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빠른 철학 공부 - 1페이지로 보는 동서양 핵심 철학 세상에서 가장 빠른 시리즈
보도사 편집부 지음, 박소영 옮김, 오가와 히토시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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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관심이 많아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하려고 하지만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워낙에 난해하고 복잡하다보니 혼자 책을 읽으며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서 진입장벽이 굉장히 큰 편이다. 그런데 이렇게나 어렵고 이해하기도 힘들지만 이상하게 자꾸만 손이 가는게 또 철학책이다. 저자는 이런 심리를 사람들이 철학을 접하고 불현듯 깨달음을 얻은 놀라운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깨달음을 얻었던 경험 때문에 철학책을 읽으려는 것이 아니라 힘든 세상 속에서 인생을 답을 철학에서 얻고 싶은 이유도 있다. 그것과 더불어 지적 만족감을 충족시키고 싶은 이유도 있다. 철학에 대한 지식을 깨닫고 모르던 것을 알게 되면 그 만족감과 성취감이 대단히 높다.

 

그러나 문제는 앞서 말했듯 철학은 혼자서 책을 읽으며 이해하고 깨우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수천년의 철학을 따라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철학자나 관심이 있는 철학사상을 먼저 공부하는 것이었다. 가령 니체의 '신은 죽었다', 밀의 '만족한 돼지보다 불만족한 인간이 낫다', 헤겔의 '모든 현실은 역사적 과정이다' 같은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에 대해 선택적으로 읽고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철학이라는 것은 이렇게 단편적으로 공부해서는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철학 사상은 하나의 독립된 사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상들의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상호적인 연관관계를 가진다. 아무리 위대한 사상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갑툭튀가 아니라 앞선 철학자들과 유기적으로 얽히며 이전의 사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거나 강하게 반대하며 탄생하고 사상을 발전해왔기 때문에 그 철학적 사상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앞뒤로 영향을 주고 받은 사상들을 이해해야만 한다. 그래야 그 사상에 대한 이해를 정확히 할 수 있다.

 

고대철학자의 사상을 처음부터 전부 톺아보려니 범위도 너무 넓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몇몇 철학자들만 보는 것도 제대로 된 공부가 되진 못한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책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철학 공부>이다.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동서양의 핵심 철학을 쉽게 알려준다. 시대별 철학자들의 대표적인 철학을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로 아주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어서 개념을 잡는데 아주 유용하다. 그리고 역사의 흐름과 시대별 변화에 따른 철학의 변화를 보여줘서 철학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려운 철학의 개념정리와 흐름을 쉽게 알려주는 철학 입문서로는 아주 적당하다.

 

한 페이지에 한 명의 철학자와 그의 사상을 정리해 놓고 있어서 요점정리 하듯이 핵심만 취할 수 있다. 철학책은 그 철학의 사상을 읽고 이해하는 그 자체로도 큰 어려움이 있는데 키워드와 주요 용어들을 알기 쉽게 알려줘서 개념 잡기에 유용하다. 총 7개 챕터로 되어 있는데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동양의 철학자들을 순서대로 소개한다. 각 챕터별로 그 시대별 상황과 사회 분위기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그 챕터에서 나오는 핵심 철학 용어들에 대해서도 설명을 미리 해둔다. 일반적인 철학서는 고대부터 근대 까지의 철학자에 집중하는 반면 여기에는 마이클 샌델이나 안토니오 네그리 같은 현대의 철학자도 다루고 있어서 최근의 철학사상과 철학사조를 접할 수 있는 것도 책의 장점이다.

