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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첼의 감성 케이크 - 내 손끝에서 피어나는 맛있는 디저트
서귀영(브리첼) 지음 / 북라이프 / 2021년 5월
평점 :

다른 음식들도 그렇겠지만 디저트는 특히 맛과 함께 모양도 굉장히 중요하다. 먹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상투적인 속담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알록달록 예쁘게 장식된 케이크를 보면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먹지 않아도 맛이 느껴지고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것만 같다. 우선 1차로 케이크의 예쁨으로 먼저 기분이 좋아지고, 그런후 2차로 케이크의 달콤부드러운 맛으로 다시 한번 힐링이 된다. 문제는 이렇게 눈과 입으로 즐기는 케이크는 비싸다는 점이다. 예쁘고 달콤한 케이크를 먹기 위해 매번 카페나 비싼 베이커리에 가서 비싼 돈을 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반 요리와는 다르게 베이킹은 어렵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집에서 도전할 생각을 못하고, 어느정도 베이킹을 할 수 있어도 카페에서 전문가들이 만드는 것처럼 예쁜 작품처럼 만드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결국 사먹는게 제일 맛있다는 자기 최면을 걸며 카페로 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때론 나도 집에서 예쁘고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어보겠어!라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홈베이킹에 도전해보기도 하지만 이게 그리 만만치가 않다. 우선 베이킹 책을 보면 우선 준비해야 하는 재료도 너무 많고, 의외로 과정도 복잡하고, 책을 보며 따라서 만드는 것도 쉽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에 몇번 따라하다가 결국 포기하게 되기 일쑤인데 [브리첼의 감성 케이크]는 이런 어려움을 격파하고 처음 베이킹에 도전하는 쌩초보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게 설명을 해준다. 책의 모토는 세가지인데 첫째 구하기 쉬운 재료로, 둘째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지 않게, 셋째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아이싱 없이 만들 수 있는 멋지구리한 케이크 제조법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이걸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백선생이다. 집에 있는 재료로 쉽게, 누구나가 따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백선생의 장점인데 바로 책의 저자 브리첼이 제과계의 백선생이라고 하니 믿음이 팍팍 간다.
책은 홀케이크, 파운드 케이크, 크럼블케이크, 롤케이크, 시폰케이크, 치즈케이크, 그외 특별한 케이크 등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를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초특급 레시피를 알려준다.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해서 투박하고 밋밋한 케이크가 아니라 고급 베이커리 가게에서 팔것 같은 너무 예쁘고 고급진 케이크를 만든다. 물론 19년차 홈베이커인 브리첼이니까 저 정도로 결과물이 나오지 똥손인 내가 만들면 저렇게까지는 만들지 못하겠지만 생김생김은 둘째치고라도 우선은 맛있게 끝까지 완성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계속 따라하면서 만들다보면 자연스럽게 예쁘게 만들어질테니까 말이다. 일단은 도전해서 완성된 결과물을 내어놓고 맛있는 맛에 스스로에게 감탄하며 다시 케이크를 만들 자신감을 가지는 게 필요하겠다.
일단 처음에는 여느 베이킹북처럼 베이킹의 기본 도구와 기본 재료, 재료의 보관방법 등에 대한 기본 지식을 소개한다. 도구나 재료는 대략 알고 있지만 보관 방법 같은 건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 기회에 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방법도 알게 되어 유익했다. 그리고 케이크 시트의 종류와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데 시트는 그냥 원형, 사각형의 모양의 차이이거나 속에 초코나 딸기를 넣은 색깔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시트에도 종류가 많이 있었다. 먹으면서도 뭐가 뭔지도 모르고 막 먹었나보다. 케이크의 기본이 머랭과 크림 만드는 법도 아주 세부적으로 디테일하게 순차적으로 설명을 해줘서 이게 진짜 좋았다. 인터넷이나 다른 베이킹 책으로 설명을 봤을 땐 그냥 뭉틍거려서 대충 이런 느낌이 될때까지 하면 된다고만 말을 하는데 초짜들은 그런 감이 전혀 안와서 참 난감한데 여기서는 마치 만드는 과정의 동영상을 GIF파일로 옮긴 것처럼 사진 한장한장 변해가는 모습을 따라가다가 완성품을 비교해보니 어떤 느낌인지 감이 빡 온다.
그리고 또 하나 색다른 점이 반죽량 계산하는 것을 꼼꼼하게 설명해놓고 있다는 점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요리에 서툰 사람들은 양을 가늠하는게 참 어렵다. 어느 정도 양을 잡아야 적당한지 모른다. 그래서 양조절에 실패해서 요리 혹은 베이킹을 망치는 경우도 엄청 많다. 양조절은 모든 베이킹의 기본 중의 기본인데 그런 걸 제대로 알려주는 책은 아직 못봤다. 백선생도 요리를 할 때 항상 종이컵이나 숟가락으로 얼마 이렇게 계량에 신경쓰는 걸 떠올린다면 특히 초보들에게 계량이 얼마나 중요하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처음 읽으면 좀 공부하는 기분이 되면서 복잡하게 생각되지만 한번 개념을 이해하고 머리속에 넣어두면 앞으로 베이킹 할 때 이런 걸로 골치 썩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케이크의 레시피는 스텝 바이 스텝으로 차근차근 진행되므로 어렵지 않게 따라서 할 수 있다. 당연히 모두 사진으로 전과정을 보여주므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도 쉽다. 진행 과정 중 주의할 사항이나 팁 등을 따로 point로 적어놓아서 참고하면서 만들면 실패할 확률을 확 줄일 수 있다. 레시피의 처음에 케이크의 단면도를 보여주며 입체적으로 각각의 재료들이 어떻게 층층이 쌓여올라가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제시해서 케이크를 만들 때 머리속으로 입체적으로 형태를 떠올리며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또 난이도, 사용된 틀의 종류, 보관기간, 오븐 온도와 시간도 미리 알려주고있고, 무엇보다 사전 준비할 내용들을 따로 정리하여 알려주는 것도 아주 유용하다. 미리 어떤 재료를 어떤 식으로 준비해놓고, 어떻게 셋팅을 해놓으면 케이크를 만들 때 편리한지 설명을 해주는 건데 이런 건 직접 여러번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에서 터득하는 노하우라서 초보들에겐 매우 유용한 정보이다.
치즈 케이크를 좋아하는데 레시피를 보니 의외로 간단하다. 다른 케이크들은 시트를 만들고, 크림을 만들고, 둘을 합쳐서 모양을 만들고 블라블라 과정이 5~6페이씩 되는데 치즈케이크 레시피는 한장으로 끝날 정도로 간단하다. 과정이 간단하니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써서 만들면 오히려 제과점에서 파는 치즈케이크보다 더 맛있는 치즈케이크를 만들 수도 있겠다. 이론상으로는 그렇다는 얘기다. 책 중간 중간 베이킹 팁과 여러가지 잔기술 들이 계속 소개되고 있어서 그런 것들도 베이킹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레시피만 쭉 나와있는 베이킹책과는 달리 실제로 베이킹을 할 때 도움이 되는 알짜 팁들도 많고, 마치 백선생의 레시피처럼 초보들도 집에 있는 재료로 쉽고,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라서 초보들도 부담없이 도전해 보고, 직접 만든 케이크로 베이킹의 맛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