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잘 살았습니다
류승희 지음 / 생각정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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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 살았습니다]는 평범하디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특별하지도 않고, SNS속의 사람들처럼 화려하지도 않으며, TV광고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멋있지도, 고급스럽지도 않고, 항상 정력에 넘치는 생기있는 모습의 인싸도 아닌 그냥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지하철 안내방송만큼이나 건조하고 상투적인, 때론 찌질하고 비루하기도 한 너와 내가 가족이란 이름을 달고 우리의 하루를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아이와 놀아주고, 사소한 일로 상처받고, 마음을 다치고, 서글프고, 그럼에도 다시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을 그대로 담아놓았습니다. 몇몇 에피소드는 누가 나의 일상을 관찰해서 그려놓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싱크로되는 이야기도 있고, 비록 똑같지는 않아도 공감되고, 이해되고, 감정이입이 되어서 가슴이 찡해지는 것도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그래 누구나 다 똑같이 사는구나. 다들 특별할 것 없이 다들 똑같이 이렇게 살아가고 있었어..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르지 않음에 감사하고 안도하게 됩니다.


책에는 여자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와 느리게 걸음으로서 비로서 보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누군가의 엄마로, 딸로, 아내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나의 자리는 어디인지, 하나의 자리에서 다른 자리로 옮아가면서 나의 자리를 잃어가는 아쉬움과 빈자리를 가지고 살아가는 엄마를 보며 느끼는 안타까움, 미처 몰랐던 아버지란 자리의 큰 사랑의 감정, 아이들이 점점 커가며 언젠가는 아이의 자리를 놓아줘야 할 예정된 이별의 자리, 사랑해서 함께 했지만 불쑥 찾아오는 남편이란 자리의 서운함 등 이 땅의 엄마이자 딸이자 아내로 사는 여성들의 마음이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많은 에피소드들이 임신과 육아라는 세계의 일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결혼이란 축복으로 시작하여 임신을 하고, 사랑의 결실을 가슴에 안으면 감동이 밀려오지만 리얼 100% 찐 부모의 현실육아는 잡지에서 보던 파스텔톤의 뽀샤시한 사진이랑은 너무 많이 다릅니다. 육아라는 세계는 여전히 여성들의 헌신으로 이루어지는 게 현실이라 아이가 커가는 만큼 개인 사생활과 자존감은 사라지고, 아이의 엄마라는 고유명사로 변해버리게 됩니다. 자기가 좋아했던 것을 하지 못하게 되고,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고,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닌 아이가 원하는 곳을 가게 된는 삶. 나의 무엇, 나의 어떤 것. 엄마가 된다는 것은 이렇게 자신의 고유명사를 떠나보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힘들고 평범하게 여겼던 일상의 많은 일들이 책을 통해 하나씩 곱씹어보니 하나같이 소중하고, 귀하지 않은 시간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늘 함께 있어서 소중하게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 하루종일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어서 귀하게 느끼지 못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 결혼했을 때는 하나였던 치약이 두 개가 되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렇게 치약이 하나 늘어난 것으로 가족이란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기도 합니다.


여자의 삶, 워킹맘의 고충, 육아의 아픔 등을 주로 말하고는 있지만 그 외에도 남편의 입장, 엄마의 시선, 아빠의 꿈 등의 이야기도 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가족드라마인 셈입니다. 그동안 미쳐 몰랐던, 아니면 알고 있었지만 나 살기 바쁘다고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있던 엄마의 사랑과 아빠의 속마음 이야기에 가슴이 짠해지기도 하고, 언제나 무심하고 밉상으로 보이던 남편의 애잔함도 느낄 수 있어서 마음 한켠이 훈훈하고도 아련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누굴 탓하거나, 잘잘못을 가리거나, 애써 변명을 해주지 않습니다. 나의 삶이란 게 원망받아서도 안되고, 나 또한 다른 가족들을 원망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려는 것처럼 그냥 있는 그대로를 덤덤하게 그려낼 뿐입니다.


