, 이 역시 인생의 일부가 아닌가. 회사에 다니는 순간도 엄연히 삶의 순간이라면, 회사를 대하는 태도 역시 삶을 대하는 태도일 거다. 모든 걸 무의미하다고 간단히 단정지을 수 있을까.

무언가를 쓰는 인간을 무조건 존경한다. 그건 쓰면서 느낀 단 하나의 진리다. 쓰는 일은 아주 쉽지만 아주 어렵다. 별다른 재능을 타고나지 못한 우리가 글을 쓰는 일은 사실 무의미하다. 

무엇이라도 매일 쓰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다. 회사생활에 의미가 없다면 왜 의미가 없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적어도 내가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고 불평을 하자. 의미를 회사에 맡기지 말고 스스로 찾자

된 사람을 만난굉장히 좋아하는 작가가 몇 있는데, 그의 책 중 별로인 걸 읽어도이건 별로였다고 말할 수가 없다. 그 작가는 나를 모르니 아무 상관도없는데도 그렇다. 나는 이상한 사람.
듯 얕잡아보는이라는 걸 확사랑하는 사람을 단편적인 어긋남으로 쉽게 재단하지 않으려 한다. 배신당해도 사랑했던 기억만으로 이미 다 받았다.

회사원이 귀중한 여가시간에누군가를 만나는 건 돈보다 귀한 시간을 쓰는 거다. 좋아하는 사람만만나기에도 인생이 짧다.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진짜 좋아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니,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존재만으로 고맙다.

처음 입사했을 때 항상 자리에 앉자마자 기도를 했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일하게 해달라고, 하루하루가 소중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책 일하길 바랐다. 그때는 그런 시절이었으니까. 늘 처음 같을 순 없으니까. 권태로운 순간도 인생이니까. 어떤 삶에도 그럴 때는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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