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라스트 화이트맨
모신 하미드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8월
평점 :
<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매일 아침 우리는 거울을 보며 자신을 확인한다
외양은 가장 확실한 자신에 대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자신은 다름 아니라 각자의 정체성이다
그런데 이 거울 속 외양이 변한다면 어떻게 될까
특히 피부색이 어둡게 변한다면 어떨까
이 책은 이 상상에서 시작하여 아포칼립스적 서사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가장 큰 장점은 클리셰적 설정이지만 빼어난 저자의 역량으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는 것이다
외양, 그 중에서도 특히 피부색의 변화는 매일 거울 앞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비정상으로 전복시키는 일이다
아무런 의심 없이 시작해야 할 하루는 애초부터 의구심과 당황으로 얼룩진다
게다가 피부색에는 유사 이래 온갖 사회적, 문화적 의미가 덧붙여져 그 상징성이 깊다
따라서 이런 급변은 자연스럽게, 필연적으로, 세상의 질서와 경계가 같이 무너지는 사태로 발전한다
먼저 자신을 잃어버릴 것이라 믿는 사람들이 심리적 혼란에 빠지고, 부모님을 포함해 주위 역시, 그런 변화된 개인들을 받아들이기 힘겨워 한다
그리고 그런 축적으로 사회는 혼란과 격변의 틈바구니로 빠져든다
저자는 이 과정을 몰입감 있게 묘사하고, 그 중간중간 세계관적이고 사색적인 포인트들을 심어놓는다
예컨대, 변화 이전의 기원을 가늠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과연 무슨 의미를 지닐까, 변화가 반드시 일어나는 상황에서 기원 자체가 과연 존재한 것인가, 세대는 계속 이어지는데 이런 변화는 어떤 영향 혹은 종말이 될 것인가, 결국 수용 불가피함만 남는 것인가 등등
특히 뿌리 깊은 차별, 적대, 분리주의라는 갈등이 각자 개인의 내부로 이동하면서, 자기 자신의 심리적 문제로 벌어지는 일들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우리가 지금까지 남들에게 해왔던 것처럼, 변하기 전의 자신은 변한 후의 자신을 차별하고 적대하며 분리해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라스트화이트맨 #사랑과상실 #무너진경계 #완벽한얼룩 #모신하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