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 보카 어원편 + 미니 암기장 & 워크북 세트 - 어원으로 줄줄이 쉽게 외워지는 영단어│수능·내신 문제 술술 풀리는 기출 어휘 총정리│단어의 뜻이 단 번에 이해되는 그림설명
해커스어학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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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는 결국 단어싸움이란 말이 있다. 표현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단어를 모르면 말을 할 수가 없다. 반대로 단어를 많이 알면, 특히 어렵고 고급단어를 많이 알면 영어 실력은 확연히 늘어난다. 하지만 단어를 외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기 때부터 자연스럽게 차곡차곡 단어를 쌓아올린 네이티브와는 달리 영어 공부를 시작한 시점부터 수천 수만의 단어를 외워야 하는 입장에서는 단어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주입식으로 마구잡이로 외운 단어는 금방 잊어버려서 실제 회화나 쓰기에선 적용이 안되는 경우도 많다.


우격다짐으로 영단어를 외우기보단 어원으로 단어를 이해하고 외운다면 조금 더 편하게 외울 수 있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영어선생님들이 그렇게 어원이 중요하다고 계속 말을 해왔던 것이다. 선생님들이 강조할 땐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주 쉬운 기본 핵심 단어, 그래서 보통 영포자라도 어느정도는 안면이 있는 그런 단어들만 알고 있으면 수많은 영단어를 알 수 있다. 어근과 접두사, 접미사를 찾고 전체 단어를 쪼개어 해체된 단어의 뜻을 살피면 전체 의미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어원으로 단어를 이해하면 처음보는 단어의 뜻을 쉽게 유추할 수도 있다. 이렇게 따로 억지로 암기하려 하지 않아도 단어만 보면 자연스럽게 그 의미가 머리 속에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하나의 어근, 접두사, 접미사로 비슷한 형태나 유형, 유사한 의미의 단어들을 한번에 묶어서 암기할 수 있어서 체계적으로 단어를 공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단어의 구성과 형태를 이해하면서 단어를 공부하다보면 체계적으로 단어를 익힐 수 있어서 머리속에서 뒤죽박죽으로 섞이지 않고 차근차근 정리가 잘 된다. 그 어렵다는 한자를 암기할 때도 어원으로 암기하면 쉽게 외울 수 있고, 오래 기억에 남는데 이렇게 어떤 문자건 어원을 활용하는 방식은 매우 유용한 공부법이란 것을 알 수 있다.


해커스 보카는 이미 너무 유명한 교재라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이다. 15년 연속 토익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영포자인 나조차 들어봤다면 말 다한거다. 책은 총 3권으로 구성되는데 어원 보카 본편, 공부한 것을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워크북, 들고다니며 공부할 수 있는 미니북으로 되어 있다. 워크북은 매일 공부할 것 체크하는 Daily Checkup, 10일에 한번 10회분을 체크하는 Review Test, 20일에 한번 테스트하는 Comprehensive Test. 이렇게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어서 오래전에 공부한 내용도 잊지 않게 다시금 복기할 수 있다.


파트1은 접두사를 파트2에서는 핵심 의미를 가진 어근으로, 파트3은 접미사로 어원을 설명한다. 책의 첫머리에 책의 구성과 공부법, 주의사항이 적혀있는데 전체적인 구성이 깔끔하고 이런 설명 없이도 본내용을 보면 바로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만큼 정리가 잘 되어 있다. 각각의 단어에는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로 설명을 덧붙여놓아서 더욱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해놓았다. 이 점이 좀 마음에 들었는데 영포자들은 글자만 나열되어 있으면 금새 지루해하고, 버거워하는데 이해하기 편한 일러스트가 있으니 심적으로 쉽고, 편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소개하고 있는 단어에는 별점으로 단어의 중요도를 체크해놓아서 중요한 단어는 다시 한번 눈여겨 보게 된다. 근데 별하나짜리는 별로 없고 기본이 두 개에 아주 중요한 세 개도 수두룩한건 기분탓일까? 결국 중요한 단어가 많다는 뜻이고, 외워야하는 단어가 많다는 의미도 되겠다. 이런 단어들을 그냥 무작정 외우려했으면 힘들었을텐데 어원으로 단어를 분석하고 이해하여 외우니 많은 양을 쉽게 외울 수 있어서 좋으다.


