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 숨어 있는 생명의 기원
엘리자베스 M. 토마스 지음, 정진관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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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칭하며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중 무엇보다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45억년 지구의 역사중 인류의 시간은 0.004%뿐으로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나 살아온 시간은 극히 찰라에 지나지 않는다. 무려 35억년 전 광합성을 하는 최초의 생명체가 출현하고, 20억년 전에 단세포 생물보다 발전한 진핵생물이 출현했다. 10억년 전에는 다세포 생물이 출현해서 지구 생명체가 풍부해졌으며, 3억 7000만년 전에는 바다에 살던 어류가 육지로 올라왔고, 3억 2000만년 전에는 파충류가 등장했다. 그 후 포유류와 조류가 잇달아 출현했으며 공룡이 멸종한 뒤 6000만년 전이 되어서야 비로서 최초의 영장류가 나타났다. 그로부터 또 오랜 시간이 지난 후 20만년 전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해 지구를 정복하기 시작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무수히 많은 종의 생명체가 타고 있는 지구라는 열차의 꼬리칸에 가장 늦게 탑승한 승객인 셈이다.


지구는 수십억 년 동안 수많은 생명체가 함께 진화하면서 균형과 조화를 이룬 생태계이다. 하지만 인간은 지구상에서 인류와 함께 살아가는 다른 생명체, 다른 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비교적 최근이 되어서야 그나마 자연과 생태계라는 지구의 환경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인간에 의해 지구의 생명체가 멸종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다. 인류는 지구의 주인이 아닌 다른 생명체와 함께 공존하여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을 가지고 인류 이외의 생명체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가이아란 자연계나 진화 과정을 일컫는 말로 지구의 생물권, 대기권, 대양, 토양 등을 모두 포함하여 하나의 복합적인 실체로 정의한 것이다. 초기 지구에 원시 생명체가 나타나고, 대기가 공기로 변하고, 물이 생겨나고, 식물이 자라나기 좋은 토양이 형성되고, 이런 자연의 변화에 따라 생명체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길 반복하며 점점 진화해나가다가 고등생물이 나타나는 일련의 과정을 지구적 입장에서 보는 관점이다. 지구는 그저 암석덩어리가 아니라 생물과 무생물이 상호작용하면서 스스로 진화하고 변화해 나가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유기체로 생각하는 것이다.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인류도 그 거대한 흐름 속에서 지나쳐가는 하나에 생명체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은 미생물, 원생생물, 진균류, 지의류, 절지동물, 식물, 척추동물, 양서류, 공룡, 익룡, 악어, 조류, 포유류, 유인원과 호모 사피엔스, 진화학적으로 우리와 사촌뻘인 네안데르탈인, 개척되지 않은 산족 까지 지구상에 존재하고 존재했었던 모든 생명체들의 기원과 진화과정, 생물학적 특성과 생리 작용, 생활습성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명체는 수많은 변형 후에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었지만 원시생명체부터 현재의 포유류나 인간 같은 고등동물들도 모두 동일한 생물학적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을 톺아보며 이해하면 생명과 진화라는 커다란 움직임을 알게 되고, 인간의 위치와 존재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는 책의 특징을 모든 종의 생명체를 의인화 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간은 인류를 제외한 다른 모든 종을 인간보다 못한 열등하고 하찮은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 미생물에 대해서는 하찮고, 열등한 생명체로 치부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다른 생명체를 지칭할 때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을 가장 꼭대기에 두고 나머지 생명체들을 낮게 불렀다. 하지만 가이아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나 미생물이나 모두 동등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두 he나 she 또는 who라는 호칭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인간의 관점이 아닌 초록빛 지구별의 관점에서는 미생물이고, 포유류고 인간이고 모두 생때 같은 내 새끼 아니겠는가. 하지만 번역하는 과정에서 언어의 특성상 저자가 의도한 이런 의인화는 그렇게까지 잘 표현되지는 않았는데 이런 것들을 감안하고 읽으면 좋겠다. 이런 표현 하나하나가 저자가 생명체와 인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구상에 수많은 종의 수많은 생명체가 번창하여 살고 있지만 40억 년을 거스러 올라가면 최초의 단 하나의 세포가 있다. 모든 것은 거기서 출발한다. 우리는 모두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우리는 인간이 아닌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뜻한다. 그 세포는 초창기의 세포와 매우 비슷하고, 우리는 그것을 생명의 구성 요소라고 한다. 이 세포는 혜성이나 유성에서 왔다는 의견도 있고, 지구가 형성되었을 때 우주먼지 속에 존재했던 강한 저항력을 가진 유기체의 형태로 전 우주에 존재했었다는 주장도 있다. 즉, 우주에 유기체로 존재하다가 지구가 만들어지고 환경이 조성되자 나타났다는 주장이다. 그 중 현재 주류로 취급되는 주장은 초기 분자에서 형성되었을 거라는 가설이다.


