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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댄 애리얼리 최고의 선택
댄 애리얼리 지음, 맷 트로워 그림,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말하길 인생은 BDC.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아다 라고 했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마치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여러 순간에 내가 결정을 내린 내용들이 하나씩 모여 내 인생을 완성해나간다. 내 인생이란 내가 내린 결정들의 집합체인 것이다. 우리 인생의 커다란 터닝포인트가 되는 선택부터 점심 메뉴를 고르는 사소한 선택까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언제나 옳바르고 후회없는 최고의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과연 최고의 선택을 하는 방법은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은 우리 일상에 넘치는 선택의 순간에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게 의사결정이 비밀에 대해 알려준다.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지배하는 두 가지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데 하나는 시장적 규범이고 또 하나는 사회적 규범이 그것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할 때도 이 두 가지 사안을 고려하여 선택을 하게 된다고 한다. 시장적 규범은 말 그대로 자유시장 속에서 모든 가치를 돈이라는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여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은 모두 이익을 추구하고,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 이런 가치 속에서는 효율성과 이익에 초점을 맞춰서 선택을 하여야 한다. 반대로 사회적 규범은 사회적 맥락에서 관계를 형성하자고 말한다. 자신이 맺고 있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돈과 비용을 따지지 않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고 그런 가치 속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시장적 규범의 세상에서는 친구 사이가 아니라 시장 참가자 사이에서의 교환이 일어난다. 내가 가진 가치와 상대의 가치를 돈과 비용이라는 재화로 등가교환 하는 것이고, 모든 사람이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면서 철저하게 자기 이익을 극대화 하려고 한다. 자기가 돈을 지불한 만큼 대가를 받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 사회는 효율성을 중시 여긴다. 반대로 사회적 규범의 세상은 사회적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을 가장 큰 가치로 삼는다. 자신이 투자한 것에 대해 즉각적인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내가 상대를 도와주면 언젠가는 상대도 나를 돕는다는 식이다. 따뜻하고 융통성이 있다. 시장적 규범과 사회적 규범은 너무나 다른 가치관이라서 서로 충돌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둘은 섞이는 것이 참 어렵다.
우리가 좋은 선택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우리가 서로 상충되는 이 두 가지 규범이 충돌하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규범과 시장적 규범의 미묘한 차이를 찾아서 그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시장성의 논리를 따르느냐 아니면 사회성의 논리를 따르느냐 하는 것이 사람들이 동기부여와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준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시장적 규범으로 일처리를 하면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성적이 오르면 용돈을 준다던가, 회사에서 동기부여를 위해 금전적인 보상을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책의 저자이기도 한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의 실험에 따르면 보상이 높으면 더 많이 노력하지만, 금전적인 보상보다 사회적인 보상이 뒤따랐을 때 가장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돈도 안되는데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적 규범의 사고로는 결코 설명되지 못하는 결과이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인 보상은 시장적인 보상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밝혀졌다. 즉, 물질적인 보상보다 일을 통해 충족감을 느끼게 되면 더욱 열심히 일을 하게 된다는 뜻이다. 힘을 일을 하는 사람에겐 동기부여가 특히 더 어려운데 이런 사람에겐 금전적이고 물질적인 보상보다 심리적인 충족감이 필수적이다. 말하자면 소방관이나 미화원 등에겐 합리적인 보상도 필요하지만 사명감이나 성취감 같은 심리적 보상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비즈니스에서도 이런 심리를 적용하면 금전적인 보상이나 처벌만으로 해결하려고 하기 보단 집단의 공동체 경험, 비금전적인 선물, 공개칭찬 같은 사회적인 보상, 시장적 규범으로서의 혜택 등이 적절하게 섞어서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비즈니스가 아닌 일상 속에서는 사회적 세상과 시장적 세상의 균형을 잡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시장적 세상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형성이 비교적 쉽고 확실한 편이다. 하지만 사회적 세상은 나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이들과 관계를 맺고 이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리고 사회적 세상이 시장적 세계와 만나면 일은 더욱 복잡해진다. 특히 사회적인 세상에 돈문제가 개입하는 경우에 트러블이 자주 발생한다. 원래 사회적 세상은 보상을 바라지 않고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지만 인간관계에서도 돈문제가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데이트 비용 문제나 모임을 할 때마다 돈을 내지 않는 사람 등 현실적인 문제가 흔히 발생한다.
돈을 지출하면 고통스러운 느낌이 드는데 그것을 '지불의 고통'이라고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건 금액이 오를수록 오른만큼 고통이 커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만원 썼을 때 느끼는 고통이 만원 썼을 때의 딱 두배만큼 고통스러운 건 아니란다. 액수가 많으면 고통스럽지만 금액이 뛰는 것에 비례해서 고통스럽지는 안하고 한다. 또 밥 한 번 사면 마음이 아픈데 두 번 사나고 두 배로 아픈 것도 아닌데 이것을 민감도 체감성의 원리라고 한다. 문제는 이걸 역으로 생각하면 밥 한 번 얻어 먹을 때 고마운 마음이 두 번 얻어 먹으면 두 배로 고마워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한 번 두 번 사다보면 호의를 권리로 생각하게 되고 고마워하는 마음도 없이 상대의 지불을 당연시 하게 된다. 그래서 사회적 세상의 가치인 보답없이 막 퍼주는 마음이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결국 우리가 하게 되는 모든 선택은 시장적 규범과 사회적 규범 사이의 적절한 선을 찾는 것이고, 인간은 의외로 시장적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즉, 돈이면 다 되는 것이 아니고, 또 마음만으로는 마음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식이다. 이 두 가지를 잘 판단하고 적용하면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