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사 이야기 2 - 중세 시대에서 신세계 탐험까지 생각이 자라는 나무 14
W. 버나드 칼슨 지음, 남경태 외 옮김, 최준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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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사 이야기 2권은 로마 제국이 멸망한 뒤 작은 왕국으로 쪼개져 저마다의 문화를 이룩해 가는 유럽과, 에스파냐에서 인도에 이르는 방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이슬람 세계, 천년 넘어 세계 경제 강국으로 군림했던 중국, 척박한 기후와 지형 속에서도 자신들에게 맞는 기술을 발전시켜 온 아프리카, 놀라운 수준의 조선술과 항해술을 지닌 태평양 지역 등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차례를 살펴보면 1장은 로마 제국이 멸망한 때부터 15세기까지 유럽인이 사용한 각종 기술과 지식을 탐구한다. 2장은 기원후 7~14세기 이슬람 세계를 알아보고, 3장은 기원후 800~1800년까지 전성기를 구가한 중국 제국에 대해 검토한다. 4장에서는 석기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 사회에서의 기술의 역할에 대해 설명되어 있고, 5장에서는 태평양 지역의 여러 문화를 살피고 있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중앙 아메리카의 마야와 아스텍 문화를 살펴본다.




중세 유럽은 왕과 귀족이 부와 명예를 지키려 전쟁을 벌여 권력을 키웠다. 가난했던 농민들은 비참한 인생을 살았으며 10세기 무렵 잉글랜드를 포함한 북유럽의 여러 지역에서는 영주와 농부의 관계를 규정하는 장원 제도가 발달했다. 카롤루스 대제의 서유럽은 경제 부흥기를 맞이했지만 그가 죽은 후 그의 후손들에 의해 제국은 갈라지고, 8세기 후반부터 롱십을 앞세운 바이킹의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하는데 이 때부터 성채를 쌓아 외세의 침입에 맞선다. 또 중세 후기에는 온갖 기계 장치가 도입되었는데 물레방아와 풍차, 맷돌과 외바퀴 수레도 이 시대의 발명품이다.




11~12세기에 십자군 전쟁을 치르지만 그 이후 경제성장과 함께 번영을 누리며 15세기 중반에는 독자적으로 기계식 시계를 개발해내기도 한다. 중국에서 들여온 화약으로 대포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하고, 도시의 인구가 늘어나며 각종 기술이 발전한다. 육로와 바닷길을 이용한 장거리 무역이 발달하는데 이들은 자신들이 50년 후, 아메리카라는 신세계를 발견하게 될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광활한 유럽대륙의 지도를 보면서 인류문명에 거대한 변화가 시작됨을 느낄수 있었다.




6세기 아라비아 반도에는 상업과 목축을 하는 아랍 부족이 많이 살았는데, 주로 사막의 유목 민족들이었고, 여러 신을 믿는 다신교였다. 610년 무함마드라는 상인이 이슬람교라는 신앙으로 통일을 이루고, 무함마드가 죽은 후 100년동안 아랍 인은 포르투갈과 에스파냐, 동쪽으로 북인도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영토를 정복한다.

750년에 정권을 잡은 아바스 왕조가 이라크의 바그다드를 수도로 삼았으며 이 때 학문이 발달해서 유럽을 앞지르고, 850년 아바스 왕조가 쇠퇴하면서 14세기부터 또 다른 무슬림 세력인 오스만투르크가 아랍 칼리프 세력권을 대부분 병합하고 유럽 남동부까지 진출한다.




이 책을 보다보면 계속해서 생생한 사진들과 지도, 그림들과 부연설명이 뒤따르고 있는데 이또한 너무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역사책은 커야 된다는 생각도 이 때문인데, 이왕이면 역사를 글로도 읽고 당시의 상황을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지도나 유적지 사진, 연표도 이렇게 꼼꼼히 실어져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15세기의 중국 이야기와 2만 50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태평양 이야기, 아스텍 문화에 대한 부분을 보면서 이제는 역사책도 이렇게 재미있게 만드는구나싶은 마음에 6명의 저자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책을 만들어냈는지 또 한 번 감탄하게 되었다.




