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 세계 문명을 단숨에 독파하는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조 지무쇼 엮음, 최미숙 옮김, 진노 마사후미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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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방식은 고대문명의 탄생부터 현대까지 지구상의 모든 국가의 역사를 시간대별로 전부 암기하는 방식이다. 4대문명이 어디서 탄생하고 몇 년도에는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누가 어디를 통일하고.. 이런 식으로 전지구 단위로 역사를 배우게 되는데 관심도 없는 나라의 역사를 배우게 되면 역사적 의미와 맥락을 모른채 무작정 암기만 하게 되므로 흥미도가 떨어지고, 역사에서 관심이 사라지게 되는 부작용을 가져온다. 그래서 그런 식의 모든 나라의 전시간대별 역사암기가 아닌 하나의 주요 도시의 역사를 통해 세계사를 살펴보며 거기서 전체적인 세계의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자고 한다. 일종의 선택과 집중인셈이다. 이로 인해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거기에서 다른 도시와 국가적 영역으로 역사적 관점을 확장시켜 나가는 방법을 취해보자는 것이 취지이다.


세계사는 도시 문명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왔기 때문에 세계 주요 도시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를 살핀다면 세계사의 전체 맥락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서울이란 도시의 역사를 통해 한국의 역사를 톺아보는 형식일 것이다. 혹은 고구려의 수도였던 평양이나 신라의 도읍지인 경주의 역사를 통해 한반도의 역사의 흐름을 알아보고, 반대로 국가적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 주요 국가의 역할과 존재에 대해서도 살펴보며 유기적으로 역사공부를 해가는 재미있는 공부법이다. 책에서 다루는 국가들은 국가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주요한 하나의 거점으로 작용하며 역사를 만들어왔다. 그런 측면에서 도시의 역사를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공부하는 것은 분명 흥미롭고 유의미한 공부법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는 총 30개의 도시가 소개되는데 지금은 사라진 고대의 도시부터 현재까지 번성하고 있는 세계의 주요 도시가 망라되어 있다. 서두에 그 도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슬로건과 역사적 의미를 한 줄 정리 해놓았고, 도시의 역사에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것이 무엇인지도 소개한다. 지도상에서 도시의 위치가 어딘지 살펴보고, 도시 내부의 구조도 살펴보며 도시의 상징물과 상징적인 인물들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도시의 이름은 익숙하지만 정확히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도 많았는데 책을 읽다보면 지정학적 위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도시의 운명은 그 도시의 위치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안
삼국지를 읽은 사람에겐 장안이란 도시는 굉장히 익숙할 것이다. 장안은 수도의 대명사로 당대 최고의 거대도시이다. 장안은 지리적으로 국사적, 경제적 요충지였기 때문에 오랜 기간동안 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때론 낙양으로 천도를 해서 장안이 몰락하기도 하는데 장안은 흥망성쇠를 반복하며 수도로서, 또 문화의 도시로 오래 지속되었다. 장안성은 풍수사상을 토대로 계획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음양사상을 토대로 좌우대칭의 배치나 유교적인 이상적 도시계획이 반영되었다는데 이렇게 거대한 도시가 만들어진 것은 왕권의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베이징
북경은 현재 중국의 수도이다. 과거에는 지방도시였지만 지금은 세계 최대의 인구와 광대한 면적을 자랑하는 거대 도시가 되었다. 베이징은 중국의 동북부에 치우쳐있다. 중국에서 수도를 나타낼 때 한자 京을 쓰는데 북경은 북쪽 수도라는 뜻이 된다. 역사적으로는 지방도시였는데 북방의 이민족인 거란족이 이 지역을 침입해서 잡아 먹고 요나라를 건국, 베이징을 수도로 삼는다. 이때는 베이징이 연성으로 불렸는데 이후 다른 이민족들에 의해 주인이 여러번 바뀌며 명칭도 연성, 남경, 중도 등으로 여러번 바뀌었다. 그러다 몽골의 쿠빌라이 칸에 의해 원나라가 만들어지고 대도라는 이름으로 바뀐다. 즉, 베이징의 역사는 이민족 침략의 역사이고, 중국이 여러 왕조의 흥망성쇠의 중심에 서 있었던 것이다.


