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뺨치는 일본어 표현 200
이나가와 유우키 지음, 이동준 옮김 / 시원스쿨닷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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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의 경우는 한국어와 문법이 비슷하고 유사한 표현도 많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실제로도 어느 정도 그 말이 맞기도 하지만 오히려 조금만 공부를 깊게 해보면 상당히 까다롭고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한국어와 일본어는 유사성을 가지다보니 직역을 하면 어느정도 의미가 통하기 때문에 학습자를 방심하게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뜻은 통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말, 즉 코패니시를 하게 되는 일이 참 많은데 한국어스러운 표현인 코패니시를 벗어나 완벽하게 일본인들이 말하는 정확한 일본어를 구사하는 것은 역시 까다롭다. 우리말과는 문법이 비슷할 뿐 똑같은 것도 아니고, 일본어는 일본 특유의 문화와 정서가 반영되므로 한국의 그것과는 분명 차별화된다. 우리와 문법과 어순 등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가볍게 생각했다가는 결국 제대로 된 일본어를 배우지 못하게 된다.


처음 일본어를 접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문법이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거침없이 직역을 해버린다. 영어의 경우는 워낙 형식과 스타일이 다르다보니 그런 경우가 많이 없지만 일본어는 왠지 그렇게 하는 일이 많은데 물론 뜻은 통하지만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절대 고급스러운 진짜 일본어를 배울 수 없다. 문제는 혼자 공부를 하게 되면 블로그 등에 올라온 게시글 등을 많이 참고하게 되는데 거기에 이런 틀린 직역한 코패니쉬가 판을 친다는 점이다. 잘못된 정보가 돌고 돌아 잘못된 일본어가 고착화되는 것인데 주로 실제 네이티브들의 뉘앙스와 정서는 거세되고 단순히 한 단어로 직역된 내용만이 제시되어 그 표현이 담고 있는 의미까지 담아내지 못하는 케이스가 많고, 또 한국식 표현으로 의역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직역을 해버림으로서 대충 뜻은 통하지만 뭔가 설명이 부족한 케이스도 많다.


현지인들이 쓰는 정확한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그 사람들의 사고 패턴을 배우는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단어를 외우고 표현을 따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문장과 단어를 외우는 것 외에도 일본어 네이티브 특유의 발상이나 관점을 이해하면 좀 더 자연스러운 네이티브적인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네이티브 뺨치는 일본어 표현 200]는 우리가 평소 많이 쓰는 일상어 200개를 네이티브가 사용하는 자연스러운 일본어로 옮겨놓고 있는데, 단순한 번역이 아닌 그 문장에 담긴 의미와 네이티브들의 발상과 관점 등을 함께 설명해주어 비슷하게만 생각되던 한국어와의 차이도 한 눈에 알 수 있고, 일본식 표현의 특징과 일본어의 스타일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이게 참 중요한데 일본식 표현이 가진 정서적 의미까지 알려주는 책은 잘 없고, 온라인 상에서도 정확한 내용을 설명해놓은 것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그런 일본어의 정서와 특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 유용하고 의미있다고 하겠다.


일본 영화를 보면 직역을 한 자막이 많은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뜻은 통하지만 어딘지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런 부자연스러움을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들로 상당히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다. 물론 한국어를 일어로 번역하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흔히 자연스럽게 말하는 일상의 표현들은 우리의 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일본어는 역시 일본의 문화에 비롯된 것이라 우리의 문화를 일본의 문화로 치환하여 말하면 어딘지 어색해진다. 가령 우리는 씻고 잔다. 라고 말을 하지만 일본은 샤워하고 잔다라고 표현한다. 또 우리는 등이 굽은 것을 새우등 같다고 말하지만 일본은 고양이등이라고 말한다. 뭔가를 잘 먹냐는 한국어를 일어로 직역하면 자주 먹느냐는 말로 의미가 바뀌어버린다. 네이티브는 이럴 때 다르게 표현한다. 이런 미묘한 차이를 뉘앙스와 문화까지 포함하여 상세히 설명해주니 일본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제대로 된 일어를 배울 수 있게 된다.


