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아홈시쯤 아이들 둘이서만 집을 보라하고 남편과 둘이 집근처 할인점에 갔었지요.

할인점이 집에서 걸어서 칠팔분쯤이면 되는 거리에 있는지라 우리는 종종 카트하나 달랑 끌고 걸어가서 장

을 보곤 했지요.

아직은 찬기가 남아있는 봄밤을 가로질러 가노라니 길가 맥주바의 새파랗고 싱싱한 아이들이 눈길을 자

꾸 잡아 끌더라구요.

시퍼렇던 젊은 날은  사라져 버리고 어느새 꽃보다 새순이 좋은 마흔직전의 나이가 되었구나 싶어 자꾸만

청승맞은 생각이 들었지요.

아들녀석 생일잔치를 해주려고 장을 보러 갔던거였는데 오렌지 한박스에 샌드위치속재료랑 식빵 세줄만

사들고 돌아왔지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반가이 달려드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위로 삼아 인생별거냐, 이렇게 나이먹어

가는거지해보지만...

그래도 사십이 다가오는 벚꽃피는 봄밤은 아름다운만큼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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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5-2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보다 새순이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