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서 마흔으로, 마음의 힘이 필요할 때 장자를 만나라
천인츠 지음, 문현선 옮김 / 미래문화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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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공자와 맹자의 책은 한 번쯤 안 읽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노자와 장자의 책은 그렇지 않다. 
노장 사상에 대해서는 단편적인 우화나 기발한 아이디어 단위로만 사람들이 접한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의미가 있다. 
본격적으로 장자의 생각에 대해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역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장자의 독특한 관점과 사유이다. 
물고기와 대화를 나누고, 곤과 붕과 같은 상상을 초월하는 존재를 논하며, 인간의 언어에 반기를 든다. 
그 한계를 규정하지 않는 상상력과 기존 관념을 전복시키는 도발성은 현대에 와서도 그 강도가 줄지 않는다. 

아주 먼 옛날에 산 장자라는 사람은 어떻게 이런 자유로운 생각이 가능했을까. 
그 비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절대성에 대한 부정'이다. 
그는 절대적인 것은 애초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럼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모든 사물과 이치를 상대주의적으로 관조한다. 
따라서 인간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관점에서, 더 나아가 사물까지 아우르는 존재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본다. 
인간사회의 관점에서 세상을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관점에서, 더 나아가 삼라만상 우주의 관점에서 세계를 재단한다. 

이 책을 보면 간편하게 정리된 여러 이야기와 대목 속에서 이런 장자의 세계관을 접할 수 있다. 


#마음의힘이필요할때장자를만나라 #미래문화사 #천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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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나의 집
한동일 지음 / 열림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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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가장 이국적인 장소는 개개인의 심리 속이다. 
온갖 상상이 난무하고, 모든 타부가 해제되며, 현실의 이형들이 끊임없이 결합한다. 
그 속에는 평화와 혼돈이 공존하며, 논리와 비논리가 조화를 이룬다. 

이 책은 그런 심리 속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1. 심리에 대한 애정

필자는 절대적으로 심리를 신봉한다. 
자신의 전공이라는 배경도 큰 역할은 한다. 작가에게 자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식적 배경이 필연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소설은 심리가 현실을 반영하고 해석한다는 기류가 분명히 흐른다.
부연하자면 심리를 통해 현실의 진실과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모독'에서 평범한 수준으로 시작한 이런 심리의 기술들은 뒷 작품으로 갈수록 강해진다. 
그리고 '팽팽하게 감긴 태엽'에서 그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작품은 전적으로 주인공의 심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가장 이질적이고 복합적이며 독특한 세계가 등장한다. 

2. 심리, 꿈, 현실의 관계

심리의 별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꿈은 심리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따라서 억제되고 자제하던 심리는 꿈을 통해 발산한다. 
따라서 그 꿈 속에는 욕망, 혼란, 당혹, 좌절, 희망이 뒤섞여 존재한다. 
그의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은 이런 심리와 꿈을 가깝게 두고 항상 교류한다. 
아울러 자신들의 감정과 생각을 통해 비극적인 현실을 투영하여 자신의 실존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심리, 꿈, 현실의 관계가 정립된다. 
또한 심리는 그런 구조 속에서 모티브이자 메타포가 된다. 


#불꺼진나의집 #한동일 #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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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 암, 도전, 진화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매혹적인 탐구
김범석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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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추상적인 개념과 구체적인 기하학이 결합하여, 심오한 시너지를 뿜어냈다.
제목을 짓는 감각으로 볼 때 본문이 기대되었고 저자가 궁금해졌다. 
그러나 필자가 의사인 것을 보고 그 기대는 우려로 바뀌었다. 
그동안의 의사들의 책들은 전문적이고 특이한 경험과 정보는 전달해주었지만, 그 내용의 깊이나 표현의 성숙도는 대부분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우려를 완전히 해소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성찰과 강한 강도의 울림을 전해주었다. 

이 책은 자신의 소년 시절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철학적 깨달음에 이른 의사의 이야기이다. 

필자는 아버지의 죽음과 그에 뒤따른 불행들을 경험하며, 암이라는 질병을 정복하는 것을 일생의 임무로 삼는다. 
그리고 그 암과 싸워가면서 점점 의사인 동시에 철학자가 되어간다. 
그것은 그 '암'이라는 것이 바로 '죽음'의 다른 이름이며, 그 죽음에 대해 끝없이 성찰하고 고찰했기 때문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독자는 그 급진적이지만 온화하고, 목표지향적이지만 과정중심적인 과정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필자의 생각과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고, 인생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화두를 얻게 된 것을 깨닫는다. 

