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 계속 다녀도 괜찮을까 - 실패하지 않는 이직 사고법
기타노 유이가 지음, 노경아 옮김 / 비씽크(BeThink)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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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하다보면 1, 3, 5년차에 위기가 온다고 한다.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하고, 직장상사의 얼굴에 사표를 던지고 멋지게 뒤돌아서 걸어나오는 상상을 하며, 그런 생각에 매일 아침 회사에 가는 것조차 곤욕스러워진다. 하지만 무작정 회사를 나오는 건 너무 대책이 없는 일이다. 직장선배나 친구들은 이직 할 곳을 정해놓은 다음 회사를 그만두라고 조언하기도 하지만 회사에 다니면서 다른 곳을 알아보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며, 애초에 그런 한가한 시간조차 없이 일을 굴리기 때문에 힘들어서 그만두려는 것이지 않겠는가. 게다가 대한민국 회사는 다 거기서 거기라며 다른 곳에 가도 별 다를 게 없을테니 다른 회사 가서 새로 적응하고 똑같이 힘들바엔 그냥 거기 계속 다니면서 경력이나 쌓는게 낫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럴 때면 회사에 계속 다닐지, 하루라도 빨리 관두고 이직할지 무척이나 고민이 된다.


또 한국 사회에선 과거 평생직장이란 말이 있었을 정도로 이직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회사에 충성하고 한곳에 뼈를 묻는 것이 미덕인 적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이런 식의 마인드가 많이 희석되긴 했지만 나이 많은 고용인들은 여전히 이런 올드한 마인드에 빠져있어서 이직이 많은 사람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란 선입견을 가지기도 한다. 물론 지금 세상에는 말이 안되는 소리지만 고용인들이 고리타분한 생각을 하는 이상 피고용인의 입장에선 이직을 많이 한 것이 이직할 때 장점으로 작용되진 않는다는 뜻이고 이런 상황도 이직을 고려할 때 고민거리가 된다.


이직을 생각한다지만 이직이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특히나 요즘같은 경제 위기에 내 마음에 다 맞는 직장을 구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 이런 상황 때문에 더욱 이직을 고민하게 된다. 지금의 내 능력으로 이직이 가능할지, 연봉이 떨어지진 않을지, 환경이나 동료들이 더 나빠지진 않을지 막막하고 불안해지기도 한다. 말하자면 이직은 불확실한 미래에 승부를 거는 일종의 도박과도 같은 행위인 것이다.


이직에 필요한 것은 이런 불확실성이 제거된 명확한 판단 기준이다. [이 회사 계속 다녀도 괜찮을까]은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기에는 뭔가 아깝고, 새로운 곳으로 이직하기엔 불안한 사람을 위한 안내서로 저자는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명확한 해답을 제시해준다. 이직을 겁내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정말 지금 그 회사가 영 아니다싶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게 낫다고 생각하면 바로 옮기면 된다. 하지만 언제든 이직할 수 있다는 자신감, 나에게는 그만한 시장가치가 있다는 자기확신이 없기 때문에 선득 이직을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자신에게 경쟁력과 시장가치가 있다면 이직을 하던지, 현 회사와 당당하게 협상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이직에 충분한 시장가치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직은 단순히 회사가 바뀌고 업무가 바뀌는 일이 아니라 삶 전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그만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데 성공적인 이직에 필요한 것은 수박 겉핥기식 이직 정보가 아니라 정보를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한 사고기준이다. 특히 자신의 시장가치를 측정하기 위한 자기 객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자신의 시장가치를 측정할 줄 알아야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이직을 할지, 계속 그 회사에 다닐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책에는 자신의 시장가치를 측정하는 아홉 가지 질문을 소개하고 있다. 연봉 기대치는 업계 생산성, 전문성 자산, 인적자산이란 세가지 요소로 정해진다. 자신의 전문성, 경험 등이 이 세가지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이 세가지 중 두 개의 요소만 높아도 이상적인 커리어라고 하며, 직업 유형별로 요구되는 요소가 다르므로, 자신의 재능과 직업 유형에 따라 경험의 양과 질을 달리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조언을 기초로 객관적인 시각에서 나의 시장가치를 측정해보고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또 자신의 가치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거나 목표로 하는 일의 가치도 잘 파악해보라고 조언한다. 일이라는 것은 시대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새로 생기거나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일의 라이프사이클을 파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이 성장하는 일인지 사양산업인지 알지 못하면 막차를 타고 곧 퇴출되거나 무의미한 경력만 쌓게 된다는 뜻이다. 이것이 저자가 단순히 일을 보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보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뜨는 산업의 시장은 보다 많은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이직 또한 쉽다. 그리고 어떤 시장이냐에 따라 자신이 보유한 전문성 자산의 유통기한, 일의 수명도 결정된다.


