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으로 학교를 간다!! 상상도 안되는 일이다. 하지만 주인공 피에르는 상상하지 못한 일을 저지른다. 바로 알몸으로 학교를 가게 된 것이다. 아빠와 함께 사는 피에르는 늦잠으로 옷을 입지 않고 학교를 가는데, 빨간 장화는 잊지 않고 신어서 다행이라 생각을 한다. 오래전 급한 일이 있어 외출을 했는데 양말을 뒤집어 신고 간 적이 있다. 동료의 지적으로 알게된 나는 피에르처럼 알몸은 아니었는데도 알몸보다 더 창피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것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후유증은 오래도록 계속되었다. 피에르의 친구들은 피에르의 알몸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놀리지도 않는다. 단순히 달라보인다 말하기도 하고 빨간장화가 멋있다고 이야기해준다. 선생님 또한 빙그레 웃으며 무안해할 피에르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대한다. 우리 나라 아이들 같으면 아마 오래동안 상처를 받을 만큼 놀림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상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사소한 것까지도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고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요즘의 시선들에 아주 커다란 반항스러운 이야기이다. 너무도 불안해하던 등교길과 달리 하교길의 피레르는 너무도 행복한 얼굴이다. 친구들과 선생님의 작은 배려로 피에르는 상처 받지 않고 오히려 더욱 행복한 얼굴을 하며 날아 갈 것 같은 표정을 짓는다. 책 속의 장면 장면이 인상깊게 남는다. 불안해하던 시작과는 달리 점점 피에르의 밝은 얼굴을 볼 수 있었고, 또한 아이들의 이해심에 자극을 받는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평소 상대방을 이해하고 남을 먼저 생각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만약 피에르와 같은 상황이 있었다면 어떻게 말을 했을까. 아마도 그 아이의 부모를 좋지 않은 모습으로 바라보고 당사자인 아이조차 정상이 아니라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상황이어도 배려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차이를 인정하는 것 또한 역시 마찬가지이다. <알몸으로 학교 간 날>을 통해 상대와의 차이를 먼저 두고 상대를 이해하려하지 않았나 언제나 편견이라는 선을 먼저 그어두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그림책은 어린이들만의 책이 아니다. 외면으로는 성장하지 않지만, 내면으로는 아직도 성장을 해야하기에 언제나 자극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