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식사에도 과학이 필요해 - 과학 논문에서 찾아낸 내 몸을 지키는 식사법
린칭순 지음, 양성희 옮김 / 원더박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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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음식을 먹는 이유는 단순히 맛있는 것을 먹고 입을 즐겁게 하기 위함은 아니다. 먹는다는 행위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분과 에너지를 얻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 것일까?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서 먹으면 비타민이 파괴된다는 말을 하는데 토마토를 맛있게 먹기 위해 설탕을 뿌리는 것이지 비타민 섭취를 위해 설탕을 뿌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식사를 하거나 무언가를 먹을 때 영양적인 측면보다는 맛이나 가격적인 측면을 더 많이 고려하게 된다.


우리가 식사를 하거나 요리를 하면서 몸에 좋다/나쁘다를 생각할 때는 조리법이나 재료간의 조합들보다는 단일 식재료가 좋은지 나쁜지를 따지거나 특정 음식이 좋은지 나쁜지를 따지는 편이다. 고기만 먹으면 몸에 나쁘다거나 야채를 먹으면 건간에 좋고, 불포화지방산은 나쁘고, 마요네즈는 살이 찌고, 라면 많이 먹으면 안좋고, MSG는 나쁘다는 식이다. 이런 정보는 TV나 인터넷을 통해 퍼지는데 검증되지도 않은 내용들이 사실처럼 알려지는 경우도 많다. 과학적 근거도 없고, 출처도 불분명한 내용들이 버젓이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혼란하게 만든다.


최근에는 TV의 정보방송에서 건강 정보를 가장하여 특정 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을 대놓고 홍보하는 경우가 많아서 건강보조식품의 효능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된다. 실제로 얼마전 TV방송을 통해 유명해진 크릴오일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서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럼에도 방송에서는 뭐가 좋고, 어디에 좋고, 무엇을 위해 꼭 먹어야 한다는 홍보방송을 여전히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건강보조식품도 유행을 굉장히 많이 탄다. 몇 년 전엔 아로니아가 만병통치인 것처럼 말하더니 지금은 전혀 들어볼 수가 없다.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효소, 루테인, 크릴오일, 차가버섯.. 너무 좋다는 것도 많고, 빠르게 유행이 바뀌다보니 정말 무엇을 먹어야 할지, 우리 몸에 정말 필요한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다어트식은 또 어떤가? 무엇이 다이어트에 좋고, 뭘 어떻게 먹으면 독소를 빼주고, 뭘 먹으면 살이 빠지고, 검증되지도 않는 정보가 넘쳐난다. 며칠전엔 다이어트와 해독에 효과적이라는 abc주스의 과대광고를 주의하라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이런 검증되지 않았거나 과대홍보되고 있는 식품들은 암이나 알츠하이머, 각종 성인병 같은 현대인이 두려워하는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고 노화도 막아준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식사에도 과학이 필요해>는 과학적으로 확인된 근거들을 바탕으로 식품과 관련된 건강지식들을 검증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한다. 검증의 과학적 근거는 과학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기초로 하고 있다. 과학 논문을 발표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실험 데이터가 바탕이 되고 엄중한 평가를 거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명확한 효과가 증명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총 4가지 파트로 나누어 좋은 식재료와 나쁜 식재료, 영양제의 진실, 암·알츠하이머·심장병과 같은 각종 질병과 식사의 상관관계, 책 속에 있는 가짜 건강지식에 대해 알아본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 중에서는 이미 알고 있던 내용도 있고, 평소 진위가 궁금하던 내용도 있으며, 의외의 내용도 있었고, 그런 논란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내용도 있었다. 가령 설탕 대용 감미료는 백해무익하다는 내용이나 화학조미료가 우리 몸에 해롭다는 것이 잘못된 상식이라는 내용들은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이다. 물론 어떤 근거로 그런 내용을 믿고 있으냐고 한다면 딱히 제시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단지, 그런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는 소식만을 전해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책에는 앞서 말한 것처럼 과학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근거로 내용의 진위여부를 따져주고 있어서 지금 현재 내가 알고 있던, 하지만 그 근거는 알지 못하는 내용들에 대해 정확한 근거를 뒷받침해준다.


