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낳은 위대한 질문들 - 모든 위대한 사상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위대한 질문 시리즈
사이먼 블랙번 지음, 남경태 옮김 / 휴머니스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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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모든 것은 상대적인가?

지식은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 중세시대에 절대적이라고 믿었던 지식이 과학의 발달로 거짓이라는 드러나는 것처럼 모든 지식은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마찬가지로 상대적 지식으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받아들이기 힘들다. 1+1=2 라는 지식은 상대적 지식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결국 지식은 어떤 문제를 다루느냐에 따라 절대적일 수도 상대적일 수도 있다. 과학 수학등과 같은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분야는 절대적일 가능성이 높은 반면 사회 역사 정치 경제 문화 등은 개인이 살아온 역사와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13.왜 사물은 늘 변함이 없는가?

이 질문의 전제는 사물은 늘 변함이 없다, 다시 말해 규칙성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규칙성이라는 것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강력한 확신을 가지고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온다는 사실, 봄이 되면 꽃이 핀다는 사실 등은 우리의 후험적인 지식을 통해 규칙성을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자연의 규칙성은 어떤 힘에 의해 작동하는 것인가? 자연 내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없으면 외부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이 신의 존재이다. 하지만 신이라는 존재는 의식적인 안도감을 줄 수 있지만 자연의 규칙성을 찾아내는데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한다. “...한마디로 신은 초월적 존재다. 문제는 이런 수식어들이 아주 인상적으로 들리지만 그 때문에 신이 어떻게 물리적 우주와 상호작용하는지, 어떻게 우주를 탄생시키고 질서를 유지하는지 이해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점이다. 신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p.213-214”

 

14.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뭔가가 있는가?

무엇인가 있다는 말은 그것이 생기게 된 원인이 앞에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런 식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태초에 결국 무엇인가가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것이 아무것도 없는 일 수도, ‘일 수도 있다.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인간은 태초의 존재에 대해 궁금해 하고 알고자 한다. 그것은 존재라는 것은 결국 유한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의 삶에 끝이나 고통이 없다면 누구도 세계가 왜 존재하는지, 왜 바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은 그냥 당연한 것으로만 간주될 것이다.

p. 223.”

 

15. 무엇이 공간을 채우는가?

철학의 큰 관심사는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것이 관념적인 방법에 의해서인지 경험적인 방법에 의해서인지이다. 관념적이라는 말은 우리가 감각으로 보는 세상은 피상적인 것이며 말 그대로 진짜는 감각으로는 인지될 수 없다는 것이며, 경험적인 방법은 우리가 감각으로 인지하는 세상 또한 진실한 세상이라는 논리이다. ‘무엇이 공간을 채우는가?’ 라는 파트는 바로 이 부분을 건드리고 있다. 우리가 물체를 인식한다는 말은 물체의 본질을 인지한다는 의미인가 아니면 대상의 작용, 즉 대상이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 효과와 힘 때문에 인지되느냐 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은이는 물체의 본질, 다시 말해 관념론자보다는 경험론자들의 의견에 동조한다. 이 장에서의 결론은 이렇다. 단지 힘만 있을 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p .247”

 

16.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자라온 환경, 배경 지식, 경험이 다 다르다. 당연히 관점이 다르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포인트도 다르다. 같은 그림은 보더라도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사람 간의 이런 차이점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지은이는 다시 이야기한다. 차이점이 있지만 보편적인 공통점도 분명 존재한다고.... 아름다움을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누구나 가지는 아름다움도 존재한다. 일출, 석양, 밤하늘의 별들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지은이는 세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해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그런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기 안에 음악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

달콤하고 조화로운 소리에 감동하지 않는 사람은

배신과 책략과 모략에 능하다.

영혼의 움직임은 밤처럼 둔하고

감정은 저승처럼 어두우니

그런 사람은 믿지 말아야 한다.“ p.262

 

17. 신은 과연 필요한가?

신과 과학이라는 것은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다. 신이 창조한 인간과 자연은 결점이 없는 존재이며 그것에 반박하거나 딴지를 거는 행위는 신을 인정하지 않는 행위이다. 그러나 과학은 인간의 결점을 인정하고 자연현상을 설명하려는 학문이다. 결국 중심에 신이 아닌 인간을 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학문이다. 그럼에도 과학기술발달의 최고점에 달해 있는 현대에도 신, 즉 종교에 대한 믿음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은 우리의 행동과 의식에 브레이크 역할을 해 준다. 뿐만 아니라 서로를 연결해주는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종교라는 것은 필요하다.

