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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 - 루마니아의 소설가가 된 히키코모리
사이토 뎃초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여러 오타쿠를 들어봤지만, 세상에 언어, 사전 오타쿠가 있는 줄은 몰랐다.
대부분 즉각적인 즐거움을 찾아서 오타쿠를 시작하게 되는데,
언어란 길고 지루한 과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소박한 성공 가도에 있는, 그런 언어 오타쿠의 이야기이다.
'소수'에 대한 세계
소수만이 그 진가를 알아보고, 공유하고, 그들만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 오타쿠의 특징이자 미덕이다.
나는 이 '소수'라는 본질에 주목하고 싶다.
아무도 관심이 없는 무언가.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누군가.
그 블루오션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고, 유유자적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
비록 화려하고 큰 성공의 가능성은 없지만, 분명한 가치를 보았고 그것에 침잠하고 천착하는 사람들.
이 세계는 매력적이다.
그리고 필자 역시, 이 세계의 사람이다.
루마니아어라는 극 '소수'의 언어 세계에 투신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구축해간다.
아무도 찾지 않는 루마니아어 사전을 탐독하고, 그 언어의 남성형, 여성형, 어미 변화를 유희한다.
심지어 루마니아 문단의 특징을 논하고, 위대한 그 나라 문학의 숨은 저력을 전파한다.
그리고 이런 독특한 실험과 비범한 노력은 빛을 발하여,
그만의 문학적 가치창출로 이어지고, 다수는 아니지만 여러 사람들의 열광을 이끌어낸다.
독자들은 필자 덕분에 평생 만날 일이 없는 언어와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아울러 특색 있고 자유분방한 인생과 작업으로부터 영감과 성찰을 얻을 수도 있다.
'글로벌'한 세계
필자는 방구석에만 있는데, 누구보다 세계 시민적이고 글로벌한 인생을 산다.
이런 아이러니를 좋아한다.
또한 일본 창작자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뭔가를 알아 가면서, 뭔가를 배워 가면서, 즐거움과 쾌감을 느끼게 하는 마력이 있다.
위의 두 가지가 가능한 이유는 그들은 자신의 시각과 취향을 믿으며, 통속적인 세상의 시각과 판단에 매혹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의 창작 일기는 그 자체로 오리지널리티를 지니고, 그 성과는 아주 사적이지만 굉장히 공적인 찬사의 대상이 된다.
필자도 이런 일련의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잘 보여준다.
예컨대, 이분법적인 언어의 영향, 소수 언어에 대한 국제 사회의 처우, 태생적 번역이라는 문학적 단면 등에 대해 사유하면서 그 스펙트럼을 언어, 문학을 넘어, 사회, 예술로까지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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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문화충전 200%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