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달 바다 사전
생선선생 미스터S(서동현) 지음 / 북엔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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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디지털 감성 e북 카페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여행정보가 빼곡히 들어찬 책은 실전에 도움이 많이 되지만, 읽을 맛은 안 난다
그것에는 감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랫만에 그런 감수성이 담긴 식도락 여행 책이 나왔다

이 책은 바다에 대한 순수한 애정이 담긴 여행 책이자 수산물 음식 책이다

가장 큰 장점은 에세이와 여행 정보, 그리고 수산물 이야기의 적절한 조합이다
본문은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경험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그 고유한 경험과 감정, 날 것 그대로의 현장과 소회, 이 감칠맛나는 재료들이 한데 어울어진다
독학으로 습득한 전문가 수준의 지식이 받쳐주는 기반 위에서 여행가처럼 자유롭게 바다와 수산시장을 노닌다
또한 그런 자유로움으로 인해 느슨한 구성과 전개가 있을 듯하지만, 전체적인 틀과 세부 요소들은 짜임새 있게 조직했다
예컨대, 계절별, 테마별로 내용을 구성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유용한 정보는 별도의 섹션으로 분리하기도 한다  
아울러 독자들이 1인칭 시점 및 도보자 입장에서 각각의 풍경과 장소, 음식과 여행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서술하는 것도 장점이다
 
다음으로 저자가 제공하는 독보적인 내용도 좋은 점이다
언급했듯이 저자가 직접 현장에서 끌어올린 얘기들이어서, 기존 정보를 취합하거나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하는 다른 책들과 확연하게 구별된다.
이것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본문 속 사진인데, 보기 좋게 가공하거나 통상적인 장면을 담고 있지 않다
그 대신, 음식점 소쿠리에 있는 신선한 생선, 뜻하지 않게 만난 고수들, 길을 가다 찍은 듯한 항구의 모습, 허름하지만 깔끔한 수산시장 좌판 등을 담았다
그리고 본문 역시 이런 사진들처럼 꾸밈이 없고 거리낌이 없으며, 개성적이다
#열두달바다사전 #북엔드 #생선선생미스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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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얼굴
아베 코보 지음, 이정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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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얼굴이 바뀐다는 건 자유를 부여한다
나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자유, 사회의 관습과 굴레를 무시할 수 있는 자유를 말이다

이 책은 그렇게 얼굴이 사라지고 바뀐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장 큰 장점은 아베 코보라는 거장의 문장을 음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사는 서사대로, 그 진행 과정 중 관념적 사유는 사유대로, 무엇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가면으로 인한 타인화에 대해 한없이 천착해들어가는 사념적 묘사는 이 소설의 압권이다

예컨대 가면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수단적이지 않는 절대적 목적의 자유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서술은 단번에 독자를 사로잡는 명문이다
가장 순수한 자유의 소비를 갈망하는 극 중 주인공의 생각은 너무나도 사실적이면서 심오하다

또한 가면으로 인한 정체성의 위장은 세간의 관습에 대한 중대한 파괴행위가 된다고 설명하는 내용도 작가의 빼어난 묘사력을 보여준다
알리바이 관념의 붕괴라는 말로 설명하는 현상학적 서술이 기억에 남는데, 그는 가면으로 인해, 낯익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뒤섞여, 타인을 믿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타인을 의심할 근거조차 잃어버린다고 말한다
즉 확실한 근거로 삼을 만한 기반들이 사라지며, 인간관계의 파산상태로 공중에 매달려 있게 된다고 말이다

그리고 정체성이 사라지고 투명해짐으로써, 보이지 않는 불안감에 벗어나려 잇따라 새로운 가면들을 교환해나가기 시작하는 군상을 예측하기도 한다
그는 이렇게 되면, 개인이라는 말은 공중화장실의 낙서에서밖에 볼 수 없는 음란한 글이 되어버릴 것이라는 통찰을 소설 속에서 제시한다

저자는 이런 반복되는 파산, 무중력의 상태 속에서도 과연 인간은 나름대로 새로운 약속,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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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화이트맨
모신 하미드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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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차별, 적대, 분리주의라는 갈등이 각자 개인의 내부로 이동하면서, 자기 자신의 심리적 문제로 벌어지는 일들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우리가 지금까지 남들에게 해왔던 것처럼, 변하기 전의 자신은 변한 후의 자신을 차별하고 적대하며 분리해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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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화이트맨
모신 하미드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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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매일 아침 우리는 거울을 보며 자신을 확인한다
외양은 가장 확실한 자신에 대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자신은 다름 아니라 각자의 정체성이다
그런데 이 거울 속 외양이 변한다면 어떻게 될까
특히 피부색이 어둡게 변한다면 어떨까