 

18. 무엇을 위해 사는가?

태고 적부터 인간의 눈은 두 군데를 향해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초월적 선택 그리고 내재적 선택이라고 말한다. 현실의 유한성과 고단함을 부정하고 삶 너머를 바라보는 삶을 초월적 선택이라고 한다. 종교에서 말하는 죽음 이후의 삶이 아마 여기에 속할 것이다. 그럼 당연히 내재적 선택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말한다. 삶의 고단함과 유한성을 인정하면서 그래도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삶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매일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 세계는 비록 단조롭고 익숙한 경험이 반복되지만 인간 존재에게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내재적 선택에서 보면 아기의 웃음, 무용수의 우아한 동작, 좋은 목소리, 연인의 몸짓, 심지어 지나치는 빛과 그림자나 바다의 속삭임도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삶의 과정에는 삶은 넘어서는 것도, 삶의 분리도 없다. 이 모든 과정이 지향하는 단 하나의 목표는 없다. 다만 그 과정 자체에서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삶에는 유일한 의미가 아니라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p.286”

 

19. 나의 권리는 무엇인가?

인간이 무리를 짓고 사회를 형성하는 과정 속에서 법, 규칙 그리고 도덕이라는 것이 생겨난다. 사회에 속해 있는 우리는 그 규율들에 영향을 받으며 당연히 우리가 가진 권리 또한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으로 설명된 우리의 권리는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 지은이는 말한다. 자유와 권리라는 개념은 구체화되어야 한다. p .306” 명확하게 기재되고 설명된 인간의 권리만이 억울함과 부당함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지켜줄 것이다.

 

20. 죽음은 두려운 것인가?

죽음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두렵게 여겨지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종교적 의미에서 죽음이후에 무엇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죽음을 경험한 이의 경험담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미지로 남아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종교적 의미를 빼고 자연적 의미에서 죽음을 바라보면 죽음이후에는 이다. 죽은 이는 아무것도 느끼지도 보지도 못한다. 다만 남아 있는 자들의 슬픔만 있을 뿐이다. 결국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죽기 전에 가지고 올 공포와 고통, 그리고 무엇보다 남은 자들의 슬픔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자연에 존재하는 동식물의 죽음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우리의 죽음 또한 두렵지만 당연한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은 탄생과 죽음은 인간 삶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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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황의 시대, 한국경제 어디로 가고 있는가
김동원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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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4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국외의 경제상황을 논한다. 중국의 성장률감소,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경제적 전망이 그리 좋지 않다고 말한다. 수출 중심국가인 한국에게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다. 둘째는 세계경제가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 현 시점에 우리는 현재 어떻게 행동하고 있느냐를 여러 가지 수치를 제공하면서 설명한다. 셋째는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이다. 선진국 일본, 독일, 영국 등의 경제정책의 변화를 바라보면서 한국의 답안은 무엇인지 말한다. 마지막은 삼포세대를 언급하고 다시한번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최근에 본 영화중에 카트라는 영화를 봤다. 이랜드의 홈에버의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영화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고객들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면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갑자기 날아온 해고문자. 이때부터 시작된 그들의 진짜 전쟁. 대중매체에서 전하는 실업률, 비정규직 문제 등에서 전하는 수치상의 논쟁이 아닌 실제 우리의 이야기였다.

