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 영단어 : 전치사 편 - 영어의 완성은 전치사 입니다 최우선 영어 단어 시리즈
김정호 지음 / 바른영어사(주) / 202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영어공부를 시작하면 명사나 동사에 집중하게 된다. 기초단계에서는 단순한 단어의 나열만으로 문장이 만들어지고, 의미가 전달되기 때문에 명사와 동사를 중심으로 공부하게 되지만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전치사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좀 더 고급스럽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위해서는 전치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전치사가 빠지면 문장의 뜻이 전혀 엉뚱하게 바뀌는 경우가 생기므로 다양하고 정확한 표현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전치사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영어의 전치사는 100여개 정도 된다고 하는데 명사나 동사에 비하면 그 수가 비교도 안될만큼 적다. 그런데 문제는 얼마 되지도 않는 이 전치사가 어렵기로는 훨씬 더 어렵다는 점이다. 하나의 단어가 수많은 뜻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같은 표현에서도 한끗차이로 다른 뉘앙스를 가지기도 하기 때문에 케바케로 전치사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외워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미묘한 차이를 제대로 알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서 고급 단계로 넘어가면서 전치사를 접하게 되면 좌절하게 되는 것이다.


전치사는 명사 뒤에 붙는 우리말의 토씨에 해당된다고 한다. 말 한마디로 토씨가 달라질 수도 있듯이 전치사 하나가 문장의 전체 맥락을 바꿀수도 있는 것이다. 영어의 완성은 전치사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전치사를 두고 동사는 심장이며 전치사는 혈관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전치사의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홀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전치사는 말 그대로 前置 앞에 두는 말이다. 명사나 대명사 앞에 쓰이며 뒤에는 항상 목적어를 가지는 특징이 있다. 뒤에서 목적어를 받고, 앞에서는 경우에 따라 동사, 형용사, 명사 들을 두어 특정한 의미를 형성해 내는데 전치사의 위치에 따라 각각 다르게 사용된다. 명사나 동사와 어울어져서 마치 숙어처럼 의미를 가지고 쓰이는데 이것을 관용어처럼 통채로 외워두면 문장을 만들 때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책에는 여러 전치사 중 중요도에 따라 가장 먼저 알아야 할 52개의 전치사를 다루고 있고,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관용어 700여개를 소개하고 있다. 하나의 단어(전치사)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위치에 따라 어떻게 바뀌고,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아보고, 전치사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식으로 활용할지를 쉽게 설명해준다.


하나의 전치사가 사용되는 모든 경우를 일괄적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해당 전치사가 전체적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개념을 잡는데 유리하며, 큰 틀에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공부를 해나가면서 교재에 나올 때마다 하나씩 내용을 확장해가는 식이라면 나중에는 헷갈리고, 내용이 뒤섞여서 암기하기도 어려워지겠지만 한번에 전체적인 쓰임과 활용되는 방식을 이해해놓으니 개념잡기가 확실히 수월하다.


