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 우리말로 노래하는 식물도감
최종규.숲노래 지음, 사름벼리 그림 / 세나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지금 시대의 주류적 특징을 모두 거스른다는 것이다.
우선 자극적이고 성인 취향으로 점철된 아동 문화를 떠나 예전의 순박하고 동심 어린 문화로 회귀한다.
말초적인 언어 대신, 외래어에 무방비적인 언어 대신, 우리 고유의 말들과 표현으로 본문을 채워간다.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낱말 대신, 자연을 묘사하고 감성을 느긋하게 전달하는 시어들이 풍성하다.
모든 것이 섞이고 침범하는 문화의 흐름 속에서, 동요와 동시라는 아이들만의 영역이 사라지는 지금,
그 그리웠던 공간을 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다음으로 손으로 쓰는 글씨가 점점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 책은 마음껏 연필을 잡고 글씨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동시 한 편 바로 옆에는 가로줄로 가득한 빈 페이지가 있다.
이 여유로움 속에서 어린 독자들은 동시도 쓰고, 낙서도 하며,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특히 동시에 담긴, 계절, 꽃, 식물, 햇볕, 내음, 감촉 등을 느껴가며 한층 풍부해진 감성을 쏟아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하도록 돕는다.
스마트폰, 텔레비전, 태블릿에서 떨어져 오랜만에 느리고, 밋밋하며, 문어체적인, 그러나 깊이 있고, 음미할 수 있으며, 문학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길지 않게 분량을 조절한 동시들과 아이들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책이라는 매체의 부담을 많이 줄여준다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의무감 없이, 어느 페이지라도 펼쳐서, 잠시 읽고 쓰는 사이에 아이들의 시간을 보다 의미 있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