각 페이지에는 QR코드로 그 페이지에 나오는 단어들의 발음을 들어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데 사실 영어가 익숙치 않은 영포자들은 영어 발음기호를 봐도 그 발음을 정확히 낼 수 없다. 그래서 가능하면 직접 발음을 들어보고 따라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모든 단어와 뜻, 예문을 원어민 음성으로 직접 들어볼 수 있어서 이것도 도움이 된다. 눈으로만 보는 것보다 귀로 들으며 함께 공부하면 더욱 효과적이니까 말이다.


책은 기본 3회독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단어는 쓰지 않으면 바로 잊어버린다. 아무리 쉽고 편하게 외우고, 그냥 무작정 외우는 것보다 어원으로 외우는 것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오래되면 당연히 잊어버린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3회독 정도 해주면 이제 내 것이 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3회독을 할 수 있게 계획적으로 공부해서 단어 때문에 고통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영단어를 외울 때는 이미 검증된 해커스 보카로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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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후군이라도 문제없어 - 심리 치유와 마음 긍정 (feat.영화이야기)
김선희 지음 / 율도국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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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후군은 신드롬이라고도 불리는데 의학적으로는 뚜렷한 원인은 없지만 정신적, 육체적으로 공통점을 보이는 증상을 묶을 때 쓰인다. 농담처럼 잘 모르는 병을 증후군이라 부른다고도 하는데 말하자면 병의 원인이 정확히 특정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즉, 뭔가 잘못된 것 같긴 하지만 뭔지 모르겠다는 뜻이다. 때론 박항서 신드롬, BTS신드롬, 명절 증후군 같은식으로 사회학적 현상을 지칭할 때도 증후군이란 말을 쓰기도 한다. 이런 의미의 증후군은 셀 수 없이 많고, 계속해서 새로운 의미를 가진 증후군이 늘어가고 있다. 그래서 새로 접하는 증후군들은 그것이 의학적으로 통용되는 질병인지 유행처럼 쓰는 말인지 구분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의학적으로 사용되는 증후군은 말 그대로 질병으로 인식되는데 주로 정신건강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것이라 정신질환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증후군이 의학적으로 사용되면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된다. 그러나 저자는 신드롬이나 콤플렉스는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이상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증후군을 가지고 있거나 컴플렉스가 있더라도 마치 정신질환자인양 자괴감에 빠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럼에도 나름 잘 살아가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것으로 인해 고통받는다.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 증후군에 대해서 알아보고, 영화속에서 그런 증후군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살펴보며 영화를 통해 그것을 치유하는 실용적인 방법을 알아본다.

히키코모리 증후군

히키코모리 증후군은 방이나 집 등의 특정 공간에서 나가지 않는 사람과 그런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요즘은 자신이 집돌이, 집순이임을 밝히며 성격이나 성향의 하나로 가볍게 생각하는 분위기인데 히키코모리와 집순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히키코모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서적인 고립감이다. 이들은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과의 감정의 공유를 멀리 한다. 그러면서 점점 자기만의 생각과 감정에 빠지게 되고 이것이 현실과의 괴리감을 만든다. 혼자인 시간이 길수록 남들과 유대하는 것이 힘들고 점점 더 집 밖으로 나가기가 어려워진다.