해당 전치사와 관련된 동사구를 전부 정리하여 소개해놓아서 활용되는 형태와 쓰임에 따라 비슷한 유형의 동사구끼리 묶어서 취급하니 암기하기도 쉽다. 그리고 각각의 동사구에는 회화와 독해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관용표현의 예문이 달려있어서 전치사가 활용되는 방식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고, 실제 회화나 독해에서 바로 활용할 수도 있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전치사를 잘 활용하면 좀 더 풍성하고,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운 표현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작의 공간을 걷다
이경재 지음 / 소명출판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 작품을 읽어보면 소설의 무대가 중요하게 작용하거나 배경이 인상에 깊게 남는 소설이 있다. 가령 빨간머리 앤에서 초록 지붕 집과 기차역, 기쁨의 하얀길, 유령의 숲과 같은 공간은 단순히 하나의 에피소드가 일어나는 이야기의 배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앤의 성격과 개성을 보여주는 매개체로 이용된다. 이처럼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인물이 등장하고 사건이 전개되는 무대이지만 단순한 물리적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시대의 변화, 사회비판, 인물의 심리 등이 투영되는 또 하나의 캐릭터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 공간은 인물과 떨어트려놓고 생각할 수 없고 사건과 한 셋트로 취급되기도 한다. 공간과 인물과 사건은 서로 얽혀서 하나의 작품을 구성한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그 동안은 문학 연구에 있어 공간은 그리 중요하게 취급받지 못했었는데 작가는 이 책에서 39편의 한국현대문학을 공간들에 촛점을 맞춰서 작품의 의미를 해석한다. 특히 실제로 걷고, 발을 디딜 수 있는 현장감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소설에 나오는 장소를 텍스트에 한정된 배경이 아니라 실제 공간으로 이해하면 작가가 그 공간을 어떤 의미로 썼는지 새롭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1906년 개화기에 나온 이인직의 '혈의누'부터, 2008년작 권정생의 '랑랑별 때때롱'까지 100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한국현대문학을 균형있게 꼽았으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장소들도 북촌, 포항, 안동 원촌, 봉평, 경주, 제주 등 전국 각지를 두루 담고 있고, 캘리포니아, 오사카, 프랑스, 도쿄, 가마쿠라 등 해외의 장소도 소개하고 있다. 작가는 김동인의 '감자'의 장소인 평양을 제외한 모든 곳을 직접 찾아가 답사하고 사진으로 담아서 책에 실어놓았다. 책에서 소개한 소설 중 최근의 작품들은 생소한 것도 몇 작품이 있다. 하루키나 베르베르 같은 외국의 인기 작가의 작품을 선호하여 상대적으로 한국의 현대 문학은 소홀히 했던 탓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아동용 소설을 제외하면 크게 주목받는 한국 소설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읽어봤던 예전 작품들도 대부분 중고등학교 때 수능을 준비하며 수험용으로 '공부'를 위해 읽었던터라 문학작품을 시험용으로 분석하며 이해했지 제대로 읽었다고 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이육사의 '광야'의 의미라거나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빼앗긴 들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식으로만 작품을 접하고, 소설 속의 장소를 상징으로만 해석하였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예전에 암기식으로 이해하고 외웠던 내용들을 조금 더 폭넓게 해석하고 작가가 장소에 그런 의미를 부여하게 된 과정을 쫓아가며 작품 외적으로 그 장소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더한다.


각각의 내용에는 소설 속 무대가 되는 실제 장소에 대한 배경설명과 현재의 모습, 그 공간을 묘사한 작품의 인용, 작가의 삶에 대한 설명, 작가가 쓴 소설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세계관과 작가의 정신 등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공간에 촛점을 맞추고 있지만 작가의 가치관과 그 소설을 쓸 때의 시대정신 등이 그 공간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 그 공간이 작가의 삶의 궤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작가가 그 글을 쓸 무렵 그 공간을 보며 느꼈을 심리는 어떠했을지, 작가에게 그 공간의 의미는 무엇인지와 같은 다양한 관점으로 작가와 공간, 소설을 하나로 엮어 분석한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서 그려낸 공간은 실제 역사적 공간의 성격과 일치하게 그려낸 경우도 있고, 자신이 어려서부터 살던 곳의 이미지를 소설속에 녹여낸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작가가 보고 거닐던 공간의 풍경을 우리는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만약 그곳에 가면 작가가 보고 느꼈던 그 풍경의 공간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은 또 다른 방식으로 소설을 읽어내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실제 그 공간의 역사적 의미와 작가가 그곳에서 살았던 삶의 이력을 따라가다보면 현실의 공간이 소설의 공간으로 표현된 의미의 당위성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또 어떤 소설의 배경은 일제강점기나 한국 전쟁 같은 민족사의 비극과 그로 인해 발생하게 된 여러가지 사회 문제를 이미지화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배경 그 자체가 소설의 주제의식을 담고 있기도 하고, 공간 속에 아픈 역사를 겪으며 살아온 민초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이야기가 벌어지는 무대 그 이상으로 이야기 자체를 담고 있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무엇인지, 그 메세지가 공간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어졌는지, 그 공간은 작가의 실제 인생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지 작가와 작품, 공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옷장을 열면 철학이 보여 탐 그래픽노블 1
쥘리에트 일레르 지음, 세실 도르모 그림, 김희진 옮김, 김홍기 감수 / 탐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패션이란 말의 정의를 찾아보니 특정한 시기에 유행하는 복식을 뜻하는 말로 원래는 상류층 사람들 사이에서 볼 수 있었던 유행을 의미한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패션이라고 하는 것이 옷, 의복을 일컫는 대명사라고만 생각했는데 단순히 옷을 뜻하는 의미가 아닌 변화와 유행을 뜻하는 것에 방점이 찍히고 있었다. 그래서 실제로 이런 의미의 패션이 등장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나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때는 몇 세기에 걸쳐 사소한 변화만 있을 뿐 기본 복장에서 크게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변화가 없으니 패션, 옷의 유행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던 것이다.