 

철학자의 캐리커쳐와 그들의 사상을 설명하는 그림이 실려있고, 그들의 핵심 사상을 한줄로 요약하여 타이틀로 만들고 아주 간략하게 그 내용을 소개한다. 그리고 철학자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덧붙이고 있다. 복잡한 설명이 없이 간략한 요약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이 말은 반대로 그 철학에 대해 깊은 내용을 알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 책으로 심도있는 철학사상을 공부하기는 어렵지만 개념정리와 함께 철학의 흐름을 이해하는 개론서로 매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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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가장 쉬운 손자병법 -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법을 알려준다! 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가장 쉬운 시리즈
더퀘스천 편집부 지음, 서희경 옮김, 나가오 카즈히로 감수 / 더퀘스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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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은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출신의 병법가 손무가 지은 병법서 손자에 나오는 전쟁의 기술이다. 이 당시의 전쟁은 특별한 전략전술 없이 운에 의해 승부가 갈리는 일이 많아서 병가 개개인의 용맹함이 전쟁에서 중요한 요소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전장의 범위가 넓어지고, 전쟁의 규모가 커지게 되고, 전투 기간도 길어졌으며, 운용하는 병사의 수도 증가하다보니 전투이 양상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손무는 이전에 일어난 전쟁의 사례들을 분석하여 싸움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서 승패가 갈렸는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법칙으로 정리하여 책으로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손자인 것이다.


한마디로 손자병법은 과거 칼들고 칼싸움 하던 때의 병법서인데 2500년이나 이전에 만들어진 이 병법서가 왜 현대에도 꾸준히 읽히고,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것인지 궁금했다. 아무리 요즘 세상이 약육강식이고, 전쟁을 치르듯 치열하게 살고 있고, 무역전쟁이나 기업전쟁처럼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고는 있지만 그 전쟁이라는 것도 수사적인 표현일 뿐 실제 전쟁을 치르는 것도 아닌데 병법서가 기업/국가간의 경쟁과 개인의 처세에 그렇게 유용할지 좀 회의적으로 생각되어졌다. 하지만 책을 읽고나니 손자병법은 단순히 병사들을 운용하고 전투를 하는 싸움에 대한 병법서는 아니었다.


저자가 말하는 손자병법의 현대적 가치는 다양한 문제에 대응하는 원리원칙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고대에서 현대로 오면서 기술과 제도는 크게 변했지만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다. 손자병법의 원리원칙은 인간의 본성인 경쟁심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기술이 진보하고, 사회가 변화해도 통용되는 것이다. 다만 손자병법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오늘날의 상황에 맞게 응용하고 우리의 문제에 접목시켜 손자가 말하고자 하는 이론을 정확히 캐치해서 읽어내는 시도가 필요하다. 이 책은 손자병법을 현대적으로 대응하여 21세기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손자의 지혜를 전수해준다.


책은 기본적으로 비즈니스를 하나의 전쟁으로 보고 손자병법을 비즈니스 전쟁에 대입하여 설명한다. 패배하지 않게 준비하기, 승부에 유리한 작전짜기, 싸움에 지지 않는 원칙 세우기, 지지 않는 조직 만들기, 임기응변으로 싸우는 방법,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 정보 제압하여 승부를 제압하기. 총 7가지 병법을 주제로 세부적인 내용들을 알아본다. 솔직히 옛날 책을 현대적인 언어로 옮겨놓는다고해서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개념을 현대에까지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아무리 대단한 가치가 담겨있다 하더라도 기원전 쓰여진 전쟁서를 현대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어만을 현대적으로 바꾸는 작업 외에도 현대적인 비즈니스의 관점으로 바꾸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에는 모든 것을 비즈니스 개념으로 대체하여 현대적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설명하고 있어서 손자의 의미를 정확히 취할 수 있다.


각각의 세부내용에는 현대의 비즈니스 상황으로 변형한 설명과 함께 일러스트가 큰 비중으로 실려있어서 일러스트만으로 그 내용을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모든 내용은 한장을 넘지 않아서 하나의 주제를 배우는데 큰 어려움 없이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짧은 설명이지만 실무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을 산정하여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손자의 가르침의 정수를 제대로 배울 수 있다. 즉, 단순히 짧게만 줄여놓은 요약이 아니라 꼭 필요한 핵심을 잘 추려서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게 만든 마이크로 러닝인 것이다.


