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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세계사 2 - 전쟁과 혁명의 시대 ㅣ 선명한 세계사 2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사진에 있어 흑백과 컬러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전자는 아무리 해상도가 좋아도 그것을 보는 사람과의 사이에 현실적인 경계가 지어진다.
즉 그 사진은 기록물로서 받아들어지고, 불가피하게 머나먼 시공의 간격이 벌어진다.
그에 반해 후자는 그 해상도가 좋아지고 크기가 커질수록 관찰자와의 거리를 거의 줄일 수 있다.
기록이 아닌 현장으로 수용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시공의 간극을 초월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흑백 사진을 컬러 사진으로 뒤바꾸어 놓은 정교한 시도를 성공한 저작이다.
독자는 아무 페이지를 펼쳐도, 그곳에 있는 사진에 곧바로 매료된다.
결국 사진이기는 하지만, 뭔가 다르다. 왜 그럴까.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단순히 해상도가 좋아서라고 하기에는 분명히 차별되는 무언가가 있다.
첫째, 여기 사진들은 미술적으로 접근하여 복원했기 때문이다.
화가가 여러 번의 붓 터치로 색을 만들 듯이, 이 책의 저자는 사진 한 장에 수백 개의 레이어를 쌓았다.
즉 일반 카메라처럼 셔터를 한 번 눌러 찍은 사진이 아니라는 것이다.
색을 한 번에 칠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최신 기술을 이용해, 칠하고 그 위에 다시 칠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최종의 색을 만들어낸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사용했지만, 그것을 수행하는 방식은 수공예적 기술이었다.
둘째, 시공의 맥락을 고려하여 복원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첫째 방식을 통해 테크닉적으로 색을 되살려내는 것에 더해, 아날로그적 접근까지 추가한다.
즉 사료를 일일이 확인하여, 그 당시 각 물질들에 대한 색을 검증해나간 것이다.
예컨대, 옷, 금속, 가죽, 페인트 등의 색을 컴퓨터가 복원해주는 대로 마무리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각자료, 문서들을 직접 확인해가며, 그 당시의 분위기를 포착해 살려내려 한 것이다.
따라서 그런 혼신의 노력이 질감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두께가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이 안의 사진들을 복원하기 위해 무려 2년에 걸친 협업이 있었다고 한다.
본인을 역사 채색 전문가, 디지털 컬러리스트라 칭한 저자에게 탄복과 함께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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