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의 각도 - 매일 밤 연애소설을 쓰는 할머니로 살고 싶어
양선희 지음 / 나무발전소 / 2025년 9월
평점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에세이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문학의 형식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특히 작가들이 쓰는 에세이는 좋아하는 장르이다.
왜냐하면, 책을 쓰는 것만큼 읽는 것이 직업인 그들이 쓰는 글들은 전문가적 감각과 장인 정신이 뭍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분류에 속하는 또 하나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가장 큰 장점은 저자의 문장력과 감수성이다.
신춘문예 시나리오 부문에서 당선되고, 그 전에는 시인으로 등단한 경험이 저자는 요즘 말을 빌리자면, '근본 있는' 필력을 보여준다.
짧은 에피소드에도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기승전결이 있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력을 선보인다.
이런 탄탄한 기본 위에 있다보니,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소설적 재미와 문학적 감수성이 녹아 있다.
노년을 맞이한 작가의 소소한 일상, 감성 어린 단상들, 개인의 기호를 성숙하고 세련되게 서술하는 감각, 인생을 바라보는 관대한 시점 등등이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아울러 작가로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어떻게 작품으로 구현하는지, 생활의 단초들을 어떻게 수용하고 표현하는지, 담백한 위트와 고백을 어떻게 조합하는지 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한마리로 얘기하자면, '글 맛'과 '이야기 맛'이 있다.
다음으로,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느슨하지만 일관되는 테마가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소박한 일상의 얘기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책을 모두 읽고 나면, 희미하지만 확연하게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예컨대, '연애소설을 쓰고 있다'라는 표현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도와 청년시절 감상으로의 회귀에 대한 권장,
자신의 분명한 기호와 취향에 대한 존중, 인생에서 반드시 필요한 위트와 관조 등등.
저자는 이런 미덕들이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