14세기가 지나서야 패션, 옷의 유행이라는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과거에는 단순히 몸을 보호하고 알몸을 감추기 위해 둘렀던 천조각에 지나지 않았던 옷의 개념이 변화한 것이다. 이는 시대정신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패션, 유행이란 일시적인 것이 지배하는 것으로 소비현상이지만 경제적 반응이 아닌 미학적 행동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과시적인 행동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근대 사회에 들어 패션이 탄생한 이유를 세가지로 꼽는다. 과거의 전통보다 현재의 새로움을 더 가치있게 여기고, 사람들이 각자의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쾌락과 유혹의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옷이란 것의 개념이 헐렁한 천조각으로 몸을 감싸기만 하던 것에서 육체의 매력을 드러내며 자신의 개성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도구가 된 것이 근대에 들어 사람들의 인식이 변한 것과 맞닿아 있다는 식이다. 그런 점에서 패션은 관습의 혁명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시대와 지역에 따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달라지고, 그 욕구가 패션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이런 이유로 패션에는 당시의 시대정신과 사회성이 담겨있게 된다. 유행하는 패션을 모두 실용적인 이유나, 미학적인 이유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도대체 왜 이런 것이 유행하는지 이해가 안되는 것도 많이 있는데 그것은 생존이 아닌 사회적 필요에 의해 유행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패션을 살펴보면 그 사회와 사람들을 알 수 있게 된다. 시대와 사회의 철학이 패션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철학(유행)은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과 차별화 되기 위해 만들었고, 가난한 사람들은 그것을 모방하며 유행이 퍼져나가게 된다고 한다. 패션이 계급을 상징하는 것이고,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과 차별화되기 위해 계속 새로운 유행을 만들고, 가난한 사람을 계속 그것을 모방한다. 겉모습을 비슷하게 해서 부자처럼 보이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새로운 유행이 계속 만들어지는 것이 그저 업자들이 돈을 벌어먹기 위해 새로운 패션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패션은 상류층이 하류층과의 간격을 유지하려는 욕구와, 하류층의 신분 상승 욕망이 만들어낸 것이라니 의외이고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문제는 패션이 계급을 상징하는 시간은 아주 짧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겐 패션으로 신분 상승하려는 욕망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한때 등골브레이커라는 말이 유행했었는데 중고등학생들 사이에 노스페이스나 롱패딩 등이 유행하면서 유행하는 비싼 옷을 아이에게 사주기 위해 부모의 등골이 휘어진다는 씁쓸한 세태에 대한 풍자가 담긴 말이었다. 브랜드 간의 가격차도 크고,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고가의 제품을 입어줘야 그야말로 '가오'가 살기 때문에 옷으로 계급이 나뉘어졌었다. 이런 현실을 떠올려보니 패션이 계급을 나누기 위해 생겨났다는 말이 납득이 된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하는데 앞서서 패션은 자신의 '개성'을 나타낸다고 했다. 그리고 요즘처럼 개성시대를 목놓아 외치는 때도 없다. 그렇게 개성을 중요시하고 유니크한 것을 추구하면서도 정작 유행에 굉장히 민감하여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거리를 누비는 '몰개성'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어떤 연예인이 어떤 아이템을 하고 나오면 바로 완판이 되는 일이 수시로 발생한다. 