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끝내는 퍼실리테이션 테크닉 - 직접 쓰면서 익히는 퍼실리테이터 스킬 워크북
멜리사 알다나 외 지음, 박민정 옮김 / 유엑스리뷰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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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에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포럼을 다녀왔는데 조별 토론을 진행하는데 퍼실레이터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 토론을 능숙하게 진행하는 모습에 매료되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꼭 내가 직업으로 하지 않더라도 사내에서 토론을 진행할 일도 있고 하니 배워두면 분명 도움이 되는 스킬이라 생각했다. 역시나 퍼실레이터라는 전문직이 따로 있는 이유는 하루아침에 지식을 쌓고 스킬을 익히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한 권으로 끝낸다는 것을 단기간인 한두 달 내에 속성으로 끝낼 수 있는 지식인가라는 생각을 안고 책을 펼쳤다. 두껍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책을 그냥 펼쳐서 읽는 것이 아니라 시키는 대로 따라 하고 실습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즉 책에서 퍼실리테이션이라는 스킬에 대한 지식을 알려준다기 보다 책의 표지에 나와있는 대로 스스로 쓰면서 익혀야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해야 하는 것인데 실제로는 엄청난 체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단순히 조별 토론을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해 분쟁을 조절하고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토론에 참가한 사람들도 지루하다고 느끼거나 피로감을 호소할 수 있는데 이것을 잘 해결하고 적절히 유머를 날릴 줄도 알아야 한다.

책의 도중에 퍼실레이터 액티비티들이 있는데 어쩌면 단순해 보이는 질문일지라도 여러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다. 결코 쉽지 않은 답변이었는데 창의성이라거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때로는 임기응변이 필요할 수 있는데 즉흥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모르는 언어로 된 문장을 번역해 본다거나 두 명이 서로 다른 단어를 이용하여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얼토당토않아 보이지만 내가 생각하지 못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물어보는 대로 즉각적인 답변이 나오고 코딩한 대로 결과가 나오는 일만 반복해왔던 나에게 책에서 알려주는 스킬 향상 기법은 상당히 독특하다. 이게 무슨 효과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컴퓨터와 대화하는 것과 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반응이 나올 수도 있고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갈 수도 있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5명의 전문가들로부터 5가지 코스에 대해 학습하고 익히는 과정을 배우고 나면 마지막 장에서는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여정이 남아 있다. 도대체 이 책 한 권으로 어떻게 퍼실리테이션 테크닉을 다 습득할 수 있는가 의문을 가졌다. 책을 덮을 때쯤에 이해가 되었다.한 권으로 끝낸다고 하였지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진다는 것은 아니다. 즉 이 책에서 말하는 시키는 대로 따라 해보고 스스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고 학습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책 한 권만으로 모든 것을 끝낸다는 것은 전문 직업이 존재하는 것은 함부로 도전하는 영역이 아니니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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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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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1년에 몇 권은 어떤 이유에서든 읽게 되는 것 같다. 한번 잡으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밤잠도 설쳐가며 일게 되고 또 여운이 오래 남는 부작용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 처음부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였다. 소설이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상당한 지식과 불법으로 밀수되는 반려동물에 대한 외침을 소설을 통해 전달해 주었다. 단순히 지면을 차지하기 위함이 아닌 독자들에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한 깨우침을 주고 이성과 감성 사이의 아찔한 줄다리기를 하지만 이성의 승리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갔다. 번역을 매끄럽게 하였기 때문인지 상당히 문학적인 표현들이 많았다.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기에 읽으면서 계속 상상을 하였다. 과연 누가 범인(?)이며 사건의 전말은 무엇일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작가는 독자들의 상상을 벗어나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한다. 이런 점을 계속 염두에 두면서 과연 진실은 무엇일지 계속 생각하며 읽어나갔다. 역시나 책의 남은 페이지가 100장 정도 되었을 때 사건은 급속하게 진전이 되고 해결이 된다. 예상했듯이 나의 생각은 빗나갔고 책에서 복선으로 암시했던 한 가지 사실에 대해서만 나의 예상이 들어맞았다.