아인슈타인도 외톨이였고, 사르트르도 은둔형 외톨이였다고 한다. 왜 어떤 사람은 집안에 틀어박혀 폐인생활을 하고, 어떤 사람은 세계적인 학자나 작가가 된 것일까? 작가는 그 이유를 외톨이를 보는 시각차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에선 외톨이를 굉장히 나쁘게 생각하고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 치부하지만 사회적으로 나쁘게만 취급하지 않고 잘 키운다면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은둔형 외톨이는 창의적이고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성향이라서 이것을 장점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야식 증후군

야식 증후군이라니 별별 증후군이 다 있다. 야식 증후군은 아침 점심은 적게 먹고, 저녁시간 이후로 전체 섭취량의 반 이상을 먹는 것을 말한다. 하루종일 안 먹다가 저녁에 몰아서 먹는 습관은 폭식 장애를 유발한다. 그런데 감정 기복과 스트레스 때문에 가짜 식욕이 발동해서 평소보다 더 많이 먹게 되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배고 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허기가 채워지지 않아서 음식으로 보상하려는 심리 때문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야식 증후군이란 말은 생소하지만 이런 현상은 아주 흔한 것이다. 한밤에 공허한 마음이 되서 갑자기 비빔밥을 마구 입속으로 우겨넣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게 말하자면 야식 증후군이었던 것이다.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사람도 많은데 이것 역시 야식 증후군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요즘 먹방이 많이 유행하는데 저자는 그 이유를 스트레스를 풀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저 먹는 걸로 풀게 되고 미디어가 그런 것을 더욱 조장해서 먹방이 유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식욕과 성욕은 연결되는데 한국은 성욕을 막아놓았기 때문에 식욕을 자극하는 쪽으로 더욱 몰리게 되는 것이다. 위에 나온 히키코모리와도 약간은 이어지는 부분이 있는데 혼자 있다보니 외롭고, 공허하니까 정신적 허기가 생기고 밤에 폭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심리학적으로도 낮에는 먹고 싶은 것을 계속 참았는데 밤이 되면 참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제력이 무너지고 폭식을 하게 되는 것도 있다고 한다.

결국 배가 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고파서 먹는 것이므로 우선 먹방을 보지 말고 심리적 허기를 채우는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가장 좋은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정신적 허기가 충족된다. 신경써야 할 사람이 생기면 거기에 에너지를 쏟게 되니 식욕에 들어갈 에너지가 줄어든다. 칼라테라피를 이용해서 색깔로 식욕을 떨어트리거나 음악 치유로 식욕을 억제하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그 외에 설거지, 기도문 암송, 마음 일기쓰기, 요가, 식물가꾸기 같은 독특한 방법으로 식욕을 억제하고 야식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모라토리엄 증후군

모라토리엄은 외부에서 빌린 돈을 대해 일방적으로 만기에 상환을 미루는 행위를 말한다. 라틴어로 '지체하다'의 뜻을 지니고 있으며 독립된 사회인으로 활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무를 기피하는 것을 뜻한다. 방관자적인 입장으로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어른이 되도 정신적으로 성인 사회의 참여를 스스로 거부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상태다. 중요한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능력이 있지만 사회에 나가길 꺼려하는 것이다. 사회적 자아정체성이 약해서 현재의 자신의 모습이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파랑새 증후군과 비슷하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기생충족, 중국에서는 부모를 등처먹는다는 뜻의 컨라오족, 일부러 F학점을 맞거나 휴학을 해서 사회진출을 미루는 것도 모라토리엄 신조어라 한다. 특히 최근들어 장기적인 경기 악화로 취업을 포기한 2030 구직 단념자가 역대 최다가 되었다는데 이들 중에도 모라토리엄 증후군인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생각하기 보단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등의 사회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개인적인 치유를 위해선 왜 사회로 나가는 것을 망설이는지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사회가 두려운 것인지, 자신의 정체성을 못 찾은 것인지, 무엇을 하고싶은지를 모르는 것인지 먼저 이유를 알아야 해결할 수 있다.

저장 강박 증후군

저장 강박 증후군은 습관이나 절약 또는 취미로 물건을 수집하는 것과는 다르게 무조건 물건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저장 강박을 가진 사람은 내면의 개인적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라고 느끼면서 모은다고 한다. 요즘 키덜트들이 피규어, 프라모델, RC카 등을 사모으며 덕질을 하는데 이렇게 좋아하는 것을 수집하는 것은 저장 강박과는 다른 것이라고 한다. 수집은 자기 만족과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하는 것이지만 저장 강박은 그 물건 자체가 자신이라고 믿기 때문에 모은다는 차이가 있다.