철학자 '르네 지라르에'는 이런 현상에 대해 우리가 민감하게 최신 유행을 따르는 것은 욕망 충족을 꿈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라캉은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했는데 말하자면 욕망을 모방하려는 심리가 유행을 따르려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나 자신의 욕망이 아닌 다른 사람을 따라 다른 사람의 욕망대로 옷을 입는 것은 맞는데 아무나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이 아니다. 르네는 우리는 우리가 동경하는 모델의 욕망을 모방한다고 말한다. 선택받은 누군가의 우월성을 따라함으로써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표출되는 것이란 설명이다. 쉽게 말해서 유명 연예인을 따라하면서 자기도 그런 유명 연예인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그래서 광고에서 제품보다 모델을 앞세우는 것이라고 한다. 모델을 내세움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모델이 가진 유명세를 구매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열광적인 패션의 변화는 주로 여성들에게서만 보인다. 남성 패션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여성들의 패션은 굉장히 자주, 많이 변해왔다. 워너비가 되고 싶은 욕망은 남성에게도 있을텐데 왜 패션은 여성의 전유물이 된 것일까? 과거에는 남성들도 패션을 열광적으로 즐겼지만 18세기 말이 되자 남자들은 액세서리를 포기하고 실용적인 것에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을 심리학자 '존 칼 플루겔'은 남성성의 포기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가방, 보석, 하이힐 같은 패션은 현재는 여성들이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는데 만약 남성들이 이런 것들을 포기했다면 여성성을 포기한 것이라고 봐야하는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 여성성을 포기하고 남성성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니라 남성성의 포기라고 보는 관점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쨌건 이 시점부터 남성들은 자신을 꾸미고 신체를 드러내며 자신을 표현하는 욕망을 억누르고 대신 여성을 관찰하는 욕망으로 변했다고 한다. 표현하는 욕망에서 관찰하는 욕망으로의 전이. 그리고 남성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욕구가 억압되자 억압된 욕구를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여성을 향해 분출하게 되었다고 한다. 요즘도 남자들은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자들을 보면 비난하는 일이 많은데 정작 그것을 즐기면서 비난한다는 점에서 관찰의 욕망과 억압된 욕구에 대한 공격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설명을 듣고나니 남자들의 이중적인 심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대로 여성들이 화려한 옷으로 치장하는 것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고 이는 남편의 경제적 성공을 의미한다. 그래서 아내가 화려한 옷을 입고 꾸미는 것은 남편의 노출 욕망을 대리충족시키는 것과 동시에 남편을 대리만족 시켜준다고 한다. 즉, 남자는 사회적 지위에 맞게 어둡고 심플한 수트만 입게 되는데 그래서 꾸미고 싶은 욕망을 여자에게 투영해서 여자가 화려하게 꾸미는 것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아내가 화려하게 꾸밀수록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는 것이라서 여자는 트로피 와이프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들만 패션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다는 썰.


