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로 보는 현대사회 - 박현민 대중문화 칼럼집 : 화면이 꺼지면 글쓰기가 시작된다
박현민 지음 / 우주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야흐로 누구나 콘텐츠 생산자가 되는 사회이다. 
영상 배포, 출판, 공유 등이 손쉬워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콘텐츠 시장은 주위의 모든 이가 참여하는 무한 경쟁 체제가 되었다. 

이 책은 그런 무시무시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콘텐츠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선 구성이 직관적이다. 문화 평론이라는 형식에 맞게 현재 각광 받고 있는 콘텐츠들을 나열하여 논평한다. 
따라서 독자는 지금 어떤 문화상품이 유행을 하고 있는지, 그들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그 안에 현대사회는 어떻게 표현되는지, 극 중 인물들은 어떤 시사점을 내포하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여러 콘텐츠들을 한데 모아놓으니, 개별적인 콘텐츠로부터는 드러나지 않는 시대적 조류가 보인다는 것이 흥미롭다. 
예컨대 환생, 빙의, 회귀 등의 환타지 요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 한 번 선풍적인 반향을 일으킨 소재는 여러 장르로 재생산되거나 변주된다는 점, 웹툰으로부터 드라마로의 이야기 진출이 활발하다는 점 등등.
아울러 그 모두가 어떤 방식으로든 현대사회를 반영하는 것도 주목하게 된다. 
예컨대, 점점 벌어지는 경제적 격차는 극 중에서 자극적인 소재로 소비되기도 하지만,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 비판의 도구로도 쓰인다. 예전과 달라진 연애 풍속도는 시청자들의 기호에 맞는 레시피가 되기도 하지만, 그 안의 나름대로의 고민과 희망을 담기도 한다. 계속 격화되는 입시 및 교육 문화는 요지경처럼 시청자를 끌어들이기도 하지만,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을 고발하기도 한다. 
 
현재 콘텐츠의 다채로움은 과거보다 훨씬 넓은 범위로 발산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안에 담긴 사회의 단면에 대한 비애와 풍자는 점점 사람들 속으로 수렴한다.  


#K콘텐츠로보는현대사회 #박현민평론가 #대중문화평론가 
#우주북스 #대중문화론 #칼럼집 #문화충전 #서평이벤트

<이 글은 문화충전 200%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사 수업 - 21개의 동사로 풀어가는 영미 유럽 명작
이병수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에 동사라는 재치 넘치는 매개를 추가하니 현시성의 감각이 생긴다.
고전이라는 무뚝뚝한 존재에게는 살갑고 반가운 시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사 수업 - 21개의 동사로 풀어가는 영미 유럽 명작
이병수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어려운 질문이 떠오른다. 
삶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등등.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물음이 점차 난해해질수록 그 답을 알려주는 곳은 점점 줄어든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감당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이 책은 그 물음의 답이 고전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독특한 접근으로 그 답을 찾는 과정을 서술한다. 

모든 감상에는 '한 줄 평'이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작품에 대해 한 줄로 핵심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 극단적인 함축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이런 한 줄 평을 즐긴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해당 작품을 대표할 만한 동사 하나로 그 핵심을 추출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색다르고 도전적인 시도가 이 책에서 가장 부각되는 점이다. 

그리고 각 챕터의 첫 장에는 그 동사에 대한 원어를 제시하고, 
그에 대해 작품과 관련하여 짧은 설명을 한다. 
이 페이지로 인해, 독자들로 하여금 각 작품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익숙한 동사 하나로 인해, 고전이라는 텍스트가 지닌 고답적인 이미지가 크게 완화된다. 
따라서 고전의 무게감, 심리적 장벽을 우회하여, 자연스럽게 생긴 호기심을 안내 삼아 내용으로 진입할 수 있다. 
이 점이 이 책의 두 번째 장점이다. 

고전은 불멸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고전의 가장 큰 약점이다. 
예로부터 고정되어 있는 무언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고전에 동사라는 재치 넘치는 매개를 추가하니 현시성의 감각이 생긴다. 
고전이라는 무뚝뚝한 존재에게는 살갑고 반가운 시도이다.   



