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천재들 - 물리학의 한계에 도전하는 바다 생물의 놀라운 생존 기술
빌 프랑수아 지음, 발랑틴 플레시 그림,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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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제목을 잘 지었다. 
은유이지만 직관적이어서, 동화 제목 같으면서도 대중 소설 표제어 같기도 하다. 
아울러 내용의 본질을 '천재'라는 쉬운 상징적 단어 하나로 전달한다. 
표지 디자인도 아름답다.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그림 담당 저자 플레시의 역할은 이 책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 
시선을 붙잡는 선과 색, 조화로운 사실성과 회화성은 독자의 몰입을 부른다. 

1. 프랑수아와 플레시의 환상적 협업

생물물리학자 프랑수아 혼자 책을 썼다면 지금처럼 생동감 있는 결과물이 안 되었을 것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플레시의 그림만으로 된 책이었다면 아무런 개성도 없었을 것이다. 
이 두 저자가 만나, 그 시너지 속에서 에너지가 충만해지는 양서가 나왔다.   

그리고 단언컨대, 두 필자는 함께 책을 써가며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플레시의 그림을 보며, 프랑수아는 자신의 초안을 더 역동성 있게 고쳤을 것이고, 더 상세한 관찰묘사를 추가했을 것이다. 
또한 플레시 역시, 프랑수아의 글을 보고, 자신의 밑그림에 생명체에 대한 애정을 더 담아내고, 독자들이 궁금해할 부분을 붓 터치로 드러냈을 것이다. 

책장을 덮고, 바다라는 천재들의 무대로 모험을 다녀온 후에는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자녀와 함께 읽고 싶은 책이 된다.     

2. 바다생물의 이질적 세계

바다에는 왜 이리 천재가 많은가. 
바다라는 환경의 육지와는 확연히 다른 이국적 특성 때문이다.
육지생물들은 그것만의 정형성이 존재한다. 
예컨대, 이목구비가 얼굴에 집합적으로 배치된다는 점, 대부분 다리나 팔이 있다는 점, 중력에 의해 몸의 크기가 제한된다는 점 등.

그러나 바다생물은 그 이형성의 스펙트럼이 훨씬 더 넓다. 
다채로운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혹은 강제하는 바다라는 환경적 특성 때문이다. 
이런 판타지 같은, 동화 속 나라 같은, 저 멀리 다른 세계 같은 바다를 이 책을 통해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다, 
위트와 지혜를 모두 충족하는 문장들과 수채화처럼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림들을 함께 향유하면서. 

이런 즐거움을 만끽한 후에는 천부적인 지능성, 효율성, 과감성을 지닌 바다생물로부터 받은 영감으로 충만해진다.   



#바다의천재들 #빌프랑수아 #발랑틴플레시 #이충호 #해나무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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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누구의 것인가 -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저작권의 역사
데이비드 벨로스.알렉상드르 몬터규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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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효약을 개발한 제약사도 고작 20년밖에 특허권을 갖지 못하는데, 
왜 도널드 덕은 거의 100년이나 디즈니에 묶여 있어야 하는가?"

이 책의 주제는 이 물음에 담겨 있다. 
저자들은 본문에서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결론이 사실은 불합리하게 세워진 부조리 및 부작용을 내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저작권은 흔히 창작 정신을 고취하고 더 좋은 창작을 촉진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실질적으로는 그 반대의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표현 및 창작의 자유를 제한하고, 불가피한 불평등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설득을 위해 저작권법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의 갈림길들을 거쳐, 관련 분야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설명한다. 

내용이 복잡하고, 방대하며, 생소함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그 실타래를 엉키지 않고, 한눈에 들어오게 풀어낸다.   
번역으로 맨부커상까지 받았고, 비교문학 교수이자 작가이기도 한 저자(벨로스)와 
변호사이자 비교문학 겸임교수인 저자(몬터규)의 힘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저작권 및 그 법령의 발전이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때로는 이해관계자들의 역학관계에 따라, 때로는 임시방편적으로, 때로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허술하게 만들어져 왔다는 것을 일목요연하게 서술한다. 
권리자와 침해자, 원작자와 소유자 등의 엎치락 뒤치락하는 대결구도를 보는 것이 흥미롭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과정에서 생기는 불합리성, 역작용, 폐해 등을 알게 되면서 씁쓸함을 느끼게도 된다. 
 
하지만 그러한 실체를 드러내주는 저자들의 혜안으로 인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 바로잡고 개선해야 할 것, 향후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점점 그 중요성이 커질 저작권에 대한 지식과 통찰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 문장은 누구의 것인가"
이 제목이 시선을 붙잡아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든 것에는 창작자 혹은 소유자가 있고 그렇게 때문에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는 취지인 줄 알았다. 
그러나 넘긴 페이지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그 반대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양서의 경우, 문장의 서술만으로도 왠만한 영화보다 더 극적인 반전을 경험하게 해준다. 


ps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든다. 
저작권에 관한 책답게 통상적으로 출판물에 기재하는 저작권 관련 정보를 그대로 표지로 옮겼다. 
처음 본 사람들에게는 놀람과 의아함을 주지만, 
독서를 마친 독자들에게는 감각적인 아이디어와 도발적인 실험정신을 알아차리게 함으로써 신선한 자극과 위트를 선사한다. 


#이문장은누구의것인가 #현암사 #이영아 #데이비드벨로스 #알렉상드르몬터규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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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하는 뇌는 왜 운동을 원하는가 - 뇌 효율을 200% 높이는 운동의 힘
안데르스 한센 지음, 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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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예상치 않게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 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이다. 
저자는 뇌와 운동이라는 어쩌면 대척점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 두 분야를 이 세상에서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도록 이야기를 풀어간다. 