세계사에 관심이 많거나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주저없이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사 이야기를 추천해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2권을 먼저 보게 되었지만, 시리즈로 나온 1권과 3권도 구입해서 읽어볼 생각이다. 학창시절 내 세계사 책을 말랑하고 쫀득한~~ 시리즈로 만났다면 성적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해도 되었을 것이란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은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역사책이 아니다. 세계사에 관심과 흥미를 못 느꼈던 사람들에게도 또 다른 재미로 접근할 테고, 재미를 더해 더 알고 싶게 만드는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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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경영학 - 우리 시대 최고의 고전에서 찾은 천하경영의 지혜
민경조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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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논어 경영학의 저자는 현 코오롱그룹 민경조 부회장이다.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그룹의 CEO가 되기까지 40년 넘게 치열한 비즈니스맨으로 살아온 그는 샐러리맨의 신화이자, 입지전적인 인물로 유명하다. 서울상대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산업은행에 입사해 10년간 근무했으며, 1977년 코오롱그룹으로 직장을 옮겨 서른아홉의 나이에 이사직을 맡은 후 현재까지 26년간 임원을 지내고 있다.




그가 재계에서 보기 드문 장수 CEO로 오랜 세월 그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1000회 이상 논어를 읽으며 자기 수양을 게을리하지 않고 경영의 지침과 방향을 확고히 세워왔기 때문인데 탄탄한 경영철학을 세워온 그는 재계에서 논어경영인으로 불리운다. 저자는 논어의 가르침을 받들고, 경영인으로서 그가 직접 깨우치고 겪었던 일들을 정리한 논어 경영학을 출간한 것이다.




논어는 공자의 말씀과 그 제자들과의 대화를 중심으로 쓰여진 책이다.
혼란한 시기였던 춘추시대에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가르치신 위대한 철학가이자 사상가인 공자의 말씀인 논어를 어려서부터 우리는 누구나 한 두번씩은 읽어봤을 것이다. 그의 사상과 철학을 온전히 자신의 지혜와 깨달음으로 익히며 살아왔던 저자의 논어와 경영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게 보였다. 오래 전에 읽어봤던 논어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보며 많은 이야기속에 가끔씩 생각나는 구절이 보일때 마다 공자님의 말씀이 얼마나 반가웠던지...



개인적으로 논어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배우고 또 때때로 익히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이 말씀이다. 논어 경영학에서는 2장으로 소개 되어지고 있는데 2장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공자께서는 인간의 근본적인 것, 즉 덕행을 먼저 쌓은 다음에야 배움을 시작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이미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교육열로 사회 전체가 출세와 물질적인 요소를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으며 살고 있는 우리 사회를 향해 특히 이 부분에서는 따끔한 충고의 말씀을 하시는 것처럼 들렸다.



공자의 가르침중에 인간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것, 사람 노릇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 알고 있는데 논어 경영학에 소개되고 있는 논어의 좋은 말씀들을 보며 사람을 다스리는 마음은 사람관계에 가장 근본이 되어야 하는 이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결국, 경영도 사람의 관계에서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고, 이끌어야 하는 부분이 절대적이라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논어를 언제 읽었던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논어에 대해 생각나는 부분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책을 봤음에도 전혀 불편한 점이 없었던 이유는 이 책은 논어를 명시하고 해석도 해주고 있으며 실생활에 접목시켜 저자의 생각 또한 같이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다.



공자의 말씀에 그에 따른 해석과, 저자가 전하는 논어의 깊은 뜻, 또 경영인으로서의 그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들을 보면서 똑같은 논어를 두고도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한 층 가까워진 논어와 경영에 대한 저자의 철학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경제 한파가 불어닥친 지금의 사회에는 이미 온갖 불신풍조가 자리잡았고, 서로 간의 신뢰는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는 기본에 충실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만이 어려운 경제상황도, 또 각자 자신의 인생에서도 후회없는 삶을 살수 있을것이라 본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논어에서 찾은 경영과 리더십의 요체를 정리해 두었던 부분을 옮겨본다.


1.학學 - 배움에는 끝이 없다. 남보다 앞서려면 배워야 한다.

