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처음으로 영어가 재밌다 - 스티븐의 이미지 영어
허승재 지음 / 리프레시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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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어렵게 느끼고, 영포자가 되는 이유는 사람에 따라 전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단순 암기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서 영어를 멀리하게 되었다. 문법이면 문법, 단어면 단어 이해없이 일단 무조건 외우려고만 하다보니 금새 한계를 느끼고 포기하게 된 것이다. 방대한 양을 전부 잊지 않고 암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고 외워야 할 것은 많아지는데 힘들게 외운 건 금방 잊어버리다보니 점점 흥미를 잃고 영어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기존의 영어책들은 대부분이 이런 암기나 반복학습의 스타일로 되어있다는 점이다. 어쨌건 문법이건 단어건 뭐건 외우지 않으면 안되는 안되는 구조 속에서 반복해서 뭔가를 외우게 하는 형식으로 영어책들이 구성되다 보니 재미를 붙이는 건 고사하고, 커리큘럼을 따라하기도 벅찼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런 책을 보면서도 영어 실력을 쌓는 사람도 많으니 이런 불평은 단순한 영포자의 자기변명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들이 어려웠다.


[인생 처음으로 영어가 재밌다]는 단순 암기가 아닌 영어를 이미지화 해서 이해하는 형식의 새로운 공부법의 영어 교재이다. "이미지화" 한다고 해서 마치 한자처럼 글자를 이미지화하여 그 형태를 보고 한자의 뜻을 이해한다거나 하는 형태의 공부법은 아니다. 영어 단어가 가진 의미나 표현방식 등을 머리 속으로 떠올리고 그 단어의 기본 의미와 형태 등을 기초로 전체적인 단어의 뜻과 표현을 유추해보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예컨데 깨어지다는 뜻의 break의 경우 처음에는 기본 뜻인 "깨어지다"만을 외우게 된다. 여기서 "깨어지다"라는 것은 흔히 생각하듯 물건이 깨져서 온전치 못한 모습이 된다는 뜻인데 온전한 것이 깨지는 이미지에서 고장나거나 퍼지다는 이미지를 연상할 수도 있다. 또 쭉 이어지던 일의 흐름을 깨고 휴식을 취하는 이미지와 숨어 있던 것이 확 깨치고 나오는 이미지에서 뉴스가 알려지다라는 뜻까지 파생해서 떠올릴 수도 있다. 이렇게 하나의 기본 뜻에서 연상작용을 통해 단어가 가진 또다른 의미를 파악하고 굳이 암기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 본 교재의 취지이다.


단어와 전치사, 필수 표현의 세가지 챕터로 영어를 이미지화 하는 훈련을 하게 되는데 의외로 내용도 충실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놓아서 힘들게 암기하지 않더라도 이해하는 것만으로 각각의 단어나 전치사의 의미와 쓰임새를 머리속으로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 가령 get이나 put 같은 단어는 그 뜻이 아주 다양해서 여러가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보통은 기본이 되는 몇가지의 뜻만 암기하고 넘어가다보니 어느 순간 스무스하게 해석이 안되고 탁 막히게 된다. 그런데 get이 가진 의미의 전체적인 방향성이랄까 단어가 가진 뉘앙스 같은 것들을 이해하고 이미지화 해서 뜻을 생각해보면 다양한 뜻이 굳이 암기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이해되고 머리 속에 입력된다.


