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만세><난 형이니까>로 유명한 작가 후쿠다 이와오, 사실 <빨간 매미>를 접하기 전에는 몰랐던 작가 이름이다.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 작품이라고 손 꼽히기 때문에 부랴 서점으로 읽으러 갔었는데 방귀만세에서 펼쳐지는 아이들의 재미있는 방귀이야기 그리고 형제간의 미묘한 문제를 해결하는 <난 형이니까>에서 보이는 모든 모습들이 우리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 재현해 내고 아이들의 생각이 담겨있어 재미와 감동을 받으며 책읽는 시간은 너무도 즐거웠다. <빨간 매미>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이다. 우리 부모님은 늘 가장 나쁜 행동 중의 하나가 거짓말이라고 가르쳤었지만, 어린 꼬마들이었던 우리 형제에게 과자의 유혹은 너무도 달콤했다. 물론 오래가지 않아 호되게 야단을 맞아야했지만 지금에와서는 그저 동생들과 나누는 일화로 남아있다. 국어 공책을 사러 들른 문구점 주인아주머니가 한눈 판 사이에 필요도 없는 빨간 지우개를 슬쩍 주머니에 넣어버린 이치의 웃지 못할 해프닝이다. 지우개를 주머니에 넣는 바람에 정작 사야할 국어공책은 사지 못하고 엉뚱한 수학공책을 사들고 와버린 이치는 지우개를 보면서 무척이나 무서운 생각이 든다. 동생과의 약속도 빨간 지우개 생각에 왈칵 짜증을 내고, 친구가 "숙제 다했니"라고 묻는 말에 애꿎은 매미의 날개만 집어 뜯어버린다. 아빠와의 신나는 목욕시간도 급기야는 악몽까지 꾸게 되어 이치의 불안감은 점점 커진다. 이치는 잡은 매미를 놓아주며 부모님과 친구들이 싫어하게 될까봐 엄마에게 솔직하게 고백을 한다. 엄마에게 고백한 후 문구점 아주머니의 용서로 며칠간의 불안감과 죄책감이 눈 녹는듯 녹아버린다. 아이들이 나쁜 행동을 반성하고 고백 했을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행동이다. 무조건 야단을 쳐야할 것인가. 아니면 어떤 방법으로 용서를 해야할지 선택이 아이들의 앞으로에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내가 가장 힘들게 느끼는 것이 아이들을 행동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지가 가장 난감하다. 가끔은 나의 기분에 따라 영향을 미치고 있기는 하지만 중립적이고 한결같은 교육법으로 아이들에게 믿음을 주어야하는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빨간 지우개를 훔치고 난 후 죄책감과 불안에 떠는 이치의 눈동자 속에는 고스란히 그 모습이 담겨져 있었고, 잘못을 고백한 이치를 꼭 안아주는 엄마의 모습에 이치를 사랑하는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작자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읽는 내내 아이들의 독백에 공감하고 해결하는 모습이 감동을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