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코끼리 - 우리가 스스로를 속이는 이유
케빈 심러.로빈 핸슨 지음, 이주현 옮김 / 데이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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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막연히 알고 있지만, 절대 말하지 않는 것들.

그리고 실제로 제대로 알고 있지도 않는 것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기만'이다.

이 책은 그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세상에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말하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그 상대가 가족이라 할 지라도.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 진실을 자기 자신에게조차도 숨긴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걸 '전략적 자기기만'이라 명명한다.

다시 말해,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이가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는 '방 안의 코끼리'처럼

우리의 뇌 속에도 코끼리가 있다는 것이다.

- 이 은유가 참 좋다.

그리고 자신이 야심차게 비유하고 이름 지은 이 개념을 정말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아울러 무엇보다 이 책을 차별화하고 빼어나게 만드는 점은

이 자기기만이라는 개념을 개인의 생각과 행동에 국한하여 이야기 하지 않고,

(참고로 시중의 대부분의 책들이 이렇게 한정하여 얘기한다.)

사회의 기관 및 제도에까지 확장/적용하며 다룬다는 것이다.

2부의 내용들이 바로 그 부분인데,

정말 뛰어난 통찰과 실증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아울러 총정리 챕터 역시 대단히 잘 씌여진 내용으로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

미국 학자들의 글쓰기

이렇게 재밌는 책을 쓴 사람은 미 대학 교수다.

그리고 이런 책들이 미국에는 아주 많다.

가장 부러운 면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자신의 전공 분야에 있어 대중을 향한 책은 거의 쓰지 않는다.

간혹 출간 소식이 들려오면 자신의 전문 분야도 아닌데 자신의 명성에 기대어 뜬금 없이 사회 이슈를 다루거나,

출판사의 기획에 이끌려, 한껏 감성적인 제목을 단, 시시콜콜한 잡담 모음이나, 은퇴 후 에세이 정도다.

학계의 제도적 특성, 출판계의 저변적 한계, 독자들의 경향 등 여러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알지만,

무엇보다 학자들 자신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작가와의 공저인 것도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의 학자들은 작가, 칼럼니스트, 기자 등과도 협업을 너무 잘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개방성, 센스, 외향성도 본받아야 할 점이다.

#뇌 속 코끼리 #케빈심러 #로빈핸슨 #이주현

#데이원

#책과콩나무 #책과콩나무서평단 #책과콩나무리뷰단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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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드리븐 디자인 - UX 디자이너를 위한 데이터 마인드 안내서
이현진 지음 / 유엑스리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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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발생

외면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필자가 디지털 전환에 대해 한 마디로 설명한 문장이다.

그리고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리고 디자이너들도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특히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뛰어나다.

프롤로그와 1장에 그 설명이 있는데 일독을 권한다.

예컨대 별주부전의 자라와 거북이로 비유한 이야기는 재미도 있고 핵심도 찌르고 있다.

문제 도전

필자의 주장은 디자이너들이 현재 컴퓨터 그래픽을 자유자재로 쓰듯이,

데이터도 그렇게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의성, 비계량성, 더 나아가 예술적 감각까지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가 디자인이다.

게다가 경직적이고, 레거시를 중시하고, 정적인 학계에 몸담고 있는 필자가

이렇게 선진적이고 능동적으로 데이터 학습에 집중한다는 것이 놀랍다.

- 그 분야가 유저경험(UX) 디자인 부문이라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그리고 말 잔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본문에서 이론적 기반, 실례, 교육현장에서의 실습사례 등을 제시한다.

아울러 그 데이터 학습 및 활용이라는 것이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통계 프로그램 등 실용적이고 전문적인 도구를 사용하여 진행하는 방법임으로 보여준다.

문제 해결

필자가 언급했듯이, 디자인도 결국 궁극적 목표는 문제 해결이다.

현실에서 잘 안 되거나, 더 잘 될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필자가 제안한 대로,

데이터를 모으고, 체계화하고, 시각화하며,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고, 피드백으로 다듬은 후,

디자인이라는 작업에 기초로 삼고, 반영하며, 융합하면

그 문제 해결을 훨씬 정교하고, 과학적이고, 최선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지금까지 '디자인 컨셉'을 탐색해온 경로에 새로운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이다.

#데이터 드리븐 디자인 #유엑스리뷰 #이현진

#책과콩나무 #책과콩나무서평단 #책과콩나무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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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에게
안준원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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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글쓰기 홍수의 시대다.

1인 출판이 가능해서, 누구든 원하면 웹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공표할 수 있다.

많아진 출판사와 다양한 출판 경로가 있어, 종이 책 역시도 쉽게 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럴수록 좋은 소설, 좋은 시, 좋은 수필은 찾기 어려워진다.

심지어 '좋은' 무언가까지 바라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형식, 구조, 문체도 갖추지 못한 결과물이 많다.

그래서 간혹, 이런 시대와 현실의 모순을 어느 정도 상쇄해주는 책이 나오면 반갑다.

인물들 간의 관계와 그것이 투영된 세계

여러 단편이 실렸지만, 그 중 염소, 제인에게, 코트가 인상에 남는다.

먼저 염소에서는

무속적 의식을 묘사한 부분이 가장 좋다.