또 이직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연봉과 비전에 대한 가치판단이나 이직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살펴보며 자신의 능력치와 전문성 자산과는 별개로 조직논리에 함몰되어 일을 하는 목적을 잃어버리고 회사의 도구가 되어버리는 상황을 경계하라고 일러준다. 마지막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논의도 덧붙이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좋은지, 최소한의 일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취미생활을 하고 싶은지 진로를 선택하고 일을 정할 때 많이 하게 되는 고민이다. 일을 중요시 하는 사람은 꿈과 목표가 명확한 사람으로 무엇을 이룰지를 생각하고, 상태를 중시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상태이고 싶은지를 중시한다. 자신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를 잘 알아야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일을 정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라는 환상을 찾다가 방황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직이란 쉬운 결정이 아니고, 두렵고 막막하다. 책을 읽기 전까진 단순히 내 능력은? 내 경력은? 연봉은? 이런 단편적인 사안들만 고민했었는데 책을 보고나니 이직을 위해서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훨씬 많다고 느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철학까지도 살펴봐야 진정 자신에게 맞는 좋은 평생진로를 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직을 위해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은 무엇이고, 어떤 면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었다. 이직의 고민으로 불안하고 막막해하는 사람들에게 시원하고 명쾌한 해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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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 - 더 이상 사랑에 휘둘리고 싶지 않은 여자들을 위한 자아성장의 심리학
비벌리 엔젤 지음, 김희정 옮김 / 생각속의집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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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에 공감하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사람이 참 많을 것 같다. 자존감이 없는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고 연애를 할 때 상대와의 관계 속에서 자기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존감이 없는 사람의 사랑이란 아프고 자기파괴적이다. 이런 사람들의 사랑은 처참한 이별과 아픔으로 귀결된다. 때로는 평소에는 독립적이고, 강인하고 당당하고 유능한 사람이었으나 사랑에 빠지는 순간 의존적이고, 상대에게 집착하고 극도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상대에게 의지하고, 의존하고, 상대에게 맞추려고 자신의 중요한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가치를 낮추며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책에서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공동의존상태'나 단순히 낮은 자존감 때문이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하다고 소개한다. 그래서 남녀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생물학적 심리학적 원인 등을 모두 고려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많은 경우 여자들은 사랑을 지키기 위한 행동과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한다. 어떤 것은 상대를 위해 희생하고, 또 어떤 부분에선 자아를 지키려 선을 넘지 않게 노력하게 된다. 그 커트라인을 어디로 잡을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으로 결국 연애란 희생과 자아보존 사이의 줄다리기인 것이다. 연애와 사랑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자기 희생이 필요한 것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함께 하다보면 당연히 서로 맞지 않는 부분도 생기게 마련이고 그것을 얼마나 현명하게 맞추어 나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낮은 자존감에 자기를 잃어버리면 상대에게 헌신만 하다가 헌신짝처럼 버려지게 된다.


자존감이 없는 사람들은 자기 안에 자기 정체성이 없다. 나 자신의 자존감이 있어야 나 자신을 중심에 놓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데, 내 속에 내가 없다보니 나는 나 스스로의 존귀함으로 인정받는 존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평가하는가로 내가 존재하게 된다. 다른 사람, 여기서는 연애 상대를 끌여들여서 그 사람의 정체성을 자신의 한 가운데에 놓고 그 사람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은 상대와 대등한 교류를 하고, 관계를 맺지만 자아정체성이 정립되지 못한 사람은 소유하려 한다. 자신 속에 내가 없어서 관계 맺기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람만 바라보고 소유를 하고 싶어 하는데 소유가 안될 때나 그 대상이 되는 타인이 내 뜻대로 안 움직일 때는 그 대상을 파괴하려 든다. 소유하거나 파괴하거나 둘 중 하나다.


그래서 자기를 잃어버린 사람의 특징은 애인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자신의 관심사를 포기하고, 상대와 의견이나 신념이 다를 경우 자신의 생각에 의심을 품고, 자신의 생각을 가치절하한다. 잠시라도 함께 있지 못하면 우울해하고 불안해지며, 상대를 불신하거나 질투하고 소유하려고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받으려 하고,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지 못한다. 둘의 관계를 지속할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건 하려고 하고, 자신을 바꾸는 일도 서슴없이 하게 된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런 연애를 하는 사람이 의외로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얼마전에도 이런 경향을 보이는 자존감이 낮은 지인 한명이 연애 상담을 해왔었는데 아픈 사랑을 하면서도 끝내지 못하고 어떻게든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메달리고 자신의 가치를 점점 떨어트리는 행동을 보였다. 급기야 상대에 대한 분노로 상대에게 험한 말을 하고 공격적으로 변했으며, 관계가 끊어졌다는 그 사실에 불안해하며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노라고 고백을 하였다. 그 친구가 보였던 일련의 행동들이 책에서 소개한 자존감이 낮아서 연애를 할 때 자기를 잃어버리는 사람과 정확히 일치하였다.