우선 우리가 쓰는 한국어 표현을 제시하고 네이티브가 사용하는 일어로는 어떻게 표현하는지 소개한다. 직역과 함께 그 표현의 의역을 통해 정확한 뉘앙스와 우리말과의 관점의 차이 등을 상세히 설명한다. 또 문화적인 배경설명과 그 말에서 사용된 문법의 설명, 그 표현과 유사한 표현과 파생된 표현, 알아야 할 단어 설명까지 덧붙이고 있어서 하나의 표현을 세세하게 뜯어서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그리고 네이티브 들의 대화문의 형식으로 예를 들어 그 표현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미로 어떻게 쓰이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뉘앙스나 정서, 특징 같은 내용까지 다 공부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우선 단순히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일상적인 표현을 살아있는 일본어로 어떻게 말하는지만이라도 외워두면 실제 회화나 영화나 일드를 볼 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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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향기 ㅣ 강석기의 과학카페 10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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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향기]는 서울대 출신의 과학전문 작가인 강석기 교수가 쓴 과학 에세이로 동아사이언스에 연재한 글을 묶어 2011년부터 매년 한권씩 출간해 온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의 열번째 책이다.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는 그해 가장 이슈가 되고 핫한 최신의 과학 연구결과를 통찰하는 과학도서로 작년에는 코로나와 바이러스에 대한 여러 과학적 지식을 다루어서 막연히 두렵기만 하던 코로나 바이러스를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었다. 이처럼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과학이야기와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과학 이슈를 다루고 있어서 시의성 있게 과학에 대해 생각하고 배워볼 수 있다는 점이 책이 강점이다. 올해의 핫이슈 테마로는 지금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백신에 대한 이슈와 트로트와 뇌과학 등에 대한 재미있는 이슈 등을 다루고 있어서 관심을 끈다.


보통 백신의 개발 기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듯 한다. 의외로 장기간에 걸쳐 백신이 완성되는데 코로나 백신은 백신이 창궐한지 1년도 되지 않아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과학 기술의 발전을 실감하게 한다. 그런데다가 화이자와 모더나는 최초로 mRNA 기술을 도입한 백신을 선보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주목받는다고는 해도 관심있는 사람들만 주목을 하겠지만 어쨌건 생백신이나 사백신 같은 기존의 방식이 아닌 아직 시도한적 없는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진 백신이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이 또한 현대과학의 큰 성취라고 하겠다. 저자는 이 RNA백신을 만든 사람은 노벨상을 받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는데 RNA백신은 mRNA 의약품 중 한 유형이라고 한다. mRNA와 RNA백신이 똑같은 것을 칭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RNA백신은 mRNA의 약품의 하위 제품이었던 것이다.


기존에 mRNA 의야품에 대한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미 30년 전부터 연구 되고 있었던 내용인데 처음 mRNA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온 이후 잠깐 논의 되다가 효율이 낮고, 심각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등의 부작용 때문에 지난 20년 동안 당단백질 대체 치료 연구는 침체기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서 새롭게 RNA가 만들어져서 대규모 임상실험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위기가 기회인 셈이다. 흔히 언론에선 화이자와 모더나를 한 셋트로 묶어서 말을 하는데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둘은 사용된 기술이 약간 다르고 모더나 쪽이 기술적으로 조금 더 발전한 형태의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여건만 따라준다면 화이자보다 모더나를 도입하는게 더 좋을 수도 있겠다. 실제 저자의 바람대로 우리도 모더나를 들여와서 3분기부터 접종을 할 예정이다. 기레기들은 화이자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쌩난리를 쳤는데 저자는 오히려 보관의 어려움 때문에 화이자를 들여오지 않았다고 아쉬울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RNA 단백질 기술은 이후 암 면역요법이나 단백질 대체요법 분야에서도 널리 쓰이게 될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아마도 좋다는 뜻이겠지?