상하이
상하이, 상해는 중국 경제와 국제무역의 중심지이다. 지금은 중국정부의 4대 직할시 중 하나가 되었지만 시작은 양쯔강의 작은 항구마을에 불과했다. 상하이가 도시로 발전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일이다. 당나라 때 처음 상하이라는 명칭이 등장하는데 이때만해도 습지에 둘러싸인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 상하이는 양쯔강 외에도 황푸강이 흐르기 때문에 배로 항저우 등의 내륙의 주요 도시로 갈수도 있고, 해외로 빠져나가 외국과도 교역이 가능한 지리상의 이점이 있다. 19세기 영국이 대량의 아편을 들여온 곳도 상하이였고, 아편전쟁이 발발하면서 상하이가 국제무대에 등장하게 된다. 외국과의 교류가 많은 도시가 그러하듯 상하이도 중국 속의 외국이 되었다고 한다. 청일전쟁 때는 일본의 아시아 진출의 거점으로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대규모 상업, 공업지대를 가진 중국경제를 지탱하는 용의 머리라고 불리는 것 같다.


동양권의 세계사에 관심이 많아서 중국과 일본 그외 아시아권 도시를 살펴봤는데 한국이 없는 것은 아쉬웠다. 일본에서 편찬된 책이라서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할라치면 자신들의 추악한 역사를 기술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빠트렸거나 서양권에 대한 사대주의가 강한 일본의 입장에선 한국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홍콩이 빠져있는 것도 아쉬웠다. 홍콩과 대만에 대헤 자세히 알고 싶었는데 홍콩은 상하이 파트에 잠깐 언급이 나올 뿐이었다. 아무래도 홍콩은 그 역사가 짧아서 그런 것 같다. 일본은 수도 동경이 아닌 교토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동경으로 수도가 옮겨가기 전 천년고도로서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교토가 나온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책에서 다루는 도시들이 중국과 홍콩, 일본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유럽과 북미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책에는 대놓고 내가 사는 나라와 관련이 없는 아프리카나 라킨아메리카의 역사를 굳이 알아야하냐는 식으로 언급하는데 그럼 나와 관련이 있는 국가라는 것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물론 유럽이나 북미는 사람들이 여행도 많이 가고 싶어하고, 소위 문화적으로도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유산이 많이 있지만 그렇다고 그런 쪽의 국가만이 나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사대주의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할 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일본인이 저술한 책이라서 그런 것 같다. 책의 취지가 관심도가 높은 국가의 역사를 통해 세계사를 배워보자는 것이므로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나라들이 선택된 것이겠지만 특정 대륙이 통째로 빠졌다는 것은 아쉬운 면이 분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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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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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역사를 되짚어가다보면 때론 사소하다고 할 수도 있는 평범한 매개체에 의해 세계사가 크게 움직이는 케이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 매개체는 곡물 같은 생필품에서 후추 같은 향신료나 차 같은 기호식품, 꽃이나 도자기 같은 사치품 등 다양하다. 보통 교역에 의해 큰 이익을 얻게 되는 상품이나 종교적인 이유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 등으로 사용되는 상품이 여기 해당되는데 이 책에서는 물고기를 통해 인류의 역사적 장면들이 바뀐 지점들을 찾아본다.


서양의 음식문화를 떠올려보면 보통 육식이 먼저 연상된다. 칼과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써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 육고기가 음식문화의 중심이 된 것은 18세기 농업혁명 이후라고 한다. 그 전까지는 생선을 더 많이 먹었던 것이다. 중세 유럽 기독교 사회에서는 일 년의 무려 절반 정도를 생선을 먹었다고 한다. 심지어 단식일 기간에도 생선을 먹는 것은 예외로 했다는데 그만큼 생선 소비를 적극적으로 권장했던 것이다. 종교적 이유로 생선의 소비가 많았었는데 이로 인해 생선 수요가 엄청나게 많아졌고, 큰 시장이 되었다. 물론 시장이 커지면 거대한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어업이 발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러한 종교적 생선 소비의 관습에 기인한 어업 시장의 확장이 복합적인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시스템을 장악하며 등장한 것이 상인연합세력과 헤게모니 국가였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 있던 생선이 청어와 대구다. 13~17세기, 즉 농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청어와 대구는 유럽 국가의 부의 원천이자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기도 하는 중요한 전략자원이었다고 한다.


