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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공포로 다가온 바이러스 - 생명의 정의를 초월한 존재
야마노우치 가즈야 지음, 오시연 옮김 / 하이픈 / 2020년 7월
평점 :

21세기에 접어들고 인류의 역사는 BC(Before Covid19)와 AC(After Covid19)로 나뉘게 된다. 코로나가 처음 창궐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까지 오래 전지구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죽음의 바이러스는 여전히 기세를 떨치고 있으며 전 인류의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눈에도 보이지 않는 이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인류는 커다란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정작 바이러스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바이러스와 세균은 어떻게 다른지,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바이러스의 생태와 우리가 몰랐던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과 특징을 쉽게 알려준다.
책은 바이러스가 어떤 존재인지 소개하고, 그 동안 진행된 바이러스 연구에 대해 알아본다. 또 바이러스의 기원과 선사시대에도 존재했던 바이러스를 알아보고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도 바이러스의 관점에서 새로운 문제제기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보는데 그 동안의 상식을 벗어나는 특이한 바이러스와 수중 속의 바이러스, 인간들을 공격했다가 지금은 정복당한 바이러스와 인간의 몸속에 사는 바이러스 마지막으로 환경의 변화로 인해 생겨난 바이러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도 살펴본다. 인간이 중심이 된 관점이 아닌 바이러스를 중심에 두고 바이러스의 관점에서 바이러스의 여러가지 면모를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우선 세균과 바이러스는 완전히 구분되는 다른 종류의 단세포 생물이다. 우린 바이러스도 하나의 세균이라고 생각하고 그 둘을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취급하지만 세균과 바이러스는 엄연히 다른 미생물로 구성이나 특성, 번식방식 까지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바이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바이러스는 혼자 증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자신의 단백질 구조와 같은 세포 안에 들어가면 세포의 복제 기능을 가져와서 바이러스가 복제된다. 세포 밖에서는 죽어있는 것처럼 생명체다운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포 밖에서의 물질 같은 상태는 '바이러스 입자'라고 부르고 세포 안에 칩입하여 복제를 하는 상태를 '바이러스'라고 한다.
바이러스가 세균 속에 침투하면 짧은 시간 동안 대량의 복제를 하는 특이한 증식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단기간의 대량 복제를 하다보면 중간에 복제가 잘못된 것이 하나씩 나오게 되는데 이게 소위 말하는 바이러스의 변이인 것이다. 코로나의 경우도 이미 많은 변이, 변종이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왜 이런 변이가 생기나 했더니 말 그대로 복제 과정 중의 돌연변이가 생긴 것이었다. 변이가 생기면 기존의 백신의 효과를 똑같이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백신 개발에 어려움을 가져온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를 다루는 책에서는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과거에 대유행했던 바이러스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책엔 특이하게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략 3가지 가설이 제시되고 있는데 세포나 생물이 나타나기 전부터 바이러스가 존재했다는 가설과 세포가 먼저 존재하고 그 세포에서 빠져나왔다는 가설, 세포가 퇴화하여 증식기능이 사라진 바이러스가 나타났다는 가설이다.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가설을 밝히기 위해 바이러스의 화석인 고바이러스학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데 B형 간염바이러스의 경우는 무려 12만 5천년 이전부터 존재하던 바이러스도 있다고 하니 바이러스의 생명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세포 밖에서는 활동하지 않는 죽은 것과 비슷한 형태로 존재한다고 했는데 세포 밖에서도 죽지 않고 오래 사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도 존재하고, 노로바이러스는 생존력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천연두는 무려 50년이나 살아 있었던 케이스도 보고되었다. 또 일반적인 생물이 살기 어려운 온천처럼 극한의 환경에서 사는 바이러스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또 일정한 조건이 되면 몇만년 동안 동결 상태로 있거나 바디가 부서진 상태에서도 부활하기도 한다. 기존의 상식을 깨는 바이러스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게 되었다.
바이러스의 감염력은 60도에서는 몇 초, 37도는 몇 분, 20도에서는 몇 시간, 4도에서는 며칠간 유지된다고 한다. 이렇게 바이러스의 감염력은 열에 약해서 온도가 높으면 감염력이 낮아지는데 그래서 여름이 되면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코로나 판데믹 상황에서는 그런 온도에 따른 감염력은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뜨거운 물을 마시라거나 하는 루머도 돌았는데 바이러스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이 없어서 생긴 것들이었다. 우리는 바이러스에 둘러싸여 바이러스와 함께 살고 있다. 우리의 DNA에도 수많은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가지는 것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바이러스를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생명에도 관여하는 바이러스의 생태를 제대로 알고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