2.효제孝弟 – 부모에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가 깊은 것에서 출발하여 사회의 질서를 확립해나가야 한다. 사람됨이 효성스럽고 우애가 깊은 자가 윗사람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3.덕德 – 아랫사람을 덕으로 인도해야 한다.천리마는 그 힘 때문에 일컬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덕성 때문에 일컬어지는 것이다.

4. 예禮 –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부릴 때는 예로써 해야 한다. 자기의 사리사욕을 극복해야만 예로 돌아갈 수 있다. 예가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행동하지도 않아야 한다.

5. 인仁 – 성인의 도는 하나로 관통되어 있다. 충忠과 서恕 일 따름이다.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면 남에게도 베풀지 말라. 다른 사람의 일을 도모할 때에는 성실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6. 의義 – 의롭지 않은 부귀는 뜬구름과 같다.

7. 신뢰信賴 – 믿음이 없으면 조직은 성립하지 않는다.

8. 솔선率先과 관용寬容 – 아랫사람 앞에서 솔선수범하고, 그들의 사소한 잘못은 용서할 줄 알아야 한다. 리더의 처신이 바르면 명령이 없어도 이행하지만, 그 처신이 바르지 못하면 명령을 해도 따르지 않는다.

9. 충간忠諫 – 속이지 말고 리더의 면전에서 충언을 할 줄 알아야 한다.

10. 거현擧賢 – 어진 인재를 등용하여야 한다. 바른 인재를 등용하고 굽은 사람들은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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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처럼 경영하라 - 천년 제국 로마에서 배우는 21세기 경영전략 비즈니스맨이 꼭 읽어야 할 인사이트 시리즈 5
스탠리 빙 지음, 김중근 옮김, 김경준 감수 / 청림출판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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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처럼 경영하라는 로마의 초기부터 전성기에 이르는 성장의 역사를 기업에 비유하여 새롭게 재해석한 책이다. 역사속에서 그동안 우리가 흔히 만나왔던 로마 이야기를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서술하면서 현대 사회의 조직과 대입시켜 전혀 다른 시각에서 해석한 책이라 볼 수 있다.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내용의 책은 언제나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로마제국과 기업이 어떤 식으로 연관되어있는지 이제 그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한다.




로마처럼 경영하라의 저자 스탠리 빙은 유명한 다국적 기업의 중역으로 근무하며, 인문. 사회학적 사유와 경영학적 사고의 절묘한 통섭을 이루고 있는 작가로도 활약중이다. 따뜻한 휴머니즘을 토대로 냉철한 분석과 비판을 잃지 않는 그의 관심과 지식은 작게는 인간관계에서부터 크게는 사회와 역사를 아우르는 정치관계에 이르기까지 대결과 상생의 근원적 원리를 정확한 눈으로 바라보며 이 시대 최고의 관계전략가이자 심리전문가로 유명하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금언처럼 로마는 성장 과정에서 극심한 내부 갈등과 강력한 외부 공격에 따른 위기를 수차례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번영의 토대를 닦을수 있었는데 로마 역시 힘없는 자들의 무리로 출발해서 제도를 정비하고, 조직을 갖추어 주변을 정복하기 시작한다. 이탈리아 반도를 평정하고, 외부의 인재를 수혈하여 마침내 지중해 세계를 제패해 나가는 과정을 치르며 2000년 전에 이미 로마는 개방성에 근거해서 국가통합의 역사를 이루었던 것이다.




저자는 로마의 탄생과 발전을 기업에 비유해 벤처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흡사하게 보고 있는데, 이유는기원전 8세기 중엽 이탈리아 반도 중부에서 농민, 양치기, 산적들의 조그만 무리로 시작했던 로마가 고대 서방세계 전체를 군사적으로 정복하고 정치·경제·문화적으로 통합하는 찬란한 업적을 이룰수 있었던 힘도 특유의 리더십과 투지가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영웅으로 로마를 건설한 아이네이아스로부터 시작해 그의 후손들인 로물루스와 레무스에게로 세습되어지면서 벌어졌던 왕위계승의 문제는 현재 기업들의 경영권 다툼을 생각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생인 레무스를 내몰고, 로물루스는 드디어 홀로 로마를 통치하기 시작한다. 그는 로마제국의 초석을 닦으며, 끊임없는 정복으로 합병을 시작하는데 그러다 로마에 공화정이 탄생하고, 원로원을 상대로 평민의 권리를 지키는 호민관도 등장하기에 이른다.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권력을 가진 귀족 계급에게 평민 계급 노동자들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고, 평민의 요구로 12표법이 성문화되었던 사실이다.