또 독일의 철학자 '게오르크 지멜'은 여성이 나 자신으로서 존재하려는 의지가 치장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했다. 여성은 사회적 지위가 낮고, 직업도 가질 수 없고, 노동에 배제되어 돋보일 수가 없으므로 자신을 꾸미는 것으로 돋보이려는 심리가 있다는 썰이다. 패션이 여성에게서 거세된 직업적 지위를 대신한다는 주장이다. 페미니스트들이 듣는다면 분노할 이야기겠지만 과거의 남녀간에 차별이 존재하던 시절의 철학적 논리이므로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주장이 이해는 된다. 하지만 그런 성차별이 사라지고 여성이 사회 진출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요즘에도 여성들은 꾸미고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것은 어떻게 설명할수 있을까. 아마도 사회가 만들어낸 성역할의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가 그렇게 가르치고 그런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서 예전의 여성성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 이어져내려오는 것이라고 말이다.


패션을 여러가지 관점으로 읽어내며 단순하게 생각했던 내용들 속에 담겨있는 패션의 역사와 사회의 변화에 대한 철학적 담론들을 살펴본다. 각각 철학자와 심리학자들의 개념을 반영하여 인문학적으로 패션을 생각해보게 하는 재미있는 책이다. 만화로 되어 있어서 읽기도 편하고, 패션에 숨어있는 메세지를 읽어내는 시도도 눈여겨볼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의 모든 것의 종말 - 과학으로 보는 지구 대재앙
밥 버먼 지음, 엄성수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인류의 종말은 헐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이다. 자연재해, 전염병 창궐, 유성충돌, 대홍수, 핵전쟁, 좀비아포칼립스, 외계인 침공 등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종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런 소재 중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종말의 시나리오는 어떤 것이며, 그 실현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인류가 지구에 나타나면서 지구는 인류 출현 이전과 비교해 많이 황폐화되었는데 그 중에서 특히 산업혁명 이후 급격한 환경오염과 자연파괴가 발생한 최근 몇 백년을 인류세라고 부른다. 지난 200년 동안 인간의 과학기술과 의학은 급속도로 발전해왔다. 그로 인해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게 되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과학의 발전은 에너지 고갈, 식량의 부족, 자연환경오염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을 유발시켰다.


올해 전세계적으로 창궐한 코로나19는 이미 백만명에 가까운 사람의 목숨을 빼았았고 이 재난은 현재진행형이다. 또 작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6개월동안 계속된 호주의 대규모 산불은 엄청난 면적의 숲을 불태우고 수십억의 생물이 소사했다. 한국에서는 올해 기상이변으로 역대 가장 긴 54일의 장마가 지속되었다. 중국과 일본에도 오랜 장마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그외에도 미국 덴버에선 40도 폭염 후 다음날 폭설이 내리기도 하고,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시베리아는 135년 만에 최고온도를 기록했다. 2020년은 전세계가 코로나와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세계에서 발생한 기상이변은 모두 지구온난화가 일으킨 자연재해이다.


영화에서만 보아오던 전지구적 재난 상황을 실제 현실에서 겪게 되었고, 전문가들은 인류의 종말이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고, 어쩌면 그 마지막의 시간은 생각보다 더욱 빠르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어떤 이유이건 전지구적 영향으로 인해 마치 과거에 공룡이 멸종했듯이 어느 순간 지구에서 인류의 존재가 지워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런데 저자는 지구에서 인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주적 격변으로 인해 지구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이런 가설은 단순한 영화적 상상이 아니라 과학적인 사실에 기반한 팩트라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인간의 잘못으로 지구를 오염시키고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인간의 시점이 아닌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잘못과는 상관없는 우주의 격변 속에서 자연스럽게 인류의 종말, 아니 지구의 종말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주의 대부분은 거의 움직임이 없으며 우리는 우주의 변화를 느끼지도 못할 것이고, 우리 눈에 보이는 수많은 우주의 별들 중 90%는 우리의 관심도 못받다가 조용히 사그러들 것이다. 하지만 우주에서 과격한 큰 움직임이 발생하면 단순히 주변을 조금 흔드는 정도가 아니라 우주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정도로 그 파급 력이 굉장히 크다.


빅뱅이 일어나고 1억 1800만년 후에 최초의 별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리고 별들은 서로 중력으로 묶여 있는데 이 거대한 은하계 중 하나가 우리 태양계이다. 지구가 생겨나고 10억년 정도 지난 후 화성 크기정도 되는 테이아라는 행성이 지구로 날아와 충돌했다고 한다. 그 여파로 지구의 지각 전체가 파괴되었고, 그때 파괴된 테이아 행성의 조각들은 지구의 잔해와 섞여 녹아내려 지구의 핵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지금도 그 때의 그 행성 조각이 지구의 중심에 남아있는 것이다. 다행히 그때는 생명체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생명의 멸종이라는 개념은 없었지만 말 그대로 온 지구를 뒤흔든 재난이었다.