수년 전에 재미있게 봤던 영화에서 나쁜 놈을 잡기 위해 나쁜 놈 둘이서 더 나쁜 놈을 잡는다는 설정이 있었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악당이라 생각했던 사람과 손을 잡지만 각자의 목적을 위해서 철저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협조를 했다. 소설에서도 이런 비슷한 설정을 한 것을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 우리가 선하다고 믿었던 사람이 알고 보니 빌런이었지만 자신의 뜻대로 상황을 종결하지는 못한다. 일본 소설의 주인공들이라 이름이 계속 헷갈렸는데 소설 속에서 인물에 대한 묘사를 잘 해줘서 등장인물에 대해 메모를 하면서 읽어야 하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다.

책의 표지에 있는 프랙탤 도형과 서번트 증후군은 처음 들어본 용어인데 덕분에 나도 찾아보았고 내가 몰랐던 지식도 덤으로 얻게 되었다. 신의 영역에 함부로 도전하지 말라는 엄중한 경고와 자연스럽게 선을 지키게 만드는 빌런의 활약. 어느 정도 열린 결말을 가지고 소설은 끝을 낸다. 다시 일상으로 무탈하게 돌아왔다는 것이 어쩌면 동화 속에 등장하는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처럼 해피엔딩인지도 모른다.

역시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스토리를 잘 전개하는 능력은 필수이고 과학이나 미스터리에 대해 확실하게 파고드는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원래 반려동물과 뇌 과학에 대한 지식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마치 수의사가 글을 쓰는 것처럼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동물이 아픈 증세와 해결책 뿐 아니라 가족처럼 여기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병원을 찾는 보호자들의 심정을 소설을 읽는 내가 경험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물론 이런 디테일도 그냥 지면을 차지하기 위함이 아닌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잘 묘사하기 위함이라는 것인데 참으로 절묘하게 잘 표현하였다. 주로 역사소설을 많이 읽었는데 추리소설이라고 봐야 할지 모르겠으나 또 다른 흥미를 느끼게 해준다. 없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만들어내야 하므로 난이도에 대해서는 논하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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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인사이트 - 배터리 지식의 총집편
정용진 지음 / 원앤원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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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뒤를 이을 산업으로 2차 전지를 생각하였다. 전기차가 대세이고 유럽에서도 2050년까지 내연 기관차를 모두 없애고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말도 하였다. 지구의 온도 1.5℃ 상승을 막지 못하면 난리가 날 것처럼 떠들어대면서 전기차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특혜를 주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너 나 할 것 없이 전기차를 내놓았고 전기차의 대표 주자인 테슬라의 주가는 엄청나게 상승하였고 그에 못지않게 2차 전지 관련 기업의 주가들도 상승하였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 대선 유력한 미국 대선 후보가 되었기 때문인지 지구의 온도가 1.5℃ 상승해도 별문제가 없다는 안일한 생각 때문인지 몰라도 어느 순간 전기차로의 전환이 느려지고 있다.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등도 받쳐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도 한몫하였을 것이다. 책의 시작도 그랬다. 2차 전지가 필요한 이유에서부터 과연 친환경이라고 말하는 것이 진정한 친환경인지. 그리고 우리가 탄소 중립에 앞장서기 위해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한다. 조금이나마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데 좀 억울한 생각도 들었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은 확실하다. 지금까지 지구의 기온을 상승시킨 주범이 이른바 서구의 선진국들인데 이제 와서 개도국들이 발전하려고 하니 이상한 법안을 들고나와서 반발하는 것도 불편하기는 하다.