수많은 전쟁을 치르고, 더 넓은 영토를 지배하게 되면서 로마제국은 이제 더 위대한 인물을 필요로 하게 된다. 유능한 인재가 로마를 이끌지 않으면 다른 기업과의 합병을 통한 고도성장은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할 상황에 이른 것이다. 난세는 영웅을 낳는다는 말은 로마로부터 시작된 말은 아닐런지.. 로물루스나 카이사르, 마리우스와 율리우스, 안토니우스와 아우구스투스, 그리고 콘스탄티누스는 모두 로마의 새로운 영웅이었고, 위기에 빠질때마다 로마를 극적으로 구해내는 최고경영자들이었던 것이다.




로마처럼 경영하라를 읽으며 화려하고 찬란했던 로마시대의 역사를 되돌아보았다. 처음에는 보잘것 없던 농민들과 양치기들이 모여 그 위대한 제국을 형성하기까지 이루 헤아릴수 없는 합병과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기업의 확실한 관념을 다시 한 번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이다. 기업의 리더십은 무슨 일이 있어도 튼튼해야 하고, 그 아래로 하나의 이상과 가치관을 갖은 중간 관리자들과 직원들이 만족할 만한 투명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강하고, 화려했던 로마를 떠올리며..
인류 역사상 최초의 다국적 기업인 로마를 회상해 본다.
로마제국은 멸망했지만, 로마의 정신과 가치는 또 다른 모습의 글로벌 기업들로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 거듭나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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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모든 신화
케네스 C. 데이비스 지음, 이충호 옮김 / 푸른숲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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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모든 신화’ 저자 데이비스는 상아탑 속 죽은 지식을 반대하고 재미있는 지식으로 안티 교과서를 표방하며, 지식과 재미를 결합한 20여권의 교양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지식의 왕이라 불리우며 현재 그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교양서 저자이다. 데이비스는 어린 시절부터 신화에 대한 깊은 관심과 호기심으로 늘 신화에 관한 이야기책에 묻혀 지냈다. 그의 이런 남다른 호기심으로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신화에 관한 확실한 길잡이를 만날수 있었던게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신화란 아득히 먼 옛날옛적 이야기들이라고만 생각했던 내가 갑자기 신화가 궁금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한꺼번에 여러가지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신화란 과연 정확하게 무엇인가?

우리가 알고 있던 신화는 정말 사실인가.. 그렇지 않은가..

신화에 대해 알고 싶다면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며, 또 무슨 책을 봐야하는가..

신화는 말 그대로 신화에 불과한 것이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그 모습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놀랍다. 신화에 관해서 문외한인 나도 가장 많이 듣고 접했던 고대 그리스나 로마신화를 정확하게 단정지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은 아닐까? 문학서적을 읽다가 가끔 오디세이아 이야기에 푹 빠져버렸던 저자들을 쉽게 만날수가 있었는데 그들이 느끼는 감정이 나와 같을수는 없다는게 내 생각이었다.




몇 천년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바로 신화라고 생각한다. 신들의 왕인 제우스와 그의 아내 헤라, 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 헤라클레스, 율리시스, 그리고 흉칙하게 생겼던 수많은 종족의 신들... 영웅의 모험과 괴물 이야기, 또는 선과 악의 대결에 대한 이 모든것이 내가 알고 있던 신화의 모습이다. 다시 말하자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느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난 개인적으로 신화에 대해 어떤 믿음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신화가 사람들에게 실제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일상적인 사실부터 역사, 문학, 심리, 종교, 대중문화, 언어, 뉴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속에서 신화는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이 책은 문명권에 따라 신화를 구분해서 신화와 신앙 체계가 가장 먼저 발달했다고 알려진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를 시작으로 그리스, 로마, 북유럽의 서양 주요 신화들을 연대순으로 정리했고, 동양의 인도, 중국, 일본의 신화를 거쳐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 태평양 섬 지역의 신화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신화에 대해서 꼭 알아야 할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신화와 그것을 만들어낸 문명에 접근하며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는 것이다.