가족간의 대화합을 부르는 에피소드나 공감과 치유를 위한 에피소드도 없고, 또 수고했다고 격려하거나, 칭찬하거나, 일부러 공감을 불러일으키려는듯한 감동의 대사를 읊어대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가슴이 따듯해지며 봄날의 오후처럼 포근하고 흐뭇함에 미소가 지어지는 마법이 펼쳐집니다. 아마도 우리의 일상이란게 그런 것이 아닐까 해요. TV시트콤처럼 매일 특별한 일도 없고, 영화처럼 극적인 일이 벌어지지도 않지만 잔잔히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고 있어서, 그 흐름 속에서는 못느끼지만 조금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멋진 풍경이 되는 그런게 인생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필로 그린 듯한 만화라서 이런 느낌을 더욱 잘 살려주는 것 같습니다. 그림이 선명하고, 경계가 분명하고, 색채가 명징하게 짜여져 있다면 한발 떨어져서 TV를 보듯 남의 이야기를 보는 기분으로 봤겠지만, 흐릿하고 부드럽고 경계가 없는 느낌이라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마치 과거를 회상하는 기분도 들고, 오늘 있었던 하루일과를 머리 속으로 떠올리는 듯한 느낌으로 책을 읽다보니 더욱 가깝고 친밀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각 에피소드의 끝머리에 일본 하이쿠가 들어가 있는데 그다지 에피소드와 잘 붙지도 않고, 그 자체의 느낌도 좋다는 생각은 안 드네요. 에피소드 마지막에 붙는 멘트는 그 에피를 귀결하고, 감정을 끌어모아 강하게 때려주는 역할을 하는데 무슨 의미인지도 모를 하이쿠를 써놓으니 그다지 감정전달이 되지도 않고, 에피소드에서 쌓아놓은 감정을 갈무리해주는 역할로도 부족했다고 느껴집니다. 나름 에피소드의 내용과 관련된 하이쿠처럼 보이는데 일본식 정서가 담긴 하이쿠라서 그런지 잘 안 붙네요.