모으는 대상도 동물을 모으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버리지 못하는 케이스, 이메일이나 사진, 동영상 등을 삭제하지 못하는 디지털 저장 강박 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이는 정서적 결핍에 의한 것으로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해 애정결핍이 생겼을 때 물건에 과도한 애착을 쏘으며 허전한 마음을 채우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강박증은 사랑받지 못해서 보이는 행동이므로 사랑을 주면 자연히 치유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사랑을 준다고 뭔가 특별한 걸 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기본적인 관심과 다정하게 일상을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정서가 안정되기 때문이다

책에는 그동안 많이 들어본 증후군부터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증후군까지 다양하게 담고 있다. 증후군의 명칭은 들어보지는 못했을뿐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는데 그런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런 사람들을 규정하는 명칭도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 중엔 비슷한 성질을 보이는 것들도 많이 있어서 정확히 그 둘을 딱 갈라놓고 생각하기도 어렵고, 어떤 원인에 의해 하나의 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같은 원인으로 다른 증후군을 가지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감기도 목감기, 코감기, 기침감기 등이 한번에 오는 것처럼 증후군을 유발시키는 하나의 원인이 여러 개의 증후군을 함께 유발시키는 것처럼 보여진다.

그리고 모르고 있던 증후군도 많고, 그런 것들 다룬 영화도 많다는 것이 흥미있었다. 해당 증후군을 보며 이런 것을 다룬 영화에 어떤 것들이 있을지 생각해보고, 영화가 사회의 시각으로 그런 것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식으로 다루고, 어떻게 치유하고 화해시키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고, 그를 통해 여러 증후군에 대해 알게 되고, 심리치유의 실질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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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아름다운 옆길 - 천경의 니체 읽기
천경 지음 / 북코리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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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니체의 '신은 죽었다'란 문구는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말이 뜻하는 진정한 철학적 의미는 모르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만큼 니체의 사상은 일반인에게는 어렵게 느껴진다. 그 외에도 초인이나 힘에의 의지, 영겁회귀, 회의주의 같은 니체를 상징하는 표어들이 많이 있지만 이 역시 그 개념을 쉽게 알기 어렵다. 니체는 근대철학의 한계를 파악하고 기존의 사상을 과감하게 부정하며 현대철학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그래서 니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근대철학까지 이해해야만 니체가 주장한 철학적 사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은 니체의 철학의 개념을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와서 생활의 에피소드로 니체의 사상과 철학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생활밀착형 니체 설명서이다. 기존의 책들이 철학의 이론적 개념과 사상을 기호적이고 수사적으로 설명한데 반해 여기서는 우리의 생활을 니체의 개념으로 실증적으로 풀어서 해설하기 때문에 그 내용이 피부에 와닿고 쉽게 이해된다. 철학을 이해한다는 것이 나에 대해 이해하고, 나의 생활에 조금이라도 녹아들길 바라는 마음에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것인데 너무 어려운 이론서는 이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니체를 생활 에세이처럼 접하니 철학이 우리의 일상으로 파고들어 우리가 철학을 알고자 했던 그 목적에 그대로 부합하여 실용적으로 느껴진다.


신은 죽었다! 신은 죽어버렸다! 우리가 신을 죽인 것이다!
살인자 중의 살인자인 우리는 이제 어디에서 위로를 얻을 것인가?


니체는 신을 죽인 것은 교회의 짓이라고 말했고 교회는 신의 무덤과 묘비라고 했다. 신을 죽이기 위해선 그 스스로 신이 되어야 하기에 니체는 신을 죽인 행위를 위대한 행위로 평가했다. 그런데 교회의 잘못된 행태가 신을 죽이고, 인간이 신의 손을 벗어나게 했다는 것인데 이것이 위대한 행위란 뜻인가? 니체가 말한 위대한 행위라는 것이 반어법적인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한국 사회를 보면 교회가 사람들을 신에게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는 것을 정말 실감한다. 일부 교회라고는 하지만 교인수가 엄청나게 많은 주류 대형 교회가 신을 모욕하는 온갖 타락한 행태를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신을 죽인 것은 교회가 맞다. 니체는 중세 이래로 타락한 기독교와 사제의 행태를 비판했었는데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교회는 타락한 채로 머물러 있다.