하나의 세부내용은 각각의 키워드를 달고 있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화공과 수공이었다. 다른 것들은 리더의 마음가짐이나 용인술, 경쟁상황에서의 일반론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과거의 병법서라 해도 현대에 적용하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화공과 수공은 말 그대로 불과 물로 공격한다는 내용인데 이것을 현대의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어떻게 바꾸었을지 궁금했다. 화공과 수공은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광고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화공은 작은 불씨로 큰 화재를 일으키는 것으로 비즈니스에 적용하면 인력이나 비용을 들이지 않고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전법이고 수공은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대기업에 적합한 전법이라는 설명이다. 화공은 고객층과 지역을 좁혀서 집중 마케팅을 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현대의 경쟁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 사회가 곧 전쟁터라면 전쟁의 생리를 깊이 있게 연구한 서적을 찾아보는 것이 비즈니스라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지혜를 줄 것이라고 조언한다. 반복되는 승부의 세계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시간, 노력, 비용을 쏟아가며 최선을 다해도 예상과 다른 결과를 얻을 수도 있고, 인간관계에서 적절한 처서술을 펼치지 못해 억울한 일을 당하기도 한다.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승부에서 지지 않는 방법을 모를 뿐이므로 승부에서 지지않고, 반드시 이기는 필승의 비법을 가장 쉬운 손자병법으로 찾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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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댄 애리얼리 최고의 선택
댄 애리얼리 지음, 맷 트로워 그림,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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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말하길 인생은 BDC.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아다 라고 했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마치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여러 순간에 내가 결정을 내린 내용들이 하나씩 모여 내 인생을 완성해나간다. 내 인생이란 내가 내린 결정들의 집합체인 것이다. 우리 인생의 커다란 터닝포인트가 되는 선택부터 점심 메뉴를 고르는 사소한 선택까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언제나 옳바르고 후회없는 최고의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과연 최고의 선택을 하는 방법은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은 우리 일상에 넘치는 선택의 순간에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게 의사결정이 비밀에 대해 알려준다.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지배하는 두 가지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데 하나는 시장적 규범이고 또 하나는 사회적 규범이 그것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할 때도 이 두 가지 사안을 고려하여 선택을 하게 된다고 한다. 시장적 규범은 말 그대로 자유시장 속에서 모든 가치를 돈이라는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여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은 모두 이익을 추구하고,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 이런 가치 속에서는 효율성과 이익에 초점을 맞춰서 선택을 하여야 한다. 반대로 사회적 규범은 사회적 맥락에서 관계를 형성하자고 말한다. 자신이 맺고 있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돈과 비용을 따지지 않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고 그런 가치 속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시장적 규범의 세상에서는 친구 사이가 아니라 시장 참가자 사이에서의 교환이 일어난다. 내가 가진 가치와 상대의 가치를 돈과 비용이라는 재화로 등가교환 하는 것이고, 모든 사람이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면서 철저하게 자기 이익을 극대화 하려고 한다. 자기가 돈을 지불한 만큼 대가를 받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 사회는 효율성을 중시 여긴다. 반대로 사회적 규범의 세상은 사회적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을 가장 큰 가치로 삼는다. 자신이 투자한 것에 대해 즉각적인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내가 상대를 도와주면 언젠가는 상대도 나를 돕는다는 식이다. 따뜻하고 융통성이 있다. 시장적 규범과 사회적 규범은 너무나 다른 가치관이라서 서로 충돌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둘은 섞이는 것이 참 어렵다.