세포가 생명체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세포벽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세포의 RNA가 어떤 작용에 의해 세포벽을 만들어 냈다고 추측하는데 세포벽은 생명체라고 불릴 수 있는 분자의 가닥이 생겨난 한참 후에 생겨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 세포벽이 초기 분자에서 우연히 형성된 세포를 보호하고 산산조각 나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고 보여진다. 미생물은 그들의 식량인 자당을 만드는 과정 중에 산소를 배출하게 되고, 그 덕분에 우리가 그 산소를 이용하게 되었다. 미생물은 세계를 뒤덮은 진화의 가장 중요한 엔진 중 하나를 발명한 발명가라고 한다. 산소를 만들어낸 미생물만큼 위대한 발명가가 또 있을까?


우리 지구별에 선을 보인 순서대로 생명체를 하나씩 소개하며 각 종간의 관계와 진화의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단 하나의 세포에서 출발하여 수많은 진화를 거쳐 인류가 탄생하기 까지의 긴 여정을 통해 생명의 기원과 지구와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귀한 시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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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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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는 첫작품인 개미 때부터 좋아하던 작가다. 기발한 상상력과 기존의 사고를 뒤집는 시선으로 이야기를 색다르게 이끌어가고, 흥미롭고 색다른 주제로 호기심을 자극하여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며, 뛰어난 이야기꾼이라 흡입력있게 글을 쓴다. 그래서 순수하게 재미라는 측면에서 보면 베르베르의 소설은 나무랄 때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작품인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제국, 신으로 이어지는 3부작을 가장 좋아하는데 사후 세계와 환생, 신에 대한 이야기를 동양적인 관점과 서양의 시각을 믹스해서 탈종교적인 세계관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환생과 영계라는 것은 분명 동양적인 사상에 기인하는 것들이다.


이렇게 베르베르 소설은 전통적인 기독교 사상에, 동양적인 철학과 고대의 종교와 신화 등도 차용하여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내었다. 이 점이 베르베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한다. 말하자면 어느 특정 종교의 우월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모든 종교의 뿌리는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전제가 된 것 같다. 어쩌면 한가지의 사상에 전도되지 않기 때문에 기발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주제를 만들어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신작 <심판>은 폐암으로 죽은 주인공이 천국의 재판정으로 가서 변호사를 대동하고 대천사 가브리엘에게 재판을 받는 것이 기둥 줄거리이다. 말하자면 베르베르 버전의 신과 함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다만, 동양의 정서로는 6도윤회 사상에 입각해서 선업을 쌓고 착하게 살았다면 천상(천국)으로 가고, 선행포인트에 따라 인간, 수라계에서 환생하거나 축생, 아귀계나 지옥에 떨어진다고 믿는다. 하지만 베르베르가 만들어놓은 심판의 세계에서는 천계의 재판정에서 유죄가 내려질 경우 피고는 다시 환생을 하는 벌을 받는다. 즉, 우리의 현실이 벌을 받는 형벌장인 셈이다.


이 작품의 설정은 초기 작품인 타나타노트와 천사들의 제국, 신으로 이어지는 소위 타나토노트 3부작에서의 컨셉과 맞닿아 있는 내용들이 보이는데 현생의 인생은 전생의 '내'가 미리 선업포인트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선 선업포인트라는 개념은 없지만 전체적으로는 내가 나의 다음 인생의 전체적인 틀을 짜놓고 그것이 나의 카르마로 작용하게 된다는 설정은 동일하다. 나의 성격, 직업운, 연애운, 부모운, 장점과 단점, 질병까지 현생의 내 상태는 모두 전생의 내가 선택한 '옵션'이라는 거다. 그러니 자신의 인생이 엉망이라고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원망하려면 자신을 원망해야 하는 것이다. 타나토노트 3부작에 저 내용이 나왔을 때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라 깊게 각인되었었는데 다시 그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


주인공은 재판장 가브리엘에게 자신이 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 좋은 직업인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윤회의 업보에서 빠져나와야만 하는 운명에 처한다. 하지만 자신만만하던 것과는 달리 주인공은 여러모로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다시 태어나는 벌을 받게 된다. 책의 내용 중 한가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부분은 주인공이 누가 보기에도 뚱뚱하고 추해보이는 여자와 결혼한 것을 두고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검사는 판사 출신의 잘나가는 주인공이 뚱뚱하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며, 일생을 통해 어떠한 것도 이루지 못한 <멍청이> 여자와 결혼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주장한다. 더 나은 아내를 만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권태기가 왔는데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차라리 바람이라도 피워서 아내에게 자극을 줬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울리지 않는 상대에게 충실한 것은 상대의 삶을 망치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망치는 일이라고 말한다. 바람을 피워서라도 아내를 자극해서 부부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인데 이게 맞는 말일까? 이거야말로 바람 피는 남자 혹은 여자가 자기변명을 위해 내뱉는 비루는 변명 아닌가? 섹스를 하라고 있는 성기를 왜 사용하지 않고 왜 기본적인 쾌락을 스스로 차단했느냐고 검사가 주인공을 나무라는데 그럼 반대로 섹스하기가 너무 싫으니 차라리 밖에 나가서 딴 여자랑 잠자리를 하고 오라고 말하는 여자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바람을 피워서라도 아내를 자극하라고 했는데, 아내가 차라리 바람을 피라고 종용하는 것은?