신화란 자연 세계의 여러 측면을 설명하거나 사회의 심리나 관습이나 이상을 서술하기 위한 방편으로, 어느 민족의 세계관에서 기본적인 유형의 역할을 하는 초자연적 존재나 조상이나 영웅을 다루는 전통적인 옛날 이야기라고 저자는 정의하고 있다. 신화는 거짓일거라는 내 생각을 무너뜨리는 해석이었기 때문에 조금 당황했던 부분이다. 신화를 봐왔던 내 관점이 틀렸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적어도 신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키울수 있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신화는 어떤 과학으로도 대신하거나 만들어낼 수 없다. 그것은 신화가 신성한 것이라서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있는 신성한 삶을 드러내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신화를 발명한 것이 아니라, 신화가 신의 언어로 우리에게 이야기다.                               

                                                                                                                                      -카를 구스타프 융-

 

 

신화에 대해 생각하고, 책을 읽다보니 궁금증 하나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바로 그리스와 로마 신화의 연관성에 관한 것이었는데 로마인 원주민은 많은 신을 섬겼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고대의 3신이라 불리우는 유피테르, 마르스, 키리누스를 꼽을수 있는데 유피테르는 세상을 통치한 하늘의 신으로 제우스와 동일시 되었다. 마르스는 전쟁의 신인데 로마 신화에서는 그리스 신화의 아레스보다 훨씬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키리누스는 농업의 신이었으나 그리스의 신들에 흡수되어져 후에는 그 이름이 사라졌다고 한다.




기원전 6세기 후반에 이르러 로마인은 고대의 3신을 카피톨리네 3신인 유피테르, 유노, 미네르바로 대체하는데, 로마인은 자신들의 신화와 신을 강요하는 대신에 그리스의 전설과 신화를 자신들의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가 많이 비슷해 보였던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었다. 책을 읽기 전의 내가 알고 있던 신화를 생각해 보면, 수많은 사건에 비슷비슷한 인물들로 크게 다른 점을 구분할수 없었지만, 시대에 맞춰 종교와 문명에 따라 그 수많은 신화는 모두 제각기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신화는 전설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며 책 속에 등장했던 신화들 거의 대부분은 처음 접했던 이야기였는데 특히 켈트족과 북유럽 신화, 중국과 일본 신화, 또 아프리카와 태평양 섬의 신화이야기는 너무 흥미로웠고 신비롭다는 생각이들기도 했다. 신화가 탄생되기까지의 여러 배경들을 살피다 보면 신화는 전혀 근거없는, 허구의 이야기가 아닌 언제나 사람들의 문화와 문명과 함께 공존해온 것이 바로 신화란 사실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천 년의 시간과 여러 문화권을 뛰어넘는 인류의 공통 경험. 인류가 품어왔던 모든 것들에 대한 호기심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신화다. 우리가 창조하는 세계에서 인류문명이 진화를 거듭하는 한, 사람들은 예전 신화를 기억할 것이고, 또 다른 새로운 신화를 창조해 나가며 신화는 영원히 인류와 함께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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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노 갓파의 인도 스케치 여행
세노 갓파 지음, 김이경 옮김 / 서해문집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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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심상치가 않다. 분명 사람 손으로 직접 그리고 쓴 것이 맞는듯 보이는데...

놀라울만큼의 꼼꼼한 스케치와 빼곡히 들어있는 글들의 특징이 금새 파악되면서 세노 갓파의 눈과 귀 그의 손을 통해 만나게 될 인도에 이미 빠져들었다.

‘세노 갓파의 인도 스케치 여행’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 세노 갓파가 천의 얼굴을 가진 광활한 대륙 인도를 여행하며 마치 건축 도면을 그리듯 세심하고 정교하게 인도의 자연 환경과 건축물, 그리고 인도인의 생활상을 스케치한 인도 여행기이다.