신이 죽었다는 것은 신의 자리에 인간이 들어가서 주체적으로 삶의 결정권을 갖게 되었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이것은 휴머니티와는 다른 개념으로 내가 내 인생의 창조자가 된다는 의미이고 우리 자신이 삶의 전면에 나서야 함을 뜻한다. 말하자면 이것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내린 자유의지의 최고의 발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한한 자유가 열리면 사람은 두려워하고 혼돈의 시간이 뒤따른다. 매순간 일에 치여 힘들게 살던 사람에게 잠시동안의 조용한 휴식의 시간이 주어지면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서 불안해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인간을 옥죄던 신이 사라지면서 혼돈이 발생하는데 이런 카오스가 곧 복음이 된다고 말한다.


신이 죽었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의 의지대로 초인으로 살 수 있다. 위버멘쉬. 인간을 넘어선 인간, 자신을 극복한 자신, 신으로부터 자유로운 인간,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인간 등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는데 그런 측면에선 부처가 위버멘쉬의 모델에 가장 근접해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초인은 자신의 힘 의지로 사는 사람인데, 자유정신의 소유자, 자기를 넘어선 존재라 한다. 이 말은 하고 싶은대로 하며 자기 멋대로 사는, 자존감 강한 사람도 초인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초월적 존재에 의지하지 않고, 무한 긍정의 삶을 사는 것이 초인이라면 신을 믿는 사람은 결코 초인이 될 수 없는 것일까?


나, 이 같은 자들의 귀를 위한 입이 아닌가 보다
나, 저들의 자부심에다 대고 말하련다
나, 저들에게 더없이 경멸스러운 것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다
인간 말종이 그것이다


니체가 인간 말종이란 니체가 가장 경멸한 교양인을 뜻한다고 한다. 교양이 있는 사람이 어째서 인간 말종이란 말인가? 인간 말종은 동경의 화살을 더 이상 자신의 너머로 쏘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더 이상 경멸할 줄 모르는 경멸스러운 인간이라고 한다. 인간 말종들은 행복을 위해 필사적으로 덤벼들고, 이웃을 사랑하고, 병에 걸리는 것을 죄로 생각한다. 매사에 조심하고, 단 꿈을 꾸고, 손익 계산과 유불리를 철저하게 따진다. 한편으로는 굉장히 착실하고 건실한 지역사회의 일꾼처럼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위선자처럼 보인다. 가짜 행복을 만들어내며 자신을 위해 이웃을 사랑하고, 거짓 사랑과 마비와 중독으로 행복에 이르는 위선자.

현대의 보편적인 교양인들, 즉 인간 말종들이 주장하는 것들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일 뿐이고,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해 행복이라는 가짜 가치를 내세우며 그것을 숨긴다. 요즘 힐링이나 소확행이란 말이 유행하는 것도 결국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한 환상이라는 뜻이다. 힐링이나 소확행이란 말이 유행한다는 것은 결국 그만큼 현실이 작고 초라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것에 빠져 있는 한 미래에 대한 꿈을 잊게 하고, 현실에 안주하게 하는 현실을 은폐하는 도구이자 그 자체로 기만일 뿐이다. 이런 것을 쫓는 사람들은 인간 말종이다.


요즘 아이들은 꿈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래서 뭔가 도전하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 보단 안전한 공무원이 되려하고 복세편살이 모토가 되었다. 삶의 질을 높이는 돈, 명예, 지위에만 목을 매고, 좋은 외모를 위해 그루밍에 열을 올린다. 니체의 관점에선 이런 애들은 죄다 인간 말종이다. 위버멘쉬는 안주하지 않고, 자기를 경멸하고, 매순 간 상승하여 완성하고, 넘쳐흐르는 영혼을 가진 자이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아프니까 청춘이고,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하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참으라고 하는 전형적인 꼰대 마인드라고 하겠다.