잘난 남자는 예쁜 여자와 결혼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과연 그것이 자연의 섭리인가? 잘 생각해보면 맞는 것도 같다. 동물 세계에서 암수가 짝을 지을 때는 항상 강하고 쎈 수컷이 암컷을 차지하게 된다. 숫놈끼리 싸워서 이긴 최종승자가 암컷을 거느리거나, 암컷의 마음을 얻기 위해 화려하게 치장을 하기도 한다. 공작의 화려한 꼬리장식, 사자의 멋진 갈기, 큰 뿔이나있는 영양. 가장 멋진 녀석이 짝짖기에 성공한다. 인간으로 따지면 원빈이 이나영과 결혼하고, 장동건이 고소영과 결혼하는 식이다. 열성인자를 가진 <멍청이>와 짝짖기를 하는 것보다 가장 강하고 힘있고 멋진 녀석이 멋진 암컷과 짝짖기를 하는 편이 우성 인자를 가진 개체를 생산했을 때 종족보존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어쩌면 잘난 남자가 잘난 여자와 맺어지는 것은 자연이 섭리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자연의 오랜 섭리를 깨트린 것이고 말이다. 말하자면 이런 맥락인 것 같은데 이것이 '잘못'이라고 한다면 못난 남자, 못난 여자는 연애도 결혼도 못한다는 소리다.


좋은 직업인이었냐는 질문에 주인공은 물론 스스로 좋은 직업인이었다고 강변한다. 주인공은 살아있을 때 판사였고, 굉장히 많은 재판을 맡아 처리했었다. 하지만 너무나 빠르게 일처리를 했었고, 그 과정에서 인정을 보일 수도 있는 케이스의 피고에게 중형을 내리기도 하고, 정치적 외압에 의해 중범죄자를 풀어주기도 했었다. 빠르고 타성에 젖어 판결을 내리던 주인공은 빠르게 일처리를 하려는 의사에게 수술을 맡겼다가 결국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판사로서 타인의 잘잘못을 따지던 입장에서 피고가 되어 잘잘못을 판정받는 입장이 된다. 사고의 전복.


기존 질서의 전복이 베르베르 소설의 특징이다. 이번 이야기에서 가치전복된 가장 의외의 장면은 것은 검사가 말하는 주인공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이 아내나 방임했던 아들과 딸, 잘못된 판결로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아니라 주인공 자신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현생의 나의 인생에는 전생의 내가 만들어놓은 목표치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현생의 나에겐 전생의 내가 미처 도달하지 못한, 이루고 싶었던 꿈을 이루어야 하는 일종의 목표가 있었던 것이다.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에게 어려운 일을 넘긴다는 말이 유행했는데 마치 그것처럼 현생의 꿈을 다음생의 나에게 전승하는 것이다. 이것이 카르마로 현재의 나의 인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전생의 내가 만든 카르마는 현생의 인생에 25%의 영향력을 가지고 내 인생을 개척하는 자유의지는 50%의 영향력을 가진다. 말하자면 현생의 삶은 전생의 내가 원하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것인데 전생의 내가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살지 않았다면 스스로를 배신한 것이자 한편으로는 자신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는 셈이다.


전생에 내가 어떤 삶을 원했건 현생의 내 삶은 현생의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라고 50%나 되는 자유의지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그럼에도 전생에 내가 25%의 확률로 짜놓은 완벽한 인생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으면 나는 유죄인 것이다. 내 자유의지는 나의 의지를 역행하는 것이고,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은 내가 살고자 했던 삶과 다르면 아무리 성공해도 그건 실패가 된다. 아니면 현생의 의지로 성공을 한다해도 그 성공은 맥시멈 50%이지만 전생에 만들어 놓은 계획대로 자유의지를 사용했다면 25%의 카르마까지 더해져서 맥시멈 75%의 성공을 취할 수 있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겠다. 전생의 꿈은 현생에서도 꿈이나 이상으로 드러나는데 그 꿈을 쫓지 않고 현실과 타협하거나 한다면 그건 스스로의 꿈을 배신 하는 행위라는 뜻도 되겠다. 결국 베르베르가 하고자 하는 말은 현실과 타협하지 말고, 아무리 힘들어도 꿈을 쫓아라. 그것이 너의 영혼을 구원하리라. 대략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같다.


