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임신했을 때 황홀한 감동 뭐 이런 건 솔직히 없었던 것 같다. 첫애때는 임신과 함께 찾아온 엄청난 회사일과 사건사고때문에 기뻐할 사이도 없었고, 둘째아이때는 큰애와 둘을 함께 봐야한다는 육아의 부담감 때문에 감동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출산 당시는 수술후유증과 고통때문에 아이를 만난 감동을 느낄만한 사이도 없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마 내가 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기쁘고 세상을 다 줘도 아깝지 않은 아이들인데 왜 감동스러운 기억보다는 안좋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먼저하는지 많은 주변사람들이 이해를 못하지만 아마 난 아직 부모가 될 자격이 안되었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아이들이 정말 이쁘고 사랑스럽다. 물론 말썽을 피워 속을 긁어놓기도 하지만 내가 이 아이들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 고개가 절로 흔들린다. 젊었을 내가 계획한 일들을 일부 수정하고 때론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내가 부모구나. 우리 부모들도 나를 이렇게 키웠겠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만 부모님 생각이 난다.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는 미국 아마존 서점에서 오랜시간 베스트셀러에 올랐었던 책이라고 한다. 잔잔하고 포근한 목소리로 천천히 읽어주면 어느 새 아이들은 곤히 잠이 든다. 네가 태어난 날 모두가 너를 축하해주며 깜짝 놀랐으며 이렇게 예쁜아기는 처음본다며 이 세상 어느곳에도 너 같은 어여쁜 아이는 없다며 책은 시작된다. 책장을 넘기면 아이와의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고, 앞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세상이 무척이나 아름다울 것이라는 느낌을 세상 모두가 전해 준다. 아이가 얼마나 특별한 지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책을 천천히 읽어내려가다 보면 어느 새 나의 마음도 아이를 처음 만나던 그 시간으로 되돌아가는 느낌을 받는다. 아이에게는 많은 이의 축복속에 태어난 아이이기에 정말 소중한 존재이며 언제나 네가 웃고, 행복하기만을 바란다는 모든 말들이 책속에 들어가 있다. 제일 마지막장에 찍혀있는 아기발은 절로 흐믓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서랍 어딘가에 있는 내 아이의 첫 발자국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