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것의 종말 - 과학으로 보는 지구 대재앙
밥 버먼 지음, 엄성수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인류의 종말은 헐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이다. 자연재해, 전염병 창궐, 유성충돌, 대홍수, 핵전쟁, 좀비아포칼립스, 외계인 침공 등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종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런 소재 중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종말의 시나리오는 어떤 것이며, 그 실현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인류가 지구에 나타나면서 지구는 인류 출현 이전과 비교해 많이 황폐화되었는데 그 중에서 특히 산업혁명 이후 급격한 환경오염과 자연파괴가 발생한 최근 몇 백년을 인류세라고 부른다. 지난 200년 동안 인간의 과학기술과 의학은 급속도로 발전해왔다. 그로 인해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게 되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과학의 발전은 에너지 고갈, 식량의 부족, 자연환경오염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을 유발시켰다.


올해 전세계적으로 창궐한 코로나19는 이미 백만명에 가까운 사람의 목숨을 빼았았고 이 재난은 현재진행형이다. 또 작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6개월동안 계속된 호주의 대규모 산불은 엄청난 면적의 숲을 불태우고 수십억의 생물이 소사했다. 한국에서는 올해 기상이변으로 역대 가장 긴 54일의 장마가 지속되었다. 중국과 일본에도 오랜 장마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그외에도 미국 덴버에선 40도 폭염 후 다음날 폭설이 내리기도 하고,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시베리아는 135년 만에 최고온도를 기록했다. 2020년은 전세계가 코로나와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세계에서 발생한 기상이변은 모두 지구온난화가 일으킨 자연재해이다.


영화에서만 보아오던 전지구적 재난 상황을 실제 현실에서 겪게 되었고, 전문가들은 인류의 종말이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고, 어쩌면 그 마지막의 시간은 생각보다 더욱 빠르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어떤 이유이건 전지구적 영향으로 인해 마치 과거에 공룡이 멸종했듯이 어느 순간 지구에서 인류의 존재가 지워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런데 저자는 지구에서 인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주적 격변으로 인해 지구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이런 가설은 단순한 영화적 상상이 아니라 과학적인 사실에 기반한 팩트라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인간의 잘못으로 지구를 오염시키고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인간의 시점이 아닌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잘못과는 상관없는 우주의 격변 속에서 자연스럽게 인류의 종말, 아니 지구의 종말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주의 대부분은 거의 움직임이 없으며 우리는 우주의 변화를 느끼지도 못할 것이고, 우리 눈에 보이는 수많은 우주의 별들 중 90%는 우리의 관심도 못받다가 조용히 사그러들 것이다. 하지만 우주에서 과격한 큰 움직임이 발생하면 단순히 주변을 조금 흔드는 정도가 아니라 우주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정도로 그 파급 력이 굉장히 크다.


빅뱅이 일어나고 1억 1800만년 후에 최초의 별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리고 별들은 서로 중력으로 묶여 있는데 이 거대한 은하계 중 하나가 우리 태양계이다. 지구가 생겨나고 10억년 정도 지난 후 화성 크기정도 되는 테이아라는 행성이 지구로 날아와 충돌했다고 한다. 그 여파로 지구의 지각 전체가 파괴되었고, 그때 파괴된 테이아 행성의 조각들은 지구의 잔해와 섞여 녹아내려 지구의 핵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지금도 그 때의 그 행성 조각이 지구의 중심에 남아있는 것이다. 다행히 그때는 생명체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생명의 멸종이라는 개념은 없었지만 말 그대로 온 지구를 뒤흔든 재난이었다.


우주적 시간과 우주적 관점에서는 우주의 일부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어서 그 움직임 속에서 별이나 행성들끼리 서로 충돌하는 대격변이 실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현실적으로 당장 가까운 시간 안에 지구에 닥치지는 않을 것이고, 실제로 별들이 충돌하는 것을 목격한 것은 단 두 번 뿐으로 굉장히 희귀한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별이나 행성이 아니라 무려 두 은하계가 충돌하는 것은 의외로 더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모든 은하계는 평생 한번 이상은 반드시 충돌한다고 한다. 축구장 내에서 축구공 두 개가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큰 축구장 두 개가 충돌하는 것은 규모가 큰 만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은하계가 충돌하는 것은 아예 규모의 차원이 다르다. 앞으로 40억년 후 우리 은하계와 안드로메다 은하가 충돌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그야말로 우주적 수준의 종말이 될 것이다.


1부에서는 우리가 직접 겪지는 못했지만 우주적 차원에서 실제 발생했던 우주의 대격변을 과학적 시각으로 알아보았다면 2부에서는 오랜 지구의 역사 속에서 지구가 겪은 대격변을 알아본다. 공룡의 멸종에서부터 전염병, 세계대전, 핵발전소 멜트다운, 핵융합 재앙, 지진과 쓰나미 등 실제 우리가 겪었던 지구 종말의 시나리오를 알아본다. 이중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 , 미국 스리마일 섬에서 발생한 원자로 노심 용융사고, 핵탄두 등 핵과 관련된 시나리오가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어쩌면 현실적으로 가장 발생가능성이 높은 것이 핵과 관련된 시나리오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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