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사거리의 거북이 6
로젤린느 모렐 지음, 김동찬 옮김, 장은경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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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평범하고 무난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알리스에게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운다. 엄마의 아픔이다. 언제나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햇살이 반짝이는 것처럼 빛났던 엄마의 눈동자는 아픔으로 고통에 시달린다. 언제나처럼 함께 영화를 보자는 이야기도 없고, 수다스럽게 알리스에게 따뜻한 한마디 이야기를 해줄수 없는 엄마의 죽음이 입박해왔다는 것을 할리스는 본능적으로 느낀다.

 

20여년전 그날도 나는 어김없이 학교에 앉아 수업을 받고 있었다. 갑작스렇게 불려간 교무실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듣게 되었다. 정말 거짓말 같은 날이었다. 함께 학교를 다니던 나와 남동생은 부랴부랴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지만, 집안은 텅비어 있었고 할머니만 홀러 울고 계셨다. 아니라며 절대 그럴리 없다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보지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가 마지막 말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아버지의 부재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렇게 세월은 흘러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다.

 

한때 죽음의 두려움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죽음이 뭔지도 모르지만 괜시리 죽기 싫다는 생각으로 뒤덮여 막연한 공포감이 있었다. 지금도 죽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답답하다. 가족의 죽음은 정말 상상하기도 힘든 고통이다. 주인공 알리스 또한 그랬을것이다. 하루하루 변해가고 힘들어가는 엄마를 보는 고통은 말도 못했을 것이다. 딸을 두고 가는 엄마의 심정 또한 마찬가지일테다.  "오렌지 1kg 사와"라는 이야기가 살아라, 내딸아 살아라 라고 느꼈을 알리스의 마음이 이해가며서 눈물이 흐른다.

 

엄마의 죽음은 알리스와 아빠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살림과 공부를 병행해야하고 아빠와 단둘이 식탁위에 앉아있는 것조차 10대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큰 부담감이었을것이다. 엄마의 완벽한 보호 아래 있었던 아빠 또한 마찬가지이다. 주변의 따뜻한 시선조차 알리스는 부담스러워한다. 엄마의 죽임이 아니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을 하기도 한다. 아버지의 새 여자친구의 등장으로 알리스와 아빠는 지쳤던 삶의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오는데....엄마의 자리를 뺏겼다는 마음, 안도감, 부담감을 떨쳐버리는등 만가지마음이 교차되는 알리스는 서서히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연다.

 

죽음과 삶이라는 주제로 책을 읽는내내 마음은 무거웠다. 떠난이를 그리워하는 것도 잠시 남은 이들의 삶은 계속 되고 있는 것이 당연한듯 여기지만 또 한편으로는 죽은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긴다. 나라안의 온간 나쁜 소식들로 우울한 나날이 계속되는 요즘 남은 사람의 삶은 계속되어야한다고 말하기가 죄스럽다. 떠난 사람을 한없이 그리워하는 것 또한 삶의 일부이기에 내일이 기다려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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