전체적으로 너무 따뜻하고, 가슴이 포근해지는 일상툰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일상을 통해 나의 일상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나의 기분을 싱크로시켜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서 나의 일상이 다르지 않다는 것에 안도하고, 내 삶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에 안심하고, 그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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좐느의 SNS 마케팅을 위한 포토샵 디자인 -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운영을 위한 필수 디자인 콘텐츠!
좐느(이하나) 지음 / 제이펍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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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워낙 뽀샵질이 일반화, 보편화되다보니 어지간한 사람들은 포토샵을 조금은 할줄 알 것이다. 포토샵이 재미있는 것이 아주 기본적인 기술만 알아도 굉장히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기능은 몰라도, 윈도우를 깔면 기본으로 딸려나오는 그림판을 다룰 수 있는 정도의 아주아주 기본적인 기능정도만으로 포토샵에선 다양한 편집작업이 가능하다. 물론 그 정도의 기초적인 기술로는 디테일하고 풍부한 편집을 하기는 어렵지만 그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니 포토샵이란 얼마나 유용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툴인지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최근 들어 포토샵이 유용하게 널리 활용되는 분야가 아마 SNS마케팅일 것이다. 개인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운영할 때 사진 편집작업은 거의 필수적으로 하게 될 정도로 포토샵은 SNS마케팅에선 필수 디자인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사진 편집 정도야 휴대폰 어플로 간단하게 뽀샤시하게 만들수도 있겠으나 포토샵을 이용하면 퀄리티가 다른 정교한 결과물이 나온다. 그리고 SNS마케팅에선 단순히 사진 편집 작업 뿐만 아니라 SNS를 목적에 맞게 꾸미고, 자신만의 개성과 SNS의 특징을 담아내기 위한 다양한 작업을 필요로 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홍보 콘텐츠인 카드뉴스, 페이스북 커버와 프로필, 블로그의 스킨, 섬네일, 배너나 위젯, 유튜브 채널아트, 섬네일, 유튜브 최종화면, 홈페이지형 블로그, 각종 섬네일, 웹 홍보 콘텐츠, 홍보 포스터나 이벤트를 진행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배너, 상세페이지 등 SNS를 운영하는데는 많은 디자인 작업물이 필요하므로 다양한 목적에 따라 사진을 편집하기 위해선 반드시라고 해도 될 정도로 포토샵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작업들은 포토샵을 할 줄 안다고 해서 모두 다 잘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 작업물들의 사이즈나 작업을 할 때 주의사항, 고려해야 할 것들 등에 대한 내용을 알아야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수가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포토샵의 기술, 기능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적인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뜻이다. SNS마케팅에서의 작업은 단순히 예쁘고 뽀샤시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목적성을 띄게 된다. 그런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디자인부터 색깔, 폰트의 종류와 크기, 인터페이스, 배치 까지 많은 사항을 고려해야 하고 그런 것을 처음 접하는 초보들에겐 어려울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내용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포토샵 디자인 교재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포토샵 교재는 기능적인 측면은 배울 수 있지만 목적에 맞는 정확한 맞춤법 강의가 되지는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SNS마케팅을 생각하고 포토샵을 배우려면 본 교재 [좐느의 SNS 마케팅을 위한 포토샵 디자인]을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포토샵의 기능보다 디자인적인 면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었는데 저자도 같은 생각인지 파트1의 챕터1에서 포토샵보다 디자인 기본기가 먼저라며 디자인에 대한 강의를 한다. 아주 적절하고 중요한 포인트를 잘 짚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디자인이다. 구성, 디자인, 글꼴 등의 규칙을 알아야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디자인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저자는 디자인 감각을 키우고 지다인 지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꾸준히 보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한다.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보다보면 자연히 디자인의 규칙이 눈에 보일 거라고 한다. 챕터1에서는 실습 전에 알아두면 좋을 디자인 기본기와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 등에 대해 살펴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이 파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많은 사람의 경우 포토샵 실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단 이 디자인에 대한 지식과 디자인 감각이 부족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지 못할 것이다. 화면 레이아웃을 잡을 때 고려할 점, 수많은 색상을 어떻게 쓸지, 텍스트 활용하는 법 등과 관련해서 좐느가 알려주는 내용만 알고 있어도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확 높아진다. 이 부분은 꼼꼼하게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챕터2는 포토샵의 완전 초보를 위한 기초에 대한 강의를, 챕터3에서는 조금 높은 수준의 포토샵 기능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각각 완전 초보와 기본기 정도는 아는 사람를 대상으로 구분하여 설명을 하고 있어서 자신의 현재 실력에 맞게 설명을 들으며 포토샵의 기능 공부를 하면 될 것 같다.