우리가 좋은 선택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우리가 서로 상충되는 이 두 가지 규범이 충돌하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규범과 시장적 규범의 미묘한 차이를 찾아서 그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시장성의 논리를 따르느냐 아니면 사회성의 논리를 따르느냐 하는 것이 사람들이 동기부여와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준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시장적 규범으로 일처리를 하면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성적이 오르면 용돈을 준다던가, 회사에서 동기부여를 위해 금전적인 보상을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책의 저자이기도 한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의 실험에 따르면 보상이 높으면 더 많이 노력하지만, 금전적인 보상보다 사회적인 보상이 뒤따랐을 때 가장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돈도 안되는데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적 규범의 사고로는 결코 설명되지 못하는 결과이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인 보상은 시장적인 보상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밝혀졌다. 즉, 물질적인 보상보다 일을 통해 충족감을 느끼게 되면 더욱 열심히 일을 하게 된다는 뜻이다. 힘을 일을 하는 사람에겐 동기부여가 특히 더 어려운데 이런 사람에겐 금전적이고 물질적인 보상보다 심리적인 충족감이 필수적이다. 말하자면 소방관이나 미화원 등에겐 합리적인 보상도 필요하지만 사명감이나 성취감 같은 심리적 보상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비즈니스에서도 이런 심리를 적용하면 금전적인 보상이나 처벌만으로 해결하려고 하기 보단 집단의 공동체 경험, 비금전적인 선물, 공개칭찬 같은 사회적인 보상, 시장적 규범으로서의 혜택 등이 적절하게 섞어서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비즈니스가 아닌 일상 속에서는 사회적 세상과 시장적 세상의 균형을 잡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시장적 세상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형성이 비교적 쉽고 확실한 편이다. 하지만 사회적 세상은 나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이들과 관계를 맺고 이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리고 사회적 세상이 시장적 세계와 만나면 일은 더욱 복잡해진다. 특히 사회적인 세상에 돈문제가 개입하는 경우에 트러블이 자주 발생한다. 원래 사회적 세상은 보상을 바라지 않고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지만 인간관계에서도 돈문제가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데이트 비용 문제나 모임을 할 때마다 돈을 내지 않는 사람 등 현실적인 문제가 흔히 발생한다.


돈을 지출하면 고통스러운 느낌이 드는데 그것을 '지불의 고통'이라고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건 금액이 오를수록 오른만큼 고통이 커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만원 썼을 때 느끼는 고통이 만원 썼을 때의 딱 두배만큼 고통스러운 건 아니란다. 액수가 많으면 고통스럽지만 금액이 뛰는 것에 비례해서 고통스럽지는 안하고 한다. 또 밥 한 번 사면 마음이 아픈데 두 번 사나고 두 배로 아픈 것도 아닌데 이것을 민감도 체감성의 원리라고 한다. 문제는 이걸 역으로 생각하면 밥 한 번 얻어 먹을 때 고마운 마음이 두 번 얻어 먹으면 두 배로 고마워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한 번 두 번 사다보면 호의를 권리로 생각하게 되고 고마워하는 마음도 없이 상대의 지불을 당연시 하게 된다. 그래서 사회적 세상의 가치인 보답없이 막 퍼주는 마음이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결국 우리가 하게 되는 모든 선택은 시장적 규범과 사회적 규범 사이의 적절한 선을 찾는 것이고, 인간은 의외로 시장적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즉, 돈이면 다 되는 것이 아니고, 또 마음만으로는 마음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식이다. 이 두 가지를 잘 판단하고 적용하면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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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 세계 문명을 단숨에 독파하는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조 지무쇼 엮음, 최미숙 옮김, 진노 마사후미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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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방식은 고대문명의 탄생부터 현대까지 지구상의 모든 국가의 역사를 시간대별로 전부 암기하는 방식이다. 4대문명이 어디서 탄생하고 몇 년도에는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누가 어디를 통일하고.. 이런 식으로 전지구 단위로 역사를 배우게 되는데 관심도 없는 나라의 역사를 배우게 되면 역사적 의미와 맥락을 모른채 무작정 암기만 하게 되므로 흥미도가 떨어지고, 역사에서 관심이 사라지게 되는 부작용을 가져온다. 그래서 그런 식의 모든 나라의 전시간대별 역사암기가 아닌 하나의 주요 도시의 역사를 통해 세계사를 살펴보며 거기서 전체적인 세계의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자고 한다. 일종의 선택과 집중인셈이다. 이로 인해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거기에서 다른 도시와 국가적 영역으로 역사적 관점을 확장시켜 나가는 방법을 취해보자는 것이 취지이다.


