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빌리티 교양수업 : 상식 너머의 상식 - 나는 알고 너는 모르는 인문 교양 아카이브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사라 허먼 지음, 엄성수 옮김 / 토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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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빌리티'란 남들에게 있어 보이게 하는 능력인데 실상보다 더 있어 보이게끔 잘 포장하는 능력을 말한다. 국어사전에도 등록된 신조어라는데 원래는 자랑하고 싶을 만큼 멋진 비주얼이나 뛰어난 성능을 갖춘 아이템을 뜻한다고 한다. 말하자면 외적으로 뭔가 있어보이게 하는 능력을 말한다. 하지만 이건 결국 SNS상의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있어빌리티는 외적으로 보여지는 허장성세가 아니라 다양한 지식과 남들은 모르는 상식으로 아는채 있는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최근의 인기인의 트랜드는 뇌섹남 뇌섹녀라고 불리는 똑똑하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예전에는 한 우물을 파는 것이 미덕이라 좁고 깊은 전문성을 중요시 했다면 요즘에는 넓고 얕은 지식을 더 선호한다. 일명 잡학다식한 사람인데 다방면으로 지식이 있고, 많은 상식이 있는 사람은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라도 막힘없이 대화를 끌고 갈 수 있으며, 남들이 모르는 것도 척척 설명해주며 자신의 지식을 뽐낼 수 있다. 그야말로 바람직한 의미의 있어빌리티가 넘치는 사람인 것이다. 지적인 대화를 주도하며 있어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욕망이다


그러나 막상 어떤 지식을 어떻게 얻어야 할지 막막해진다. 앞서도 말했듯이 지식을 얻고자 전공서적이나 어려운 전문서적을 읽는 것은 그 효과가 떨어진다. 지금은 외곬수로 한 우물만 파는 시대가 아니라고 말했다. 다양한 지식과 광범위한 주제의 상식을, 그것도 각각의 난이도에 맞게 다양하게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 딱 알맞은 책이 바로 이 책 [있어빌리티 교양수업-상식 너머의 상식]이다.


책은 문학, 미술과 건축, 영화와 연극, 고대 역사, 스포츠, 음식, 사람의 몸, 과학, 동물과 식물, 날씨와 기후, 지리, 우주라는 총 12가지 카테고리의 130가지 질문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전해준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아주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고차원적인 지식들이 아니라 사소하지만 대화를 하는 중에 '그런데 너 그거 아니?'라며 대화의 깊이를 더해줄 상식들이다. 가령 '셰익스피어 살아생전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연극은 무엇일까?' '할리우드 산등성이의 표지판은 누가 만들었을까?' 같은 질문들로 평소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막상 질문을 받으면 엄청 궁금해지는 그런 질문들이다. 말하자면 평소 대화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는 주제들에 대해 한발짝 더 들어가 사소한 상식을 얹음으로써 한층 지식이 있어보이게 만드는 내용이라던지, 대화 도중 말이 끊기는 애매한 순간 주변에 있는 물건이나 주위 상황과 관련된 질문을 던지며 화제전환을 할 수 있는 내용이다.


각 질문과 답은 모두 한 장을 넘지 않는다. 복잡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만 뽑아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하고 있고, 애초에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다루지도 않기 때문에 한 페이지나 두 페이지에 걸쳐 설명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이런 지식도 머리 속에 남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책을 읽고나면 금세 잊어버리기 일쑤인데 각 챕터가 끝나면 분야별 스피드 퀴즈가 있어서 앞서 읽었던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구성되어져 있다. 이 스피드 퀴즈는 일종의 핵심요약처럼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비에서는 왜 좋은 냄새가 날까?' 130가지 질문 중 가장 좋았던 질문인데 평소 비를 좋아하는데다가 비 냄새도 좋아해서 이 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평소 비 냄새를 좋아했는데 왜 비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지는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냥 물비린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엄연히 비냄새라는 것이 좋재하고, '페트리코'라는 공식 명칭까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냄새를 만드는 물질 중에 '지오스민'이라는 것이 있는데 흙 속의 세균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비가 땅에 떨어지면 세균 포자가 지오스민과 함께 공기 중으로 튀어나와 비냄새를 만드는 것이다. 흔히 비냄새를 흙냄새라고도 하는데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올해 장마가 시작되고 비냄새가 날 때마다 옆 사람에게 이 지식을 뽐내봐야겠다.


이런 책의 특성상 꼭 순서대로 차례대로 읽을 필요없이 관심이 가는 분야를 먼저 읽어도 좋고, 짧은 내용들이라 지하철이나 남는 시간에 부담없이 읽기 좋다. 가볍게 읽으며 지식을 쌓아가는 즐거움을 느껴보기 적당한 인문학 교양 백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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