저자는 일본 고베 출생으로 그래픽 디자이너를 거쳐 독학으로 무대 미술가가 된 조금은 엉뚱하고도 독특한 인물이다. 본업은 무대미술가이나 독특한 그림과 함께 재미있는 여행기를 쓰는 에세이스트로, 베스트셀러의 작가로 더 유명하다. 세노 갓파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지만 그가 특이하고 엉뚱한 사람이라고 느꼈던 부분은 일본 전설속의 요괴란 뜻을 가진 그의 이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책을 보면서 난 세심하고 꼼꼼한 묘사의 글과 그림으로 점점 그의 매력에 빨려들고 말았다. 갓파의 묘한 매력의 글과 그림은 일반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만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콜카타 공항에 도착해서 짐가방을 잃어버리고, 택시비용때문에 택시기사와 실랑이를 벌였던 아주 사소한 일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의 인도 여행기는 출발한다. 인도의 10루피짜리 지폐에는 무려 14가지 언어가 인쇄되어있는데 인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한 두가지만 알아보는 장면에서는 참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나라 땅의 32배에 가까운 인도는 땅이 넓은만큼 민족과 문화가 다양하고, 풍토나 습관도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나라이다.

 



 

인구의 83%가 힌두교도인 인도인에게 가장 성스러운 곳은 바라나시이다. 언젠가 TV에서 바라나시강에서 목욕을 하고 기도를 올리는 인도인을 본 적이 있는데, 그들에게 그 의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성스러운 의미가 있었고, 축복이란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이유로 바라나시는 힌두교도라면 죽기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가보고 싶은 성지인 것이다. 힌두교 사원의 건축 양식을 그렇게 정교하게 스케치했을 것이라곤 상상을 못했기 때문에 그의 스케치는 나를 계속 놀라게했고, 사람들의 표정이나 일상적인 풍경등에 이르기까지 그의 그림은 모두 작품이었다.

 


 



 



 

헤이안 시대의 찬드라 왕조부터 무굴제국의 제6대 아우랑제브시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았던 건축물중에 카주라호의 사원을 비롯해 미투나 상, 아프사라스 상, 타지마할, 파테푸르 시크리에 이르기까지 스케치를 해가며 역사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던 부분도 책을 보며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인도에 관해서 어느 한 부분 빼놓지 않고 역사, 문화, 생활양식과 또 현재 사람들의 사는 모습들까지 스케치하고,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성격이 어떨지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하면 빼놓을수 없는 카스트제도와 우리나라에선 카레로 더 유명해진 델리와 인도의 아버지 간디이야기도 아주 흥미로웠고, 인도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륜 택시 오토릭샤도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침묵의 탑이 있는 뭄바이, 빅토리아 터미널역과 골콘다 성, 차르미나르, 첸나이, 에캄바레스와라 사원의 고프람, 카일라사나타 사원, 바이쿤타 페루말 사원, 바라다라자 사원의 고푸람, 마하발리푸람의 해안 사원, 미낙시 사원의 전경등을 소개하는 부분에선 자세한 설명과 함께 사진으로도 이만큼 정교할 수 있을까싶을 정도로 스케치를 보는 흥미로운 마음이 이미 내 마음속에 가득했다.

 


 


 


 


 


 

인도의 최남단을 거쳐 아잔타 석굴, 엘로라, 우다이푸르, 자이푸르, 마지막 최종 목적지인 스리나가르에 이르기까지 볼거리로 가득했던 새로운 인도여행에 이번에는 세노 갓파의 스케치가 더해져서 정말 인상적인 여행이 되었고 또다른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인도는 알면 알수록 신비한 대륙이었고, 광활한 영혼의 땅이라는 내 생각이 맞았다. 그리고 인도 스케치 여행에서 주인공인 인도 못지않게 내게 흥미롭고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부분은 세노 갓파의 인도 구석구석을 정밀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던 스케치였다.

세노 갓파의 스케치를 만났다는 사실이 인도를 한층 더 가깝게 느낄수 있었고, 그와 함께여서 이번 인도 여행이 더욱 행복했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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