RNA백신 외에도 코로나에 걸리면 냄새를 못맡게 되는 이유나 코로나 블루, 코로나와 장내미생물 같은 코로나 관련 이슈가 이번에도 많이 나온다. 역시 지금 현재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을 만한 내용을 선택하여 그런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풀이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 그 외에도 노래와 음악을 들을 때 뇌에서 노래의 언어 정보와 음악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미스터 트롯과 뇌과학이란 형식으로 풀어가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열이 나는 이유와 스트레스가 검은 머리를 희게 만드는 이유를 각각 신경과학과 생명과학으로 풀어낸 이슈도 재미있고, 요즘 큰 사회문제로까지 부각된 일회용 플라스틱 급증의 해결과 플라스틱 리사이클링에 대한 현안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장마와 동북아시아의 문명의 성쇠를 다룬 내용도 흥미로웠다. 작년에 한국에는 한달간 이어진 기록적인 장마로 농작물 피해가 엄청 컸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도 오랜 장마로 인해 피해가 속출했었다. 보통 고대 문명은 비가 오지 않아서 가뭄으로 붕괴된 사례가 많다. 마야 문명과 인더스 문명 등도 물 부족으로 인해 붕괴되었다. 반대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망한 예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장마가 동북아시아의 문명의 성쇠에 영향을 주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하는데 8000~2500년 전 중국 북동부 내몽고 쪽과 요녕성 일대의 신석기· 청동기 문명이 해당 지역의 유물들을 방사성탄소연대측정하여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발굴된 유물의 양이 대략 500년의 주기로 부침이 있었다고 한다. 즉, 장마전선 형성 여부 및 강도에 따라 대략 500년 주기로 그 지역의 문명이 성쇠를 했다는 뜻이다. 장마가 오래되면 불쾌지수가 높아져서 짜증만 나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장마와 문화의 성쇠라는 것을 연관시켜 생각하는 과학적 사고방식이 꽤 멋있지 않나? 과학 이야기지만 전혀 어렵지도 않고 흥미로운 내용도 많아서 재미있게 읽으며 과학적 사고와 교양을 높일 수 있어서 지적 허영을 채우기에 아주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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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은 어떻게 죽었을까 - 태조에서 순종까지, 왕의 사망 일기
정승호.김수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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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를 공부할 때 조선의 왕은 비교적 많이 다뤄지는 주제이다. 그중 주로 왕들의 업적이나 그것의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는 것에 집중하는데 왕의 업적과 일생을 조선이란 나라의 역사에 싱크로 하여 조선역사의 연대기 속에서 왕을 이해하는 식으로 공부를 한다. 이렇게 우리는 왕의 화려한 과업이나 실정이라는 성과물에만 관심을 가질 뿐 왕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나마 왕의 죽음 그 자체가 큰 역사적 사건과 맞물려 중요한 역사적 변곡점이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몇년에 사망했고 다음 왕이 즉위했다는 년표외우기의 분기점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큰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사망한 게 아닌 왕들은 어떻게 죽었을까? 조선의 왕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어의가 항상 몸상태와 병의 유무 등을 진단하고 처방하며 정성껏 케어했다. 그럼에도 조선 왕들의 평균수명은 47세에 불과했고, 그중 11명이 40세 이전에 사망했다고 한다. 좋은 음식과 귀한 보약을 먹고 살았을 조선의 왕들의 수명은 왜 그렇게 짧았는지, 왕들은 어떤 병을 앓았고 어떤 이유로 죽었을지 [조선의 왕은 어떻게 죽었을까]는 이런 의문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의 고문헌과 의학 서적을 기초로 태조부터 순종까지 조선의 왕 27명의 성격과 생활 습관, 질병 등을 분석하고 사망 원인에 대한 의문에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이런 역사서를 볼 때 항상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우리의 세종 임금님. 세종은 육식을 좋아하는 대식가로 알려졌고, 당뇨로 고생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역사상 최고의 성군인 세종대왕이지만 평생 병으로 고생한 연약한 자연인이기도 했다. 앞서 말한대로 육식을 좋아한 대식가여서 음식 조절에 실패해서 당뇨가 심하게 왔고, 합병증으로 안질을 앓았으며, 그렇게 몸도 안 좋은 양반이 여색은 많이 밝혀서 많은 후궁과의 잦은 잠자리로 임질에 걸려 고생했다고 한다. 또 신경성 질환인 강직성 척추염과 중풍으로 고생했다고 하는데 세종실록에는 질병에 관환 내용이 100회나 나온다고 한다.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었다는데 이런 최악의 몸상태로 그 수많은 업적을 이루었으니 더욱 대단하다 하겠다. 젊어서부터 앓고 있던 당뇨, 종기, 중풍, 망막증 등의 수많은 질병이 사망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반대로 타고난 건강체질인 수양대군 세조는 42살에 처음으로 세조실록에 질병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고 한다. 그렇게 강한 체질이던 양반이 48세 무렵부터 점점 질병이 심해져서 정상적으로 정사를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했다고 한다. 세조실록에 따르면 세조의 질병은 정신적 과로로 인한 심복통만이 나오는데 당시 어의가 칠기탕을 처방한 것을 근거로 저자는 이를 걱정과 두려움으로 인한 마음의 병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단종과 친동생인 안평대군과 금성대군, 세종의 후궁이었던 혜빈 양씨 등의 존속살인을 벌인 죄의식이 마음의 병을 만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인다. 세조는 이런 마음의 병 외에도 주색에 의한 성병과 연하 장애로 인해 음식을 삼키는 것도 힘들어했고, 죽을 때까지 피부염에 시달렸다고 한다. 악행을 저지르고 깨끗한 병으로 죽는 왕이 없었다는 말을 하는데.. 그런 우리 세종임금님은 뭐가 됩니까?