이런 사람들은 남자를 잃는 것보다 차라리 자기 자신을 잃는 게 낫다고 여긴다. 그만큼 자신의 가치를 낮게 생각하고 관계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자신 쯤은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평소 강하고 독립적이며 소신있고 진취적인 여성도 남자를 만나면 자기를 잃는 경우도 있으므로 누구라도 자기 상실을 겪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심지어 돈과 권력이 있는 여성조차 자기 상실현상을 겪기도 한다고 한다.


이렇게 여성이 남성보다 자기 상실 현상에 빠지기 쉬운 것은 문화적 요인과 생물학적 요인,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한다. 책은 미국 작가의 시각으로 쓰여졌는데 책에 나오는 여성성을 규정하는 문화적 요인 등은 한국 사회로 넘어오면 더 높은 강도로 적용이 될 것 같다. 딸은 의존적으로 키워지고, 아들은 독립적인 성향으로 키워진다거나 여자는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성고정관념 같은 사회적 요소들은 한국 사회에서는 더욱 크게 작용할 것이다. 물론 점차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라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자신의 아이를 이와 같은 성관념의 틀 안에서 키우는 정서가 분명히 있으므로 그런 것들이 여성의 잠재적인 자존감에 영향을 미치고, 연애를 하게 되면 남자에게 의존하고 의지하게 되는 현상으로 표출되게 되는 것이다. 또 여성들은 사랑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려는 경향이 남성보다 크기 때문에 자기 희생을 통해서라도 사랑을 지키려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사랑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려는 경향성은 사회적 통념이 만들어 낸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자기 상실의 생물학적 요인으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감정적이고, 예민하고, 반대로 남성은 여성보다 독립적이고, 자기 고통을 관계에 끼워넣지 않는다. 여성은 공감의 동물이라고 하는데 여성의 경우 힘든 일이 생기거나 트러블이 발생하면 문제 해결보다는 그 고통을 남성과의 유대감을 결속하고 정서적 교감을 얻으려 한다는 뜻이다. 여성은 힘든 일이 생기면 남성에게 얘기하고 어떡해, 속상하겠다, 괜찮아? 이런 말을 듣기를 원하는데 남성은 문제 해결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애초에 힘든 것은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그것으로 함께 공감하길 원치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생물학적 요인으로 인해 여성은 남성보다 위로를 기대하거나 결속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그외 심리적인 요인도 많이 작용하는데 책에서 소개한 심리적인 요인들도 결국 문화적이나 사회적으로 팽배한 성고정관념과 그에 기반한 가정교육, 가족간의 관계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겠다. 한마디로 여성들은 유전적으로 태어나기도 그렇게 태어났고 사회적으로 더욱 견고하게 그렇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자기 자신을 지키는 7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사랑이란 환상에 빠져 상대에게 휘둘리지 않고, 상대방 때문에 자기를 잃어버리지 않게 지켜야 하는 7가지 방법인 것이다. 이것은 계산이 아니라 나를 잃지 않고 사랑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둘의 관계에서 내가 없다면 결코 우리가 되지 못한다. 갑과 을의 관계로 사랑을 할 수는 없다. 남성에게 휘둘리고 혼자 더 사랑하고 혼자 힘들어하다 버림받는 그런 사랑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할 것들이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나를 버린다면 그 순간 사랑은 끝나버린다. 내가 없는 사랑은 유지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자기 자신의 자존감을 잃지 말고, 당당한 나로서 둘의 관계를 함께 이끌어가야 한다. 남성에게 모든 주도권을 주고 일방적으로 의지하고, 의존하면 남성은 지친다. 사랑이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해서 함께 발맞추어 걸어나가야만 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 자존감을 지키는 일이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은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고 주체적인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한 자아 발견의 과정이다. 일방적인 관계속에 허우적거리고, 자기를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자존감을 찾아야 한다. 책에는 자존감을 높이는 많은 작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여러 방법을 따라해보며 자존감을 찾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균형잡힌 관계 맺기를 되찾아야 한다. 자존감을 되찾고, 자아 실현을 위한 시간을 통해 내면이 건강하고 당당한 사람으로 거듭난다면 예쁜 사랑은 자연히 뒤따라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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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할 때 읽는 철학책 - 여성의 일상에서 바로 써먹는 철학의 기술 25
오수민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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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점가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인생에 힘과 위로를 주는 힐링북이나 인생과 삶에 대한 철학서, 어떻게 살라고 조언해주는 잠언서 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는게 만만치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될 때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고 싶지만, 마땅히 상담을 할 사람도 없고,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다는게 쉬운 일도 아닌지라 혼자 고민을 하다가 결국 이런 힐링북이나 철학, 자기개발서를 통해 삶과 인생, 사람과의 관계 등에 대한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런점에서 철학은 확실히 도움이 되기는 한다. 먼저 살다간 인생 선배 철학자들의 혜안과 고찰이 오랜 시간을 지나오면서도 전해지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찾아내었던 삶에 대한 해답은 분명 우리에게도 어느정도 문제 해결의 길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솔직히 철학은 너무 이론적이거나 추상적이라 현실과 동떨어진 개념적인 학문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들어보면 맞는 말이긴 하지만 교과서적인 말뿐이라 가슴에 와 닿지 않고, 지하철 안내방송처럼 무미건조하게 들린다. 좋은 말이고, 맞는 말이고,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는데 딱 거기까지다. 술담배 하지말고, 맵고 짜게 먹지말라는 의사들의 말과 조금도 다르지 않는 그런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때론 철학이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정말 우리 삶에 그렇게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인식을 부정하며 오히려 고민의 본질을 꿰뚫고 매순간 덜 후회하는 선택을 도와주는 철학적 사고법이야말로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무기라고 말한다. 요는 나의 고민의 해답을 철학적인 사고방식을 통해 다른 각도에서 보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는 거다. 확실히 사람은 힘들고 큰 고민이 있으면 사고이 폭이 좁아진다. 시야가 좁아져서 눈 앞의 고민 이외에는 큰 그림을 보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거나 자신은 심사숙고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다양하고 다른 각도에서 그 일을 생각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철학이 그에 대한 해답이 되어줄거란 뜻이다. 삶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철학의 힘을 첫번째 챕터에서 알려준다. 심지어 철학이 도움이 된다는 이유조차 파스칼의 내기라는 철학기술을 통해 설명한다. 이쯤되면 도저히 철학을 선택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철학을 통해 본격적으로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실제 내 삶에 걸쳐있는 고민들을 해결하게 도와줄 철학 사상에 대해서는 두번째 챕터에서 다룬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고 스스로 작게 느껴질 때 자신이 목표로 하는 길을 굳건히 걸어갈 수 있도록 마음을 잡아줄 철학 개념을 소개한다. 세번째 챕터에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마주하는 고민과 갈등에 대한 철학적 조언을, 마지막 네번째 챕터는 삶에 약간의 여유를 더해, 여유롭로 주체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철학 기술에 대해 소개한다.


