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 여행에 미친 사진가의 여행본능을 불러일으키는 포토에세이
신미식 사진.글 / 끌레마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여행 에세이집을 좋아하는데 그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의 내 심정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제목만을 보고 이 책을 선택했는데,
누구나 내 현실에서 아주 잠깐씩이라도 잠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볼때가
있을것이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잠시동안이나마 여행이란 멋진 선물을 통해
사람은 누구나 있어야 할 곳에 머무름이 큰 행복이란 커다란 의미를 안겨주었다.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직접 가보지 못한 곳의 이야기와 또 멋진
사진들로 가득차있는 그 곳의 모습을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매력을 꼽을수 있다.
또 여행집에는 이야기와 사진의 비중이 어느 쪽이 더 커야한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문학서적을 볼때는 글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여행에세이
를 보게 될때는 될 수있으면 낯선 곳의 사진이 많을수록 반가운 마음이야 당연할지
모를 일이다.
책을 지어낸 이는 여행사진가로 무려 60여개국을 돌아다니며 전문적으로 여행집을
펴내는 작가이다. 서른살에 처음 카메라를 장만했고 그 때부터 여행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현실에 매여 사는 이로선 부러운 모습이고 그의 용기에 감탄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내 평생 한 번이라도 가볼수 있을까? 하는 멀고도 먼 여행지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꼭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얘기만을 펼치고 있는것이 아니라,
사람 사는 곳 어디라면 있을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모습과 사소하게 지나쳐 버릴수 있는
모습들까지 세세하게 이 책에 담았다.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두 시간정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목적지.
케이프타운의 얘기로 시작되는 이 책은 공항에서 벌어진 사소한 에피소드와 도시 어느 곳에서도 보인다는 케이프타운의 상징 '테이블 마운틴(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남쪽에 있는 산. 높이 1,087m)의 멋진 모습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아프리카 속의 유럽의 낙원도시인 워터프런트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며, 흑인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17년간 수용되어 있었던 감옥으로 유명해진 로빈 아일랜드다. 로빈 아일랜드는 케이프타운 앞 바다에 있는 섬으로 1961년부터 정치범을 수감하는 시설로 사용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로빈 아일랜드의 모습은 수감자들이 일일이 돌을 파서 날라다 직접 지은 곳이라고 하니 정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아프리카 곳곳을 여행하며 저자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특히나 어린 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을 또렷이 기억하며 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가 인화한 사진을 선물로 주는 행복한 일들도 경험한다.
"프로란 자신의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다."
석양빛으로 빨갛게 물들어 버린 사진과 함께 마다가스카르의 일정이 시작되는데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라서 그런것일까? 어른과 아이 할것없이 사진속의 사람들 모습은 너무나 순수하고 전혀 때타지 않는 모습이라 이들은 어째서 이런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현재 우리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는.. 아마도 욕심없이 살아가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저자의 말에 진정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욕심없이 살아가는 것이 이들에겐 당연한 일상이므로...."
스코틀랜드의 수도이자, 잉글랜드와의 국경에 인접하여 수많은 전쟁이 일어났던 가슴아픈 역사를 지닌 에딘버러. 북방의 아테네라고 불리우는 에딘버러의 유명한 홀리우드 궁전과 존녹스하우스, 헌틀레이하우스, 작가기념관과 스코트 탑등..
아마 내가 스코틀랜드의 수도를 여행하는 길에 찾는다면 꼭 들러볼 만한 곳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며 멋진 사진 역시 빠지지 않았다.
영원한 예술인의 고향인 파리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아직 파리를 여행해보지 못한 나는 더더욱 긴장감을 늦출수가 없게 되었다. 신미식 작가를 좋아하게 되었던 부분이기도 한 이야기는 이 부분이다. 파리 여행을 하면서 가장 부러워했던 점은 파리의 대표적인 상징인 에펠탑이나 루브르박물관, 베르사이유 궁전이나 몽마르트 언덕이 아닌 공원 의자에 편하게 앉아서 독서에 열중하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여유로움이었다고.. 공원이나 지하철에서도 시간 날 때마다 책을 읽는 습관들을 지닌 파리의 사람들이 나 역시 가장 멋스럽고 부러워보였는지 모른다.


이 밖에도 베트남과 중국의 돈황, 마카오와 홍콩, 몽골 마지막으로 페루의 여행이야기를 끝으로 길었던 여정은 끝이 난다. 여행지에서 만났던 사람들이나 그의 취미라고 했던 골동품 수집, 가는 곳곳마다 만났던 멋진 풍경들.. 그의 책 속에서 만나 알게 된것들이지만 아주 오래전 내가 직접 보고 느꼈던 것들처럼 내 마음이 풍요로워짐을 느꼈고, 결국 우린 돌아오기 위해 모든 길을 떠난다는 소중하고 값진 진실을 발견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