이런 식의 이미지화는 단어보다 전치사의 경우 더 분명한 효과를 볼 수 있는데 get이나 put의 뉘앙스를 이해하고 있으면 이 단어들이 전치사와 만났을 때 일일이 그 표현들을 숙어처럼 암기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가지는 뜻이 이미지처럼 머리 속에 떠오르게 된다. 기본적으로 get은 이동의 느낌을 가진다. 보통은 받다, 얻다 정도로만 공부하는데 여기 이동이라는 이미지를 첨가해서 단어를 확실하게 이해해두면 전치사와 합쳐진 숙어의 형태는 굳이 암기하지 않아도 단어의 뜻 + 전치사의 뜻 만으로도 바로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get on은 무슨 뜻이고, get off는 무슨 뜻이고 이렇게 그냥 단어나 숙어가 나올 때마다 하나씩 외웠는데 그러다보니 각각의 표현들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이 다 각각의 숙어를 마구잡이로 외우려고만 했는데 그러다보니 암기하는 것도 힘들고, 힘들게 외워도 금새 잊어버리게 되었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니 정말 암기가 아니라 이해하게 되는 느낌이다. 머리 속에 바로 그림처럼 떠오르는 느낌. 이래서 이미지화라고 하는 것인가보다.


다만 겨우 몇개의 표현을 소개하고 있는 챕터3 필수표현은 말할 것도 없고, 단어 파트나 전치사 파트까지 각 챕터에서 다루는 예시들이 상당히 적어서 이것만으로는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이왕이면 좀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 더 많은 예시들을 읽고 훈련을 하게 해줬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 특히 적은 분량으로도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전치사 파트가 더 많이 다루어졌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책에는 단어건 전치사건 내용이 많지가 않은데 아마 이 책의 목표는 실제로 영어를 알려주는 교재의 역할보다는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하면 된다고 공부법을 알려주는 가이드북의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이 책을 참고해서 앞으로 공부할 때는 책에서 활용된 방식대로 공부를 하면 되겠다. 저자가 제시하는 영어 공부의 가이드는 챕터5와 6에서 조금 더 상세히 나오는데 저자가 영어 공부를 해오며 겪었던 시행착오와 어렵게 느꼈던 부분, 영어공부에서 중요한 요소들, 효과적인 공부법 같은 다양한 가이드가 나오니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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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영문법 100법칙 - 읽으면서 이해하고 암기 필요없는
도키요시 히데야 지음, 김의정 옮김 / 더북에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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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한국어와 문법체계가 완전히 다르고 어순까지 달라서 그것에 익숙해지는데 상당히 힘이 든다. 소위 이런 영어식 사고를 장착하지 않고서는 영문법은 물론이고 회화까지 능숙해지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영어 입문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벌써 이 단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영포자의 길로 많이들 빠지게 되는 것 같다. 특히 나처럼 오래전에 학교에서 주입식으로 영어를 배운 사람들은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한데 실제적인 영문법을 보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영문법을 암기과목처럼 빼곡하게 외워야만 하다보니 이해는 없이 그냥 무작정 문법을 설명해놓은 문장만 외우다가 영어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관용어 같은 것들이 나오면 역시 연습장이 시커매지도록 적으면서 무작정 외우기는 했지만 그게 뭔지,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한 것 같은데 실력은 오르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영어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악마의 영문법 100법칙]에서는 무작정 규칙을 암기하는 공부법이 아닌 원리를 이해하는 학습법을 제시한다. 단순 암기로는 광범위한 영문법을 전부 외우기도 불가능하고, 힘들게 외운 내용도 막상 실제 문장 속에 녹여서 적용시키려면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영문법을 암기하는 것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특히 이해없는 단순 암기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규칙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원리를 이해한다면 따로 암기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머리속에 구조와 개념이 머리 속에 들어오고, 그 원리에 따라 어떻게 어떤 식으로 문법을 적용하면 되는지 바로 알 수 있어서 실제로 써먹기에도 용이하다. 이런 원리를 체득하게 되면 문장을 볼 때마다 따로 공식이나 규칙을 떠올리며 이건 어떤 문법이고, 어떤 공식이고 하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고도 바로 문법이 튀어나오게 되니까 확실히 이런 식의 학습법이 영문법을 익히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우선 책은 영어적 사고에 대한 정리부터 하고 간다. 책의 저작는 일본사람이지만 일본어와 한국어는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아마도 원문에서는 일본어를 영어와 비교하였을텐데 일본어를 한국어로 바꾸어도 크게 무리없이 이해된다. 아무튼 한국어와 영어의 관점(시각) 차이나 구조와 형식의 차이, 어순의 차이 같은 것들을 먼저 쭉 비교해서 알려준다. 이런 것들로 기본적인 영어식 사고가 어떤 것인지 알려준다. 그리고나서 동사, 명사, 형용사, 부사, 전치사 등의 품사별로 각각의 형식과 사용법 같은 것들을 앞서 설명한 영어식 사고에 기초해서 하나씩 알려준다. 일반적인 영어문법책처럼 공식이나 규칙 같은 것을 정리해놓거나 그런 곳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약간 설명문처럼 품사의 형식과 쓰임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정리되어 있다. 말하자면 문법적 규칙을 설명문으로 풀이해서 글로 설명하는 구성이라고 하겠다. 문법을 규칙처럼 제시하며 암기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걸 디테일하게 설명해놓고 그걸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원리를 이해하게 하는 식이다.