이 책을 보는 내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이 영화였다. 과연 왜 우리는 남들처럼 정규직에서 잘릴 걱정없이 정당한 보수와 대우를 받으면서 일할 수 없을까? 솔직히 경제라고는 초등학교 수준에 머물러 있는 나로서는 엄청난 수치를 가지고 경제를 분석하는 이 책이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한 가지 공감하는 것은 내수시장의 안정화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수출중심국가이다. 하지만 국외상황을 우리가 통제하거나 관리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 당연히 가장 먼저 내수의 안정이 필수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수출의 감소와 함께 국내소비 또한 감소하고 있다. 작년에 진행된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도 그 내수 진작이 그 목적이었다. 여기서 초등학교 수준의 수요 공급의 의미만 알고 있는 나로서는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소비가 줄어든다는 말은 각 가정이 돈의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는 말이다. 왜 줄일까? 이유는 하나 돈이 없으니까. 그럼 돈이 왜 없을까? 여러 상황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가 아마 가정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비정규직, 계약직 등으로 일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정규직조차 일찍 명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더불어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정규직임에도 많지 않은 월급은 한 가정을 먹여 살리기에는 힘든 경우가 대부분인 현실이 이것을 잘 반영한다. 당연히 기업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임으로서 자금을 줄인다는 이유를 말한다. 그런데 아무리 잘 만들고 좋은 제품을 만들면 뭘 하나? 소비할 돈이 없는 소비자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결국 소비감소 그리고 기업의 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내수안정의 기본은 튼튼한 가정의 수입이라고.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일환이 노동유연성이다. 그런데 나는 또 이해가 안 된다. 노동의 유연성은 어떤 이유에서든 노동자를 회사에서 해고하는 게 좀 더 쉬워진다는 의미이다.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자금문제 때문에 해고를 할 것이다. 그럼 다시 고용을 하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 또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정규직을 해고하고 비정규직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는 것 아닌가? 이런 경우에 이것이 어떻게 내수안정화에 기여를 한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안 된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감정적인 존재라고 한다. 내가 언제 잘릴 줄도 모르는 상황에서 일한다는 것 그리고 주위 동료들의 잦은 이직은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것이며 이것은 생산성 저하를 가지고 올 것이다. 또한 불안하고 잦은 이직이 있는 직장에서 올바른 직업의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금처럼 돈의 가치로 직업의 높낮이를 판단하는 추세에 낮은 직업의식은 또 다른 생산성 저하를 야기할 것이다.

 

가정을 이끄는 것도 사람이며 한 회사를 이끄는 것도 사람이며 한 사회와 한 나라를 이끄는 것도 사람이다. 현재 자기의 위치가 어디이든 사람을 그 중심에 두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겨울에도 봄은 찾아올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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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정조대왕 - 조선의 이노베이터
이상각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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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건국 태조 이성계를 시작해서 제27대 순종으로 조선의 이름이 사라질 때까지 많은 왕이 조선의 왕좌에 올랐다. 그 중 가장 훌륭한 왕으로 칭송받고 있는 왕이 세종대왕일 것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지폐에도 당당히 얼굴을 알리고 계시니 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조대왕을 더 우위에 두고 싶다. 충녕대군(세종)은 아버지 이방원(태종)의 외척의 힘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민씨일가를 쳐낸 것과 같은 일련의 왕권강화정책에 의해 안정적인 토대위에서 왕의 자리에 올랐다. 반면 이산(정조대왕)은 뒤주에 갇혀 8일 만에 숨진 아버지 사도세자로 인해 세자로서의 자리는 말한 것도 없고 목숨에도 위험을 느끼고 있었다. 영조가 숨지기 얼마 전에서야 우여곡절에 끝에 겨우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 왕이 된 후에도 그를 반대하는 여러 중신들에 의해 위협을 느꼈으며 실제로 암살 시도도 있었다. (그것을 영화로 만든 것이 현빈 주연의 역린이었다.) 목숨까지 감수해야 하는 위험한 위치에서 시작했음에도 그는 당당히 그 위기를 이용해서 왕권강화를 착실히 시작도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점들 때문에 조선사에서 가장 위대한 왕을 뽑으라고 한다면 정조대왕을 선택하고 싶다.

    

 

이 책 정조대왕은 왕으로서 그의 뛰어난 점을 두 가지로 압축해서 이야기한다.

첫째, 공부하는 왕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왕을 교육하기 위한 경연관이라는 직책이 있었다. 국왕에게 유교의 경서를 강론하는 등 학문 지도와 치도(治道) 강론을 하고 때로는 국왕과 함께 현안 정치문제도 토의하는 관직이어서 가장 명예로운 자리로 여겼고, 그만큼 학문과 인품이 뛰어난 문관을 임명하였으며, 조선 후기에는 재야 학자도 참여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 왕이 스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를 청해 교육을 받는 형식인데, 정조는 그 반대였다. 그는 어릴 때부터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멍에 때문에 자신이 가지게 될 운명을 감지하고 그 어떤 왕보다도 더 열심히 공부했다. 학문의 경지는 내로라하는 문신들을 주눅 들게 할 정도였고, 그림이나 전각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또 무예에도 관심을 기울여 틈만 나면 활터에 나갔다......그런 만큼 정조는 정치가로서의 역량뿐 만아니라 학자, 문인, 예술가로서 자신을 갈고 닦았다. 그는 학문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지식이란 공허한 것이며, 철학이 없는 실천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p .127” “정조는 시강의 조목과 시제의 제목을 직접 냈고 종종 참관함으로써 무게감을 주었다..... 이 때 정조는 초계문신의 주군이자 스승으로서 군사의 역할을 담당했다. 정조 자신이 뛰어난 학자가 아니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p138” 자기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으며 자리가 아닌 실력으로 상대를 굴복시키고 존경을 불러일으킬 줄 아는 왕이었다.