파트2부터는 본격적으로 SNS콘텐츠 만들기에 대한 강의가 시작되는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홍보 콘텐츠, 유뷰브 운영을 위한 디자인, 블로그 운영을 위한 디자인, 웹 홍보용 콘텐츠의 4가지 챕터로 각각 실무적인 방식으로 포토샵 작업 레슨을 해준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작업을 할 때 고려할 점, 주의할 점들을 먼저 알려주고, 각각의 레슨에서 사용되는 주요기능과 사용된 글꼴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레슨은 포토샵 조작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스탭 바이 스탭으로 하나씩 꼼꼼하게 짚어가며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부담없이 따라할 수 있고, 중간중간 'TIP'을 소개하며 필요한 기능들을 알려준다. 또 QR코드를 통해 해당 레슨을 동영상으로도 볼수 있어서 조금 더 편하게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부록으로 알아두면 유용한 포토샵 활용 팁을 알려준다. ai 파일 등을 불러오는 법. 브러시 등을 불러와서 적용하는 법, 빠르게 작업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포토샵 단축키 모음, 최신 버전인 200의 신기능 소개 등 알아두면 도움이 되지만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절대 모를 팁을 알려준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이라는 측면과 실무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설명하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굳이 몰라도 될 잘 사용하지도 않는 기능까지 설명하며 설명을 복잡하게 끌고가거나 괜히 어렵게 만들지 않고, 꼭 필요하고 유용한 기능 위주로 설명하고 있어서 초보들이 따라하기에도 부담없고 재미있게 마치 놀이를 하듯 즐기면서 포토샵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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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빌리티 교양수업 : 상식 너머의 상식 - 나는 알고 너는 모르는 인문 교양 아카이브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사라 허먼 지음, 엄성수 옮김 / 토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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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빌리티'란 남들에게 있어 보이게 하는 능력인데 실상보다 더 있어 보이게끔 잘 포장하는 능력을 말한다. 국어사전에도 등록된 신조어라는데 원래는 자랑하고 싶을 만큼 멋진 비주얼이나 뛰어난 성능을 갖춘 아이템을 뜻한다고 한다. 말하자면 외적으로 뭔가 있어보이게 하는 능력을 말한다. 하지만 이건 결국 SNS상의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있어빌리티는 외적으로 보여지는 허장성세가 아니라 다양한 지식과 남들은 모르는 상식으로 아는채 있는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최근의 인기인의 트랜드는 뇌섹남 뇌섹녀라고 불리는 똑똑하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예전에는 한 우물을 파는 것이 미덕이라 좁고 깊은 전문성을 중요시 했다면 요즘에는 넓고 얕은 지식을 더 선호한다. 일명 잡학다식한 사람인데 다방면으로 지식이 있고, 많은 상식이 있는 사람은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라도 막힘없이 대화를 끌고 갈 수 있으며, 남들이 모르는 것도 척척 설명해주며 자신의 지식을 뽐낼 수 있다. 그야말로 바람직한 의미의 있어빌리티가 넘치는 사람인 것이다. 지적인 대화를 주도하며 있어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욕망이다


그러나 막상 어떤 지식을 어떻게 얻어야 할지 막막해진다. 앞서도 말했듯이 지식을 얻고자 전공서적이나 어려운 전문서적을 읽는 것은 그 효과가 떨어진다. 지금은 외곬수로 한 우물만 파는 시대가 아니라고 말했다. 다양한 지식과 광범위한 주제의 상식을, 그것도 각각의 난이도에 맞게 다양하게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 딱 알맞은 책이 바로 이 책 [있어빌리티 교양수업-상식 너머의 상식]이다.


책은 문학, 미술과 건축, 영화와 연극, 고대 역사, 스포츠, 음식, 사람의 몸, 과학, 동물과 식물, 날씨와 기후, 지리, 우주라는 총 12가지 카테고리의 130가지 질문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전해준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아주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고차원적인 지식들이 아니라 사소하지만 대화를 하는 중에 '그런데 너 그거 아니?'라며 대화의 깊이를 더해줄 상식들이다. 가령 '셰익스피어 살아생전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연극은 무엇일까?' '할리우드 산등성이의 표지판은 누가 만들었을까?' 같은 질문들로 평소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막상 질문을 받으면 엄청 궁금해지는 그런 질문들이다. 말하자면 평소 대화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는 주제들에 대해 한발짝 더 들어가 사소한 상식을 얹음으로써 한층 지식이 있어보이게 만드는 내용이라던지, 대화 도중 말이 끊기는 애매한 순간 주변에 있는 물건이나 주위 상황과 관련된 질문을 던지며 화제전환을 할 수 있는 내용이다.