청어는 이동 경로를 바꾸는 회유어라고 하는데 아직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 청어가 이동경로를 바꿀 때마다 국가의 운명도 달려졌다고 한다. 바이킹이 고향을 버리고 브리튼섬을 침략한 것도 청어 때문이라고 하며, 청어 떼가 나타난 발트해의 뤼베크 근해에서는 청어 무역이 활발해지고, 시장이 커지자 더 큰 이익을 위해 동맹을 맺게 된다. 청어가 너와 나의 연결고리인 셈이다. 이것이 그 유명한 한자동맹인데 이 동맹에는 수십개의 도시가 참여하는 거대 조직이 되고, 그 패권은 200년 이상 이어졌다고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템 하나만 얻어걸리면 대박치는 건 똑같다.


하지만 청어 떼가 산란 장소를 발트해에서 북해로 갑작스럽게 바꾸자 한자동맹은 급격히 쇠퇴했고, 북해의 작은 나라인 네덜란드가 새로운 패권을 잡게 된다. 작은 어촌 마을이었던 네덜란드는 청어 덕분에 전 세계 해양을 지배하는 헤게모니 국가가 될 수 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다른 나라 어선이 몰래 가서 조업을 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나보다.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의 어선이 울릉도까지 와서 오징어를 싹쓸이해갔었는데 그래서 한국의 오징어가 금징어가 되었다. 한자동맹이 네덜란드 앞바다까지 가서 청어를 잡아들이는 일은 없었던 것 같으니 적어도 중국보다는 양반이라 하겠다.


청어가 유럽의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했다면 대구는 신항로 개척시대와 맞물려 있다. 대구 역시 청어처럼 종교적 이유로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 되고 이 중요한 핵심 상품을 유통하기 위한 대구 공급 시스템이 유럽 전체에 퍼져있었다고 한다. 대구는 염장하여 햇볕에 바짝 말리면 5년은 보관할 수 있고, 적도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상하지 않는 몇 안되는 귀중한 식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염장 대구는 신대륙을 찾아 떠나는 장거리 항해를 가능하게 해주었다. 황금의 땅 일본으로 가는 뱃길을 찾기 위해 떠난 존 캐벗은 실수로 북미 대륙에 도착하는데 거기서 발견 한 것은 황금이 아니라 대구 떼였다. 그리고 그 지역은 새로운 중요한 대구 공급지가 된다.


책의 제목이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라서 37마리의 물고기의 이야기가 담겨 있을 줄 알았는데 웬걸 청어와 대구에 관련된 37가지 이야기였다. 즉, 세계사를 바꾼건 청어와 대구 딱 두 마리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청어와 대구가 이런 세계사까지 바꾸는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일까? 초기 기독교에서는 단식을 권했다고 한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고 낙원에서 추방을 당했기 때문에 먹는다는 행위가 인간에게 문제를 유발시킨다고 생각해서 단식이 해야 에덴동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렇게 안 먹으면 에덴동산은 모르겠지만 골로 가긴 하겠다. 그런데다가 히포크라테스가 주장한 체액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공기, 물, 불, 흙이라는 네 가지 원소로 되어 있고, 인체도 이 네 가지 원소로 구성되며 음식도 네 가지 원소를 가지는데 이 원소에 따라 몸의 성질도 바뀐다는 식으로 생각했다. 뜨거운 성질이 육류를 먹으면 성욕이 강해지고, 차가운 성질의 생선을 먹으면 성욕이 억눌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육욕을 없애기 위해 고기를 금하고, 생선을 권장한 것이다.


기독교의 단식은 식욕을 이김으로써 육체를 정신이 지배하고, 성욕을 불러일으키는 육식을 금지함으로써 성욕을 억제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한다. 이런 젼차로 육고기 대신 생선을 먹는 것을 권장했고 더 나아가 단식일을 육식을 금하는 날에서 적극적으로 생선 먹는 날로 바뀌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생선을 많이 먹고 육욕을 없애라는 뜻인 거다. 군대에서 율무차 마시는 것과 같은 논리인가보다.