연산군과 광해군은 조선의 양대 폭군이라고 불리는데 그중 연산군은 그 광기의 원인이 피부병 때문일 수도 있다는 재미있는 의견을 내고 있다. 보통 조선의 왕들은 체격이 우람하고 수염이 풍성한 대장군 같은 풍모였다면 연산군은 귀공자 풍의 상당한 꽃미남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양반이 얼굴을 덮는 부스럼, 면창에 걸려서 얼굴을 망쳐버렸다고 한다. 저자는 그것을 모낭염이라고 추측하는데 질풍노도의 시기에 얼굴이 그렇게 됐으니 짜증이 화를 부르고, 화는 폭력을 가져왔을 거란 것. 광해군은 화병에 시달렸다고 한다. 속에서 여이 올라와 답답하고 괴로운 증상인데 원래 화병인 많은 양반이 정사에 힘쓰고 노력할수록 정신적, 육체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더욱 힘들었던 것 같다.


내추럴 본 강골인 태조 이성계는 전쟁터를 떠도는 천상 무사로 강인한 체력과 정신으로 무장한 사람이었다. 워낙 강한 강골이라 그런지 태조의 질병과 치료에 대한 언급은 태조의 나이가 59세가 되던 해에 처음으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이성계는 고구려의 영토를 회복하려는 장대한 꿈을 꾸었지만 왕자의 난과 정도전의 죽음으로 그 꿈은 좌절됐고, 조선은 다시 사대주의의 국가로 전락해버렸다. 이에 상심한 태조는 화병을 얻었고, 이후 치매에 걸린 듯한 모습도 보인다. 저자는 이를 노환으로 인한 알츠하이머와 우울증이라고 말한다. 자식들이 반란을 일으켜서 서로 죽고 죽이고, 병들어 누워있는 자신에게까지 칼을 들이대는 것을 보며 그 꼬장꼬장한 노인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는 안 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워낙에 건강체질이어서 74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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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첼의 감성 케이크 - 내 손끝에서 피어나는 맛있는 디저트
서귀영(브리첼) 지음 / 북라이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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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음식들도 그렇겠지만 디저트는 특히 맛과 함께 모양도 굉장히 중요하다. 먹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상투적인 속담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알록달록 예쁘게 장식된 케이크를 보면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먹지 않아도 맛이 느껴지고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것만 같다. 우선 1차로 케이크의 예쁨으로 먼저 기분이 좋아지고, 그런후 2차로 케이크의 달콤부드러운 맛으로 다시 한번 힐링이 된다. 문제는 이렇게 눈과 입으로 즐기는 케이크는 비싸다는 점이다. 예쁘고 달콤한 케이크를 먹기 위해 매번 카페나 비싼 베이커리에 가서 비싼 돈을 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반 요리와는 다르게 베이킹은 어렵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집에서 도전할 생각을 못하고, 어느정도 베이킹을 할 수 있어도 카페에서 전문가들이 만드는 것처럼 예쁜 작품처럼 만드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결국 사먹는게 제일 맛있다는 자기 최면을 걸며 카페로 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때론 나도 집에서 예쁘고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어보겠어!라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홈베이킹에 도전해보기도 하지만 이게 그리 만만치가 않다. 우선 베이킹 책을 보면 우선 준비해야 하는 재료도 너무 많고, 의외로 과정도 복잡하고, 책을 보며 따라서 만드는 것도 쉽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에 몇번 따라하다가 결국 포기하게 되기 일쑤인데 [브리첼의 감성 케이크]는 이런 어려움을 격파하고 처음 베이킹에 도전하는 쌩초보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게 설명을 해준다. 책의 모토는 세가지인데 첫째 구하기 쉬운 재료로, 둘째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지 않게, 셋째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아이싱 없이 만들 수 있는 멋지구리한 케이크 제조법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이걸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백선생이다. 집에 있는 재료로 쉽게, 누구나가 따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백선생의 장점인데 바로 책의 저자 브리첼이 제과계의 백선생이라고 하니 믿음이 팍팍 간다.