어쨌껀 이 책 역시도 소위 "영문법" 교재의 자장안에 있는지라 기존의 교재에서 볼 수 있던 문법적 내용이 똑같이 나오고, 그것을 설명하는 예문 또한 비슷한 형식으로 제공된다. 다만 다른 점은 "이건 이런 형식을 가진다"는 규칙과 함께 왜 그렇게 되는지를 꽤 길게 설명하고 있어서 확실히 책의 지향점이 암기가 아니라 문법적 이해를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설명을 읽다보면 영문법 책이 아니라 마치 에세이나 영어에 관한 토막지식 같은 것을 모아놓은 지대넓얕류의 교양서 같은 느낌도 든다. 물론 그렇다고 책의 홍보문구처럼 문법을 아예 외우지 않고도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영문법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솔직히 상당히 많이 외워야한다. 대신 영문법을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기존의 지식을 뒷받침하는 세세한 설명을 통해 문법의 이해도가 깊어지고, 문법의 활용 능력도 좀 더 빨라지게 될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나같은 영포자라면 역시 외워야 할 것이 많다.


개인적으로 이상하게 영어의 어순에 적응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는데 고맙게도 이 책에서는 하나의 챕터를 할애하여 어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어순이라고 해서 S+V, S+V+C 같은 영어 문장의 5형식 같은 공식을 다루지는 않는다. 그런 기본문장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냥 넘어가고 대신 의문문이나 부정문, 가정법 같은 것의 뒤바뀌는 순서에 대해 왜 그렇게 되는지 가장 먼저 나온 영어식 사고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부정문일 때는 이런 어순이다..라는 공식을 대입하는 기존의 문법책과는 달리 어떤 목적으로 순서를 바꾸고, 어떤 기준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등을 설명하고 있어서 어순이 바뀌는 이유나 목적 같은 것을 이해하고 문장을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앞서도 말했지만 이런 것들을 이해하려면 일단 기본적인 내용은 알고 있어야지 나같은 완전 쌩초보 영포자들에겐 이해하기가 좀 어렵게 되어 있다.


마지막 챕터는 어떤 식으로 영어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문법 설명을 병행해서 알려준다. 영어, 영어문장의 전반적인 형식과 형태, 구조 같은 것을 설명하면서 그런 것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말하고, 듣고, 쓸 수 있으려면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말하는 식이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우리가 영어를 공부하게 되면 거의 대부분 한국어를 기준으로 해서 영어를 생각하고 우리의 문법을 중심에 놓고 영문법을 생각하게 되는데 영어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영어는 어떠한 형식을 가지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이해해야 하고, 그런 형식에 익숙해지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말하자면 영어의 구성과 특성을 중심에 놓고 영어적 감각을 발달시킬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는 건데 어떻게 공부를 하면 좋은지에 대한 솔루션이 담겨 있어서 참고하면 앞으로 영어공부를 하는데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 전반적으로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문법책이라서 영어적 감각을 키우고, 영어의 문법과 형식, 구조 등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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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 근현대 편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이즐라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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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은 말 그대로 어려운 철학개념과 이론을 웹툰이라는 형식으로 쉽고 가볍게 전달하는 철학서이다. 전작 고대 중세편이 나온지 3년만에 출시된 이번 근현대편에서는 데카르트부터 칸트, 니체, 헤겔, 쇼펜하우어 같은 근현대의 철학자 21명을 다루고 있다. 일단 철학 이론은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는데 그래서 설명이 조금만 복잡해지거나 길어지면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어보려던 사람조차 거부감이 생기면서 책을 덮게 된다. 또 철학이라는 게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한도 없이 길어지기 때문에 그 내용을 다 이해하고 내것으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여기서는 웹툰이란 형식으로 간략하게 내용을 정리하여 핵심적인 사상과 이론만 소개하고 있어서 개념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