이렇게 공격적으로 생선을 먹어치우게 되자 생선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자연히 생선의 유통과 보관 기술이 요구되어졌고, 많은 양의 생선을 한꺼번에 잡는 어업 기술이 뒷바침되어야 했다. 이런 전제 조건에 맞아떨어지는 것이 바로 청어와 대구였다. 대량의 어획이 이루어지고, 소금에 절이는 청어와 염장 대구는 년 단위의 장기간 보존이 가능했으므로 유통에도 적합했다. 그래서 청어와 대구가 자연스럽게 중요한 상품이 되고, 세계사까지 흔드는 아이템이 될 수 있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기독교가 인간이 성욕을 제한하려는 시도에 의해 세계사가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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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가기 싫으면 뭐 하고 싶은데?
생강 지음 / 로그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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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 직장생활을 하다가 여러 일을 겪은 후 일을 그만 두고 발리로 떠나버립니다. 대책없이 무작정 여행을 떠나서 서핑, 요가, 명상, 살사댄스 등을 배우면서 자아를 돌아보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아가게 되었다고 하네요. 책을 읽으면서 마치 나의 인생을 보는 듯한 곳도 많이 있어서 신기하기도 하고, 나같은 사람이 도 있었구나 하는 마음에 너무나 크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스스로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말했어요. 평범하게 학교 생활을 보내고, 특별한 꿈이나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꿈이었다죠. 특별히 가고 싶은 학과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당시 유행하던 학과, 부모님이 권하는 학과 등을 떠올리며 그걸 해야하는 건가 라는 식으로 생각을 했었다고 합니다. 이건 아마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에서는 어쩔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네요. 중고등학교 때는 대학에 가는 것만이 인생의 커다란 목표이고, 그것만을 목표로 전력질주를 하기 때문에 그 이외의 인생의 설계나 비전 등을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아서 공부해서 대학 가는 게 목표, 졸업하고 대기업 가는 게 목표. 이런식의 스테레오 타입의 인생만을 그리게 되고, 그것이 성공한 인생처럼 말해지는 것 같네요.


졸업하고 처음으로 사회인이 된 저자는 처음엔 의욕이 넘쳤지만 점점 의욕이 사라지고 회사에 마음을 두지 못하게 됩니다. 저 역시 그랬어요. 첫직장에서 처음엔 의욕뿜뿜으로 열정적으로 노력하며 잘하진 못해도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한달 두달, 육개월, 일년이 지나면서 열정은 사라지고, 의욕도 없어졌죠. 아침에 일어나면 회사 가기 싫다는 생각만 가득했고 그냥 학교 다닐 때 가방만 메고 왔다갔다 하듯이 좀비처럼 왔다갔다 하기만 하게 되었죠.


나를 잃은 기분...?
하지만 정확히 뭘 잃었다고 할 수 있지?
애초에 나다운 게 있었나?


저자는 그런 상황을 두고 나를 잃은 기분이 되었다고 표현했어요. 하지만 애초에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어 있지도 않아서 나는 누구인지, 뭘하고 있는 건지, 내가 걸어가야 할 앞날은 어떤 건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막막하기만 했었습니다. 진창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계속 제자리 걸을을 하는 듯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회사일이 너무 싫고, 재미도 없고, 관심에서 멀어져만 갔고, 저자의 말처럼 무관심은 곧 무능력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첨엔 회사생활을 잘하고 싶었지만 그게 쉽지는 않았어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티를 내고, 회사 사람들이랑 사적으로도 친하게 지내고, 담당자를 잘 구워삶아야 하고.. 저자도 저도 그들이 바라는 모습은 나에게 선천적으로 부족한 것이었고, 그런 건 노오력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생활은 더욱 힘들기만 했죠.