이 책은 이 상상에서 시작하여 아포칼립스적 서사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가장 큰 장점은 클리셰적 설정이지만 빼어난 저자의 역량으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는 것이다 
외양, 그 중에서도 특히 피부색의 변화는 매일 거울 앞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비정상으로 전복시키는 일이다
아무런 의심 없이 시작해야 할 하루는 애초부터 의구심과 당황으로 얼룩진다
게다가 피부색에는 유사 이래 온갖 사회적, 문화적 의미가 덧붙여져 그 상징성이 깊다 
따라서 이런 급변은 자연스럽게, 필연적으로, 세상의 질서와 경계가 같이 무너지는 사태로 발전한다
먼저 자신을 잃어버릴 것이라 믿는 사람들이 심리적 혼란에 빠지고, 부모님을 포함해 주위 역시, 그런 변화된 개인들을 받아들이기 힘겨워 한다
그리고 그런 축적으로 사회는 혼란과 격변의 틈바구니로 빠져든다

저자는 이 과정을 몰입감 있게 묘사하고, 그 중간중간 세계관적이고 사색적인 포인트들을 심어놓는다
예컨대, 변화 이전의 기원을 가늠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과연 무슨 의미를 지닐까, 변화가 반드시 일어나는 상황에서 기원 자체가 과연 존재한 것인가, 세대는 계속 이어지는데 이런 변화는 어떤 영향 혹은 종말이 될 것인가, 결국 수용 불가피함만 남는 것인가 등등

특히 뿌리 깊은 차별, 적대, 분리주의라는 갈등이 각자 개인의 내부로 이동하면서, 자기 자신의 심리적 문제로 벌어지는 일들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우리가 지금까지 남들에게 해왔던 것처럼, 변하기 전의 자신은 변한 후의 자신을 차별하고 적대하며 분리해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라스트화이트맨 #사랑과상실 #무너진경계 #완벽한얼룩 #모신하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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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의 사고 - AI 시대,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포기하는가?
에릭 사댕 지음, 이선주 옮김 / 헤이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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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이 단어는 항상 우리가 지켜주어야 하는 무언가를 지칭할 때 사용했다
그런데 이 책은 말한다
우리 인간이 이제 멸종의 위기에 있다고 말이다

인공지능.
우리는 언제부턴가 이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인정한다
그리고 유토피아로 가는 황금색 길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이면에 있는 음침한 뒷골목을 보여준다

이 책은 전대미문의 위기에 처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장 큰 장점은 기술 진보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기술 진보와 지적 창의성은 동반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상호 협력하는 관계로 상정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 괴리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기술 진보를 다른 말로 하면, 산업적 생산형태의 진보라고 할 수 있는데, 저자는 이런 진보가 인간에게 언제나 적합하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즉 유사 이래 기술 진보는 인류에게 이익을 제공했지만, 앞으로는(그리고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지만 과거에도 빈번히)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이 자리한다
지적 창의성은 다른 말로, 삶의 존엄성을 영위하는 수단이라 할 수 있는데, 향후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기술 진보는 그 수단을 우리로 하여금 포기하고 양도할 것을 강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지금까지의 기술 진보와 지적 창의성이 형성한 상호 협력의 관계가 어느 한 쪽의 고립과 슬픔을 유발하는 폭력적 관계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다

그밖에도 저자는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여러 화두를 던진다
예컨대 기술 주도 세력의 사익 추구 우선주의 및 파괴적인 세계관, 인공지능과 조우한 시점에서의 우리의 상태가 19세기부터 지속되어 온 ‘공리주의 및 그것으로 인한 자기상실’의 상태라는 점, 그리고 향후 그 상태는 계속 악화되어 탈인간화 및 비자연화를 거쳐 자기 부정으로 갈 수 있다는 점 등등

인공지능에 대한 맹신이 우리의 지적 창의성 및 존재의 종말을 알리는 트로이의 목마일 수 있다는 저자의 경고가 뇌리를 스친다
 

<이 글은 문화충전 200%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멸종위기의사고 #헤이북스 #문화충전 #서평이벤트 #에릭사댕 #이선주 #휴가철필독서 #인간의사고 #AI #AGI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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