웹툰이라고 해서 그림 위주의 만화책의 형식은 아니고 삽화나 일러스트 느낌으로 중간에 만화가 있고 위아래로 설명이 들어가는 형식인데 그래서 일반 만화책보다는 글자가 많은 편이다. 아무래도 철학 개념을 그림만으로 이해시키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한 수준에서의 텍스트가 들어가 있는 건데 그렇다고 설명문의 분량이 과하지는 않아서 글을 읽는데 지루하거나 어려움은 없다. 그래서 설명은 나름 촘촘한 편인데 그에 비하면 꽤나 가볍게 읽히는 편이다. 말하자면 만화를 통한 쉬운 접근성과 잘 요약된 텍스트를 통한 나름 충실한 설명으로 내용 전달력이 높다는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가진 셈이다.


총 22개의 챕터로 되어 있고, 하나의 챕터당 한명의 철학자를 소개하고 있는데 철학자의 철학 이론과 개념 뿐만 아니라 철학자 개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그 철학자와 그의 이론이 당시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이후의 평가나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그에 반박하는 내용이나 거기서 도출할 수 있는 작가의 감상 같은 것들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철학을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하나의 웹툰을 다 읽으면 한명의 철학자와 그 철학 사상의 개념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책의 내용이 재미있는데 철학자들의 철학 개념을 소개하는 것이 메인이 아니라 어떤 하나의 질문, 호기심을 던져놓고 철학 개념으로 그것을 설명하는 것이 중심이 된다. 가령 철학책은 왜 읽는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데카르트의 사상을 통해 설명하거나 철학도 예술일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니체의 철학으로 이야기하는 식이다.