태양이 이 세상에 빛을 비추는 데는 아무런 조건도 이유도 없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해서 아무도 태양에게 감사해하지 않는다. 호의가 계속되니 호구가 되는 상황이다. 니체는 이것이 위선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려면 생색내고, 구걸하게 해서 아쉬운 소리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사람은 고마움을 안다고 한다. 말하자면 보편적 복지 같은건 위선이고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시켜주려면 자신의 가난을 증명하는 증명서를 떼오고, 엎드려서 배가 고프니 밥을 달라고 구걸을 하게 해야한다는 거다. 그래야 고마움을 알고, 고개를 조아리고, 커다란 효용으로 보답을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음수사원. 니체의 사상은 대한민국의 극우의 사상과 맞닿아있는 것인가?


하지만 니체가 말하는 인간 말종의 길 대신 위버멘쉬의 길을 걷는다면 그 길로 호적에서 파내지고, 왕따가 되고 만다. 애초에 짜라투스트라에서 말하는 사람은 광인이 아니었던가? 우리는 광인의 말에 귀를 기울여서 꼰대 극우의 위버멘쉬가 될 것인지, 위선적이라도 현실에 만족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인간 말종으로 살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어쩌면 니체의 사상은 이렇게 단순하게 양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잘못인지도 모르겠다. 니체는 어렵다. 알수록 어려운 것이 니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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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입문 니체 아카이브
베르너 슈텍마이어 지음, 홍사현 옮김 / 책세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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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철학은 기존의 사상을 거부하고 부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신은 죽었다'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니체는 2,000년 동안 쌓여온 서양의 전통인 신을 부정했다. 이는 신으로 대표되는 기성 체제에 대한 비판의 뜻을 담고 있다. 서양 철학의 근간이 되는 기존의 질서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철학과 도덕, 종교, 논리와 학문을 때려 부수고, 새롭게 사유했다. 그래서 니체는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말해진다. 기존의 가치를 때려 부순다는 점에서 니체의 철학은 탈근대의 가치를 담고 있다. 이것이 니체로 인해 현대 철학의 근간이 마련되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니체 철학은 기독교의 부정(신의 죽음), 허무주의, 위버멘쉬, 힘에의의지, 영원회귀 등으로 압축할 수 있는데 니체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신은 죽었다' '초인' '아모르파티' 같은 니체를 대변하는 말은 한번쯤 들어봤을만큼 유명하다. 하지만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을 적을텐데 그만큼 니체의 철학은 인지도와 상관없이 이해하기가 꽤나 어렵다. 근대 철학의 기초를 허무는 현대 철학을 이해하려면 현대 철학이 시작된 니체를 꼭 거쳐야 하는데 니체의 사상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이 책은 니체의 삶부터 니체가 영향을 받은 사상, 철학의 토대가 되는 철학적 과제, 니체의 가르침 등 니체에 대한 모든 것을 톺아본다.


니체의 인생은 비극적이었다. 광기로 고통받다가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친 것이 마치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또 하나의 천재 고흐를 떠올리게 한다. 니체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어려서 아버지와 남동생을 잃고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과보호를 받으며 자랐다고 한다. 아마 아버지의 죽음이 기독교에 대한 의심을 하게 되고 신앙을 버리게 된 이유가 된 것 같다. 목사가 되길 바랬던 어머니와는 당연히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니체를 가문의 수치라고 말했다고 한다. 가족이 등을 돌렸을 때의 좌절감이란 이루 말할수도 없었을 것이다. 거기에 실연의 아픔까지 더해져서 자살의 문턱까지 가고, 아편에 까지 손을 대었다.


