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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흰 눈을 지켜라! ㅣ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40
힐러리 매케이 글, 샘 헌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몇년만에 눈구경을 하게 되었다. 언제나 다른지역에는 눈이 올때 비를 맞아야했었는데 너무도 반가웠다. 눈을 몇년에 한번 구경할 수 있는 지역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3월에 내리는 첫눈이 그리 싫지 많은 않았다. 여덟살이 되어야 눈싸움을 처음해보고, 눈을 제대로 뽀드득 소리를 내며 밟아봤다는 아들녀석, 금새 눈이 녹아 아쉬워 하는 아이들이 보기가 조금은 안쓰러웠다. 몇년만에 처음 본 눈인데...그것도 하루만에 사라지다니.....
아이들이 첫눈을 맞은 날 <찰리, 흰눈을 지켜라!>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어쩜 딱 맞는 주제의 책을 골랐나 하며 속으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인공 찰리는 아침에 내린 눈이 반갑지만, 아무도 자신을 더 일찍 깨워 주지 않은 것에 대해 불평 불만을 늘어놓는다. 일찍 출근해 버린 아빠, 샤워하는 엄마, 게임과 텔레비전을 동시에 하는 형이 밉기만 하다. 그때 때 마침 형이 말을 해준 눈을 녹지 않게 냉장고에 넣어둬!!! 라고 하는 농담한마디에 찰리의 하루는 완벽하게 꼬여버린다.
<찰리, 흰 눈을 지켜라>는 말썽왕 찰리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이다. 사건 사고가 있는 곳엔 언제나 찰리와 헨리 말썽쟁이 녀석들이 있는데, 현재 찰리시리즈는 여섯번째 책까지 출간되어 있어, 다양하고 재치있는 말썽꾸러기 아이들의 우당탕당 사건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날 수 있다. 대학에서 식물학과 동물학의 학위를 받은 작가의 다양한 직업 경험이 작품속에 고스란히 녹아져 있어서 일까 그녀의 작품인 주인공 찰리시리즈와 기타 출간작들에는 재치와 유머 그리고 재미 또한 한 몫을 하고 있다.
눈사람을 만들고 싶은 찰리는 결국엔 냉장고에 눈을 넣기로 결정하는데 제대로 넣지 못해 엄마에게 혼이 나고 지각하는 찰리, 학교에 가서도 하루종일 마구 꼬인 이들이 생겨난다. 숙제검사에 걸리기도 하고, 애완동물을 밥을 먹기고 하고, 교장선생님께 불려가 결국엔 학교에서 쫓겨나는데.. 찰리는 과연 눈사람을 만들 수 있을까. 멋진 눈사람을 만들고 싶은 순수한 찰리의 마음을 알게 되어서 일까. 마냥 찰리를 미워할 수 만은 없는데, 아이들의 심리가 고스란히 책속에 그려져 있다.
어린시절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둔 기억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것이다. 나 또한 엄마에게 혼이 난 기억이 생각나 절로 웃음이 났다. 아무도 이해해주지 못하는 주변사람들 때문에 주인공 찰리는 얼마나 억울하고 답답했을까. 부모님과 형이 조금만 일찍 깨워졌으면 찰리의 하루는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얀 눈처럼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는 때묻은 어른들이 이해하기에는 조금 힘들지도 모른다. 처음 읽게 된 찰리 시리즈 나머지 다른 권에서는 어떤 재미나는 이야기들이 있을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