소설적 형식과 문체를 아주 잘 활용하여, 근래에는 보기 힘든 잘 짜여진 묘사가 등장한다.

예컨대, 동물을 희생하여 치르는 토속 의식을 담담하지만 강렬하고, 서술적이지만 연상적으로 그려낸다.

이는 영화 같은 영상으로 구현하는 묘사와 다르다.

영화는 이미 이미지의 정답을 제시하여 모두가 똑같은 장면을 보지만,

소설은 말로 묘사하여 독자의 상상영역을 남겨두기 때문에, 사유 속에서 훨씬 광범위하게 확장한다.

특히 '... 철근은 거무튀튀했고 끄트머리에 진득진득한 피가 맻혀 있었다. 피는 좀체 떨어지지 않았고 우리는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라는 문장은 잘 씌여졌다.

다음으로, 제인에게는

요즘 유행인, 실제와 가상에 대한 소설적 도전을 엿볼 수 있다.

가상 밖은 지옥, 가상 속은 낙원이라는 익숙한 구조를 필자 특유의 전개로 이끌어 간다.

그 지옥은 진실을 드러내고 사실을 알고 있는 세계이지만 암울하고,

그 낙원은 진실이 가려지고 사실을 모르게 되는 세계이지만 평온하다.

이와 비슷하게, 코트에서는

요양원 안팎의 모순적 상황을 소재로 삼는다.

외면 당한 자와 외면한 자의 대조가 상황의 모순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 관계의 모순까지 내포한다.

단편들에서 드러나는 필자의 특징은

먼저 세계를 그리고, 그 안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 간의 관계를 설정하고 그에 맞게 세계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관계 속의 근원적 두려움, 죄책감, 소통의 문제, 이국적 경험을

필자 나름의 은유가 내포된 동물, 사물, 사건에 투영하고,

다시 그것들을 합쳐 소설 속 세계를 설정한다.

#제인에게 #안준원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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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는 기술 - 영혼의 고귀함,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경이로움에 관한 고찰
롭 리멘 지음, 김현지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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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기억해야 할 단면

한없이 경멸스럽기도 하고,

한없이 아름답기도 한 인간,

인간의 양면성, 복합성은 언제나 아이러니하다.

인간이 만든 역사도 그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한없이 지옥 같기도 하고,

한없이 안락한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필자는 그 경멸스러움과 지옥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비로소 그 추함, 잔인함으로부터 벗어나 고귀함, 진정함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역설한다.

아울러 이 과업은 학문이나 논리가 아니고, 갈고 닦아야 할 기술이라고 알려준다.

고귀하고,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한 기술,

이 책은 그 기술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한함 속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연수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겠지.

본문에서 인용한 다윗왕의 말이다.

우주의 시간에 비하면 그야말로 몇 백 분의 1초만한 시간이다.

그러나 그런 유한함의 굴레 때문에 인간은 끊임없이 무한함을 꿈꾼다.

그리고 그 무한함은 진리, 진실, 고귀함, 이상과 동의어이다.

필자는 그 무한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 되는 기술이며,

그것은 "삶의 지적 명확성"과 "정신의 고귀함"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주제를 글쓴이는 이야기 형식으로 독자 친화적으로 전달하는데,

특히 서문과 두 번째 고찰 부분은 그 내용이 특히 좋다.

서문에서는 위에 언급한 '인간이 되는 기술'이라는 주제의 동기와 중요성을 유려하게 말하고,

두 번째 고찰에서는 전쟁이라는 가장 가혹하고 폭력적인 교사가

어떻게 역사에서 진행했는가를 눈에 보이듯이 묘사한다.

#인간이 되는 기술 #롭리멘 #김현지 #힘찬북스

#책과콩나무 #책과콩나무서평단 #책과콩나무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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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오브 머니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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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그들에게 위대함을 떠맡긴다

본문에서 셰익스피어를 인용한 한 문장이다.

그 위대함은 흔히 말하는, 타인이 누군가에게 찬사를 보내는 위대함이 아니다.

모두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만은 본능적으로 아는 소명으로서의 위대함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소명, 즉 재능에 대한 이야기이다.

생명에도 주기가 있고, 순환이 이뤄지며, 죽음이 있는데,

재능에는 두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아무리 휘황찬란한 재능도, 빛이 바래고 녹이 슬고,

궁극적으로는 그 소유자에게 향수, 회의, 절망을 안기기도 한다.

그러나 인생의 아이러니처럼 그런 쇠락의 운명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섭리 속에서 재능이라는 신탁은 더 깊어지고 다채로운 색을 발한다.

그리고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그 과정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재능이 어떻게 삶을 추진하는가,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과 연결시켜 주는가에 대한 소소한 풍경도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역시 이 소설의 백미는

재능과 자신에 대한 인식이

자신의 삶의 전부였다가 관조하는 대상으로 서서히 성숙해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변화는

모든 미련, 후회, 경멸 등을 거쳐 더 평온한 세계로 가는 열쇠가 된다.

#컬러오브머니 #월터테비스 #나현진 #어느날갑자기

#디지털감성e북카페 #디지털감성e북카페서평단 #디지털감성e북카페리뷰단

<이 글은 디지털 감성 e북 카페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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