세계사는 도시 문명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왔기 때문에 세계 주요 도시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를 살핀다면 세계사의 전체 맥락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서울이란 도시의 역사를 통해 한국의 역사를 톺아보는 형식일 것이다. 혹은 고구려의 수도였던 평양이나 신라의 도읍지인 경주의 역사를 통해 한반도의 역사의 흐름을 알아보고, 반대로 국가적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 주요 국가의 역할과 존재에 대해서도 살펴보며 유기적으로 역사공부를 해가는 재미있는 공부법이다. 책에서 다루는 국가들은 국가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주요한 하나의 거점으로 작용하며 역사를 만들어왔다. 그런 측면에서 도시의 역사를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공부하는 것은 분명 흥미롭고 유의미한 공부법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는 총 30개의 도시가 소개되는데 지금은 사라진 고대의 도시부터 현재까지 번성하고 있는 세계의 주요 도시가 망라되어 있다. 서두에 그 도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슬로건과 역사적 의미를 한 줄 정리 해놓았고, 도시의 역사에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것이 무엇인지도 소개한다. 지도상에서 도시의 위치가 어딘지 살펴보고, 도시 내부의 구조도 살펴보며 도시의 상징물과 상징적인 인물들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도시의 이름은 익숙하지만 정확히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도 많았는데 책을 읽다보면 지정학적 위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도시의 운명은 그 도시의 위치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안
삼국지를 읽은 사람에겐 장안이란 도시는 굉장히 익숙할 것이다. 장안은 수도의 대명사로 당대 최고의 거대도시이다. 장안은 지리적으로 국사적, 경제적 요충지였기 때문에 오랜 기간동안 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때론 낙양으로 천도를 해서 장안이 몰락하기도 하는데 장안은 흥망성쇠를 반복하며 수도로서, 또 문화의 도시로 오래 지속되었다. 장안성은 풍수사상을 토대로 계획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음양사상을 토대로 좌우대칭의 배치나 유교적인 이상적 도시계획이 반영되었다는데 이렇게 거대한 도시가 만들어진 것은 왕권의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베이징
북경은 현재 중국의 수도이다. 과거에는 지방도시였지만 지금은 세계 최대의 인구와 광대한 면적을 자랑하는 거대 도시가 되었다. 베이징은 중국의 동북부에 치우쳐있다. 중국에서 수도를 나타낼 때 한자 京을 쓰는데 북경은 북쪽 수도라는 뜻이 된다. 역사적으로는 지방도시였는데 북방의 이민족인 거란족이 이 지역을 침입해서 잡아 먹고 요나라를 건국, 베이징을 수도로 삼는다. 이때는 베이징이 연성으로 불렸는데 이후 다른 이민족들에 의해 주인이 여러번 바뀌며 명칭도 연성, 남경, 중도 등으로 여러번 바뀌었다. 그러다 몽골의 쿠빌라이 칸에 의해 원나라가 만들어지고 대도라는 이름으로 바뀐다. 즉, 베이징의 역사는 이민족 침략의 역사이고, 중국이 여러 왕조의 흥망성쇠의 중심에 서 있었던 것이다.


상하이
상하이, 상해는 중국 경제와 국제무역의 중심지이다. 지금은 중국정부의 4대 직할시 중 하나가 되었지만 시작은 양쯔강의 작은 항구마을에 불과했다. 상하이가 도시로 발전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일이다. 당나라 때 처음 상하이라는 명칭이 등장하는데 이때만해도 습지에 둘러싸인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 상하이는 양쯔강 외에도 황푸강이 흐르기 때문에 배로 항저우 등의 내륙의 주요 도시로 갈수도 있고, 해외로 빠져나가 외국과도 교역이 가능한 지리상의 이점이 있다. 19세기 영국이 대량의 아편을 들여온 곳도 상하이였고, 아편전쟁이 발발하면서 상하이가 국제무대에 등장하게 된다. 외국과의 교류가 많은 도시가 그러하듯 상하이도 중국 속의 외국이 되었다고 한다. 청일전쟁 때는 일본의 아시아 진출의 거점으로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대규모 상업, 공업지대를 가진 중국경제를 지탱하는 용의 머리라고 불리는 것 같다.