책에서는 단순히 개념적인 철학이론을 설명하지 않는다. 교과서적인 철학 개념과 이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철학 개념들을 우리 일상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개념으로서의 철학이 아니라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다가가는 것이다. 그래서 지루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철학을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현실적이고 일상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철학의 쓸모를 모색한다. 책의 언어들도 어렵고 복잡한 전문용어나 철학적이고 문어적인 표현들 대신 20~30대 여성들이 쓸만한 일상의 언어와 공감가는 표현들로 채워져 있어서 마치 친구와 수다를 떠는 기분으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어서 어려운 철학의 개념들이 쉽게 다가온다.


착해서 자꾸만 호구가 되는 것 같다면 : 심리적 이기주의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은 그 궁극적인 동기를 살펴보면 결국 자기 자신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점


언젠가부터 착하다는 말이 칭찬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착하다는 말은 어리숙하고 남에게 이용을 당하기 쉬운 호구라는 말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남에게 퍼주기만 하고 손해를 보고, 너무 순진하고, 심지어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이란 인식도 있다. 그래서 착하다거나 사람 좋다는 평가를 들으면 어쩐지 꺼림직하고, 자신은 착하지 않다고 강하게 어필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평가를 들으면 스스로 호구가 되버린 것 같아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러면서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은 착하지 않다고 반박하거나 성격을 바꾸려고 즉 착하게 살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


저자는 여기서 심리적 이기주의 개념을 들이민다. 심리적 이기주의란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은 무조건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벤담과 홉스와 같은 학자들이 이런 주장을 했다는데, 아무리 이타적인 행동처럼 보이더라도 결국 최초의 동기에는 나를 위한 목적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가령 누군가를 도와주는 봉사활동도 그 행위의 결과는 굉장히 숭고하고 이타적인 행위지만 첫출발은 봉사활동을 함으로서 가지게 되는 만족감이나 그것을 하지 않앗을 때 받을지도 모르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거액의 돈을 익명으로 기부하는 사람의 행위 또한 다른 사람을 남 몰래 도와준다는데서 오는 개인적인 만족감이 동기일 수도 있다는 식이다. 즉, 아무리 숭고한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예수와 맞먹는 박애정신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나 좋자고 한다는 뜻이다. 무슨 일이건 결국은 나 좋자고 한단다.