전체적으로는 연극적인 분위기로 구성되어졌다. 기존의 소설들이 마치 영화적인 구성을 연상시켰다면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마치 연극 공연을 하듯 희곡적인 느낌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그래서 작 중에 천사들이 주인공의 재판을 관람하는 설정이 나오는데 독자가 마치 천사가 되어 그 재판을 관람하는 느낌으로 이야기에 들어가서 함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환생이라는 베르베르스러운 주제로 자신의 인생과 운명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재미있는 소설로  전작들보다는 무겁지 않고, 복잡한 내용도 없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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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베이비돌 리페인팅 -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내다
정소민(코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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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돌은 작고 귀여운 모습으로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 베이비돌은 미미나 쥬쥬 같은 얼굴이 조막만하고 팔다리가 쭉쭉 뻗은 팔등신의 인형과는 달리 큰 얼굴과 큰 눈, 볼록한 볼, 앙증맞은 팔다리를 가진 마치 아기 같은 모습을 한 귀여운 인형이다. 정확히 베이비돌이 디즈니 캐릭터로 만든 인형만을 뜻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베이비돌이라고 하면 주로 디즈니의 캐릭터를 아기처럼 만든 디즈니 프린세스 베이비돌을 지칭하는 것 같다. 어디건 '디즈니'가 붙으면 가격이 사악해지므로 아이들도 좋아하고, 키덜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돈잡아먹는 취미생활이란 뜻이 된다.


아무리 예쁘게 만들어진 인형이라고는 해도 공장에서 찍어낸 양산 인형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 예쁘기는 하지만 어딘지 부족하고, 다 똑같아 보이는 개성없는 인형들. 이런 베이비돌을 나만의 개성과 취향을 살려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베이비돌을 만드는 베이비돌 리페인팅이 새로운 취미 생활로 뜨는 모양이다. 인형 리페인팅이란 원래의 인형 얼굴을 지우고 그 위에 나만의 취향에 맞는 얼굴을 그려넣는 것이다. 단순히 메이크업을 시킨다거나 머리를 빗겨주는 수준에서 벗어나서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작업이다.


인형 리페인팅은 다양한 종류의 인형을 가지고 행해지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베이비돌은 다른 인형보다 얼굴이 크고 면적이 넓기 때문에 얼굴을 그리넣고, 표정을 풍부하게 표현하기가 좋다고 한다. 그래서 베이비돌 리페인팅이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인형 몰드, 눈동자 색깔, 눈썹 모양, 입술 모양까지 모든 것을 직접 고르고, 한땀한땀 정성을 들이고 모든 과정이 내 손을 거쳐 완성되므로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커스텀제작이라는 의미와 함께 구석구석 애정이 담긴 인형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책에는 베이비돌 리페인팅을 처음 접하는 사람을 위해 리페인팅에 필요한 도구와 준비물, 리페인팅을 하기 위한 준비 단계, 인형의 콘셉트 잡는 법 등 기초적인 내용부터 기본 메이크업, 다양한 표정 만들기, 눈동자에 포인트 주기, 홀리데이 메이크업, 마무리 작업의 순서로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어서 하나씩 따라해보면 어렵지 않게 리페인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필요한 재료에는 아크릴 물감이나 색연필, 연필, 파스텔 등 다양한 채색도구가 등장한다. 단순히 물감으로만 슥슥 칠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표정과 기법으로 특색있는 스타일의 얼굴을 만들어주는 생각보다 섬세하고, 전문적인 작업이었다.


인형 얼굴을 페인팅하는 것은 2D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3D의 입체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 일반 평면 그림과는 조금 다르다. 그리고 그냥 머리속으로 대충 모습을 그려보고 머리속 이미지대로 채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고 싶은 메이크업이나 표전, 분위기 등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찾아서 그 예시 사진을 모델로 해서 페인팅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얼굴 윤곽, 얼굴, 곡선, 눈빛, 홍조의 위치 등 많은 것들이 인형의 인상을 결정하는데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실제 커버하려는 사람의 얼굴과 비교해가면서 눈매나 눈동자 색, 눈썹 모양 등 디테일한 포인트를 잡아 표현해야 한다고 한다.


페인팅 만으로 표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윙크하는 눈, 눈 웃음, 새침한 눈, 슬픈 눈 등 눈 만으로도 다양하게 표정을 만들 수 있다. 어쩌면 그만큼 눈이 표정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눈이 큰 베이비돌이 리페인팅을 하는데 유리하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눈 얘기만 하다보니 다른 곳은 건드리지 않고 눈만 바꾼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으나 눈 모양의 변화에 따라 눈썹과 입술도 조화를 맞추어 변화를 주게 된다. 실제 사람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베이비돌 리페인팅의 마무리는 헤어식모이다. 헤완얼이라고 결국 얼굴을 완성하는 것은 헤어니까 말이다. 베이비돌을 보며 항상 느끼는 것이 머리 숱이 너무 없다는 것이었다. 얼굴은 예쁘게 되어 있는데 그에 반해 머리카락을 정말 성의없이 얼기설기 박혀 있고 머리를 심어놓은 것도 일괄적이지 않아서 대칭도 안맞아서 항상 없어보이고 부족해보였다. 그런데 직접 머리를 심어서 헤어스타일까지 커스텀으로 제작할 수 있다니 한층 완성도가 높고 예쁜 베이비돌을 만들 수 있겠다.