혹은 꼭 질문의 형식이 아니더라도 철학자의 철학 개념을 이론적이고 학문적으로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개념과 이론을 우리의 일상 생활에 대입하거나 적용시키고 철학을 우리 삶에 녹여내서 읽어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일반적인 철학책은 철학 개념과 사상을 소개하고 그것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데 집중하는 반면 여기서는 그 개념들을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질문과 호기심을 해결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챕터 첫머리에 사상과 이론을 먼저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하나의 질문과 호기심을 제시하고 그것을 철학의 개념을 활용하여 문제를 풀어가는 형식을 취하며 철학의 효용을 직접 보여주는 형태를 보인다. 흔히 우리가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알고자 하는 이유가 삶에 대한 질문,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철학에서 찾고자 함인데 책의 이런 구성은 우리가 철학을 배우려는 목적대로 철학적 사고를 통해 생각의 깊이를 확장시켜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챕터는 10장이 채 되지 않는 적은 분량이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일단 웹툰인데다가 분량도 적어서 술술 빠르게 읽힌다. 그러나 짧은 분량이지만 그 속에서도 나름의 흐름과 기승전결이 있어서 철학자들의 삶, 사상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해석과 마지막으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까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보니 이를 통해 철학적 사유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서 철학을 세상에서 가장 있어 보이고, 세상에서 가장 무용한 학문이라고 소개하는데 사실 철학책을 읽었다고 바로 내 삶이 바뀌거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진 않는다. 어쩌면 괜한 허영 때문에 철학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고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지적 허영을 위한 것일지라도 그것을 통해 지식을 쌓고 지성을 높일 수 있다면, 그리고 잠시라도 저자처럼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많은 질문들에 철학을 중심에 두고 철학적인 사유를 하게 된다면 그 삶은 깊어지고 철학이 세상을 더욱 깊게 이해시켜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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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끝내는 해커스 일본어 문법 - 기초 문법부터 회화·JLPT까지 한 권으로 끝ㅣ문법 핵심 요약 노트ㅣJLPT N5-N3 기출 문형 자료ㅣ일본어 문법/어휘 무료 동영상강의ㅣ교재 MP3
해커스 일본어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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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는 같은 한자권이고 우리말과 어순이 비슷해서 상대적으로 영어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영어보다는 조금 쉽게 접근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말과 "비슷해서 쉽다"는 점이 나중에는 오히려 발목을 잡게 되는데 아무리 쉽다고 해도 일본어 역시 명색이 외국어인지라 너무 쉽게만 생각하다가 갑자기 확 어려워지는 구간이 나오면 체감적으로 더 어렵게 느껴지게 된다. 그리고 우리말과 유사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명확히 구분해놓지 않으면 그 둘이 뒤섞여서 헷갈리게 된다. 그리고 의외로 일본어가 디테일한 부분이 있어서 세세하고 꼼꼼하게 공부해놓지 않으면 엄청 헷갈리게 된다. 즉, 말하자면 기초가 상당히 중요한데 너무 쉽게 생각하고 기초를 설렁설렁 하다보면 나중에는 엄청 힘들어진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구성이랄까 레이아웃인데 이 책은 페이지 구성이 상당히 깔끔하다. 어차피 기초 수준에서 다루는 문법은 어느 책이나 그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 대동소이한 내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가 하는 것이 핵심일텐데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구성이 굉장히 깔끔하고, 문법 내용을 포인트별로 정리하여 한눈에 들어오게 도식화시켜놓아서 내용을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점이 최대 강점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컬러풀하게 여러색을 활용해서 가독성을 더욱 높혀서 확실히 내용과 설명이 눈에 잘 들어온다. 그냥 설명과 예문을 일방적으로 쭉 나열해놓는 형식이면 그 예문에서 눈여겨 봐야할, 즉 지금 다루고 있는 문법 내용이 문장의 어디에 어떻게 쓰였고,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봐야할지 알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이해하기 쉬운 구성으로 복잡한 문법도 눈에 확 들어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옆줄에 해당 페이지의 예문에 활용된 어휘를 소개하고 있는데, 뜻과 읽는 법, 품사 같은 것까지 어휘를 세세히 분석하듯 설명해놓아서 따로 사전을 찾을 필요없이 이 책만으로도 어휘 공부를 충실하게 할 수 있다. 페이지 안에서 설명 파트와 어휘 파트가 눈에 잘 들어오도록 나뉘어져 있는데 그래서 마치 정리를 잘 해놓은 정답 노트 같은 느낌이다. 하나의 문법 강의가 끝나면 마지막에 짧게 "바로 체크"라는 내용으로 그 강의에서 공부했던 내용을 복습할 수 있는 문제가 나오고, "실력UP 연습문제"라고 하는 심화학습문제도 출제되고 있다. 실력UP 연습문제에서는 문법을 회화식 문장 형태로 복습하며 약간이지만 회화 연습도 할 수 있고, JLPT 문제 형식으로도 연습문제가 제시되고 있어서 시험 대비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어 문법이라고 하면 문장의 뼈대가 되는 동사, 명사, 형용사 등의 품사 활용 같은 문법 뿐만 아니라 또 한가지 문형이나 숙어, 관용구 같은 것을 활용한 문법도 있다. 이런 식의 문법을 정확히 뭐라고 지칭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영어에서 전치사 같은 걸 구분하는 식으로 일본어에서도 어휘와 숙어, 문형을 문법이라는 이름으로 배운다. 이런 것들은 시험 문제로 출제하기 딱 좋은 것들이고 실제로 JPT나 JLPT을 준비하려면 꼭 알아야 하는 문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은근 까다롭고 헷갈리고 잘 틀리는 것들이라 공부할 때 상당히 주의를 요한다. 책에서는 따로 JLPT N5부터 N3까지 문법 문제에 나왔던 문형들을 정리하여 소개해놓고 있는데 이게 꽤 공부가 된다. 개인적으로도 이 부분이 많이 약한데 시험에 나왔던, 말하자면 중요한 문형들을 한꺼번에 정리해서 공부할 수 있어서 상당히 도움이 된다.