책은 홀케이크, 파운드 케이크, 크럼블케이크, 롤케이크, 시폰케이크, 치즈케이크, 그외 특별한 케이크 등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를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초특급 레시피를 알려준다.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해서 투박하고 밋밋한 케이크가 아니라 고급 베이커리 가게에서 팔것 같은 너무 예쁘고 고급진 케이크를 만든다. 물론 19년차 홈베이커인 브리첼이니까 저 정도로 결과물이 나오지 똥손인 내가 만들면 저렇게까지는 만들지 못하겠지만 생김생김은 둘째치고라도 우선은 맛있게 끝까지 완성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계속 따라하면서 만들다보면 자연스럽게 예쁘게 만들어질테니까 말이다. 일단은 도전해서 완성된 결과물을 내어놓고 맛있는 맛에 스스로에게 감탄하며 다시 케이크를 만들 자신감을 가지는 게 필요하겠다.


일단 처음에는 여느 베이킹북처럼 베이킹의 기본 도구와 기본 재료, 재료의 보관방법 등에 대한 기본 지식을 소개한다. 도구나 재료는 대략 알고 있지만 보관 방법 같은 건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 기회에 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방법도 알게 되어 유익했다. 그리고 케이크 시트의 종류와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데 시트는 그냥 원형, 사각형의 모양의 차이이거나 속에 초코나 딸기를 넣은 색깔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시트에도 종류가 많이 있었다. 먹으면서도 뭐가 뭔지도 모르고 막 먹었나보다. 케이크의 기본이 머랭과 크림 만드는 법도 아주 세부적으로 디테일하게 순차적으로 설명을 해줘서 이게 진짜 좋았다. 인터넷이나 다른 베이킹 책으로 설명을 봤을 땐 그냥 뭉틍거려서 대충 이런 느낌이 될때까지 하면 된다고만 말을 하는데 초짜들은 그런 감이 전혀 안와서 참 난감한데 여기서는 마치 만드는 과정의 동영상을 GIF파일로 옮긴 것처럼 사진 한장한장 변해가는 모습을 따라가다가 완성품을 비교해보니 어떤 느낌인지 감이 빡 온다.