마지막에 부록으로 베이비돌 리페인팅 노트가 있어서 인형을 리페인팅 하기 전에 메이크업 연습을 해볼 수도 있다. 책에는 리페인팅하는 것만 다루고 있지만 헤어, 의상까지 바꾸어서 아예 새로운 인형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니 관심이 있다면 다음 단계까지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얼굴 리페인팅 만으로도 큰 차이를 가져오고, 다이나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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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철학자 - 교양인이 되기 위한 철학 입문서
김이수 지음 / 단한권의책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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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어려운 일을 만나거나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일신상 큰 고민이 있을 때, 중2병에 걸렸을 때, 사람과 사랑에 대해 고민할 때 등 다양한 이유로 철학을 필요로 한다. 철학이 실제로 그런 고민과 선택에 직접적인 해결책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꿔서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어준다. 또 철학적인 성찰은 삶에 대한 의미와 인생의 가치 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해서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철학이란 나의 내면을 성장시키는 영혼의 자양분과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정서적으로 좋고, 삶에 대한 고찰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한들 어려워서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철학은 어렵고 이해하기가 힘들어서 혼자서 책을 읽으며 독학하기란 참 쉽지가 않다. 우선 철학의 역사가 너무 오래되고, 철학자들도 많아서 그 오랜 역사를 전부 훑어가며 철학자들의 철학 사상을 다 이해하기란 초심자에겐 불가능에 가깝다. 의욕적으로 철학사를 읽어보려해도 어려운 용어들과 복잡한 철학사상에 가로막혀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많았다.


이제 막 철학에 발을 들이는 초심자에겐 복잡한 철학의 계보나 어려운 철학 개념이 아닌 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철학서가 필요하다. 그리고 긴 철학사를 따라가며 이름을 올린 모든 철학자를 살펴보는 것은 나중의 일이고 처음에는 비교적 잘 알려지고,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철학자들의 가르침과 철학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 철학을 접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처음 만나는 철학자]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고대 철학자부터 프로이트와 마르크스, 니체 같은 현대의 철학가, 그리고 공자, 노자, 맹자, 장자 같은 동양의 대표적인 철학자 등 동서양의 인지도가 높고 많은 사람들이 알만한 15명의 대표 철학자들과 그들의 철학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너무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 식상할 수도 있고, 왜 많이 알려진 유명한 철학자만 다루는 거냐고 반감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린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사상이 중요하고, 철학사 중에서도 큰 영향력을 가진다는 뜻도 되겠다. 그러니 이들을 중심으로 철학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보여진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이란 무엇인지, 세계란 무엇인지, 인간과 세계의 관계는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과 내면을 탐구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하고 해답을 구하고자 했다. 이것 질문이 결국 철학이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동양의 사상가들은 자연 속에서의 인간의 존재와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하고, 서구의 철학가들은 개인과 함께 나를 둘러싼 세상, 사회, 우주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도 아니지만 동양사상은 자연 속에서의 삶의 자세를 중시한다면 서양사상은 자연을 이해하고 탐구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자는 마인드와 자꾸 뭔가를 증명하고, 분석하고, 알아내려는 마인드의 차이인 것이다. 공자는 순리대로 살며 세상을 보는 법을 말하고, 맹자는 사람답게 사는 길, 장자는 자유롭게 사는 길, 한비자는 현실적으로 사는 길. 이렇게 동양의 철학자들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에 대한 질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사람의 법은 땅이고, 땅의 법은 하늘이며,
하늘의 법은 도이고, 도의 법은 자연이다


노자는 최고의 선이 물과 같다고 말한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이는 자연의 법칙을 가장 잘 보여주는 현상이다. 法이란 한자는 물수변(水)에 갈거(去)가 합쳐진 말로 물처럼 흘러가는 것이 법도라는 의미가 된다. 물흐르듯이 자연의 법칙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자 인간이 지켜야할 법도라는 주장이다. 도덕경에 나오는 저 말은 일견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인간으로 흐르는 종속적인 흐름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자연이라는 큰 시스템에서 보면 저마다의 위치에서 자연을 구성하고 있는 일부분이기에 모두가 자연 그 자체라고 보고 있다. 인간이 땅이나 하늘에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분이자 자연 그 자체라는 생각이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을 중심에 두고 세상을 보지만 노자는 인간이 아닌 자연, 우주를 중심으로 해서 사람을 보라고 가르친다.