    

 

둘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습관의 힘이라는 책이 있다. 여기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양파껍질과 같단다. 가장 외부에 있는 껍질이 최근의 기억이며 안으로 갈수록 원초적인 부분으로서 숨쉬기, 삼키기 등과 같은 무의식적인 행동을 통제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습관은 반복적인 행동으로 인해 양파의 바깥쪽 껍질에서 안쪽으로 이동하여 무의식적인 단계에서도 그 행동을 할 수 있을 때 생겨나는 것이다. 사고도 마찬가지이다. 습관화된 사고는 자신도 모르는 순간에 기존의 방향에서 벗어나거나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일련의 사건들에 거부감을 가지게 만든다. 유교라는 나라에서 자라고 교육을 받은 왕임에도 정조는 기존의 습관을 버리고 과감히 새로운 습관을 선택했다. 그것이 바로 변화였으며 그 결과물이 규장각 설치였다. 규장각을 설치해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벼슬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인 인물들이 서얼로서 정치에 발을 디딜 수 없었던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 등이 있다. 사도세자라는 아들이라고 선포하며 왕위에 오른 정조대왕에게 변화는 곧 죽음의 위협과도 같음에도 그는 그것을 선택하고 조선의 개혁에 착수했다.

    

 

테러방지법의 직권상정에 반대해 필리버스터를 3일째 하고 있는 더민주당, 국회 본회의장 밖에서 필로버스터를 국회마비라고 야당을 비난하는 새누리당. 지금처럼 시끄러운 정치상황에서 자신을 갈고 닦고 사람을 보며 변화를 꿈꾸던 정조대왕이 그리워지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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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드 THAAD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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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1 : 제연합에서 신라 진흥왕의 배신으로 한강하류지역을 잃어버린 백제는 성왕의 뒤를 이은 의자왕이 신라 김춘추의 사위가 있던 대야성을 무너뜨림으로서 복수극을 시작한다. 이에 김춘추 또한 복수를 다짐하고 고구려에 사신으로 가서 연개소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하며 오히려 감금당했다가 풀려난다. 결국 신라가 손을 뻗은 곳이 당나라. 당나라를 섬기고 싶으나 백제가 길을 막고 있다는 이유 그리고 고구려에게 굴욕을 겪고 있던 당의 배경이 맞물려 나당 연합이 형성된다. 이에 한반도는 당에 의해 백제에 이어 고구려까지 멸망하게 된다. 하지만 당은 한반도에서 물러나지 않고 한반도 안에서 자리를 잡으려고 했으며, 이에 신라는 고구려 유민을 도와 당을 물리치게 되고 남북국 시대, 즉 신라와 발해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장면#2 : 광해군이 인조반정에 의해 쫓겨난 이유는 인목대비의 폐서인과 화기도감 그리고 명에 대한 배신 등이 그 이유였다. 강홍립의 청에 대한 항복사건 이후에 반정이 논의된 것을 보면 인조반정은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운 주자의 나라 명에 대한 배신 그리고 오랑캐인 청에 대한 굴복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소중화에 빠져 자기만의 논리에 만족하며 자기들의 배를 불리고 있던 그들과는 달리 광해군은 정확히 시대적 흐름을 읽고 예견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려고 했던 현군이다. 서인의 소중화 논리를 등에 업고 왕이 된 인조는 당연히 어버이 나라인 명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실리가 아닌 권력과 명분만을 추구하게 되고 그 결과 정묘호란, 병자호란이 일어난다. 그리고 남한산성에서 삼전도의 굴욕을 겪고 거기에 삼전도비를 세우게 된다.