방황 끝에 니체는 완전히 혼자가 되었다고 한다. 고난은 예술가의 예술혼을 깨운다고 하는데 좌절과 시련은 니체의 철학적 사상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가족과 친구도 모두 떠나고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며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출판한다. 그리고는 니체는 미쳐가기 시작하고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다. 이런 고달프고 비극적인 인생이 삶에 대한 허무주의에 빠트린 것 같다. 그런데 니체가 말하는 페시미즘, 즉 비관주의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예상하는 인생의 가장 힘든 최악의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하는 최악의 상태를 직시하고 어떤 환영도 없이 그것을 마주하는 철학적 용기를 뜻한다. 말하자면 다가올 최악의 인생을 비관하며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그에 철학적으로 맞서는 용기인 것이다. 그래서 이 비관주의는 오히려 삶을 강하게 만든다.


니체는 근대 철학을 깨부수고 현대 철학의 틀을 만들었지만 모든 철학이 그러하듯 니체의 철학 역시 완전히 제로에서 시작한 철학이 아니다. 니체 또한 이전의 철학에서 영향을 받았는데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철학자는 쇼펜하우어라고 한다. 니체는 오랜 시간 동안 쇼펜하우어의 사상에 지배당했는데 너무 그 사상에 전도한 나머지 같은 사상을 받은 사람들하고만 교류했다고 한다. 어지간한 외골수다. 그리고 니체는 철학 뿐만 아니라 천문, 물리, 생물, 화학, 의학, 역사학, 미술사, 신화, 종교 등 다양한 학문과의 연관 속에서 자신의 철학을 쌓아나갔다고 한다. 단순한 철학자가 아니라 정말로 천재였던 것이다.


그리고 당시에는 새로운 학문이었던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풍속학, 신경의학 같은 학문의 영향도 받았다고 한다. 철학적 사고의 깊이를 깊게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어떤 학문이건 가리지 않고 탐구했던 것 같다. 삼류 학술서라도 기피하지 않고 다 공부를 했다는데 그 학문 자체에서 무언가를 얻으려고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그것이 새로운 철학의 사유에 기반이 되기 때문에 습득했기 때문이란다. 나의 철학의 사고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 다른 학문을 탐식한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천재의 레벨이다.


단순히 니체의 철학만이 아니라 니체의 인생과 철학의 바탕이 되는 가치들, 영향을 받은 사상과 사건들, 니체의 글쓰기 등 다양한 관점에서 니체를 분석함으로 니체의 철학 그 자체를 깊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준다. 니체에 관심이 있고, 니체의 철학을 조금 잘 이해하고 싶다면 권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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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상징
칼 구스타프 융 외 지음, 설영환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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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융은 프로이트와 함께 심리학, 정신분석학의 줄기를 만든 대표적인 학자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라고 한다. 이 두 사람의 학자에 의해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한 학문적 깊이와 폭이 넓어졌는데 상대적으로 프로이트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융의 이름은 그만큼 알려져있진 않다. 영화나 대중문화 속에서도 정신분석이라고 하면 프로이트의 이름이 먼저 나오는데 그만큼 융은 프로이트에 가려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이것을 두고 융의 이론이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말한다. (그럼 프로이트는 쉽단 말인가?)


이 책은 융의 이론의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융과 후학들이 함께 엮은 책이라고 한다. 처음엔 융 사후에 현재의 학자들이 융의 이론을 분석하여 쓴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 보니 융 자신이 직접 참여한 프로젝트였다. 일반인들에게 자신의 이론을 쉽게 전달하고, 후학들에게 자신의 이론을 펼쳐나가려는 두 가지 목적에서 집필된 책인 것 같다. 융을 포함하여 헨더슨, 폰 프란츠, 아페, 야코비까지 총 5명의 학자가 한 챕터씩 맡아 융의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융이 타계하기 10일전 책의 집필을 끝냈다고 하는데 융 말년은 이 책을 만드는데 시간을 다 바친셈이다.