우주적 시간과 우주적 관점에서는 우주의 일부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어서 그 움직임 속에서 별이나 행성들끼리 서로 충돌하는 대격변이 실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현실적으로 당장 가까운 시간 안에 지구에 닥치지는 않을 것이고, 실제로 별들이 충돌하는 것을 목격한 것은 단 두 번 뿐으로 굉장히 희귀한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별이나 행성이 아니라 무려 두 은하계가 충돌하는 것은 의외로 더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모든 은하계는 평생 한번 이상은 반드시 충돌한다고 한다. 축구장 내에서 축구공 두 개가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큰 축구장 두 개가 충돌하는 것은 규모가 큰 만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은하계가 충돌하는 것은 아예 규모의 차원이 다르다. 앞으로 40억년 후 우리 은하계와 안드로메다 은하가 충돌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그야말로 우주적 수준의 종말이 될 것이다.


1부에서는 우리가 직접 겪지는 못했지만 우주적 차원에서 실제 발생했던 우주의 대격변을 과학적 시각으로 알아보았다면 2부에서는 오랜 지구의 역사 속에서 지구가 겪은 대격변을 알아본다. 공룡의 멸종에서부터 전염병, 세계대전, 핵발전소 멜트다운, 핵융합 재앙, 지진과 쓰나미 등 실제 우리가 겪었던 지구 종말의 시나리오를 알아본다. 이중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 , 미국 스리마일 섬에서 발생한 원자로 노심 용융사고, 핵탄두 등 핵과 관련된 시나리오가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어쩌면 현실적으로 가장 발생가능성이 높은 것이 핵과 관련된 시나리오가 아닐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국지 - 책 읽어드립니다, 임기응변의 지혜, 한 권으로 충분한 삼국지
나관중 지음, 장윤철 편역 / 스타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삼국지를 한번도 읽지 않은 사람과는 친구도 하지 마라. 삼국지를 세번이상 읽은 사람과는 언쟁을 하지 마라. 삼국지를 열번이상 읽은 사람은 상대도 하지 마라는 말이 있다. 한번도 읽지 않은 사람은 똥멍청이라서 친구로 삼을 가치가 없고, 세번 읽은 사람은 지략이 뛰어나니 언쟁을 하면 진다는 뜻이고, 열번 이상 읽은 사람은 계책과 모략이 뛰어나서 다른 사람을 가지고 놀게 되니까 상대를 하지말라는 뜻인 것 같다. 그만큼 삼국지에는 세상의 지혜와 사람을 다루는 기술, 필승의 기법들이 담겨있어서 그것을 읽는 사람에게 전쟁같은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한 인생의 지혜와 처세술을 가르쳐 준다.


하지만 이렇게 세상좋은 인생의 지혜가 담긴 삼국지를 읽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마도 가장 먼저 그 방대한 분량에 압도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약본을 제외하면 보통 삼국지는 10권으로 구성되는 것이 많다. 삼국지연의는 방대한 분량의 역사소설이다.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의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워낙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수많은 사건과 암투, 전투들이 발생하다보니 말그대로 대하드라마처럼 그 내용이 끝도 없다. 그래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읽기 위해서는 시간이 굉장이 많이 필요하다. 당장 중국의 옛지명부터 우리에겐 익숙치 않아서 책을 읽다가도 계속 지도을 찾아보며 위치를 확인하는 일도 잦다. 그래서 책을 제대로 완독하려면 시간을 길게 잡고 긴 호흡으로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그래야 이해가 된다.


그리고 삼국지는 기본적으로 국가간의 전쟁을 다루고 있는 전쟁소설이다. 그래서 이런 쪽으로 관심이 없다면 책이 재미가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물론 글 자체가 워낙 재미있고, 박진감이 넘치다보니 전쟁소설을 크게 싫어하지 않는다면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한다고 하겠지만 이런 장르를 싫어하는 사람에겐 좋아하지도 않는 내용을 읽어야 하는 부담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건 [한 권으로 충분한, 한 번은 읽어야 할  삼국지]는 나름의 이유로 삼국지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아직 삼국지를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나, 읽다가 포기한 사람, 삼국지를 좋아해서 여러번 읽었던 사람이라도 다시 부담없이 가볍게 삼국지 이야기를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그 방대한 스토리를 한권으로 요약하여 삼국지를 소개하고 있다.