공부와 운동은 흔히 서로 상반되는 행위로 인식한다. 
머리를 쓰는 것과 몸을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것이 잘못된 관념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더 나아가 그 두 행위를 가장 생산적으로 결합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우선 본문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뇌는 고착화된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변화한다. 즉 새로운 세포가 계속 생성되고 세포 간 연결이 끊임없이 형성된다. 
둘째, 그런 뇌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뇌의 훈련이 아니라, 신체의 단련이 필요하다. 부연하자면, 기억력 훈련, 인지 훈련 등의 뇌를 자극하는 훈련보다는 유산소 운동, 웨이트 트레이닝 등과 같은 신체를 움직이는 운동이 절대적으로 뇌 기능 향상의 효과를 지닌다. 

모두 이미 눈치챘듯이, 두 번째 사실이 정말 의외이고 놀랍다. 
이 신선한 정보를 필자는 알기 쉽고,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각 챕터들은 장황하지 않고 핵심 위주로 간단명료하며,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흥미롭게 서술한다. 
또한 각 소주제는 누구나 의문을 가지고 관심을 기울일 만한 소재 중심으로 구성했다.
특히 5, 6, 10장은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무엇보다 신경과학의 최신 이론 및 실험을 소개한 것이 독서의 재미를 선사한다. 
아울러 막연하고 설득력 떨어지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과학적 근거와 논리를 기반으로 주장을 펼쳐나가다 보니 독서 후에는 이견 없이 필자의 생각에 동조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런 중요한 지식을 어떻게 실생활에 활용하고, 자신에게 적용할 것인지까지 친철하게 안내하여 이 책의 효용을 극대화한다. 
 


#집중하는뇌는왜운동을원하는가 #안데르스한센 #이수경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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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빌딩 찐부자의 생존 비법 - '평범한 직장인에서 당당한 건물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빨리 부자를 만드는 '부동산 투자'의 힘
다크호스 조태호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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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과 건축주.
한국 사회에서 현실과 이상을 상징하는 가장 적합한 두 단어이다. 

이 책은 그런 현실로부터 이상을 향해 진출하려는 한 가장의 이야기이다. 

가장 독특한 점은 마치 에세이 또는 간이소설의 서술방식이라는 점이다. 
제목을 보고, 부동산 관련 지식을 전달하는 책으로 생각하고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내용을 짐작했을 독자들의 예측을 보기 좋게 뒤엎는다. 
마치 필자의 일기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캐주얼한 술자리에서 듣는 경험담 같기도 하다. 
따라서 그 솔직함, 진솔함, 친밀함이 제일 두드러지는 장점의 역할을 한다. 
자신의 경험을 허황되게 자랑하지도 않고, 자신의 실패를 극적으로 포장하지도 않으며,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며 무용담처럼 미화하지도 않는다. 
그 결과, 독자는 부담 없이 필자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에게 맞는 조언을 발견하고 생활 요령을 접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인상적인 것은 대한민국 40대 가장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이다. 
필자는 자신의 현재 상황과 고민을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투자를 시작하게 되었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으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를 상세히 기술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투자의 요령, 인식의 전환 등의 유용한 조언을 전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의 부담, 고뇌, 성찰 등을 가감 없이 사회에 전달하려고 애쓴다. 
독서 후에 독자는 제목에 왜 '생존'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는지 알게 된다.  


#꼬마빌딩찐부자의생존비법 #다크호스조태호 #모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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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것들 달달북다 6
김지연 지음 / 북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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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종류는 다양하다. 
달콤한 사랑, 금지된 사랑, 순수한 사랑, 애증의 사랑 등등.
그 중에 동성애는 어디에 속할까. 
위에서 나열한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겠지만, 
그래도 현 시대에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불안해야 하는 사랑'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그런 불안과 초조로 뭉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메타포를 활용할 줄 아는 필자의 실력이다. 
서정과 논리의 비약으로 대표되는 젊은 작가들과 달리, 상징과 은유를 사용하여 논리적인 서사를 이끌어간다. 
또한 그 메타포에 너무 심취하여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의미를 우겨넣거나 자신만의 감성을 강요하며 공감성을 잃지도 않는다. 
특히 소설 속 '거리'와 '사마귀'의 상징이 기억에 남는다. 

분량은 짧지만, 거리를 걸으며 지나치는 풍경처럼 시간의 흐름을 서술하는 부분이 초반의 분위기를 잡아주며, 
사마귀라는 색다른 소재와 인물 및 관계를 대비하는 것이 내용의 깊이를 확장한다.  

위와 같은 수준급의 소설 기법을 통해 필자는 동성애라는 소재를 현실성 있게, 선명성 있게 인물들에게 투영한다. 
항상 방어해야 하고, 그 당위성에 대한 논리로 무장해야 하는 사랑. 
항상 의구심을 던지는 세상으로 인해, 자기 확신을 인위적으로 매번 투여해야 하고,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불확신이라는 것은 신속히 지나가길 바라야 하는 사랑. 

이런 감정을 느끼는 주인공을 보며 독자는 생각하게 된다.    
도대체, 당위성이 있는 사랑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과연 확신을 갖는 사랑이 몇인가 될 수 있을까. 

인물 간의 대화 속에 '사마귀는 죽은 척을 한다'는 말이 나온다.  
날까로운 팔을 들고 있지만, 그 무기에 의존하는 만큼 세상을 두려워한다. 
공격하는 자세, 기도하는 자세가 묘하게 공존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서로를 보며 사마귀를 떠올린다. 

아울러 함께 걷는 거리의 옆 풍경처럼 모든 것이 지나가길 바란다. 
지나간 후에는 비로소 불분명했던 것들이 분명해지고, 알고 싶었던 것들을 알게 되므로. 

 

#지나가는것들 #김지연 #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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