일본어 문법을 공부하다보면 현지인이 아니면 구분하기 까다로운 미묘한 문형들이 나오는데 가령 조건 표현의 と ば たら なら 네가지 형식 같은 것들이다. 이것들은 그냥 가정형이라고 묶어서 말을 하지만 분명 각자 사용되는 뉘앙스는 분명히 다르지만 각각 어떨 때 사용하는지 구분해내기는 꽤 어렵다. 그리고 많은 교재에서는 이 네가지의 뉘앙스 차이를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여기서는 이렇게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르게 쓰이는 문형이나 표현들의 뉘앙스 차이를 설명해주고 있어서 이게 상당히 마음에 든다. 물론 모든 문형들을 이렇게 뉘앙스 비교라는 형식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문법의 용법을 도식화, 공식화하여 보여주는 교재의 기본 구성 덕분에 각각의 쓰임의 차이나 뉘앙스의 차이도 눈에 바로바로 들어오고 쉽게 이해되기 때문에 비슷한 유형의 문형과 문법을 비교하며 공부하는데도 매우 좋다.


그 외에도 동사 활용 연습표가 나오는데 일본어 입문자나 초급 학습자라면 도움이 될만한 부분이겠다. 개인적으로는 동사 활용은 대충 알기 때문에 없어도 상관없는 부분임. 그리고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동사의 활용과 숫자 읽는 법도 나오는데 이 역시 기초 수준의 학습자에겐 유용한 내용이다. QR코드를 찍으면 책에 나오는 예문과 문제 정답을 다 들을 수 있는데 이건 솔직히 요즘 나오는 외국어 교재라면 어느 것이라도 다 있는 기능이라서 특별히 더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든다. 문법을 도식화, 공식화해서 표현하여 전달력과 이해력을 높힌 부분이 꽤나 좋았다. 이런 구성은 역시 초급 학습자에게는 매우 효과적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마음에 들고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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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하고 괴이한 세계 풍속사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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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여행을 가서 견문을 넓힌다는 말을 많이 한다. 여러 나라를 보고 경험하면서 그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와 풍습, 우리와는 다른 관습과 전통을 체험함으로서 나라는 다르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보편적 가치관과 생활양식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지역, 문화권, 나라 등의 특성에 따라 형성된 독특하거나 특이한, 심지어 엽기적인 그들만의 문화양식이 발달해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런 그 나라만의 풍속은 한 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민족이나 종족의 동질성과 정체성을 지닌 집단의 보편화된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으로 그 지역에서 오래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그들만의 문화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문화에는 우월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그것이 아마 견문을 넓힌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 나라, 종족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풍습은 보통 시대와 환경, 종교 등의 요인에 따라 탄생하고 진화하고, 사멸하기도 한다. 매우 오래 지속되다가 최근에 와서야 사라진 풍습도 있고,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엽기적인 것도 있다. 아무래도 이런 독특한 지역적 풍습들은 다른 나라나 종족과의 교류가 많지 않았던 고대에서 중세에 이르는 시기에 많이 있었다고 한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기이하고 괴이한 세계 풍속사]에서는 동서고금의 여러 독특하고, 특이하며 엽기적인 풍금을 한데 모아놓아서 여행을 하듯 세계 여러나라의 풍습을 둘러보며 인류의 삶을 돌아보고 인문적 교양을 쌓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보통 이런 특이한 풍속들은 앞서 말한 것처럼 오래전 만들어진 것이라 결혼이나 장례, 성과 같은 원초적이고 인간의 생물학적인 영역의 것이 많은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과거에 사라진 것이 아닌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풍속을 주로 소개하고 있는데 말하자면 21세기에도 이런 엽기적인 풍속이 있다는 것에 더 놀라게 되는 것들이다. 이런 풍습들을 소개하면서 단순히 기이하고 괴이한 문화와 풍속을 믿거나 말거나 같은 재미형식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풍속이 형성되게 된 당시 사람들의 원초적인 우주관, 자연관, 가치관과 역사적 배경까지 살펴 보며 그런 풍습을 가지게 된 계기와 의미를 고찰한다. 책은 총 8파트로 되어 있는데 성문화, 축제 풍습, 성인식, 결혼과 장례 풍습, 전통의상이란 테마 들로 세계의 이색적이고 다양한 문화와 풍속을 소개하고 있다. 각 내용들은 한두장의 짧은 내용으로 구성되어져 있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만의 장점인 얕지만 폭넓은 지식을 통해 다양한 인문적 교양을 쌓을 수 있게 해준다.


