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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아워스의 심플리 케이크 - 선물하기 좋은 감성 케이크 레시피 32
권혜정 지음 / 책밥 / 2022년 12월
평점 :
지금 이맘때면 크리스마스나 연말파티 때문에 케이크를 자주 사게 된다. 오히려 생일보다 케이크를 더 많이 찾는 시기인 것 같다. 그런데 요즘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이미 몇달전 만들어서 냉동보관했다가 출하하는 거라서 사실 케이크를 사면서도 찜찜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케이크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파티 때마다 케이크를 사는 것도 지출이 꽤 크다. 그럴 때마다 직접 케이크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아무래도 직접 만든 수제 케이크는 정성이 들어간만큼 예쁘지 않아서 어디 내놓기 좀 민망하다. 맛이야 어차피 다 똑같은 크림 맛이라서 가게에서 파는 거나 직접 만든거나 거기서 거기지만 겉보기는 수제랑 판매용은 차이가 심하게 난다. 한번이라도 케이크를 만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케이크 데코하고 아이싱하는 게 보는 것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나 수제 케이크에 대한 꿈을 살포시 접게 된다.
[아워아워스의 심플리 케이크]는 홈베이커 초보자들도 충분히 따라서 만들 수 있는 선물하기 좋은 제과점 케이크 못지 않은 멋진 케이크 레시피를 알려준다. 케이크 데코에서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가장 힘든게 바로 아이싱인데 아워아워스의 심플리 케이크에서는 아이싱이 없는 심플한 노아이싱 케이크 레시피와 초보들도 아주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크림 케이크 레시피를 수록해놓았다. 물론 크림 케이크의 아이싱은 어느정도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여러가지 아이싱 기법과 크림짜기 기법도 배워볼 수 있다. 그리고 선물용으로 적합한 미니 케이크와 여러가지로 응용할 수 있는 디자인 케이크 레시피도 알려주고 있어서 나만의 케이크를 만드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겠다. 이런 디자인을 포기하고 예쁘지는 않아도 맛은 좋은 케이크를 만드는 레시피북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케이크는 디자인이 좋아야 한다.
초보들은 그냥 벽에 공구리칠 하듯이 크림을 얹고 흙손으로 펴바르는 것처럼 마구잡이로 일단 크림을 바르고 보는데 아이싱에도 기술이 필요해서 무작정 바르기만 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그런 기술 없이 아이싱 기법을 모른채 무작정 하다보니 크림이 덕지덕지 떡이 되고, 층이 생기고, 어디 내놓기 민망한 모양이 되어버리게 된다. 사실 아이싱만 잘 되어 있으면 별다른 데코가 없어도 깔끔하고 예쁜 생크림 케이크가 완성된다. 실제로 요즘 중저가 생크림 케이크는 다른 데코가 없이 아이싱만 예쁘게 해서 나오는 상품들도 많은데 이렇듯 아이싱 기술만 잘 배워서 따라하면 심플하면서도 감각적인 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 된다. 한단계 더 나아가 짤주머니로 크림짜기를 하는 기술도 알려주고 있지만 우선은 아이싱에만 집중을 해볼 생각이다. 특히 책에는 크림 짜기로 모양을 내지 않아도 되는 아이싱만으로만 된 케이크 레시피도 소개되고 있어서 아이싱에만 익숙해지면 도전해볼만한 케이크가 상당히 많다.
아이싱은 샌딩아이싱, 애벌아이싱, 기본아이싱의 순서로 진행하며 러프아이싱이나 터프아이싱 등의 요소를 추가하기도 한다. 보통 집에서 케이크를 만들 때는 애벌과 기본아이싱의 구분없이 그냥 한번에 다 해버리게 되는데 이젠 방법을 알았으니 배운대로 따라서 해봐야겠다. 그리고 아이싱크림과 장식크림의 농도는 각각 드르게 설정해야 한다고 한다. 샌딩크림은 80% 농도, 아이싱크림은 70% 농도, 장식용크림은 8~90% 농도로 휘핑해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농도까지 용도에 따라 크림을 휘핑해서 사용해야하는 줄 모르고 생크림 하나 만들면 그걸로 다 돌려막기를 했는데 그러니 케이크 모양이 제대로 나올리가 없다. 휘핑 농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으니 참고할만하다.
각각의 케이크 레시피는 사진으로 전 과정을 스텝 바이 스텝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이해하기도 쉽고, 그다지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따라할 수 있다. 케이크는 아무래도 모양내기가 중요하다보니 이런 사진으로 된 레시피로 과정을 보고 따라해야 제대로 모양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특이하게 완성된 완성품 사진과 함께 완성품을 잘라 절단면이 보이게 한 조각케익 사진이나 해당 케이크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사진 등도 실려있는데 절단면 사진이나 특징적인 부분의 상세 사진을 보면 케이크의 형태가 조금 더 입체적으로 머리 속에 떠오르면서 왜 이런 작업을 하고, 이 작업이 나중에 완성품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상상이 되서 작업이 조금 더 수월해진다. 말하자면 레시피를 따라가며 만드는 게 아니라 전체를 머리 속에 이미지화 해놓고 하나씩 풀어가는 느낌으로 해나갈 수 있어서 좋다.
책에서 소개되는 케이크 종류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생크림 케이크 뿐만 아니라 티라미수, 초코, 무화과, 사과, 블루베리, 말차, 순우유 등 다양한 원재료를 사용한 여러가지 맛이 있고, 종류에 따라 디자인이나 케이크의 질감과 형태, 종류 등도 전부 다 달라서 취향에 맞게 골라서 만들어볼 수 있다. 우선 케이크를 만들기 전에 기본이 되는 재료나 도구들을 살펴보고, 아이싱을 하는 법 등에 대해서도 한번 쭉 훑은 다음 본격적으로 케이크 만들기에 들어간다.
케이크 마다 각 케이크마다 필요한 시트나 크림 등도 다르고 케이크의 종류에 따라서 만드는 방식도 달라지기 때문에 우선 재료소개와 사전준비로 어떤 식으로 케이크를 만드는지 큰 줄기로 만드는 순서를 알려주고, 미리 준비해야 할 재료나 공정 등을 알려준다. 그런 후에 시트 만들기, 크림 만들기, 시럽 만들기 등으로 구분해서 재료들의 레시피를 보여주고 이런 재료가 다 준비되면 마무리로 케이크를 만드는 법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각의 과정 중 주의해야 하는 사항이나 세세한 과정과 조리법 등은 팁으로 따로 적어놓아서 눈에 잘 띄게 해놓았다.
책의 제목은 심플리 케이크지만 이게 무미건조하다거나 밋밋하다는 뜻은 아니다. 책의 도움을 받아 케이크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지 디자인이나 모양이 심플하다는 것은 아니다. 책에 소개된 케이크는 클래식하기도 하고, 때로는 상당히 세련된 멋이 있어서 오히려 제과점에서 파는 양산형 케이크보다 훨씬 다채롭게 예쁘다. 책의 부제가 선물하기 좋은 감성 케이크인데 정말로 선물용으도 손색없는 멋진 케이크가 많이 소개되고 있다. 물론 직접 만들면 책에 나오는 견본처럼 예쁘게는 안되겠지만 정성도 느껴지고, 초보자라 할지라도 제법 그럴싸한 케이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상당히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