특히 저자가 자신의 인생을 살아오며 추출해낸 몇 가지 개념이 압권이다. 
그것은 바로 '전환과 공존', 그리고 '같음과 없음'이다. 
그는 암이라는 절대악으로 생각했던 상대를 많은 성찰을 통해 생명의 관점에서 다시 보게 된다. 
이런 인식의 전환을 통해 우리의 삶이 암이라는 '나의 일부'이자 '또 다른 나'라는 존재와 공존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또한, 암 역시 생명의 일부이고 나와 구분할 수 없는 일부라는 생각은, 죽음과 삶이라는 개념으로 확장한다. 
'암'은 곧 죽음이고, '나'는 곧 삶을 상징하며, 즉 죽음과 삶 역시 구분할 수 없는 공존의 개념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양극단이 만나 혼돈을 일으키다가 궁극적으로 조화롭게 공존하는 새로운 질서를 이루는 것과 같다. 
그 두 개념은 어느덧 같아지고, 그 구분은 없어진다. 

그리고 이 단계에 이르러 필자는 선언한다. 
암과 나, 죽음과 삶은 직선처럼 선형적이거나 대척적인 것이 아니라, 
곡선처럼 순환적이고 조화로운 것이라고 말이다. 

철학의 본질은 명확하다고 생각했던 경계들이 사라지고 그 구별을 재고하는 것인데, 
저자는 마침내 그 경지에 오른 철학자가 되었다.   

#죽음은직선이아니다 #흐름출판 #김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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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식으로 먹기 - 익숙한 음식의 낯선 세계를 탐험하는 시간
메리 I. 화이트.벤저민 A. 워개프트 지음, 천상명 옮김 / 현암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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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맛집 투어. 
현 시대 도시인들에게는 마치 종교인의 순례와 같은 행위이다. 
그만큼 음식은 사람들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위로와 안식까지 제공한다. 

이 책은 그런 음식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야기이다. 

우선 머리말부터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음식을 역사적, 문화적 측면에서 살펴본다고 선언하며, 그렇게 하는 이유와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 
그런데 그 설명들의 깊이와 스펙트럼이 독자들의 예상을 한참 넘어선다. 

가장 먼저, 음식과 문화의 관계를 기술하면서, 음식은 자연사와 인간사의 결합이라고 말한다. 
즉 자연에서 발생한 식재료들이 음식화되면서 이뤄지는 자연의 역사들과 
음식을 만드는 인간의 방식들이 이루는 인간의 역사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조합이 생성하는 의미는 더 나아가, 관습과 신념의 영역까지 확대된다고 설명한다. 
음식과 문화에 대해 이처럼 본질적이고 미학적으로 서술한 것은 처음 본다. 

아울러 음식이 단순한 생존수단에서 인간사회의 문화로 변화하는 흐름도 유려하게 기술한다. 
필자들은 음식이 영양을 충족하는 기능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구조화하려는 인간의 욕구에도 부응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럼으로써 음식은 인간의 욕망과 욕구까지 내포하고 궁극적으로는 정체성까지 함유하게 된다. 

위와 같은 일련의 설명으로 '음식 - 문화 - 인간'이라는 밀접한 관계의 구도가 완성된다. 
음식을 이해하는 것은 곧 그것이 탄생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고, 그것은 다시 그 문화에 속한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탄탄한 논리적 기반 위에서 필자들은 음식과 문화에 대한 풍성하고 재미 있는 이야기를 쏟아낸다.
 

    


#다른방식으로먹기 #메리화이트 #벤저민워개프트 #천상명 #현암사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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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2010년대편 1 - 증오와 혐오의 시대 한국 현대사 산책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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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역사 중 사람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시대는 현대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사는 그 자료의 양, 학계의 발언, 공식적인 해석이 가장 적은 시대이다.
현재까지 그 원인과 결과가 이어지고 있고, 주요 사안들에 대한 향후 역사적인 심판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현대사를 전면에 내세우고, 본격적으로 다루는 이야기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필자이다. 
인지도가 높은 것도 그 이유이겠지만, 인상적인 것은 서문에서 밝히는 그의 입장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다소 생소한 발언을 한다.  
'화이부동,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평온을 지향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동안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던 필자였기에 사람들의 통상적인 인식과 거리감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이 다루는 시대가 2010년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 
이 책의 부제가 말해주듯이, 이 시대는 증오와 혐오의 시대였다.
정치적 진영 대립은 서로를 '악'이라고 보는 극단적인 투쟁으로 악화되었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원한으로 인해 서로를 용납할 수 없는 증오가 발화되었다. 
그런 시대를 사회학자로서 바라보는 필자는 당연히 그와 같은 퇴보를 막을 수 있는 가치를 모색했을 것이고, 
그것이 바로 '평온'이라는 키워드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자신의 지향점을 기반으로 2010년대의 주요 역사들을 기술한다. 
물론의 그의 정치적 성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럼에도 가능한 모든 시각을 담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또한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그 이면, 그리고 그것이 갖는 영향과 의미 등도 짚어내려고 한다. 
정치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국제 부문까지 아우른다. 

독자는 목차를 보며 자신이 관심을 가진 주제에 대해 골라서 읽을 수도 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읽을 수도 있다. 
어느 방식의 독서이든, 격렬하고 대립적이며 치열했던 우리의 현대사를 만날 수 있다.  


#한국현대사산책2010년대편1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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