    

 

장면#3 : 북한이 20161월 핵실험 그리고 2월에 미사일 발사실험 그리고 한국의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다시한번 한반도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이에 미국의 사드를 한반도에 설치하는 문제가 다시 언급되면서 북한 뿐 만아니라 중국과도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무기를 팔아서 나라를 운영한다고 할 정도로 세계 무기판매량이 많은 미국과는 사드 문제 그리고 사드 도입으로 인해 야기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우리는 북한과의 갈등보다 더 큰 갈등의 중심에 있게 되었다. 한국전이후로 한국의 우방으로 자리매김한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와 경제교역에서 있어서 미국보다 큰 비중으로 차지하고 있는 중국 사이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역사는 반복된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한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고 과거의 경험에서 앞으로의 방향을 얻어 더 나은 미래를 향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역사로부터 제대로 배우고 학습해서 더 나은 결과를 도출시키고 있는가? 언제나처럼 21세기인 현재에도 한반도는 지정학적 위치 덕택에 열강들의 사이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거기에 북한이라는 변수까지 있으니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하지만 당의 이익이나 개인의 욕심을 채우는 것이 아닌 광해군처럼 한반도라는 배를 안전하게 항해하는 데에만 모든 전력을 쏟는다면 분명히 최선의 답안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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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1
이덕일 / 김영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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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TV에서 서프라이즈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큰 주류의 역사 속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 일종의 야사처럼 과거의 일을 재미있게 풀어 낸 것들이라 아마 큰 인기를 큰 것이리라. 이덕일 공저의 책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시리즈도 서프라이즈 프로그램과 같은 류의 책이다. 다른 점은 TV프로그램처럼 단순히 그냥 웃고 넘기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우리의 역사라는 점이다.

 

  지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고정된 지식으로 수학과 과학 같은 경우와 같이 자연현상을 연구하는 학문들이기 때문에 새로운 검증 가능한 학설이 나올 때와 같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큰 변화 없이 정답이 정해져 있는 지식이다. 다른 하나는 가변적인 지식이다. 사회, 역사 같은 것이 여기에 속한다. 정확하게 정해진 답이 없으니 학자마다 주장하는 바가 다르며 새로운 유물이나 유적 등에 의해 언제든지 기존의 믿음이 바뀔 수 있다. 현재 교육시스템은 대학에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평가 가능한 교과내용을 우선적으로 교육시키고 있다. 고정적인 지식을 묻는 수학이나 과학과 같은 교과는 고정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역사와 같은 교과는 단순히 시대 순으로 외우고 인과관계를 무시한 사건들만의 나열로 전개된 수업을 듣다보니 맥락을 상실한 역사를 머리에 주입한다. 그리고 논쟁적인 주제들조차 답이 정해져 있어서 답 이외의 것들은 언제나 무시되고 틀렸다고 간주된다. 좋은 예가 광해군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과거에는 조 나 종을 붙이지 못하고 군으로 강등될 정도로 그 평가가 좋지 않았다. 실제로 역사시간에도 그렇게 배웠다. 하지만 광해라는 영화나 최근에 화정이라는 드라마에서처럼 그 평가는 변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탕평책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영조, 그의 아들 사도세자에 대한 평가 또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우리는 변화하지 못한 역사교육의 틀에서 정확한 답만을 찾아서 열심히 암기하고 외우고 있다. 그러니 중국의 동북아 공정, 그리고 일본의 임나일본부설 등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그들이 틀렸다고 분노하고 욕하고 소리치지만 정작 어떻게 이야기하고 주장해야 될지를 모른다. 물론 이런 것들은 전문가들의 몫이지만 나와 같은 일반인들도 어느 정도는 바른 우리의 역사를 알며 역사에 대한 유연한 사고를 가져서 그릇된 역사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맞설 수 있는 무기를 장착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긴 역사를 자랑스러워만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역사를 의논하고 생각하고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역사에 대한 관심이 대중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의 장점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깨부수기이다. 그럼으로써 좀 더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좀 더 유연한 눈으로 우리의 역사를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거기에 재미가 가미되어 있으니 금상첨화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그리 녹록한 책은 아닌 것 같다. 기본적인 교양서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사에 대한 총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보기에는 쉽지 않은 책이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 진행되지 않고 짧은 단편이야기들처럼 논쟁이 되는 사건들 중심으로 서술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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