회사 일에는 관심이 더욱 멀어지고 일에 대한 무관심이 무능력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럴 수록 업무는 더욱 버거워만지고 일에서 도망치고만 싶어졌고, 악순환은 계속 되어갔습니다. 그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저자가 선택한 것이 지름이었다고 하네요. 사소한 것을 여러개 사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했는데 그럴수록 잔고의 바닥은 빨리 보이게 되었겠죠. [돈을 벌자→휴, 힘들당→다 써버렷!→돈이없네] 이런 사이클이 계속 된다는 거죠. 쇼핑 뿐만 아니라 술을 마시거나 다른 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돈 버는게 힘들어서 다른 것에 몰두하다보면 그걸 위해 더 돈을 벌어야만 하는 무한모드에 빠지게 됩니다.


그쯤되자 직장 생활도 총체적 난국으로 일도 싫고, 사람도 싫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데 저 역시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싫고, 일도 싫고 너무 불행하고 정말 머리가 터질 것 같았습니다. 회사에서 가져온 부정적인 기분은 진드기처럼 달라붙어서 나머지 삶마저 물들여버렸다고 하는데 정말 공감되는 말입니다. 회사에서 시달리다보면 그 더러운 기분이 회사문을 나가서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그 나쁜 기분에 빠져서 24시간을 부정적인 기운에 찌들게 됩니다. 저자는 공황장애가 와서 병원에 다녔다는데 저 역시 우울증에 빠져 오랜 시간 힘들어 했었습니다.


무기력한 집순이인 저자가 할 수 있었던 일이란 주말 내내 잠자고, 예능 몰아보고, 게임하고, 웃긴 동영상 보고, 연예 기사 보는 것 정도였는데 힘들이지 않아도 되고, 시간도 잘 가고, 스트레스도 풀렸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건 그때뿐인 일회용품 같은 행복일 뿐이었다고 합니다. 딱 제가 그랬어요. 일을 할 수록 너무 무기력해져서 다른 일을 할 엄두가 나지 않고, 뭔가를 할 에너지도 없어서 집에서 뒹굴거리며 자거나 영화를 보거나 예능을 보고, 게임을 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고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머리가 텅 비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살 수 있었지만 휘발성이 너무 강해서 곧 우울한 현실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저자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두 편의 영화를 보고 훌쩍 발리로 떠났다고 합니다. 월터는 잃어버린 삶의 정수, 혹은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나는 내용이고, 먹기사에서는 현실의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데 발리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전통 치료사를 만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과 발리에서 치료사를 만나 치유를 한다는 것에 매료되어 발리를 향했다고 하네요.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위한 시간은 늘 뒷전이었다.
그렇게 방치된 마음은 마치 파도 앞의 모래성과 같아서
살면서 겪는 작은 좌절에도 쉽게 휩쓸리고 무너져버렸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소중한 자신을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 잘하는 것, 원하는 것 같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해요. 나를 위한 시간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스스로를 돌보며 마음의 방파제를 쌓음으로써 더 이상 예전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게 될 것이라는 자신이 생긴 것 같네요.


두 달 동안의 여행 중 가지게 된 여러가지 생활 습관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거나 현실에 맞게 변형되었지만 '아침 5분 명상' '저녁 간단 일기'라는 두 가지만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아침에 명상과 함께 오늘 할일을 떠올려보고 일기를 통해 하루를 돌아보고 마무리를 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하루 20분 정도의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게 되고, 삶의 균형을 챙길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두 가지는 따라해보면 좋을만한 일인 것 같아요. 매일 나를 돌아보고, 나의 감정을 다스리며, 나를 살필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면 그만큼 나를 아끼고 나를 사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자의 성격과 회사생활이 저와 비슷해서 많이 공감되고 더 무겁게 다가오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저자는 두 달동안의 긴 여행을 통해 자아성찰을 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알게되었다는데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부럽습니다. 당장 그렇게 긴 여행을 떠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나를 돌아보고, 나의 감정을 느끼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정말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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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공포로 다가온 바이러스 - 생명의 정의를 초월한 존재
야마노우치 가즈야 지음, 오시연 옮김 / 하이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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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접어들고 인류의 역사는 BC(Before Covid19)와 AC(After Covid19)로 나뉘게 된다. 코로나가 처음 창궐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까지 오래 전지구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죽음의 바이러스는 여전히 기세를 떨치고 있으며 전 인류의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눈에도 보이지 않는 이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인류는 커다란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정작 바이러스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바이러스와 세균은 어떻게 다른지,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바이러스의 생태와 우리가 몰랐던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과 특징을 쉽게 알려준다.