각 질문과 답은 모두 한 장을 넘지 않는다. 복잡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만 뽑아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하고 있고, 애초에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다루지도 않기 때문에 한 페이지나 두 페이지에 걸쳐 설명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이런 지식도 머리 속에 남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책을 읽고나면 금세 잊어버리기 일쑤인데 각 챕터가 끝나면 분야별 스피드 퀴즈가 있어서 앞서 읽었던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구성되어져 있다. 이 스피드 퀴즈는 일종의 핵심요약처럼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비에서는 왜 좋은 냄새가 날까?' 130가지 질문 중 가장 좋았던 질문인데 평소 비를 좋아하는데다가 비 냄새도 좋아해서 이 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평소 비 냄새를 좋아했는데 왜 비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지는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냥 물비린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엄연히 비냄새라는 것이 좋재하고, '페트리코'라는 공식 명칭까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냄새를 만드는 물질 중에 '지오스민'이라는 것이 있는데 흙 속의 세균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비가 땅에 떨어지면 세균 포자가 지오스민과 함께 공기 중으로 튀어나와 비냄새를 만드는 것이다. 흔히 비냄새를 흙냄새라고도 하는데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올해 장마가 시작되고 비냄새가 날 때마다 옆 사람에게 이 지식을 뽐내봐야겠다.


이런 책의 특성상 꼭 순서대로 차례대로 읽을 필요없이 관심이 가는 분야를 먼저 읽어도 좋고, 짧은 내용들이라 지하철이나 남는 시간에 부담없이 읽기 좋다. 가볍게 읽으며 지식을 쌓아가는 즐거움을 느껴보기 적당한 인문학 교양 백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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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7
게롤트 돔머무트 구드리히 지음, 안성찬 옮김 / 이화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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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의 문화의 근원이고, 영화, 드라마, 음악, 연극, 문학, 오페라, 회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차용되어 활용되고 있다. 수많은 이야기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모티브를 따오거나 그 이야기의 변주들이다. 그래서 어떤 형태로건, 어떤 이야기로건 우린 이미 그리스 로마 신화를 굉장히 많이 접했고, 알게 모르게 그 이야기들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것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걸 모른채 문화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작 오리지날 그리스 로마 신화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어릴 때 아동용 이야기책이나 만화로 읽은 것이 전부이고 그 이외에는 영화로 단편적인 에피소드나 영웅의 서사시 같은 것을 봤을 뿐이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이것도 그리스 로마 신화였어?'라고 새롭게 알게 되는 내용도 꽤나 많았다.


신화란 기본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로, 허구이고 판타지이다. 하지만 저자는 신화라는 것이 막연히 재미를 위해 만들어낸 창작물이 아니라 그 속에 기억, 전통, 관습과 같은 문화 전반이 표현되기 때문에 소설이나 동화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신화는 단순히 신화 속 인물이나 사건을 미화하고 꾸미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이나 관습이 신화적인 이야기로 치환되어 들어가 있는 것이다. 가령 단군신화에서 환웅이 웅녀와 결혼을 한 것을 곰부족과의 연합으로 부족국가가 되었다는 내용으로 읽어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신화는 비유적인 이야기로 되어있다. 낮과 밤이 바뀌고, 천둥 번개가 치고, 바람이 불고, 태양이 움직이는 것들을 신들의 행동, 신들의 업무 같은 것으로 설명한다. 태양신이 마차를 몰아 달려가는 것이 태양의 일주를 뜻하는 식이다. 그리고 인간의 탄생과 죽음 등도 신화적 비유로 그려낸다. 저자에 따르면 그리스 철학에 근원을 둔 개념적이고 과학적인 세계상은 신화적 세계산에서 유래했고, 법이나 원인과 같은 보편적 개념을 사용하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이런 식의 비유적인 이야기를 통해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비유적 개념이 그 지역 사회 내에서는 내용을 정확하게 서술해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인디언들이 신화적이고 우화적인 자신들만의 표현으로 자신들의 역사나 문화를 후손에게 전파하듯이 신화 같은 비유적인 이야기는 자신들의 부족사회 내에서는 보편통용되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말했던 것처럼 신화 속에는 기억, 전통, 관습과 같은 문화가 들어가 있고 당시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자료가 될 수도 있다.


