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 계속 다녀도 괜찮을까 - 실패하지 않는 이직 사고법
기타노 유이가 지음, 노경아 옮김 / 비씽크(BeThink)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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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하다보면 1, 3, 5년차에 위기가 온다고 한다.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하고, 직장상사의 얼굴에 사표를 던지고 멋지게 뒤돌아서 걸어나오는 상상을 하며, 그런 생각에 매일 아침 회사에 가는 것조차 곤욕스러워진다. 하지만 무작정 회사를 나오는 건 너무 대책이 없는 일이다. 직장선배나 친구들은 이직 할 곳을 정해놓은 다음 회사를 그만두라고 조언하기도 하지만 회사에 다니면서 다른 곳을 알아보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며, 애초에 그런 한가한 시간조차 없이 일을 굴리기 때문에 힘들어서 그만두려는 것이지 않겠는가. 게다가 대한민국 회사는 다 거기서 거기라며 다른 곳에 가도 별 다를 게 없을테니 다른 회사 가서 새로 적응하고 똑같이 힘들바엔 그냥 거기 계속 다니면서 경력이나 쌓는게 낫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럴 때면 회사에 계속 다닐지, 하루라도 빨리 관두고 이직할지 무척이나 고민이 된다.


또 한국 사회에선 과거 평생직장이란 말이 있었을 정도로 이직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회사에 충성하고 한곳에 뼈를 묻는 것이 미덕인 적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이런 식의 마인드가 많이 희석되긴 했지만 나이 많은 고용인들은 여전히 이런 올드한 마인드에 빠져있어서 이직이 많은 사람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란 선입견을 가지기도 한다. 물론 지금 세상에는 말이 안되는 소리지만 고용인들이 고리타분한 생각을 하는 이상 피고용인의 입장에선 이직을 많이 한 것이 이직할 때 장점으로 작용되진 않는다는 뜻이고 이런 상황도 이직을 고려할 때 고민거리가 된다.


이직을 생각한다지만 이직이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특히나 요즘같은 경제 위기에 내 마음에 다 맞는 직장을 구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 이런 상황 때문에 더욱 이직을 고민하게 된다. 지금의 내 능력으로 이직이 가능할지, 연봉이 떨어지진 않을지, 환경이나 동료들이 더 나빠지진 않을지 막막하고 불안해지기도 한다. 말하자면 이직은 불확실한 미래에 승부를 거는 일종의 도박과도 같은 행위인 것이다.


이직에 필요한 것은 이런 불확실성이 제거된 명확한 판단 기준이다. [이 회사 계속 다녀도 괜찮을까]은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기에는 뭔가 아깝고, 새로운 곳으로 이직하기엔 불안한 사람을 위한 안내서로 저자는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명확한 해답을 제시해준다. 이직을 겁내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정말 지금 그 회사가 영 아니다싶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게 낫다고 생각하면 바로 옮기면 된다. 하지만 언제든 이직할 수 있다는 자신감, 나에게는 그만한 시장가치가 있다는 자기확신이 없기 때문에 선득 이직을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자신에게 경쟁력과 시장가치가 있다면 이직을 하던지, 현 회사와 당당하게 협상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이직에 충분한 시장가치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직은 단순히 회사가 바뀌고 업무가 바뀌는 일이 아니라 삶 전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그만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데 성공적인 이직에 필요한 것은 수박 겉핥기식 이직 정보가 아니라 정보를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한 사고기준이다. 특히 자신의 시장가치를 측정하기 위한 자기 객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자신의 시장가치를 측정할 줄 알아야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이직을 할지, 계속 그 회사에 다닐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책에는 자신의 시장가치를 측정하는 아홉 가지 질문을 소개하고 있다. 연봉 기대치는 업계 생산성, 전문성 자산, 인적자산이란 세가지 요소로 정해진다. 자신의 전문성, 경험 등이 이 세가지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이 세가지 중 두 개의 요소만 높아도 이상적인 커리어라고 하며, 직업 유형별로 요구되는 요소가 다르므로, 자신의 재능과 직업 유형에 따라 경험의 양과 질을 달리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조언을 기초로 객관적인 시각에서 나의 시장가치를 측정해보고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또 자신의 가치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거나 목표로 하는 일의 가치도 잘 파악해보라고 조언한다. 일이라는 것은 시대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새로 생기거나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일의 라이프사이클을 파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이 성장하는 일인지 사양산업인지 알지 못하면 막차를 타고 곧 퇴출되거나 무의미한 경력만 쌓게 된다는 뜻이다. 이것이 저자가 단순히 일을 보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보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뜨는 산업의 시장은 보다 많은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이직 또한 쉽다. 그리고 어떤 시장이냐에 따라 자신이 보유한 전문성 자산의 유통기한, 일의 수명도 결정된다.


또 이직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연봉과 비전에 대한 가치판단이나 이직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살펴보며 자신의 능력치와 전문성 자산과는 별개로 조직논리에 함몰되어 일을 하는 목적을 잃어버리고 회사의 도구가 되어버리는 상황을 경계하라고 일러준다. 마지막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논의도 덧붙이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좋은지, 최소한의 일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취미생활을 하고 싶은지 진로를 선택하고 일을 정할 때 많이 하게 되는 고민이다. 일을 중요시 하는 사람은 꿈과 목표가 명확한 사람으로 무엇을 이룰지를 생각하고, 상태를 중시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상태이고 싶은지를 중시한다. 자신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를 잘 알아야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일을 정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라는 환상을 찾다가 방황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직이란 쉬운 결정이 아니고, 두렵고 막막하다. 책을 읽기 전까진 단순히 내 능력은? 내 경력은? 연봉은? 이런 단편적인 사안들만 고민했었는데 책을 보고나니 이직을 위해서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훨씬 많다고 느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철학까지도 살펴봐야 진정 자신에게 맞는 좋은 평생진로를 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직을 위해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은 무엇이고, 어떤 면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었다. 이직의 고민으로 불안하고 막막해하는 사람들에게 시원하고 명쾌한 해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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