1장은 융 자신이 무의식의 접근의 관점에서 꿈을 분석하는 내용이고, 2장은 고대 영웅 신화 속에서 무의식이 어떤 상징으로 들어가 있는지를 분석하고, 3장은 집단이 아닌 개인적 관점에서 꿈과 그 꿈을 꾼 개인의 삶과의 상관관계 및 개인의 생애에 걸친 꿈 전체의 목적은 무엇인지 분석하며, 4장에서는 무의식이 상징으로서 시각예술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알아보고 마지막 5장에서는 개성이 완벽하게 자리 잡지 않은 성숙하지 않은 젊은 사람들의 무의식의 세계를 살펴본다.


융은 의식이 무의식으로부터 유래되고 정신을 무의식과 동일한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무의식은 꿈을 통해 나타나는데 합리적이고 구체화된 의미가 아니라 상징적인 이미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꿈을 통해 의식적인 심리 현상의 무의식적인 면을 탐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인간의 마음의 구조는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뉘는데 그중 무의식은 개인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으로 구분하고 있다. 집단 무의식은 인간이란 종이 기본적으로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특징적인 요소이고 개인 무의식은 개인의 삶이나 경험에서 생겨나는 후천적, 경험적으로 생기는 정신작용으로 생각했다.


개인 무의식은 의식과 대립적인 특성이지만 의식과 관련성이 있어서 의식이 관여하는 곳에 무의식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무의식과 의식은 반대 급부의 성향을 가지지만 함께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다. 특히 후천적이고 경험적으로 얻어지는 개인 무의식은 외부적인 현실의 영역에서 내부의 마음의 영역으로 영향을 미치며 무의식에 영향을 주게 된다. 융의 학설에서 무의식이란 정신의 내부에 있지만 의식하지 못하는 정신적인 것의 실체 혹은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알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개인의 무의식은 아동기 때부터 생활하고 경험하게 되는 과정 속에서 정신의 특성이 무의식에 축적되어 정신의 기능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한다. 아동기 부터 체득되고, 발전하면서 중년기가 되어서야 비로서 완성이 된다고 믿었다. 가령 사회적 인격인 페르소나는 사회생활을 하며 경험했을 때야 비로서 형성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개인이 한 개인으로서 성장하여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되는 과정의 정차를 융은 개별화 과정이라 칭했다. 개별화는 한 개인의 특성이 발달되어 가는 차별의 과정이라 보았다. 말하자면 개별화 과정으로 인해 개인의 무의식이 특성을 가지고 형성되는 셈이다.


책에서 흥미로운 파트는 신화 속에서 나타난 무의식을 다룬 2장과 시각 예술에 있어서의 상징성을 다룬 4장이다. 인간의 집단 무의식은 이미지, 상징, 신화와 같은 형태로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데 신화에는 공통적으로 어둠에 대한 이미지가 등장한다. 카오스로 대표되는 어둠은 인간이 어둠에 근원적인 공포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집단 무의식으로 신화에 드러난 것이다. 신화 속에 뱀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보이는 것도 인간이 가진 뱀에 대한 근원적 공포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외에도 홍수, 추위 등에 대한 상징도 집단 무의식으로 신화에 자주 등장한다. 과거로부터 인간의 DNA에 새겨져 내려오는 근원의 공포를 건드리는 것인데 지금은 어둠이나 홍수, 추위 같은 과거의 큰 재난을 과학기술로 어느정도 극복을 했음에도 여전히 인간의 무의식에는 그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는 것이다.


시각예술에도 무의식의 상징이 많이 담겨 있는데 융은 무의식은 이미지를 창출하고 상징화하며, 자율적인 창조기능이 있다고 하였다. 인간의 정신세계는 아름다움 자체를 즐기는 기능도 있고,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기능도 있다는 뜻이다. 원, 동그라미는 모든 측면에서 정신의 전체를 표현하는 것으로 원시적인 토테미즘이나 현대 종교에서건, 신화나 꿈에서건, 만다라나 천문학자들의 구형의 개념속이건 구(球)는 항상 삶의 유일지상의 절대적 측면을 가르킨다고 한다. 이 역시 집단 무의식이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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