우주의 관점에서 인간의 존재는 작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 우주 전체를 중심에 두고 인간을 생각하라는 말이 인간은 하찮다는 뜻처럼도 들릴 수 있지만 그런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사람 한사람 한사람이 우주와 같은 큰 존재이고 큰 가치를 가진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은 자연의 본성을 그대로 이어받아 물처럼 자연의 순리대로 사는 것이 가장 큰 선이라고 가르친다. 노자는 무위를 인간의 덕이라고 말했다. 무위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자연을 따르지 않고 인간 개인의 욕심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가장 인간답게 사는 덕이라는 가르침인 것이다. 약간 자연인 옹호론자라고나 할까


노자와 비슷한 주장을 하는 사람이 또 있는데 바로 장자되시겠다. 장자는 노자와 비슷한 사상을 펼쳤기 때 이 둘은 콤비로 묶여 '노장사상'이라고 말해진다. 장자는 '무용지용론'이라는 것을 주장했는데 쓸모가 없음이 쓸모가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영화 황산벌을 보면 계백 장군이 황산벌로 떠나기 전 자기 식솔에게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기는 것이여' 라고 말하며 약을 먹고 죽으라고 하자 계백의 처가 말한다. '말은 바로하소,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죽는 것이고, 사람은 이름 때문에 죽는 것이라고' 과일나무는 과일이 열리면 과일을 따게 되는데 이때 큰 가지는 꺾이고 작은 가지는 찢긴다. 아름드리 훌륭한 재목이 될 나무라면 목수에 의해 베어지고 만다. 과일나무는 과일이 열림으로서 고통을 당하고, 재목이 될만한 멋진 나무는 그 쓰임새로 인해 일찍 죽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이름 때문에 죽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것으로 아무런 재능이 없다면 그런 화를 당하지 않을 것이니 천수를 누리게 될 것이다. 화를 입지 않고 천수를 누리는 데에는 아무 쓸모없는 것이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아이러니.


사람들은 화려하고 삐까뻔쩍하는 것을 바라고 동경한다. 하지만 화려한 삶의 이면에는 모르고 있는 어려움과 고통이 있으니 그것을 부러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산이 높으면 골짜기는 깊고, 빌딩이 높을수록 그림자는 길어지는 법이니 말이다. 우린 화려한 연예인을 동경하거나 강남 건물주를 부러워하지만 그들에겐 우리가 모르는 그들만의 어려움과 고민이 있으니 굳이 그들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가르침이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해도 좋으니 한번이라도 그런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어떻게 설명할건가요 장자 어르신) 장자의 무용지용론은 부자에게도 서민들이 모르는 고민이 있다는 식으로 사물의 한쪽 면만 보지 말고 다양하게 볼 것을 가르친다. 장자에 비하면 노자는 조금 더 개인적인 측면에 집중하는 것 같다.


장주가 나비가 된 꿈을 꾸었던 것일까,
아니면 나비가 장주가 된 꿈을 꾸었던 것일까
장주와 나비는 서로 다른 것이건만 그 구별이 애매함은 무엇 때문일까?


장자는 우물안 개구리, 무용지용론 외에도 또 하나의 걸출한 명언을 남겼는데 그 유명한 호접지몽이다. 장자는 정말 명언제조기다. 호접지몽은 많은 영화나 소설 등 수많은 콘텐츠에서 재활용 되며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호접지몽은 물아일체의 경지이자 꿈과 현실, 나와 기억의 구분이 없어지는 도의 세계를 말한다. 장자가 말하는 이 도의 세계는 집착하지 않고, 이름과 몸의 안위에 연연해하지 않는 삶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장자의 또다른 가르침인 소요유로 이어진다. 장자의 핵심 사상이기도 한 소요유편은 도에 대한 깨달음을 전제로 한다. 소요유란 천천히 거닐면서 놀다, 유람하다는 뜻으로 천천히 거닐면서 노니는 안빈낙도, 욜로의 자세인 것이다. 안빈, 비록 가난하지만 낙도, 도를 즐겁게 즐긴다는 뜻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 현실, 실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세상의 기준에서 자유로워지고 낙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무용지용론의 정신과 이어지며 화려한 것을 바라지 말고, 세상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즐기며 살라는 가르침인 것이다. 안빈낙도는 공자의 말이지만 이를 잘 실천한 것은 장자인 듯 하다.


니체는 2,000년이 넘는 철학의 역사에 있어서 상상할 수도 없는 반란자라고 한다. 망치를 든 철학자로 불리는 니체는 철학을 어렵거나 고상한 것이 아닌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필요한 옷가지와 가면이라고 생각했다. 철학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비교를 통해 자신을 아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라고 말했다. 자기객관화를 통해 너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니체의 사상은 '힘의지. 초인, 영원회귀' 세 가지로 정의되는데 이 세 가지 개념은 서로 연결하여 이해해야 한다.