저자는 그런 관점이 옳다 그르다를 따지지 말고 자신이 착해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나의 태도를 심리적 이기주의적 관점에서 다르게 생각해보자고 한다. 내가 착해서 실질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은 내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는 피해의식이다. 착해서 호구짓을 한다는 자괴감과 남들에게 이용당하는 것 같은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피해의식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인데 심리적 이기주의를 적용하면 내가 착한 것은 남에게 이용당하는 것이 아니라 나 좋자고, 나의 이익을 위해 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더 이상 호구라고 생각하지 않을수 있단 거다. 내가 착해서 문제라고 생각이 들 때면 착하면 안된다는 강박에 빠지지 말고, 그 행위가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한 것이므로 난 호구가 아니다라고 심리적 이기주의 관점으로 생각을 하라고 말한다. 당장은 손해처럼 보이지만 긴 관점에선 나에게 이득이 될거라 생각하고 털어버리라고 조언한다. 이런 고민은 주위에서도 굉장히 많이 하는 것인데 새로운 관점에서 고민거리를 바라보니 다르게 보이고, 과연 시각을 달리했을 뿐인데도 강박적인 사고를 조금은 털어낼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내 길이 보이지 않을 때 : 쿤의 패러다임
과학의 발전이 진리를 향한 누적적인 축적이 아니라 개념적 혁명으로 발전한다는 관점


살다보면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일도 조금 해보다가 저 일도 조금 하고, 직장에 들어갔다가 이 길은 아닌 것 같아서 뛰쳐나와 또 다른 일에 손을 대는 사람 혹은 자신의 꿈이나 관심사가 계속 변하는 사람 말이다. 저자의 경우처럼 영어에 관심을 가졌다가, 일본어로 갈아타고, 다시 다른 것을 공부하는 식으로 한 가지를 끝까지 하지 못하고 계속 다른 것을 하게 되는 사람이 무수히 많다. 이런 사람들은 지금 하는 그 것이 내 길이 아니라고 느끼기 때문에 다른 것으로 눈을 돌리고 다른 것을 찾게 된다. 정착하지 못하는 삶에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게 된다.


이런 경우 쿤의 패러다임을 생각해보자고 한다. 쿤의 패러다임이란 과학의 발전이 기존의 개념들이 쌓여서 누적적인 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념적 혁명으로 발전한다는 주장이다. 즉 뉴턴의 이론에서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꼬리를 물고 탄생한 것이 아니라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뉴턴의 이론과는 별개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그 전까지 주류로 있어왔던 천동설의 꼬리를 물고 천동설에서 확장, 발전된 개념이 아니라 아예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생겨난 개념이라는 식이다. 이전의 개념들의 오류와 변칙적인 경우를 줄이고 훨씬 더 나은 설명이 가능한 개념의 탄생,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과학이 발전해왔다는 것이 쿤의 패러다임 이론이다.


우물을 파도 한 우물만 파라는 옛 말이 있다. 이 말은 정말 옛 말이 되었다. 일종의 장인정신을 강조한 말인데 장인정신의 나라 일본의 현실은 너무 하나의 기술에만 집중하고 그 하나에서 뽕을 뽑으려다보니 시대의 변화에 뒤처지고 있다. 과거 8~90년대에 전세계를 주름잡았던 소니, 산요, 파나소닉 같은 회사들은 전부 도태되었거나 문을 닫았다. 21세기가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옛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는데만 몰두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시대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게 되었는데 MP3 플레이어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봤자 의미가 없는 것이다. 한국 사람은 냄비근성이 있다는데 오히려 냄비처럼 빠르게 끓고 빨리 식어서 다른 패러다임으로 갈아타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패러다임의 전환이 빠른 21세기에는 냄비근성은 장인정신보다 훨씬 좋은 성질이다.


