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처음으로 영어가 재밌다 - 스티븐의 이미지 영어
허승재 지음 / 리프레시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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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어렵게 느끼고, 영포자가 되는 이유는 사람에 따라 전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단순 암기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서 영어를 멀리하게 되었다. 문법이면 문법, 단어면 단어 이해없이 일단 무조건 외우려고만 하다보니 금새 한계를 느끼고 포기하게 된 것이다. 방대한 양을 전부 잊지 않고 암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고 외워야 할 것은 많아지는데 힘들게 외운 건 금방 잊어버리다보니 점점 흥미를 잃고 영어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기존의 영어책들은 대부분이 이런 암기나 반복학습의 스타일로 되어있다는 점이다. 어쨌건 문법이건 단어건 뭐건 외우지 않으면 안되는 안되는 구조 속에서 반복해서 뭔가를 외우게 하는 형식으로 영어책들이 구성되다 보니 재미를 붙이는 건 고사하고, 커리큘럼을 따라하기도 벅찼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런 책을 보면서도 영어 실력을 쌓는 사람도 많으니 이런 불평은 단순한 영포자의 자기변명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들이 어려웠다.


[인생 처음으로 영어가 재밌다]는 단순 암기가 아닌 영어를 이미지화 해서 이해하는 형식의 새로운 공부법의 영어 교재이다. "이미지화" 한다고 해서 마치 한자처럼 글자를 이미지화하여 그 형태를 보고 한자의 뜻을 이해한다거나 하는 형태의 공부법은 아니다. 영어 단어가 가진 의미나 표현방식 등을 머리 속으로 떠올리고 그 단어의 기본 의미와 형태 등을 기초로 전체적인 단어의 뜻과 표현을 유추해보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예컨데 깨어지다는 뜻의 break의 경우 처음에는 기본 뜻인 "깨어지다"만을 외우게 된다. 여기서 "깨어지다"라는 것은 흔히 생각하듯 물건이 깨져서 온전치 못한 모습이 된다는 뜻인데 온전한 것이 깨지는 이미지에서 고장나거나 퍼지다는 이미지를 연상할 수도 있다. 또 쭉 이어지던 일의 흐름을 깨고 휴식을 취하는 이미지와 숨어 있던 것이 확 깨치고 나오는 이미지에서 뉴스가 알려지다라는 뜻까지 파생해서 떠올릴 수도 있다. 이렇게 하나의 기본 뜻에서 연상작용을 통해 단어가 가진 또다른 의미를 파악하고 굳이 암기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 본 교재의 취지이다.


단어와 전치사, 필수 표현의 세가지 챕터로 영어를 이미지화 하는 훈련을 하게 되는데 의외로 내용도 충실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놓아서 힘들게 암기하지 않더라도 이해하는 것만으로 각각의 단어나 전치사의 의미와 쓰임새를 머리속으로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 가령 get이나 put 같은 단어는 그 뜻이 아주 다양해서 여러가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보통은 기본이 되는 몇가지의 뜻만 암기하고 넘어가다보니 어느 순간 스무스하게 해석이 안되고 탁 막히게 된다. 그런데 get이 가진 의미의 전체적인 방향성이랄까 단어가 가진 뉘앙스 같은 것들을 이해하고 이미지화 해서 뜻을 생각해보면 다양한 뜻이 굳이 암기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이해되고 머리 속에 입력된다.


이런 식의 이미지화는 단어보다 전치사의 경우 더 분명한 효과를 볼 수 있는데 get이나 put의 뉘앙스를 이해하고 있으면 이 단어들이 전치사와 만났을 때 일일이 그 표현들을 숙어처럼 암기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가지는 뜻이 이미지처럼 머리 속에 떠오르게 된다. 기본적으로 get은 이동의 느낌을 가진다. 보통은 받다, 얻다 정도로만 공부하는데 여기 이동이라는 이미지를 첨가해서 단어를 확실하게 이해해두면 전치사와 합쳐진 숙어의 형태는 굳이 암기하지 않아도 단어의 뜻 + 전치사의 뜻 만으로도 바로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get on은 무슨 뜻이고, get off는 무슨 뜻이고 이렇게 그냥 단어나 숙어가 나올 때마다 하나씩 외웠는데 그러다보니 각각의 표현들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이 다 각각의 숙어를 마구잡이로 외우려고만 했는데 그러다보니 암기하는 것도 힘들고, 힘들게 외워도 금새 잊어버리게 되었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니 정말 암기가 아니라 이해하게 되는 느낌이다. 머리 속에 바로 그림처럼 떠오르는 느낌. 이래서 이미지화라고 하는 것인가보다.


다만 겨우 몇개의 표현을 소개하고 있는 챕터3 필수표현은 말할 것도 없고, 단어 파트나 전치사 파트까지 각 챕터에서 다루는 예시들이 상당히 적어서 이것만으로는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이왕이면 좀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 더 많은 예시들을 읽고 훈련을 하게 해줬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 특히 적은 분량으로도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전치사 파트가 더 많이 다루어졌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책에는 단어건 전치사건 내용이 많지가 않은데 아마 이 책의 목표는 실제로 영어를 알려주는 교재의 역할보다는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하면 된다고 공부법을 알려주는 가이드북의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이 책을 참고해서 앞으로 공부할 때는 책에서 활용된 방식대로 공부를 하면 되겠다. 저자가 제시하는 영어 공부의 가이드는 챕터5와 6에서 조금 더 상세히 나오는데 저자가 영어 공부를 해오며 겪었던 시행착오와 어렵게 느꼈던 부분, 영어공부에서 중요한 요소들, 효과적인 공부법 같은 다양한 가이드가 나오니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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