책은 바이러스가 어떤 존재인지 소개하고, 그 동안 진행된 바이러스 연구에 대해 알아본다. 또 바이러스의 기원과 선사시대에도 존재했던 바이러스를 알아보고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도 바이러스의 관점에서 새로운 문제제기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보는데 그 동안의 상식을 벗어나는 특이한 바이러스와 수중 속의 바이러스, 인간들을 공격했다가 지금은 정복당한 바이러스와 인간의 몸속에 사는 바이러스 마지막으로 환경의 변화로 인해 생겨난 바이러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도 살펴본다. 인간이 중심이 된 관점이 아닌 바이러스를 중심에 두고 바이러스의 관점에서 바이러스의 여러가지 면모를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우선 세균과 바이러스는 완전히 구분되는 다른 종류의 단세포 생물이다. 우린 바이러스도 하나의 세균이라고 생각하고 그 둘을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취급하지만 세균과 바이러스는 엄연히 다른 미생물로 구성이나 특성, 번식방식 까지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바이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바이러스는 혼자 증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자신의 단백질 구조와 같은 세포 안에 들어가면 세포의 복제 기능을 가져와서 바이러스가 복제된다. 세포 밖에서는 죽어있는 것처럼 생명체다운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포 밖에서의 물질 같은 상태는 '바이러스 입자'라고 부르고 세포 안에 칩입하여 복제를 하는 상태를 '바이러스'라고 한다.


바이러스가 세균 속에 침투하면 짧은 시간 동안 대량의 복제를 하는 특이한 증식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단기간의 대량 복제를 하다보면 중간에 복제가 잘못된 것이 하나씩 나오게 되는데 이게 소위 말하는 바이러스의 변이인 것이다. 코로나의 경우도 이미 많은 변이, 변종이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왜 이런 변이가 생기나 했더니 말 그대로 복제 과정 중의 돌연변이가 생긴 것이었다. 변이가 생기면 기존의 백신의 효과를 똑같이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백신 개발에 어려움을 가져온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를 다루는 책에서는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과거에 대유행했던 바이러스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책엔 특이하게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략 3가지 가설이 제시되고 있는데 세포나 생물이 나타나기 전부터 바이러스가 존재했다는 가설과 세포가 먼저 존재하고 그 세포에서 빠져나왔다는 가설, 세포가 퇴화하여 증식기능이 사라진 바이러스가 나타났다는 가설이다.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가설을 밝히기 위해 바이러스의 화석인 고바이러스학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데 B형 간염바이러스의 경우는 무려 12만 5천년 이전부터 존재하던 바이러스도 있다고 하니 바이러스의 생명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세포 밖에서는 활동하지 않는 죽은 것과 비슷한 형태로 존재한다고 했는데 세포 밖에서도 죽지 않고 오래 사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도 존재하고, 노로바이러스는 생존력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천연두는 무려 50년이나 살아 있었던 케이스도 보고되었다. 또 일반적인 생물이 살기 어려운 온천처럼 극한의 환경에서 사는 바이러스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또 일정한 조건이 되면 몇만년 동안 동결 상태로 있거나 바디가 부서진 상태에서도 부활하기도 한다. 기존의 상식을 깨는 바이러스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게 되었다.


바이러스의 감염력은 60도에서는 몇 초, 37도는 몇 분, 20도에서는 몇 시간, 4도에서는 며칠간 유지된다고 한다. 이렇게 바이러스의 감염력은 열에 약해서 온도가 높으면 감염력이 낮아지는데 그래서 여름이 되면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코로나 판데믹 상황에서는 그런 온도에 따른 감염력은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뜨거운 물을 마시라거나 하는 루머도 돌았는데 바이러스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이 없어서 생긴 것들이었다. 우리는 바이러스에 둘러싸여 바이러스와 함께 살고 있다. 우리의 DNA에도 수많은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가지는 것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바이러스를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생명에도 관여하는 바이러스의 생태를 제대로 알고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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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식사에도 과학이 필요해 - 과학 논문에서 찾아낸 내 몸을 지키는 식사법
린칭순 지음, 양성희 옮김 / 원더박스 / 2020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우리가 음식을 먹는 이유는 단순히 맛있는 것을 먹고 입을 즐겁게 하기 위함은 아니다. 먹는다는 행위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분과 에너지를 얻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 것일까?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서 먹으면 비타민이 파괴된다는 말을 하는데 토마토를 맛있게 먹기 위해 설탕을 뿌리는 것이지 비타민 섭취를 위해 설탕을 뿌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식사를 하거나 무언가를 먹을 때 영양적인 측면보다는 맛이나 가격적인 측면을 더 많이 고려하게 된다.