#리뷰어스클럽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이병수
#고전수업 #고전강의 #영미유럽명작 #동사수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장품의 정석
김주덕 외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고교 교재인 '수학의 정석'을 연상시키는 책 제목이다. 
고교생의 필독서인 그 책처럼, 화장품 사용자의 필독서임을 강조하려고 한 의도이다. 
다만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제목이 난무하는 현재로서는 다소 밋밋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독서 후에는 그런 생각이 바뀌게 된다. 
화장품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읽을 필요가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가장 부각되는 장점은 필진의 전문성이다.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들은 기본적으로, 화장품을 학문적 대상으로 접근한다. 
따라서 흥미 유발을 위해 표현이나 주장을 과장하지 않고, 영리 목적으로 내용을 왜곡하지 않으며, 판매량을 위해 특정 주제에 집중하지도 않는다. 
우선 화장품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고, 일반인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설명한다.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을 보다 잘 사용할 수 있는 팁을 제공하고, 피부 관리라는 가장 근원적인 목적을 위한 요령도 공유한다. 
또한 이미지의 시대에 걸맞는 화장법과 뷰티 루틴에도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독자들의 수요를 충족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화장품이라는 산업을 거시적으로 살펴보며, 과거와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를 전망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다음으로 화장품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많이 궁금해하지만, 그 정보를 시중에서 찾기 힘든 내용들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괴담처럼 근거 없지만, 모두가 믿고 있는 편견이 된 정보들도 거의 대부분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학적 지식, 사회적 이슈, 상업적 정보 등도 너무 전문적이서 지루해지는 함정을 능숙하게 피하며 잘 서술한다. 
아울러 각 소챕터의 분량을 핵심 위주로 간단명료하게 압축하여, 독서 속도를 높여주고, 흥미를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화장품 사용자라면 거의 전 국민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에 비해 화장품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논하는 책은 드물었다. 
이 책이 그런 토양에 단비 같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돌프 디젤 미스터리 - 전쟁 전야, 천재 엔지니어이자 사업가의 운명 속으로
더글러스 브런트 지음, 이승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미국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참 많다. 
천문학적 자본을 투입하고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헐리우드 일급 작가에서부터, 오로지 한 권의 책만으로도 바로 유명인으로 급부상할 수 있는 유니콘적 신진작가들까지. 
그리고 그 양단의 중간에는 이미 큰 명성을 얻었지만 신간을 낼 때마다 여전히 사람들을 놀래키는 프로 작가들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책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정석처럼 보여주는 프로 작가이다. 

그는 소설 하나를 끝내고 다음의 글의 소재를 찾다가 디젤이라는 인물의 미스터리한 죽음에 왠지 이끌렸다고 한다. 
그 전에 자신의 낡은 보트를 고치면서 듣게 된 디젤 엔진의 우수성이 작은 실마리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디젤이라는 인물의 청년적 소망, 문명적 업적, 인간적 고뇌를 복원하기 시작한다. 

형식적으로는 논픽션과 소설의 중간쯤에 위치한 저작이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그 어느 소설보다도 문학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야기는 명석한 한 소년으로부터 기원하여, 자신의 희망과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세상을 지켜보는 한 천재로 마무리된다. 
그 사이에는 전쟁과 과학이 있으며, 비밀작전과 미스터리가 있다. 
빌헬름 2세와 처칠이 등장하며, 격변에 휩쓸리는 한 명의 개인과 그 연인이 등장한다. 

독자는 벨 에포크가 1차 세계대전으로 진행되어 가는 세계사의 아이러니와 
기술로 평화를 이룩하고자 했던 천재의 발명이 대량 살상의 전쟁과 음침한 모략의 원동력이 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필자의 문학성은 각 소챕터의 이름들에도 드러나서, 각 제목만으로도 극 중의 비장한 분위기와 역사의 불확실성을 느끼게 한다. 
독자는 마치 추리소설을 읽어가는 것처럼 프로 작가의 글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강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저자의 다음과 같은 물음이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야망은 우리 내면의 좋은 점을 반영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야망이, 디젤의 삶과 업적에 덧씌워진 비극적 모순의 배경이 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