동양권의 세계사에 관심이 많아서 중국과 일본 그외 아시아권 도시를 살펴봤는데 한국이 없는 것은 아쉬웠다. 일본에서 편찬된 책이라서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할라치면 자신들의 추악한 역사를 기술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빠트렸거나 서양권에 대한 사대주의가 강한 일본의 입장에선 한국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홍콩이 빠져있는 것도 아쉬웠다. 홍콩과 대만에 대헤 자세히 알고 싶었는데 홍콩은 상하이 파트에 잠깐 언급이 나올 뿐이었다. 아무래도 홍콩은 그 역사가 짧아서 그런 것 같다. 일본은 수도 동경이 아닌 교토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동경으로 수도가 옮겨가기 전 천년고도로서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교토가 나온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책에서 다루는 도시들이 중국과 홍콩, 일본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유럽과 북미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책에는 대놓고 내가 사는 나라와 관련이 없는 아프리카나 라킨아메리카의 역사를 굳이 알아야하냐는 식으로 언급하는데 그럼 나와 관련이 있는 국가라는 것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물론 유럽이나 북미는 사람들이 여행도 많이 가고 싶어하고, 소위 문화적으로도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유산이 많이 있지만 그렇다고 그런 쪽의 국가만이 나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사대주의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할 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일본인이 저술한 책이라서 그런 것 같다. 책의 취지가 관심도가 높은 국가의 역사를 통해 세계사를 배워보자는 것이므로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나라들이 선택된 것이겠지만 특정 대륙이 통째로 빠졌다는 것은 아쉬운 면이 분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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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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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역사를 되짚어가다보면 때론 사소하다고 할 수도 있는 평범한 매개체에 의해 세계사가 크게 움직이는 케이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 매개체는 곡물 같은 생필품에서 후추 같은 향신료나 차 같은 기호식품, 꽃이나 도자기 같은 사치품 등 다양하다. 보통 교역에 의해 큰 이익을 얻게 되는 상품이나 종교적인 이유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 등으로 사용되는 상품이 여기 해당되는데 이 책에서는 물고기를 통해 인류의 역사적 장면들이 바뀐 지점들을 찾아본다.


서양의 음식문화를 떠올려보면 보통 육식이 먼저 연상된다. 칼과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써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 육고기가 음식문화의 중심이 된 것은 18세기 농업혁명 이후라고 한다. 그 전까지는 생선을 더 많이 먹었던 것이다. 중세 유럽 기독교 사회에서는 일 년의 무려 절반 정도를 생선을 먹었다고 한다. 심지어 단식일 기간에도 생선을 먹는 것은 예외로 했다는데 그만큼 생선 소비를 적극적으로 권장했던 것이다. 종교적 이유로 생선의 소비가 많았었는데 이로 인해 생선 수요가 엄청나게 많아졌고, 큰 시장이 되었다. 물론 시장이 커지면 거대한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어업이 발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러한 종교적 생선 소비의 관습에 기인한 어업 시장의 확장이 복합적인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시스템을 장악하며 등장한 것이 상인연합세력과 헤게모니 국가였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 있던 생선이 청어와 대구다. 13~17세기, 즉 농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청어와 대구는 유럽 국가의 부의 원천이자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기도 하는 중요한 전략자원이었다고 한다.


청어는 이동 경로를 바꾸는 회유어라고 하는데 아직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 청어가 이동경로를 바꿀 때마다 국가의 운명도 달려졌다고 한다. 바이킹이 고향을 버리고 브리튼섬을 침략한 것도 청어 때문이라고 하며, 청어 떼가 나타난 발트해의 뤼베크 근해에서는 청어 무역이 활발해지고, 시장이 커지자 더 큰 이익을 위해 동맹을 맺게 된다. 청어가 너와 나의 연결고리인 셈이다. 이것이 그 유명한 한자동맹인데 이 동맹에는 수십개의 도시가 참여하는 거대 조직이 되고, 그 패권은 200년 이상 이어졌다고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템 하나만 얻어걸리면 대박치는 건 똑같다.