우리가 식사를 하거나 요리를 하면서 몸에 좋다/나쁘다를 생각할 때는 조리법이나 재료간의 조합들보다는 단일 식재료가 좋은지 나쁜지를 따지거나 특정 음식이 좋은지 나쁜지를 따지는 편이다. 고기만 먹으면 몸에 나쁘다거나 야채를 먹으면 건간에 좋고, 불포화지방산은 나쁘고, 마요네즈는 살이 찌고, 라면 많이 먹으면 안좋고, MSG는 나쁘다는 식이다. 이런 정보는 TV나 인터넷을 통해 퍼지는데 검증되지도 않은 내용들이 사실처럼 알려지는 경우도 많다. 과학적 근거도 없고, 출처도 불분명한 내용들이 버젓이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혼란하게 만든다.


최근에는 TV의 정보방송에서 건강 정보를 가장하여 특정 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을 대놓고 홍보하는 경우가 많아서 건강보조식품의 효능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된다. 실제로 얼마전 TV방송을 통해 유명해진 크릴오일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서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럼에도 방송에서는 뭐가 좋고, 어디에 좋고, 무엇을 위해 꼭 먹어야 한다는 홍보방송을 여전히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건강보조식품도 유행을 굉장히 많이 탄다. 몇 년 전엔 아로니아가 만병통치인 것처럼 말하더니 지금은 전혀 들어볼 수가 없다.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효소, 루테인, 크릴오일, 차가버섯.. 너무 좋다는 것도 많고, 빠르게 유행이 바뀌다보니 정말 무엇을 먹어야 할지, 우리 몸에 정말 필요한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다어트식은 또 어떤가? 무엇이 다이어트에 좋고, 뭘 어떻게 먹으면 독소를 빼주고, 뭘 먹으면 살이 빠지고, 검증되지도 않는 정보가 넘쳐난다. 며칠전엔 다이어트와 해독에 효과적이라는 abc주스의 과대광고를 주의하라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이런 검증되지 않았거나 과대홍보되고 있는 식품들은 암이나 알츠하이머, 각종 성인병 같은 현대인이 두려워하는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고 노화도 막아준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식사에도 과학이 필요해>는 과학적으로 확인된 근거들을 바탕으로 식품과 관련된 건강지식들을 검증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한다. 검증의 과학적 근거는 과학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기초로 하고 있다. 과학 논문을 발표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실험 데이터가 바탕이 되고 엄중한 평가를 거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명확한 효과가 증명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총 4가지 파트로 나누어 좋은 식재료와 나쁜 식재료, 영양제의 진실, 암·알츠하이머·심장병과 같은 각종 질병과 식사의 상관관계, 책 속에 있는 가짜 건강지식에 대해 알아본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 중에서는 이미 알고 있던 내용도 있고, 평소 진위가 궁금하던 내용도 있으며, 의외의 내용도 있었고, 그런 논란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내용도 있었다. 가령 설탕 대용 감미료는 백해무익하다는 내용이나 화학조미료가 우리 몸에 해롭다는 것이 잘못된 상식이라는 내용들은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이다. 물론 어떤 근거로 그런 내용을 믿고 있으냐고 한다면 딱히 제시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단지, 그런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는 소식만을 전해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책에는 앞서 말한 것처럼 과학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근거로 내용의 진위여부를 따져주고 있어서 지금 현재 내가 알고 있던, 하지만 그 근거는 알지 못하는 내용들에 대해 정확한 근거를 뒷받침해준다.