그리고 또 하나 색다른 점이 반죽량 계산하는 것을 꼼꼼하게 설명해놓고 있다는 점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요리에 서툰 사람들은 양을 가늠하는게 참 어렵다. 어느 정도 양을 잡아야 적당한지 모른다. 그래서 양조절에 실패해서 요리 혹은 베이킹을 망치는 경우도 엄청 많다. 양조절은 모든 베이킹의 기본 중의 기본인데 그런 걸 제대로 알려주는 책은 아직 못봤다. 백선생도 요리를 할 때 항상 종이컵이나 숟가락으로 얼마 이렇게 계량에 신경쓰는 걸 떠올린다면 특히 초보들에게 계량이 얼마나 중요하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처음 읽으면 좀 공부하는 기분이 되면서 복잡하게 생각되지만 한번 개념을 이해하고 머리속에 넣어두면 앞으로 베이킹 할 때 이런 걸로 골치 썩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케이크의 레시피는 스텝 바이 스텝으로 차근차근 진행되므로 어렵지 않게 따라서 할 수 있다. 당연히 모두 사진으로 전과정을 보여주므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도 쉽다. 진행 과정 중 주의할 사항이나 팁 등을 따로 point로 적어놓아서 참고하면서 만들면 실패할 확률을 확 줄일 수 있다. 레시피의 처음에 케이크의 단면도를 보여주며 입체적으로 각각의 재료들이 어떻게 층층이 쌓여올라가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제시해서 케이크를 만들 때 머리속으로 입체적으로 형태를 떠올리며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또 난이도, 사용된 틀의 종류, 보관기간, 오븐 온도와 시간도 미리 알려주고있고, 무엇보다 사전 준비할 내용들을 따로 정리하여 알려주는 것도 아주 유용하다. 미리 어떤 재료를 어떤 식으로 준비해놓고, 어떻게 셋팅을 해놓으면 케이크를 만들 때 편리한지 설명을 해주는 건데 이런 건 직접 여러번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에서 터득하는 노하우라서 초보들에겐 매우 유용한 정보이다.


치즈 케이크를 좋아하는데 레시피를 보니 의외로 간단하다. 다른 케이크들은 시트를 만들고, 크림을 만들고, 둘을 합쳐서 모양을 만들고 블라블라 과정이 5~6페이씩 되는데 치즈케이크 레시피는 한장으로 끝날 정도로 간단하다. 과정이 간단하니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써서 만들면 오히려 제과점에서 파는 치즈케이크보다 더 맛있는 치즈케이크를 만들 수도 있겠다. 이론상으로는 그렇다는 얘기다. 책 중간 중간 베이킹 팁과 여러가지 잔기술 들이 계속 소개되고 있어서 그런 것들도 베이킹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레시피만 쭉 나와있는 베이킹책과는 달리 실제로 베이킹을 할 때 도움이 되는 알짜 팁들도 많고, 마치 백선생의 레시피처럼 초보들도 집에 있는 재료로 쉽고,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라서 초보들도 부담없이 도전해 보고, 직접 만든 케이크로 베이킹의 맛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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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로 읽는 세계사 - 중세 유럽의 의문사부터 김정남 암살 사건까지, 은밀하고 잔혹한 역사의 뒷골목 ㅣ 테마로 읽는 역사 5
엘리너 허먼 지음, 솝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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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북한의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독살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독살이라고 해서 우리가 상상하는 사람들이 모르게 은밀하게 암살하는 방식은 아니었지만 어쨌건 21세기에 사람을 독살하다니 경악할 일이었다. 그 후에도 영러 이중스파이가 독살을 당했다거나 푸틴이 정적을 독살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뉴스가 간간히 들려왔다. 독살은 자연사로 위장할 수 있고 진범을 찾기가 어려워서 권력을 탐하거나 누군가에게 앙심을 품은 이들이 널리 사용하던 수법이었다. 특히 지금처럼 법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시신으로부터 독살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은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독살은 위장하기에 더없이 좋은 살해 방법이었고 군주제가 성립된 뒤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왕족이나 귀족, 유명 인사의 석연치 않은 죽음 뒤에는 어김없이 독살 의혹이 뒤따랐다.


앞서 말했듯이 과거에는 중요 인사들이 미심쩍은 죽음을 당해도 당시의 의학수준으로는 질병과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현대 과학으로 당시 사건을 들여다보면 죽음을 당한 이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밝힐 수 있다. [독살로 읽는 세계사]는 당대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독살 사건의 진상을 철저한 고증과 최신 법의학 지식을 토대로 탐구하는 책이다. 독살이라는 것이 실제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계획적으로 독을 먹였을 수도 있지만 당시의 생활환경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독에 중독되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질병과 무지, 추잡함 그리고 살의에 의해 독살당한 당시의 사건들을 현재의 과학지식으로 밝혀보며 사실관계를 되짚어보고 더욱 정교하고 악랄해진 오늘날의 독살의 사례까지 살펴보며 현재 진행형인 독사의 역사를 살펴본다.