일을 하다가 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여겨지고 다른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이 될 때는 지금까지 이 길이 맞다고 생각하며 해오던 길이 사실은 내 길이 아니었다고 좌절하지 말고, 내 인생의 페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자고 한다. 인생의 패러다임이라는 자리가 있고, 그 자리를 수많은 분야가 채우고 빠지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하나의 길을 찾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어차피 평생직장이란 없다고 말하지 않는가. 그동안 해왔던 일들이 서로 연관도 없고, 다 제각각에 연결고리가 없는 듯 보이지만 다양한 관심사들이 내 인생에서 이어지며 만들어낸 결과는 그 나름으로 나쁘지 않고 의미있을 것이다. 내게 꼭 맞는 하나의 길을 찾으려 하지 말고 내 인생의 패러다임 전환식의 인생을 택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책 역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온 책이다. 이론적이고 개념적인 철학에서 벗어나서 철학을 통해 인생의 많은 생각과 고민에 대해 실제로 도움을 줄 철학적 사고를 제시한다. 저자는 위대한 철학자들의 철학은 거창한 말로 포장이 되어 있어서 그렇지 철학 안에는 이렇게 인생에 도움이 되는 지식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거창한 말의 포장을 걷어내고 그 안의 알맹이를 취하기란 쉽지가 않은데, 쉬운 설명과 적절한 예시로 철학을 우리 일상의 영역으로 가져와서 실용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패러다임의 전환처럼 느껴진다. 철학적 개념으로 약간만 시각을 달리해서 우리의 고민을 생각하니 그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로 다가온다. 책에는 평소 많이 고민하는 답없는 답답한 문제들을 다루는데 철학적 사고를 통해 고민을 털어버리고 막막했던 마음을 뚫어버리는 시원한 해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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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정치 토크 - 내 손으로 바꾸는 정치 설명서
승지홍 지음 / 다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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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대 국회의원선거부터 선거연령이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 조정되었다. 만 18세면 정치적 사안에 대해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나이라는 걸 의미한다. 이것이 틀린 말이 아닌 것이 지난 탄핵 촛불정국에서도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대중 앞에 나서서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고, 탄핵의 정당성을 외치고, 어른들을 주도하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보았었다. 지금의 십대는 과거 20세기의 십대와는 다르게 인터넷의 발달로 수많은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통해 의견을 나누며, 나름대로의 정치적 판단과 소신을 가지게 된 것 같다. 흔히 요즘 10대 아이들이 보수화되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경제불황과 불안정한 미래 때문에 보수화 성향을 보이는 것도 있겠지만 10대들이 정치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젠더문제나 군대문제 등의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대한 정치적인 판단이 보수화 되는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10대는 진취적이고,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하고, 구세대를 바꾸려고 하는 심리 때문에 진보적인 성향을 많이 가지는 것이 보통인데 최근의 10대들은 어려운 경제환경과 사회분위기 때문에 점점 보수화 되어간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어쨌건 10대들, 특히 10대 후반의 아이들은 마냥 어린이가 아니고 정치적 가치판단을 하고, 정치적 스탠스를 가질 만큼 충분히 성숙하였으며, 그들에게 올바른 정치 교육을 시켜줄 필요가 있다. 그동안의 한국에서는 아이가 정치는 무슨 정치냐 공부나 해라.라는 식의 사회의 분위기가 있어왔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정치에 대한 이해나 공부를 하지 못하고, 또래집단의 커뮤니티나 유튜브에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왜곡된 시선과 정보로 왜곡되고 삐뚤어진 잘못된 정치적 가치관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가령 올바른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온라인 상의 야동 등으로 잘못된 성에 대한 인식을 가지게 되는 것과 비슷한 경우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일베나 페미와 같은 삐뚤어진 사상에 전도되어버리는 케이스도 굉장히 많다고 생각된다. 10대가 보수화된 것에는 일베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점에 우리 아이들에게 정치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사회를 보는 제대로 된 시각을 길러주는 것은 아주 중요하며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어릴적 가지게 된 정치적 관점은 좀처럼 바뀌지 않으며 일상생활에서부터 삶의 가치관이나 이후의 정치적 판단과 선택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어릴 적부터 제대로 된 정치적 관점을 심어주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정치라고 하면 서로 정쟁을 일삼고, 편가르기와 정치적 공방을 벌이는 국회나 청와대의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 인식 때문에 아이들은 정치라고 하면 혐오의 대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혹은 정치는 정치인들의 전유물처럼 생각하며 그들만의 리그에서 그들끼리 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쉽다. 또 아이들 입장에선 정치인들이 다루는 정치적 주제는 당장 나와는 상관없는 일들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과는 별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여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된다. 이것은 청소년 뿐만 아니라 정치에 관심이 없는 어른들도 정치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란 이야기를 자주 한다. 하지만 정치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는 모든 규율과 제도가 모두 정치의 영역이다. 교통비, 통신비, 책값이 정해지는 것도 정치고, 아이들이 바로 체감할 게임 셧다운제도나 대학 등록금 문제, 군대 문제, 코로나 정국에서 마스크 수급과 개학 연기 같은 정책들도 결국 정치의 영역이다. 학교 매점에서 고카페인 음료를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것 같은 소소한 일상의 일까지가 모두 정치다. 우리 사회는 정치 아닌게 없다.