흔히 흰 고기는 몸에 이롭고, 붉은색은 좋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래서 흰 생선살은 좋지만 붉은 육고기는 나쁘다고 말해지는데 붉은 고기가 해롭고, 흰 고기가 더 건강하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은 상식처럼 널리 퍼져있는 흰 고기 만능설이 왜 나온 것일까? 물론 그런 검증되지 않은 상식이 퍼진데에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붉은 고기에는 포화지방과 헴철, 엘카르니틴이 많기 때문에 그런 성분들을 과다 섭취하면 좋지 않다는 직관적인 이유에서 이런 주장이 퍼진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이론으로 정리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런 경우 갈등이 생긴다. 아직 과학적으로 붉은 고기보다 흰 고기가 더 낫다는 것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직관적으로 단순하게 성분 비교만 해봐도 붉은 고기 안에 함유된 성분을 과다섭취하면 좋지 않다고 보이니 좋지 않을지도 모르는 것을 굳이 먹을 필요가 있나?라는 식으로 결론이 나 버린다. 결국 문제는 이렇게 한번 좋지 못하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지면 그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점점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유전자 변형 식품의 안전성과 성장 촉진제를 사용한 돼지의 식용 여부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GMO식품이 매우 안전하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GMO나 GMF의 유해성은 드러난 것이 없고, 단지 그것이 나쁘다고 말하는 GMO공포증 환자들이 성토만 존재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저자는 온라인 상에서 GMF를 살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주위에서 구하지도 못하는 GMF나 GMO에 대해 나쁠 수도 있다는 말만 한다는데 그것은 저자의 말대로 그만큼 소비자들이 GMF나 GMO에 불안해하고 나쁜 인식이 있으니 중국산을 국산으로 속여서 파는 것처럼 유전자변형식품임을 숨기는 것이지 정.말.로. 우리 주변에 유전자변형식품이 없어서 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되어있지 않다니 불안함은 여전히 남는다.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다. 유기농은 건강에 좋다며 유기농 식품과 식재료는 일반보다 비싼 가격에 팔린다. 유기농은 천연 식품이란 이름으로 영양가도 높고, 더 높은 건강을 담보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지만 유기농 작물 생산에는 화학 물질 30여종을 포함해서 50여종의 합성 물질이 사용된다고 한다. 유기농 작물 생산에 그런 화학 물질을 사용해도 된다고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비를 세척하는 표백제, 농로나 도랑에 뿌리는 제초제, 비료 첨가물, 살충제 첨가물 등이 모두 법적으로 허용된다. 우린 유기농이라고 하면 농약이나 화학 물질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을 상상하게 되는데 예상밖이었다.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유기농 제품이라니 기계로 뽑은 수타면 같은 느낌이다. 유기농은 우리가 생각하는 완전 무결한 화학성분 프리가 아니었고 유기농 식품이 농약을 덜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영양이 더 높다는 뜻은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영양가가 높은 것을 먹기 위해 유기농 식품을 사는 건 돈지랄이라고 한다. 그리고 유기농 식품이라고 해서 생산, 유통, 판매까지 모두 친환경인 것도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일부러 유기농이 몸에 좋다는 생각으로 비싼 돈을 내며 구매하는데 썡구라였던 것이다.


유기농 식품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성분 차이가 있는지 등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 한국에선 유기농 외에도 일반 제품보다 성분과 영양이 더 좋은 각종 프리미엄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는데 실제로 프리미엄 제품들이 일반 제품들과 비교해서 비싼만큼 월등히 좋은지, 첨가된 영양분이 섭취 시 몸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정도인지 같은 내용들도 궁금해진다. 이런 내용도 다루어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다.


그외에도 암을 예방한다는 식품들, 암을 유발한다는 발암 식품들, 차에 대한 오해들, 냉동 과채의 영양 문제 등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식품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면 발암 물질이 생기는지, 합성 비타민과 천연 비타민의 비교, 체내에서 생성이 안되기 때문에 먹어주면 좋다는 비타민D에 대한 논란, 고탄저지의 케토제닉 식당의 위험성, 간헐적 단식의 효과 등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저자는 무병장수하게 해주는 식품은 없지만 잘못된 건강 지식이 우리의 몸을 망칠수는 있다고 경고한다. 책을 통해 잘못된 건강 지식을 바로 잡고, 몸의 건강도 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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