1인자를 시기 질투하는 2인자의 심리를 뜻하는 살리에르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살리에르는 궁중의 음악가였는데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만년 2인자의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고 평생 모차르트를 시기질투했다고 한다. 모차르트는 어릴 때부터 여러가지 병치레에 시달렸기 때문에 처음 열이 나서 자리에 드러누웠을 때만 해도 그다지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고열과 부종에 시달리다가 끝내 쓰러져 숨을 거두자 살리에르가 질투로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음모론이 나돌았다. 지금도 이 음모론을 믿는 사람이 많은데 당시 빈에는 모차르트와 같은 병으로 죽은 사람이 무척 많았다고 한다. 당시의 기록으로는 '급성 속립진열'으로 사망했다고 나오는데 정확히 어떤 병인지 알 수 없어서 118가지나 되는 가능성을 두고 연구를 했지만 남아있는 부검 기록만으로는 정확하게 병을 특정할 수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독살은 아닐 거란 것이다.


나폴레옹 역시 독살을 당했다고 알려져 있다. 대서양 한가운데 있는 세인트헬레나섬으로 유배를 간 나폴레옹은 어느 순간 살과 근육, 장기를 칼로 베어내는 듯한 복통을 느꼈고 이 통증은 몇 주 동안 지속되었다. 결국 작은 거인은 고통에 시달리다가 쥐가 들끟고 곰팡이가 핀 두 칸짜리 집에서 쓸쓸히 사망하였는데 부검 결과 당시 밝혀진 사망 원인은 악성궤양에 의한 죽음이었다. 하지만 현대의 법의학 지식으로 연구한 결과 나폴레옹은 비소중독으로 사망한 것이라고 밝혀졌다. 어쩌면 나폴레옹이 탈출해서 재기할 것을 두려워한 수많은 정적 중 누군가가 독살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보다는 곰팡이가 핀 녹색벽지에 묻어 있던 비소 가루 때문이거나 머리에 바르는 비소가 포함된 물약 때문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고 있다. 이 역시 정치적 살인은 아니었다는 것. 


보통 독살이라고 하면 누군가 그 사람을 제거하기 위해 은밀하게 치명적인 독을 먹여서 죽이는 모습이 연상되지만 모차르트는 누가 독을 먹인 것이 아니라 당시 생활환경의 영향으로 독에 중독되었고, 나폴레옹 역시 살인이 아닌 환경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렇듯 독살이라는 것은 누군가에 의한 독살이 아니라 당시의 생활 습관이나 환경에 의해 독에 중독되어 사망하는 일도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나폴레옹을 죽게 했던 바로 그 비소가 함유된 분을 파운데이션처럼 발랐고, 수은 성분이 들어간 파운데이션도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당시 사람들은 미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독성물질이 함유된 화장품과 헤어용품을 사용하며 독에 중독되어 갔다. 때론 진보되지 못한 의학 지식 때문에 의사들이 사람 잡는 처방을 내려서 사람이 독에 중독되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그 외에도 중세 유럽에서는 화장실과 위생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배설물을 아무렇게나 처리했다고 한다. 오물들은 그대로 강과 연못으로 흘러들어가서 강과 연못을 오염시켰고, 화장실은 오물이 넘쳐서 집안까지 밀려들어왔다고 한다. 심지어 왕궁 내에서조차 계단, 문 뒤 등 눈길이 닿는 곳마다 배설물 더미가 쌓여 있을 정도로 아무 곳에서나 배설을 했다고 한다. 왕궁이 이럴 정도니 궁밖의 상황은 말로 하지 않아도 뻔하다. 궁 내에 화장실이 있어도 남자들은 그걸 이용하지 않았다고 하니 당시 남자들의 인식이 어떠했는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또 한때는 교회에서 목욕을 죄악시 하면서 목욕을 못하게 하기도 했었는데 아무데나 배설하고, 제대로 씻지 않으니 당시 사람들이 온갖 병에 걸렸을 것이라는 건 쉽게 유추할 수 있고 이것이 독살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당시 생활 환경이 사람들을 독살로 몰고 갔다는 내용이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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