흔히 흰 고기는 몸에 이롭고, 붉은색은 좋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래서 흰 생선살은 좋지만 붉은 육고기는 나쁘다고 말해지는데 붉은 고기가 해롭고, 흰 고기가 더 건강하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은 상식처럼 널리 퍼져있는 흰 고기 만능설이 왜 나온 것일까? 물론 그런 검증되지 않은 상식이 퍼진데에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붉은 고기에는 포화지방과 헴철, 엘카르니틴이 많기 때문에 그런 성분들을 과다 섭취하면 좋지 않다는 직관적인 이유에서 이런 주장이 퍼진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이론으로 정리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런 경우 갈등이 생긴다. 아직 과학적으로 붉은 고기보다 흰 고기가 더 낫다는 것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직관적으로 단순하게 성분 비교만 해봐도 붉은 고기 안에 함유된 성분을 과다섭취하면 좋지 않다고 보이니 좋지 않을지도 모르는 것을 굳이 먹을 필요가 있나?라는 식으로 결론이 나 버린다. 결국 문제는 이렇게 한번 좋지 못하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지면 그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점점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유전자 변형 식품의 안전성과 성장 촉진제를 사용한 돼지의 식용 여부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GMO식품이 매우 안전하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GMO나 GMF의 유해성은 드러난 것이 없고, 단지 그것이 나쁘다고 말하는 GMO공포증 환자들이 성토만 존재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저자는 온라인 상에서 GMF를 살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주위에서 구하지도 못하는 GMF나 GMO에 대해 나쁠 수도 있다는 말만 한다는데 그것은 저자의 말대로 그만큼 소비자들이 GMF나 GMO에 불안해하고 나쁜 인식이 있으니 중국산을 국산으로 속여서 파는 것처럼 유전자변형식품임을 숨기는 것이지 정.말.로. 우리 주변에 유전자변형식품이 없어서 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되어있지 않다니 불안함은 여전히 남는다.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다. 유기농은 건강에 좋다며 유기농 식품과 식재료는 일반보다 비싼 가격에 팔린다. 유기농은 천연 식품이란 이름으로 영양가도 높고, 더 높은 건강을 담보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지만 유기농 작물 생산에는 화학 물질 30여종을 포함해서 50여종의 합성 물질이 사용된다고 한다. 유기농 작물 생산에 그런 화학 물질을 사용해도 된다고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비를 세척하는 표백제, 농로나 도랑에 뿌리는 제초제, 비료 첨가물, 살충제 첨가물 등이 모두 법적으로 허용된다. 우린 유기농이라고 하면 농약이나 화학 물질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을 상상하게 되는데 예상밖이었다.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유기농 제품이라니 기계로 뽑은 수타면 같은 느낌이다. 유기농은 우리가 생각하는 완전 무결한 화학성분 프리가 아니었고 유기농 식품이 농약을 덜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영양이 더 높다는 뜻은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영양가가 높은 것을 먹기 위해 유기농 식품을 사는 건 돈지랄이라고 한다. 그리고 유기농 식품이라고 해서 생산, 유통, 판매까지 모두 친환경인 것도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일부러 유기농이 몸에 좋다는 생각으로 비싼 돈을 내며 구매하는데 썡구라였던 것이다.


유기농 식품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성분 차이가 있는지 등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 한국에선 유기농 외에도 일반 제품보다 성분과 영양이 더 좋은 각종 프리미엄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는데 실제로 프리미엄 제품들이 일반 제품들과 비교해서 비싼만큼 월등히 좋은지, 첨가된 영양분이 섭취 시 몸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정도인지 같은 내용들도 궁금해진다. 이런 내용도 다루어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다.


그외에도 암을 예방한다는 식품들, 암을 유발한다는 발암 식품들, 차에 대한 오해들, 냉동 과채의 영양 문제 등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식품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면 발암 물질이 생기는지, 합성 비타민과 천연 비타민의 비교, 체내에서 생성이 안되기 때문에 먹어주면 좋다는 비타민D에 대한 논란, 고탄저지의 케토제닉 식당의 위험성, 간헐적 단식의 효과 등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저자는 무병장수하게 해주는 식품은 없지만 잘못된 건강 지식이 우리의 몸을 망칠수는 있다고 경고한다. 책을 통해 잘못된 건강 지식을 바로 잡고, 몸의 건강도 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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