방대한 분량을 한권으로 조져야하기 때문에 전개가 매우 빠르다. 필요없는 가지는 빼버리고, 핵심적인 주요 사건과 사상,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지략 기술 등을 담고 있다. 아무래도 원작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투장면이나 장수간의 일기토의 묘사는 과감하게 생략되었다. 어차피 어떤 전투건 칼과 칼이 부딪히고, 활이 날아가는 전투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그런 전투씬의 디테일한 묘사는 생략되었다. 하지만 전투의 싸움장면이 아닌 전쟁의 규모나 출전한 장수들의 면면, 전투 자체의 특이점과 차별화된 계략과 전술, 지략대결, 이후 역사의 흐름에 미친 영향, 전쟁을 보는 인물들의 관점 등은 전부 기술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이 삼국지의 큰 재미 포인트이기 때문에 전쟁의 묘사는 없지만 여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굵직굵직한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호흡을 빠르게 가져가다보니 지루하지 않고, 진도도 빠르게 술술 빠진다. 장수 중에서도 쩌리들은 쳐내고 한가닥 하는 장수들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니 마치 올스타전 같은 화려하고 멋진 대결구도가 펼쳐진다. 그래서 싸움이면 싸움, 지략이면 지략 모든 면에서 박진감이 넘치고 흥미진진하게 읽게 된다. 한권으로 요약해놓았지만 삼국지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아이콘 같은 장수와 상징적인 계략과 전투는 대부분 소개되고 있어서 초심자의 입맛엔 잘 맞을 것 같다. 보통 삼국지 초심자들은 위촉오 삼국 중 유비, 관우, 장비의 촉국을 지지하는 경향이 많은데 그래서 여기서도 전체적으로 촉국의 관점으로 촉국에 많이 치중해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조조와 원소가 중원의 패권을 놓고 맞섰던 삼국지의 첫 대규모 전투인 관도대전이 굉장히 짧게 서술되었다는 점이다. 관도대전, 적벽대전, 이릉전투는 삼국지의 3대 대전으로 규모적으로도 그렇고, 소설의 재미라는 측면으로도 그렇고, 역사적인 의미로도 각각 위촉오의 존망을 결정한 굉장히 중요한 전투이다. 적벽대전은 삼국지 내에서 가장 재미있고, 유명한 파트라서 따로 하나의 챕터로 때어내어 다루고 있고, 이릉전투도 유관장의 촉국 관점에서는 중요한 전투라서 나름 길게 이야기하는데 관도대전은 많이 짧게 다루고 있어서 아쉽다. 유비와는 대척점에 있는 조조와 초반에 이름을 올리고 사라진 원소 간의 전쟁이라 유비 시점의 스토리텔링에선 가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관도대전이 이런 취급을 받을 전투가 아닌데 아쉽다.


촉군 이야기이지만 제갈량이 남만을 평정한 내용도 많이 줄여졌다. 이 남만 평정기는 그동안 계속 보아온 전형적인 전투 스타일이 아니라 특이한 내용이 많아서 꽤 재미있기에 보통 삼국지 소설에선 꽤 길고 비중있게 다루어지는데 여기서는 그다지 길게 다루진 않는다. 하긴 이 이야기는 중요 내용을 제외하면 전부 싸우는 이야기라서 앞서 말한 대전제처럼 전투에 대한 묘사를 줄이다보면 적절하게 배분이 된 것처럼도 느껴진다. 반대로 후삼국에 대한 이야기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제대로 다루어진다. 일반적으로 유관장, 조조 등의 인기 캐릭터가 모두 사라지고 난 후 진이 통일을 하기까지의 이야기는 굉장히 홀대받는데 여기서는 하나의 챕터를 할애하여 비교적 잘 다루고있다. 그래서 후삼국의 이야기까지 비교적 균형있게 접할 수 있다.


삼국지를 읽고 싶지만 너무 길고 방대한 양에 엄두가 안 나거나, 캐릭터와 지명이 너무 많아 읽기도 전에 머리가 아프고, 복잡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읽는 것이 힘들었던 사람, 오랜만에 가볍에 삼국지를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책으로 한권으로 삼국지의 액기스를 쏙쏙 맛볼 수 있는 패스트푸드 삼국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