책에는 총 50가지의 신화를 소개하고 있다. 인물, 에피소드, 주제별로 나누어 관련 신화나 신화 속 인물에 대해 설명하고, 그 신화가 차용된 회화, 조각, 미술품, 영화, 문학, 음악 등의 다양한 참고사진을 통해 단순한 텍스트에서 벗어나서 시각적으로 풍성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더 알아보기' 코너에서는 신화 원전의 내용과 함께 문학, 연극, 조형예술 등 해당 신화가 문화적으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신화가 문화에 끼친 영향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정리해보기'코너는 해당 신화의 의미를 한줄 요약으로 설명해준다. 시각 자료가 많아서 신화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프로메테우스는 많은 문화 컨텐츠에 모티브를 준 신화이다. 프랑켄슈타인이 이 프로메테우스의 변주이고, 프로메테우스라는 제목의 영화도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자연의 질서를 거부하고 신에게 도전한 개혁가이자 선동가이다. 그리고 그는 인간을 창조했다. '데우칼리온'이라는 아들을 창조, 혹은 낳았고, 최초의 여자인 판도라는 신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판도라는 판도라의 상자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예전에 책을 읽었던 기억으로는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서 인간에게 주었고, 그 벌로 독수리에게 매일 간을 쪼아 먹히는 벌을 받았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인간을 만든 것도 프로메테우스고, 판도라의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알고 있던 내용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고 심각한 의미가 숨어 있었다. 프로메테우스 이야기의 교훈은 '인간은 주어진 세계의 질서를 과연 어디까지 바꾸어도 되는가?'라고 한다.


이카루스의 날개는 인간의 욕심이 인간을 파멸시킨다는 교휸이 담긴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신화 중 하나이다. 흔히 우리는 이카루스의 이름만을 기억하는데 이 신화에는 이카루스의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다이달로스는 아테네 최고의 조각가, 건축가이자 발명가로 미노스왕에게 아무도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의 궁전 라비린토스를 만들고, 미노스의 왕비와 포세이돈이 보내온 황소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반은 인간이고 반은 황소인 미노타우로스를 안에 가두게 된다. 이카루스와 미노타우로스가 하나의 카테고리에 있다는 것은 이번에 안 사실이다. 그리고 개미에 실을 묶어 꼬불꼬불한 달팽이집을 돌아나오게 하여 실을 꿰었다는 이야기도 이카루스의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에피소드이다.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을 이야기한 이카루스의 날개에는 이렇게 더 많은 이야기가 함께 전해지고 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는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통해 많이 접했지만 단편적인 이야기로 소비를 하다보니 각각의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고 제각각으로 분리되어 있었는데 책을 통해 주제, 인물 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큰그림 속에서 신화를 접해보니 몰랐던 내용도 알게 되고,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각각의 이야기 사이의 상관관계도 알게 되어 전체적인 내용의 맥이 잡히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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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이 휩쓴 세계사 - 전염병은 어떻게 세계사의 운명을 뒤바꿔놓았는가 생각하는 힘 : 세계사컬렉션 17
김서형 지음 / 살림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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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전염병이 창궐하여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거나 하는 기록을 간간히 볼 때가 있다. 흑사병이나 천연두, 스페인 독감, 신종플루 같은 팬데믹 상황까지 갔던 전염병부터 에이즈와 에볼라, 2000년대 초반 홍콩을 강타했던 사스와 메르스 같은 비교적 최근에 벌어졌거나 한국도 그 전염병의 영향권에 들었던 비교적 안면있는(?) 전염병 까지 다양한 리스트를 마주하지만 솔직히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그다지 현실감도 없었다. 세계적인 유행병인 팬데믹 상황은 의학이 덜 발전한 과거의 일일 뿐이고, 메르스나 사스 같은 것은 특정 지역에서만 발병하는 국지적 전염병일 뿐이며, 신종플루 같은 것이 유행하더라도 지금의 의학이라면 백신이나 치료제로 금세 잡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은 21세기이고 페스트가 돌던 의학기술이 낙후된 시절이 아니지 않는가. 하지만 이런 오만한 생각은 지금도 현재진행형 중인 코로나19에 의해 무참하게 깨졌다. 그동안 본적이 없는 말그대로 팬데믹 상황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처음 중국에서 발생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전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으로 번질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중국 내에서 퍼지다가 곧 잡힐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신종 전염병은 전 세계를 강타했고, 세상은 코로나19 이전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거라고까지 말을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빌 게이츠는 핵 전쟁이나 기후 변화보다 전염병이 더욱 위험하며 시급한 문제이고 미사일이 아니라 미생물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는 문명의 이기인 핵미사일이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실제로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일상을 앗아간 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세균이었다.


