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송아람 그림, 이홍이 옮김 / 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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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보다 듣기 싫은 말을 하지 않는 것,

해주길 바라는 걸 하는 것보다 하지 말았으면 좋겠는 걸 하지 않는 것이

훨씬 어렵고, 모르고 지나치기 쉽고, 그리고 참 고맙다. p83

어느 쪽을 고를지 고민된다면,

나한테 도움이 될지 안 될지를 생각하지 말고 좋은지 싫은지를 고르자.

좋은지 싫은지도 고민된다면, 좋은 향기가 나는 쪽을 고르고 싶다.

그래도 고민된다면, 아마 둘 다 필요 없는거다. P191



​요즘들어 많이 에세이책들을 접하게 된다. 제일 읽지 않았던 부류의 책인데 많은 에세이 책들을 읽는 이유는 아마도 나이들었나봐, 가을타나봐, 온갖 수식어로는 표현되지 않는 허전함을 달래준다는 느낌이기 때문일듯하다. 출간되자마자 일본 에세이 분야 베스트 셀러에 오르고, 성별도 나이도 모르는 F라는 익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사랑, 연애, 외로움의 이야기이다. 20대독자들의 폭발적인 공감을 받으며 품귀현상까지 일으켰다고 한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한참 사랑과 연애에 모든 감정을 소모하고 있는 그들에게 작가가 내리는 마음속 깊은 울림은 품귀현상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나도 20대였다면 격한 공감을 하지 않았을까.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나의 20대는 그렇게 열정적인 사랑도, 일도 못해본 듯하다. 그냥 물흐르듯. 고민없이 살았던것 같다. 아마도 오랜세월 그동안의 일을 잊어버린것일수도 있다. 그때는 눈물흘린일이 하루이틀이 아니었겠지.​ 세월이 약이라는 말은 틀리지 않은듯.. 많은 이들에게 작가 또한 지금의 열정적인 사랑도 언젠가 시시한 이유로 헤어질수도 있고, 혼자 있어 불행하다 느껴질때도 분명 혼자 있어도 행복해질 방법은 스스로 알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할뿐이라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있지만 나혼자 외계에 온 듯한 격한 외로움이 들때 사랑이고 가족이고 뭐고 전부 부정하고 싶고 도망치고 싶어진다. 온전한 나를 찾고 싶은 불안함은 늘 나혼자만의 몫이다.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는 그런 나에게 혼자 조용히 읽고 사색하게 하는 책이다. 나를 사랑하기 보다 남의 눈치를 보고 나에 대한 평가를 더 신경쓰던 이들에게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일일이 신경을 쓰다가는 끝이 없다. 그들은 당신의 인생에 관심이 없다고 일침을 내린다.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그동안 잊었던 많은 감정들이 떠올랐다. 가슴뜨거워짐을 느꼈고 때로는 덧없는 웃음을 지어보기도 했다. 책 중간중간 그려진 그림은 너무도 격한 공감과 함께 자꾸자꾸 보고 싶은 생각과 함께, 이십대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그걸 남에게 말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누군가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려야 속이 시원하 사람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만큼 불안한 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화를 내는 사람도 그렇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하는 살마도 그렇다. 불안한 거다.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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