하지만 청어 떼가 산란 장소를 발트해에서 북해로 갑작스럽게 바꾸자 한자동맹은 급격히 쇠퇴했고, 북해의 작은 나라인 네덜란드가 새로운 패권을 잡게 된다. 작은 어촌 마을이었던 네덜란드는 청어 덕분에 전 세계 해양을 지배하는 헤게모니 국가가 될 수 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다른 나라 어선이 몰래 가서 조업을 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나보다.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의 어선이 울릉도까지 와서 오징어를 싹쓸이해갔었는데 그래서 한국의 오징어가 금징어가 되었다. 한자동맹이 네덜란드 앞바다까지 가서 청어를 잡아들이는 일은 없었던 것 같으니 적어도 중국보다는 양반이라 하겠다.


청어가 유럽의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했다면 대구는 신항로 개척시대와 맞물려 있다. 대구 역시 청어처럼 종교적 이유로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 되고 이 중요한 핵심 상품을 유통하기 위한 대구 공급 시스템이 유럽 전체에 퍼져있었다고 한다. 대구는 염장하여 햇볕에 바짝 말리면 5년은 보관할 수 있고, 적도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상하지 않는 몇 안되는 귀중한 식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염장 대구는 신대륙을 찾아 떠나는 장거리 항해를 가능하게 해주었다. 황금의 땅 일본으로 가는 뱃길을 찾기 위해 떠난 존 캐벗은 실수로 북미 대륙에 도착하는데 거기서 발견 한 것은 황금이 아니라 대구 떼였다. 그리고 그 지역은 새로운 중요한 대구 공급지가 된다.


책의 제목이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라서 37마리의 물고기의 이야기가 담겨 있을 줄 알았는데 웬걸 청어와 대구에 관련된 37가지 이야기였다. 즉, 세계사를 바꾼건 청어와 대구 딱 두 마리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청어와 대구가 이런 세계사까지 바꾸는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일까? 초기 기독교에서는 단식을 권했다고 한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고 낙원에서 추방을 당했기 때문에 먹는다는 행위가 인간에게 문제를 유발시킨다고 생각해서 단식이 해야 에덴동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렇게 안 먹으면 에덴동산은 모르겠지만 골로 가긴 하겠다. 그런데다가 히포크라테스가 주장한 체액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공기, 물, 불, 흙이라는 네 가지 원소로 되어 있고, 인체도 이 네 가지 원소로 구성되며 음식도 네 가지 원소를 가지는데 이 원소에 따라 몸의 성질도 바뀐다는 식으로 생각했다. 뜨거운 성질이 육류를 먹으면 성욕이 강해지고, 차가운 성질의 생선을 먹으면 성욕이 억눌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육욕을 없애기 위해 고기를 금하고, 생선을 권장한 것이다.


기독교의 단식은 식욕을 이김으로써 육체를 정신이 지배하고, 성욕을 불러일으키는 육식을 금지함으로써 성욕을 억제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한다. 이런 젼차로 육고기 대신 생선을 먹는 것을 권장했고 더 나아가 단식일을 육식을 금하는 날에서 적극적으로 생선 먹는 날로 바뀌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생선을 많이 먹고 육욕을 없애라는 뜻인 거다. 군대에서 율무차 마시는 것과 같은 논리인가보다.


이렇게 공격적으로 생선을 먹어치우게 되자 생선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자연히 생선의 유통과 보관 기술이 요구되어졌고, 많은 양의 생선을 한꺼번에 잡는 어업 기술이 뒷바침되어야 했다. 이런 전제 조건에 맞아떨어지는 것이 바로 청어와 대구였다. 대량의 어획이 이루어지고, 소금에 절이는 청어와 염장 대구는 년 단위의 장기간 보존이 가능했으므로 유통에도 적합했다. 그래서 청어와 대구가 자연스럽게 중요한 상품이 되고, 세계사까지 흔드는 아이템이 될 수 있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기독교가 인간이 성욕을 제한하려는 시도에 의해 세계사가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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