네 행동의 원칙이 늘 보편타당한 입법의 원리가 되도록 행동하라


힘의지는 세상 모든 생명이 가니는 근원적인 에너지이다. 모든 생명은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고, 더 나은 상태로 한 단계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이 의지가 세상을 움직이는 근본 원리라고 니체는 생각했다. 힘의지는 누구가 가지고 있고 우리가 사는 현실이란 여러 힘의지가 얽힌 지배와 굴종의 세계이다. 니체는 이 힘의지를 인간적인 것으로 생각했지만 기독교는 인간의 믿음과 이성만을 긍정적으로 보고, 힘의지가 표출되는 다른 모든 인간적인 면은 금욕과 절제를 통해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체에게 있어 신앙은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힘의지에 불과했고, 신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희생을 강조하는 기독교 신앙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냐면 니체는 반골이니까. 신앙은 천국으로 가기위해 현실의 고통을 참고 인내하라고 하지만 니체는 숨기지 말고 고통스럽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믿었다.


인간의 힘의지는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이고 인정이다. 잘났건 못났건, 즐겁건 괴롭건, 유쾌하건 불쾌하건 난 나다. 신이 아니라 자신을 믿음으로써 인간은 더욱 자유롭고 강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너 자신이 되어라!는 힘의지에 근거하여 나 자신이 된 것이 니체가 말하는 초인이다. 초인은 나만의 도덕을 갖는다. 일반적인 도덕은 개인이 속한 단체의 본능이기 때문에 도덕적 믿음은 집단의 믿음일 뿐이라 개인의 힘의지에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만의 도덕으로 자신을 믿고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이란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인간을 뜻한다.


​모든 것은 사슬처럼 연결되어 서로 뒤얽혀 있으니까.

모든 것은 사랑 속에 있으니까, 만일 네가 한 순간을 두 번 바란 적이 있다면,

"오 제발, 이 순간, 이 행복한 순간을 다시 한 번!"

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면, 너는 모든 것이 되돌아오기를 바란 것이다!


니체는 시간은 현재의 나에게 속한 성질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기준이 되고 시간이라는 것도 현재 나에게 속한 성질이라는 것이다. 철저히 '현재의 나'가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도 시간이 아니라 그 순간을 사는 현재의 나이다. 순간에 집중하는 현재의 나에게 순간은 곧 영원이 된다. 니체가 말하는 영원회귀는 순간의 연속이다. 모든 것이 사슬처럼 연결되어 있고, 모든 것이 사랑 속에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사랑 속에 있다는 것은 모든 것이 나의 관심 안에서 의미를 가진다는 뜻이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비로소 꽃이 되었다' 내가 관심을 가져야만 비로서 의미가 생긴다. 니체는 인간은 귀한 존재고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 집중하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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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넘어지지 않는 몸을 만드는 스쿼트 발뒤꿈치 쿵 헬스케어 health Care 22
가마타 미노루 지음, 이윤미 옮김 / 싸이프레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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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더위와 장마,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운동을 소홀히 하고 있다. 그 이전에도 열심히 운동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걷기운동 정도는 해주고 있었는데 이젠 그나마도 멈춘 상태다. 물론 의지만 있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요즘 유행하는 홈트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열성적인 운동꾼은 아니라서 이런저런 핑계로 운동을 빼먹고 있다. 오히려 운동하러 나가기 귀찮았는데 코로나라는 좋은 핑계거리가 생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게 사실이다. 문제는 운동을 멈추자 눈에 띄게 종아리가 얇아졌다는 것이다. 예전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 꼼짝못하고 몇 주를 누워있었더니 종아리가 홀쭉해졌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제법 얇아진 게 느껴질 정도로 얇아졌다. 위기감을 느낀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양은 조금씩 줄어들게된다. 근육은 뼈를 보호하고 체형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하는데 근육이 줄어들다보면 몸이 굽고 체형이 틀어져서 여기저기 아프게 된다. 나이 들면 온 몸이 아프다는 말을 하는데 아마 근육의 감소가 그 원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 몸의 근육은 하체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하체는 몸의 무게를 지탱하고 몸의 활동에 필요한 움직임을 수행한다. 특히 혈액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하체의 근육이 몸의 아랫쪽으로 내려온 혈액을 위로 올리는 펌프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아리가 굵고 하체가 근육으로 단단하게 둘러쌓여 있으면 혈액순환이 잘 되고, 그렇지 않으면 생활하는데 불편을 겪게 된다.