이유야 어떻든 결국은 전기차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잠시 주춤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는 독자들 대부분이 2차 전지나 전기에 대해 이해를 하기 위함이 목적이 아니라 산업에 대한 이해를 하고 투자에 활용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2차 전지 관련 기업하면 LG엔솔,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그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연관이 있다. 우리가 말하는 인사이트란 어떤 사건이나 현상이 발생하였을 때 어떤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 먼저 파악을 하고 선제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다. 많은 국가들이 자국으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조건들을 내세우는데 원자재가 많이 매장되어 있는 국가들은 각종 세금이나 원자재 수출 등에 조건들을 내세운다. 만약 전기 차나 2차 전지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고려하지 않을 내용들이다. 국내 투자에 국한하지 말고 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EU의 정책이 눈에 띄는데 자국의 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한 전략과 우리의 투자 방향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은 냉정하기에 감성에 이끌리지 말고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투자에 대한 내용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지라고도 부르는 배터리도 결국 전기가 있어야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다. 전기가 어떻게 발명되었고 어떤 원리로 전기를 저장하고 있다가 활용하는지에 대해 설명을 한다. 시험 대비를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꼼꼼하게 읽어봐야겠지만 상식의 선에서 알고 싶다면 저자가 말한 대로 굳이 어렵게 이해할 필요 없이 원리만이라도 이해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어렵게 전기와 전지의 원리에 대해 이해한 이유를 알게 해준다. 2차 전지를 구성하는 부품들과 생산하는 기업 및 산업에 대한 설명들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 기업들의 주요 공시를 보면서 앞으로 기업들이 나아갈 방향과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엿볼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투자와 연관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고 투자자라면 이를 바탕으로 투자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과거처럼 남들이 추천해서 오를 것이라 생각해서 투자하는 이른바 묻지 마 투자는 지양하고 스스로 공부해서 남들보다 한발 먼저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투자자라면 당연히 읽어야 할 필독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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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경제학 상식 사전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시리즈
테이번 페팅거 지음, 임경은 옮김 / CRETA(크레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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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달리 정보가 차고 넘치다 보니 알아야 할 지식들도 많아지고 어설픈 지식으로 아는체하는 시절이 지나갔다.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단편 지식으로도 얼마든지 술자리에서 이야깃거리가 많았지만 인터넷 검색만으로 쉽게 정보를 찾아볼 수가 있어 단편적인 지식보다 하나의 사건에 대해 왜 그런 일이 일어났으며 사건에 대해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까지 예측까지 할 수 있어야 입담을 늘어놓을 수 있다. 경제학 지식이란 그저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는 상식일 수도 있지만 재테크를 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기에 삶에 있어서 필요한 지식이 되었다. 세계가 하나로 움직이고 있기에 다른 나라에서 금리를 인상하는지가 중요해지고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는지에 모든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란 우리의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것,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것 모두가 경제학과 관련이 있다. 이렇듯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50가지에 대해 상식 수준으로 풀어쓴 것이 아니라 전후 연관성이라거나 관련된 지식들에 대해 알려준다. 상식 사전이라고 되어 있지만 상식으로만 받아들이기에는 수준이 상당히 높다. 이과를 전공하였기에 경제학에 대해서는 학교를 졸업하고 독학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정식으로 배운 것이 아니다 보니 어설프게 알고 있던 지식들에 대해 정리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책의 제목만 보면 알아두면 도움이 될만한 경제학 상식에 대해 쉽고 가볍게 설명한 정도라 생각할 수도 있다. 나의 경제학 지식이 부족한 탓인지 내용이 다소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과생들이 물리학 관련 책을 읽는 느낌이랄까. 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해도 먹고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현대 통화 이론에 대해 몰라도 코로나19 때 정부가 지급하는 재난 지원금을 받아서 잘 사용하였고 게임 이론과 같은 복잡한 지식에 대해 알지 못하여도 마트에서 최저가 제품을 구입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내용이 투자와 관련된다면 달라진다. 당장 내 자산과 관련이 되므로 앞으로의 전망이 어떻게 될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이 주가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혹은 그래서 앞으로 주가나 집값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물어본다면 이는 초보들이나 하는 질문이고 누구도 알 수 없는 영역이기에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지표들을 봐야 하고 그에 따라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파악해 보고 앞으로 미래를 예측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책의 내용이 이렇게 재테크나 투자와 관련된 내용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보너스를 받았는데 작년보다 많이 나왔지만 기쁘지 않은 이유는 남들보다 적게 받았기 때문이다. 