잘 보면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하지만 그 유례나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었던 풍습들도 많이 나오는데 멕시코의 가장 큰 축제, 죽은 자들의 날이나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선박과 함께 시신을 태우는 바이킹의 독특한 장례, 풍장이나 순장 같은 장례식에 관한 풍습들이다. 이런 것들은 영화 속에서 종종 보게 되는데 그냥 이미지로만 소비했을뿐 그 유례나 의미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던 것들이다. 그리고 한때 한국에서 인터넷 밈으로 엄청나게 유행했던 아프리카 가나의 흥겨운 장례 풍습 관짝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짤만 보고서 가나에서는 항상 축제처럼 장례를 치르는 줄 알았는데 호상이 아닌 경우는 아주 엄숙하게 장례를 치른다고 하니 짤 하나로만 다른 나라의 풍습과 문화를 쉽게 재단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리고 오랜 역사를 지닌 일본의 남녀 혼욕 풍속이나 집시의 풍속, 모든 민족의 공통풍속인 가면, 숫자와 관련된 동서양의 의식 같은 주제가 흥미로웠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에서는 가급적 현재에도 이어지는 풍속을 다루고 있는데 이말인즉 일본에서는 남녀 혼욕 풍속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저자도 일본에서 혼욕을 직접 체험했다고 하는데 더 재미있는 건 혼욕 뿐만 아니라 저자가 찾아간 일반 대형 관광 온천에서도 여탕에 남자 청소원이 들어가서 바닥청소를 하거나, 남탕에 여자 청소원이 들어가서 청소를 하고 게다가 여탕 내부 곳곳에 카메라가 있어서 내부를 다 찍고 있는데도 직원이나 손님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남자 청소원과 여자 청소원이 따로 있다면 굳이 남자 청소원이 여탕에, 여자 청소원이 남탕에 들어갈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한국에서도 여성 청소원이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바닥 닦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외국인들은 그걸 보면 질겁을 한다는데 한국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니 말이다.


지금은 많이 알려졌지만 한국에는 "고려장"이라는 풍속은 없었다는 것이 정설로 말해진다. "고려"라는 명칭 때문에 고려 시대 때 유례한 장례 풍습이라고 알려졌고 실제로도 학교에서 그렇게 배우기까지 했다. 그런데 어떤 사서에도 이런 이름과 이런 풍속은 전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일제시대 때 즈음 고려장이란 게 많이 퍼졌는데 이 때문에 일본이 일부러 한국인을 폄하하기 위해 사실은 일본에 있던 풍속을 한국의 고려장으로 둔갑시켜 퍼트렸다고 온라인 상에서는 그리 말하고 있다. 일본에는 이런 풍습이 17세기부터 19세기 중엽까지 이어져왔고 우바스테야마라는 설화도 있고, 이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도 있으니 일본의 풍속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책을 보니 이걸 꼭 일본이 퍼트린 것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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