책에 사르코페니아 테스트라는 것을 소개하고 있는데 종아리의 가장 두꺼운 부분을 양손 엄지와 검지로 감쌌을 때의 모양으로 하체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다. 종아리 굵기에 따라 손가락이 다 감싸지지 않는 상태부터 틈이 생기는 경우가지 하체의 쇠약도를 자가점검해볼 수 있다. 비교적 많이 알려진 테스트라고 생각하는데 간단하게 자신의 하체 건강을 테스트해보고 현재 상태를 점검해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운동을 너무 오래 쉬긴 했지만 아직은 위험한 단계까지는 아니고 아직은 그럴 나이도 아니다. 하지만 건강이라는 것은 나이와도 상관이 없고, 한방에 훅 가기 때문에 평소에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저자는 중장년이 되면 세 가지가 쇠약해지는데 첫째가 전신쇠약, 둘쨰가 구강쇠약, 셋째가 사회적 쇠약이라고 말한다. 근육이 감소하고 뼈가 약해져서 전신이 쇠약해지면 근육, 신경 등 운동기관이 약해지고 건강에 적신호가 온다. 구강 쇠약, 즉 입 주위 근육이 쇠하여 먹고 마시는 기능이 떨어지면 영양 상태가 나빠져서 몸 전반의 근육이 점점 약해진다. 근육은 운동 뿐 아니라 먹는 것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나이를 먹게 되면 사회와의 연결 고리가 줄고 외출이 귀찮아져서 자꾸 집에만 있으려 한다. 활동성이 떨어지면 마음도 허약해지고, 근력은 줄고, 호르몬 분비도 나빠진다고 한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기 떄문에 사회적인 근력 강화도 건강에 중요하다는 뜻이다.


하체 근력 강화로 건강한 하체를 만들고, 구강 근력 강화로 근육을 만드는 영양소와 단백질을 섭취하고, 사회적 관계 강화로 마음의 근육을 강화하여 건강한 마음을 만들자고 하며 이 세 가지에 대한 세부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몸과 마음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몸과 마음은 모두 음식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는 몸-음식-마음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하체 근육 강화를 위해 저자가 추천하는 운동법은 스쿼트와 발뒤꿈치 들어올리기 운동이다. 그리고 언제나 빠지지 않는 걷기까지. 근육운동을 하는 것은 단순히 몸을 멋지게 보이게 하기 위해 단련하는 것은 아니다. 근육운동을 하게 되면 혈당이 줄고 혈압도 내려간다고 한다. 암이나 치매, 우울증을 예방할 수도 있다고 하니 근육을 단련하는 것은 건강한 몸과 멋진 몸을 다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요즘은 힙업과 예쁜 뒷태를 위해 스쿼트를 많이들 하는데 스쿼트는 단순히 힙업효과 뿐만 아니라 젊은과 건강함을 되돌려 주는 운동이라고 말한다. 스쿼트는 가장 효율적으로 허벅지를 단련할 수 있는 트레이닝이다. 스쿼트를 통해 혈당과 혈아이 낮아지고 암이나 뇌졸중, 당뇨병, 치매, 우울증의 위험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또 젊음을 돌려주는 호르몬인 마이오카인도 생성되기 때문에 건강과 젊음을 모두 잡을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발뒷꿈치와 앞꿈치를 번갈아가면 들어올리는 소위 발뒤꿈치 쿵 운동. 이 운동은 뼈의 골밀도를 높혀준다고 한다. 스쿼트에 비해 훨씬 쉽고 간단하지만 운동 효과는 뛰어나서 최강의 뼈 단련운동이라고 말한다. 이 운동은 골밀도를 높혀 뼈를 튼튼하게 하고, 골절, 넘어짐을 예방하며,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뇌경색, 대사 증후군을 예방하고,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피부 미용 효과도 있다고 하니 이렇게 간단한 동작을 하는 것에 비해 기대되는 효과는 셀 수 없이 많아서 가성비 갑의 운동이라 할만하다.


그리고 지방 연소와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되는 빠르게 3분, 느리게 3분 걷기와 파타카라 체조와 이마 체조로 입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법도 소개하고 있다. 파타카라 체조는 아나운서들의 발음교정연습처럼 [파·타·카·라]라고 한자씩 또박또박 입모양을 만들어서 발음하면서 입 주위 근육을 활성화하는 운동다. 이마 체조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밀고 고개는 앞으로 내미는 식으로 힘을 줘서 운동하면 울대뼈 쪽이 강화되어 사레들리는 것을 방지한다고 한다.


책에 소개된 운동들은 중장년층들도 전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운동들이다. 스쿼트가 처음에는 조금 힘들고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의자에 의지해서 천천히 해나가다보면 다리 근력이 생기고 바른 자세로 다양한 응용 스쿼트까지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체의 중요성은 너무 잘 알려져있다. 하지만 그동안 코로나를 핑계로 너무 소홀히 했었는데 부모님과 함께 운동을 하며 가족의 건강을 잘 관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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