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인해 과학이 발전하였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우리가 혜택을 입고 있는 이면에는 많은 희생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의학 기술도 하루아침에 발전한 것이 아니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 민주화가 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희생되었고 경제 발전을 위해 도로 건설을 하면서 사망자도 많이 발생하였고 강제로 살고 있는 지역에서 쫓겨난 사람들도 많다. 책에서는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무자비한 생체실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에서는 5가지 생체실험으로 한정하였는데 이것 말고도 엄청난 생체 실험과 희생이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세계사를 뒤흔든 주요한 5가지 생체실험인지는 모르겠으나 세계사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생체 실험을 통해 인간에게 약물들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였고 고대와 중세에는 인간의 해부를 통해 장기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연구하였다. 지금은 초등학생만 되어도 인체의 구조에 대해 배우지만 이런 지식이 전무하던 시절에는 인간이 어떻게 숨을 쉬고 생각하고 움직이는지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행해졌는데 마취약도 발명되기 이전인 시절 누군가는 엄청난 고통을 견뎌야만 했을 것이다. 책의 제목에 생체 실험이라는 말이 있어 주로 과학적인 내용이 주를 이룰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그에 못지않게 역사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하였다. 세계사를 뒤흔들었다는 수식어가 포함되었으니 소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 역사와 인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감히 책을 쓸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다. 세계 역사에 대해 내가 몰랐던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세하게 알려주고 황제라 불리는 최고 통치자의 성향이라거나 업적들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이야기하였다. 특히 몇 년 전에 존경하는 작가가 쓴 책을 읽었는데 저자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황제 프리드리히 2세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었는데 당시에는 다소 따분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서재를 뒤져보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서라고 부르기에는 전체적인 흐름보다 사건과 인물 위주의 전개이고 생체실험이나 인체 해부학적인 측면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쉽게 설명한 책이고 깊이가 없다. 그렇지만 책을 집어 든 순간부터 다른 곳에 한 눈을 팔지 않고 계속 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흥미롭게 기술되어 있고 상당히 자세하고 전문적으로 다루었다는 것이다. 의학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우고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많은 희생을 딛고 일어섰기에 어쩌면 과학의 흑역사인지도 모른다. 우리도 종종 실수를 하여 돌이킬 수 없는 때로는 이불킥하고 싶은 흑역사를 만들어 내기에 과학자나 의사의 잘못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실패나 실수에서 비롯한 발명품들이 상당히 많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의약품이나 발명품이 나오고 있지만 원래 의도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신제품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비합법적이고 강제적인 생체 실험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하지만 무자비한 실험을 자행한 사람들을 돌려서 비판한다. 많은 사람을 고통과 죽음으로 내 몰았지만 제대로 된 재판도 받지 않고 오히려 의학을 발전시킨 대가로 무죄 석방된 것을 보고 경악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과오에 대해 분명하게 지적한다. 책의 뒷부분에서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동물 실험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우리가 또 다른 생체 실험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먼 훗날 6가지 생체 실험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생체실험은 강대국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