이렇다보니 정치가 과연 무엇인지, 나에게 정치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한 사회란 의견이 하나인 갈등이 없는 사회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과 일치하지 않는 생각을 하나의 접점으로 맞추고 갈등을 해소해가는 사회이다. 갈등이 없는 사회는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사회이다. 다를 수 밖에 없는 서로의 다른 생각을 조율하고 맞추어가는 과정이 정치이다. 정치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내 삶을 움직이고, 나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하지만 정치는 어렵게 느껴진다. 뉴스를 보면 복잡한 용어와 알 수 없는 의미의 정치적 구호들, 심지어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여'와 '야'가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관심분야도 아니었고, 용어도 어렵고, 알 수 없는 생소한 내용 때문에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싶어도 쉽게 다가가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정치란 마치 미니시리즈 드라마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처음부터 드라마를 봐온 사람은 등장인물이나 배경, 내용 등을 잘 알기 때문에 이야기가 돌아가는 것도 이해하고, 앞으로의 예측이나 드라마의 평가를 하는 것도 쉽겠지만 중간에 드라마를 보게 되면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갈등의 원인이나 이야기의 흐름도 쫓아가기 힘들고, 도무지 알 수가 없게 된다. 그러나 약간의 정보만 있다면 금세 이해하게 되고, 전체적인 흐름과 갈등구조, 다음 회차의 예상 등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약간의 내용만 이해하면 정치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책에서는 뜨거운 논란이 되는 여러 정치적 사안을 주제로 정치 이야기를 한다. 하나의 사안을 통해 어떤 쟁점이 있는지 먼저 소개한 후 그와 관련해서 찬반의견을 제시한다.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게 찬성과 반대입장의 양쪽 목소리를 모두 듣고 논점을 파악한다. 그리고 그 사안과 관련하여 뒷배경이 되는 내용과 지식들을 소개하며 그것을 통해 스스로 생각해보고 자신의 입장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준다.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인데 만약 누군가에게 똑같은 정치적 사안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이미 그 사람의 편향된 정치적 의견에 따라 그 사안을 접하게 된다. 하나의 사안을 두고 보수와 진보 둘의 입장은 다른데 어떤 입장을 가진 사람이 설명하느냐에 따라 설명하는 사람의 주장과 입장이 아이에게 전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아주 공정하게 사안을 바라보고 아이가 편중되지 않게 스스로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책에서는 어느 한쪽에 치우친 입장이 아니라 공평하게 양쪽의 주장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소개하고 있으므로 그것을 통해 어느 한쪽의 치우침 없이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


촛불집회, 국민청원, 1인 미디어 규제, 정치의 세대 교체, 대통령 연임제, 인사 청문회의 실효성, 국회의원 인원수, 검경대립의 총 8가지 쟁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데 지금 한창 핫이슈로 떠오른 대통령 연임제나 검경대립과 같은 현실 정치의 주제를 다루는 것은 아주 시의적절하고,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1인 미디어 규제에 대한 내용이나 국민청원에 관한 내용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아이들의 관심사는 아닐 수도 있으나 인사 청문회의 실효성이나 국회의원 인원수에 관한 주제들은 한번쯤 생각해보며 자신이 주장을 정리함으로써 정치에 대한 이해와 폭을 넓힐 수 있는 주제들이다.


해당 주제의 배경 지식을 알려주는 본문에서는 관련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이론적 내용과 정치의 개념, 역사적 배경, 과거의 사례와 다른 국가의 사례, 현재까지의 진행상황 등 다양하고 세밀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어서 폭넓은 정치적 배경 지식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책에서는 어느 한쪽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고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많은 사실과 근거를 통해 자신의 주장과 정치적 입장을 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하나의 정치적 의견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팩트를 기반으로 주장의 근거를 쌓아가고, 이해하고 판단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도와준다. 이런 방법을 통해 다른 정치적 쟁점에 대해서도 많은 근거와 팩트를 기반으로 균형잡힌 자신만의 결론으로 도달하는 과정과 정치적 시각을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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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 도구의 세계 - 행복하고 효율적인 요리 생활을 위한 콤팩트 가이드
이용재 지음, 정이용 그림 / 반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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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외식비 및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의 상승과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집밥 열풍이 불었고,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 1인가구의 생계형 자가 조리인도 급속도로 늘었다. 그리고 쿡방과 먹방이 유행하면서 주방 뒤에 숨어 있던 쉐프들이 방송을 장악했고 요리를 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도 집밥 수요를 늘어나게 한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건강한 요리 재료로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만드는 그 자체를 하나의 문화생활이나 취미활동 처럼 생각하며 요리를 만들며 행복함을 느끼는 요리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늘어난 것 같다. 요리가 취미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은 인스타 같은 SNS에 자신이 직접 만든 요리를 자랑하며 올리고 공유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귀차니즘에 빠진 자취생들은 대충 만들어서 대충 비벼먹고 대충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지만 이젠 사진으로 남겨서 SNS에 전시를 해야하므로 요리에 시간과 정성을 들이게 되었다. 밀레니얼 세대들의 이런 성향은 독특하고 차별화 된 특이하거나 화려한 음식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시도로 이어지며 밀푀유나베나 1000번을 저어서 만드는 계란후라이, 달고나 커피 같은 온라인 상에서 특정 요리를 만드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덕분에 유튜브에는 요리 관련 컨텐츠가 인기를 끌고, 각종 레시피와 업소의 맛을 내는 법이라던지, 나만의 비법 등을 알려주는 각종 정보들이 넘쳐나게 되었다. 하지만 온갖 레시피가 인터넷과 유튜브에 널렸지만, 막상 조리의 기본이 되는 도구들에 관한 정보는 찾기 어렵다. 요리책을 사더라도 음식 레시피에 대한 정보만 담겨있지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는 없거나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요에 따라 특정 음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리 도구를 잠깐 설명하는 정도라서 많은 경우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나 사용법 등은 직접 사용을 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직감적이고 경험적으로 체득하는 방법 밖에 없다. 말하자면 굉장히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배우게 되는 셈이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누구나 요리를 잘하는 금손인 것은 아니다. 똑같은 레시피를 따라해도 맛이 엉망이 되는 똥손도 있고, 이제 요리에 처음 발을 들이는 초보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리 도구의 올바른 사용법과 관리법 등은 요리계로 들어갈 때 진입 장벽이 되기도 한다. 레시피 북을 보다보면 이 음식을 만들 때는 어떤 기구가 필요하고, 뭐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이 손에 짚히는 다른 아무 조리 도구로 요리를 하다보면 음식을 망치기 일쑤다. 특히 계량이 중요한 레시피의 음식은 더욱 그러하다.