세계사를 살펴보면 지구적 규모의 판데믹 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에 발생한 전염병이라도 전염병이 세계사의 운명을 뒤바꿔놓는 것을 많이 확인할 수 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에서 인류의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세균을 꼽았을 정도로 전염병은 인류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책은 인류의 운명을 뒤바꾼 전염병의 발생 원인과 역사에 미친 영향을 설명한다. 저자는 세계사를 뒤바꾼 주된 원인을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는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서 출현해 전 세계로 이동했다. 여기서 인간의 이동은 단순히 자리를 옮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데 인류가 이동하고 교류하면서 형성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물건이나 지식뿐만 아니라 전염병도 함께 퍼져나가면서 역사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지금 중국발 코로나19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빅히스토리에 기반한 글로벌 네트워크 개념으로 전염병 역사에 접근한다.


앞서 말했듯이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서 출현해서 유럽과 아시아, 오세아니아로 이동하고, 빙하기 동안 베링해협을 건너 아메리카까지 넘어가면서 극지방을 제외한 지구 전체로 퍼져나갔다. 이로서 인류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그후 동서를 최초로 연결한 실크로드가 구축되는데 지역 네트워크가 합쳐진 글로벌 네트워크인 실크로드를 통해 천연두가 이동했고 당시 로마 인구의 1/3이 사망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실크로드는 단일 루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루트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된 형태인데 그중 아프로-유라시아 교환 네트워크인 해상 교역로도 포함된다. 이 바닷길을 통해 페스트가 확산되었고, 몽공제국의 확장은 흑사병이 퍼져나가는 토대가 되었다.


이후 콜럼버스에 의해 아메리카가 발견된 이후 아메리카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유럽인이 대거 아메리카로 이주하게 되는데 아프로-유라시아의 천연두나 매독 같은 다양한 전염병도 건너갔고 당시 아메리카 원주민의 90% 이상이 전염병으로 사망했다. 전염병 때문에 유럽인은 쉽게 아메리카를 식민지로 정복할 수 있었다. 콜럼버스는 아메리카에 사탕수수와 커피, 면화 따위를 재배하여 상품화 하려고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노예 사냥꾼들이 아프리카 원주민을 납치하여 아메리카로 데려오는 노예무역이 성행하게 되었다. 아프리카에서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에 도착한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아프리카의 풍토병인 황열병을 함께 가지고 왔고 아메리카에 살던 유럽인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근대에 와서는 대륙간 지역적 네트워크가 아닌 산업화에 따른 이촌향도의 산업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형태의 네트워크가 전염병 전파의 경로가 되었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되자 농촌에 살던 사람들이 도시로 이동해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산업 네트워크가 형성되자 도시는 일자리를 찾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청결하지 않은 환경에서 거주하게 되고 결국 거주지를 중심으로 콜레라가 창궐했다. 그리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쟁이 대규모 감염병을 전염시키는 경우도 있다. 남북전쟁 때 불결한 위생 상태로 인해 세균성이질이 발생하였고, 전쟁으로 인한 전체사망자 중 1/4이 세균성이질로 사망했다. 1차 세계대전 때는 유럽으로 파병된 미국의 병사들과 함께 인플루엔자가 유럽으로 옮겨가서 수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스페인 독감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의 형성과 발전, 그 속에서 사람들의 이동이 전염병의 확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로 오면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사람들의 이동이 잦아지면서 글로벌 네트워크가 확대됨에 따라 전염병도 새로운 형태로 이전과는 규모와 양상을 달리하여 전파되고 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인간과 전염병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를 살펴보고,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대처했는지를 살펴본다면 그런 역사적 경험을 통해 지금 팬데믹 상황에 있는 코로나19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메세지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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