월급이 적을 때에는 조금만 수입이 생겨도 기쁨이 컸지만 어느 순간 기분이 줄어든다. 심리학과 관련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경제학에서도 다룬다는 것은 흥미롭다. 수확체감 및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게 되었다. 재테크 관련 유튜브나 방송에서 한 번씩 들어보았지만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하였고 딱히 물어보기도 뭣했는데 책을 통해 제대로 배웠다. 사전이기에 50가지 지식에 대해 다소 간단하게 설명을 한 점도 없지는 않지만 사전 치고는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였다. 경제학 상식과 지식의 경계가 모호하고 살면서 이런 내용까지 알아야 할까 의문도 생기지만 상식의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우리의 지식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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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흔든 5가지 생체실험
김서형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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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인해 과학이 발전하였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우리가 혜택을 입고 있는 이면에는 많은 희생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의학 기술도 하루아침에 발전한 것이 아니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 민주화가 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희생되었고 경제 발전을 위해 도로 건설을 하면서 사망자도 많이 발생하였고 강제로 살고 있는 지역에서 쫓겨난 사람들도 많다. 책에서는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무자비한 생체실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에서는 5가지 생체실험으로 한정하였는데 이것 말고도 엄청난 생체 실험과 희생이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세계사를 뒤흔든 주요한 5가지 생체실험인지는 모르겠으나 세계사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생체 실험을 통해 인간에게 약물들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였고 고대와 중세에는 인간의 해부를 통해 장기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연구하였다. 지금은 초등학생만 되어도 인체의 구조에 대해 배우지만 이런 지식이 전무하던 시절에는 인간이 어떻게 숨을 쉬고 생각하고 움직이는지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행해졌는데 마취약도 발명되기 이전인 시절 누군가는 엄청난 고통을 견뎌야만 했을 것이다.

책의 제목에 생체 실험이라는 말이 있어 주로 과학적인 내용이 주를 이룰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그에 못지않게 역사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하였다. 세계사를 뒤흔들었다는 수식어가 포함되었으니 소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 역사와 인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감히 책을 쓸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다. 세계 역사에 대해 내가 몰랐던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세하게 알려주고 황제라 불리는 최고 통치자의 성향이라거나 업적들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이야기하였다. 특히 몇 년 전에 존경하는 작가가 쓴 책을 읽었는데 저자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황제 프리드리히 2세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었는데 당시에는 다소 따분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서재를 뒤져보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서라고 부르기에는 전체적인 흐름보다 사건과 인물 위주의 전개이고 생체실험이나 인체 해부학적인 측면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쉽게 설명한 책이고 깊이가 없다. 그렇지만 책을 집어 든 순간부터 다른 곳에 한 눈을 팔지 않고 계속 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흥미롭게 기술되어 있고 상당히 자세하고 전문적으로 다루었다는 것이다. 의학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우고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많은 희생을 딛고 일어섰기에 어쩌면 과학의 흑역사인지도 모른다. 우리도 종종 실수를 하여 돌이킬 수 없는 때로는 이불킥하고 싶은 흑역사를 만들어 내기에 과학자나 의사의 잘못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실패나 실수에서 비롯한 발명품들이 상당히 많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의약품이나 발명품이 나오고 있지만 원래 의도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신제품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비합법적이고 강제적인 생체 실험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하지만 무자비한 실험을 자행한 사람들을 돌려서 비판한다. 많은 사람을 고통과 죽음으로 내 몰았지만 제대로 된 재판도 받지 않고 오히려 의학을 발전시킨 대가로 무죄 석방된 것을 보고 경악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과오에 대해 분명하게 지적한다. 책의 뒷부분에서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동물 실험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우리가 또 다른 생체 실험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먼 훗날 6가지 생체 실험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생체실험은 강대국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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