무엇을 하건 도구는 그 작업의 기본이 된다. 작업을 할 때 제대로 된 도구를 적절히 활용해야만 원하는 작업을 제대로 잘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리의 경우 인터넷이나 유튜브, 심지어 레시피북에서조차 조리의 기본이 돼야 할 도구들에 관한 조언은 찾아보기 어렵다. 조리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초심자가, 기본 조리 도구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작정 요리를 하다 좌절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 책은 요리 초심자와 명필이 아니라서 붓을 가려서 사용해야 할 똥손들을 위해 최대한 간결하고 단순하게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초심자에게 맞는 많은 원칙들을 정리하여 모든 도구들을 아우르면서 실용적이고 실질적으로 가이드한다. 도구라는 것은 여건만 된다면 무한정 사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모든 종류, 모든 사이즈, 모든 필요에 따라 살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사놓는다면 필요에 따라 꺼내 쓸 수 있으니 전혀 어려움 없이 요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은 불가능하다. 책은 조리 자체는 물론이고 예산과 공간의 효율을 최대한 감안하여 좁은 공간과 넉넉치 않은 예산을 산정해놓고 가장 효율적으로 요리에 필요한 도구들을 고르는 요령을 알려준다.


요리를 잘 하기 위해선 우선 조리 도구에 대한 정보와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활용법과 보관법, 세척법은 물론 구매시의 주의사항도 고려해야만 한다. 도구들을 구매할 때부터 예뻐 보이는 단목적의 도구를 충동구매했다가 한두번 사용하고 서랍에 넣어놓는 경우도 있고, 나의 주방사정과 맞지 않는 도구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책을 통해 조리 도구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되면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요리에 맞는 도구를 선별하여 고를 수 있으므로 여러 시행착오를 줄여줄 것이다.


도구는 사용 목적에 맞게 구분하여 기능별로 묶어서 소개하고 있다. 요리의 가장 기본되는 필수 도구인 손, 계량과 측정, 자르고 썰기, 다루기, 섞고 갈고 혼합하기, 거르고 분리하기, 보관하기, 끓이고 볶고 튀기기, 물 수증기 압력으로 익히기, 굽고 지지기, 세척 및 정리하기 까지 주방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모든 조리 작업을 하나씩 구분하여 각각의 작업에 필요한 도구들을 소개한다. 기능별로 묶어서 취급하기 때문에 분류 그 자체가 각 조리 도구들의 핵심을 짚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조리 도구들의 기능을 소개하면서 사진이 아닌 간결하고 정확한 일러스트로 묘사하고 있다. 하나의 특정 브랜드나 특정된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서 실제 제품 사진보다 일러스트 쪽이 대표성을 나타내는 것에는 더 효과적일 것이다. 만약 실제 사진을 사용했다면 색깔이나 디자인 등에서 특정 제품이나 특정 모습으로 각인될 우려가 있는데 여기서는 해당 조리 도구의 대표성을 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므로 실제 사진보다는 정교하게 그려진 일러스트가 훨씬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책은 맛과 시간, 물리적 한계, 예산, 조리 숙달도, 위생과 환경에 대한 고려 등 수많은 현대적인 관점과 기준을 통합해서 가장 효율적이고 행복한 조리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조리 도구에 대해 알아야 할 기본 원칙들과 나에게 필요한 도구를 찾고, 적절한 제품을 고르는 법, 조리 도구의 작동 원리와 오래 쓰기 위한 유지 및 관리법 등 조리 도구에 대한 많은 질문과 효율적인 답을 제시하는 행복하고 효율적인 요리 생활을 도와줄 콤팩트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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