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피부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1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 지음, 유혜경 옮김 / 들녘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차가운 피부하면 먼저 뱀같은 파충류가 생각나지만 책을 읽기 전 표지를 유심히 보고 있지만 표지가 어떤의미를 하는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겠다.

 

영국군에 대한 대결을 하는 열혈 청년이었던 주인공은 민족의 대한 배신감으로 세상 모든것을 등진 체 한 무인도의 기상관으로 떠난다. 1년여의 시간을 책과 함께 무료한 일상을 보내려고...양말 모양을 한 섬에 도착하나 전 기상관은 어디에도 없다. 단지 등대지기로 보이는 한 사람뿐.

 

등대지기로 보이는 그는 무척이나 피폐하다. 세상 모든일에는 관심없이 증오심에 가득차있다. 기상관으로의 첫날밤 이리 저리 짐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 보니 상어처럼 생긴 이상한 괴물이다. 마구 자신의 숙소로 쳐들어 오려고 난리다. 며칠을 괴물들을 물리치며 보낸다.

 

자신의 숙소를 버리고 등대로 몸을 피한 체 등대지기와의 단합을 하게 되지만, 그와는 사사건건 싸움이 일어난다. 매일밤 괴물과의 대결로 지쳐만 간다. 5마리, 10마리 100마리 500마리, 끝고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왜 싸워야 하는지, 수많은 생명들과의 전쟁의 의미도 가지지 못한 채.

 

수많은 괴물들과 싸움을 하고 있지만 한마리의 여자처럼 생긴 괴물과는 같이 살고 있다. 잔 심부름도 하고 같이 사랑도 나눈다. 등대지기와 괴물과의 정사, 미친 짓이라 생각들지만 어느순간 주인공도 그녀와의 사랑을 즐긴다. 폭력성, 잔인성, 무감정화 되어버린 등대지기를 경멸하지만 어느순간 자신만 등대지기처럼 변해간다.

 

읽는 내내 괴물과의 전쟁을 상상했다. 끝도 없는 행렬로 바다에서 올라오는 괴물들, 총, 다이너마이트, 온갖 방법으로 해결해 보이려 하지만 해결할 수 조차 없다. 무의미한 전쟁이다. 파란피와 괴물의 시체들로 가득한 섬, 우리가 생각하는 멋진섬의 의미는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잔혹함과 고독함 뿐이다.

 

인간보다 먼저 뿌리내렸던 괴물, 그 자리를 새로 빼앗은 인간,

자신의 터를 지켜야만 했고, 인간으로 부터 자신의 동료를 지키기 위해 끝없이 올라만 오는 괴물들의 모습속에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밀려든다.

 

책을 읽고 나서 한참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렇게 인간이 잔혹할까, 차가운 피부를 가진 괴물들 조차 자신의 터를 지키고 자신의 동료를 지키고자 하는데 왜 따뜻함을 가진 인간들은 자기만을 위하는 걸까. 인간의 내면속에 꼭꼭 숨겨있는 잔혹감과 폭력성을 책을 통해 발가벗겨 진 것 같아 부끄러웠다.

 

작가는 나처럼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자신이 따뜻함을 가진 인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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