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64 약한 사람은 원망이 많다. 황보 인은 자기 맘이 약하기 때문에 유혹에 걸렸다기 보다, 자기를 유혹한 사람에 대한 원망만 앞섰다.

P182 옛날 정도전이 태조의 분부로써 고려사를 편찬할 때에, 고려사를 전연 딴 물건으로 만들었다. 고려라는 나라를 둘러엎고 생긴 이씨 조선인지라, 고려사를 나쁘게만 고칠 필요를 느낀 것이었다. 그 뒤 세종 때에 당시의 예문제학이었던 정인지에게 명하여 또 고려사를 편찬하였다. 정도전에 의하여 한번 꺾인 고려사는 정인지에게서 재차 꺾이어, 아주 다른 역사가 되어 버렸다

P186 요컨대 조선이라 하는 땅은 압록강과 두만강 이남에 있는 반도에 한한 것으로 알고, 그 너머 광대한 요동, 여진 등지가 다 고구려라는 것을 상상도 못한다.

P193 천하가 한번 동하며 백골의 산과 피의 바다로 화하는 이 고북구, 이 고북구의 험이 있기에 중원은 능히 오천년의 역사를 누린 것이었다.

P197 모두 임금에게 책임을 씌우려 하고, 신하는 마치 임금을 감독하는 감독자인 듯한 태도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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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 왕의 태도는 엄숙했다. 보습을 잡은 손에 일어선 핏대로써 왕이 힘있게 보습을 잡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보습 잡은 솜씨가 서툴러 연해 한편으로 쏠리려는 몸을 바로잡으며, 엄숙한 태도로 한 걸음 나아간다.
이것을 보며 따라갈 동안, 진평에게는 ‘왕이 엄숙한 마음으로 애쓴다’는 생각이 자라났다. 동시에 그는 알았다. 이 친경이라는 것은 결코 왕이 단순히 몸소 농부의 고초를 맛본다는 데 그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뜻이 있다는 것이었다.
즉, ‘왕이 백성들의 고초를 알려고 애쓴다’ 하는 점을 재상들에게 보여서 재상들로 하여금 안일에 흐르지 않도록 경계하려는 군왕의 무언의 훈시였다. (진평: 훗날 수양대군)

P45 "동궁은 약한 사람이다. 약하기 때문에 또한 의심이 많다. 네가 붙들어야 한다. 동궁이 약하기 때문에 너를 미워하는 일이 있을지라도, 너는 탄하지 말고 충성을 다해야 한다." (세종이 수양에게)

P51 "음식은 먹으면 없어지지만 근심은 한다고 덜어지는 게 아니다." (양녕이 수양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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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 왕의 태도는 엄숙했다. 보습을 잡은 손에 일어선 핏대로써 왕이 힘있게 보습을 잡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보습 잡은 솜씨가 서툴러 연해 한편으로 쏠리려는 몸을 바로잡으며, 엄숙한 태도로 한 걸음 나아간다.
이것을 보며 따라갈 동안, 진평에게는 ‘왕이 엄숙한 마음으로 애쓴다’는 생각이 자라났다. 동시에 그는 알았다. 이 친경이라는 것은 결코 왕이 단순히 몸소 농부의 고초를 맛본다는 데 그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뜻이 있다는 것이었다.
즉, ‘왕이 백성들의 고초를 알려고 애쓴다’ 하는 점을 재상들에게 보여서 재상들로 하여금 안일에 흐르지 않도록 경계하려는 군왕의 무언의 훈시였다. (진평: 훗날 수양대군)

P45 "동궁은 약한 사람이다. 약하기 때문에 또한 의심이 많다. 네가 붙들어야 한다. 동궁이 약하기 때문에 너를 미워하는 일이 있을지라도, 너는 탄하지 말고 충성을 다해야 한다." (세종이 수양에게)

P51 "음식은 먹으면 없어지지만 근심은 한다고 덜어지는 게 아니다." (양녕이 수양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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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과 머저리 (반양장) 문학과지성사 이청준 전집 1
이청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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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광대

P84 그날 주막에서 허노인은 운에게 술잔을 따라주고, 그날밤으로 운을 줄로 오르라고 했다.
- 줄 끝이 멀리 보여서는 더욱 안되지만, 가깝고 넓어 보여서도 안되는 법이다. 그 줄이라는 것이 눈에서 아주 사라져 버리고, 줄에만 올라서면 거기만의 자유로운 세상이 있어야 하는 거다. 제일 위험한 것은 눈과 귀가 열리는 것이다. 줄에서는 눈이 없어야 하고, 귀가 열리지 않아야 하고, 생각이 땅에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는 소리다.

P85 허노인은 줄을 지배하지 못하고, 줄이 그를 지배했다.

P94 "당신은 요즘 사람이거든요. 요즘 건 전 믿지 않아요. 광대이야기는 옛날 이야기니까 믿는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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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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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P132 지금 나는 왜 이 모양으로 살고 있는가? -중략- 무엇을 하며 어떤 인생을 사냐를 결정하는 데 상당히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성격이다. -중략- 하지만 우리 눈에는 내면의 성격보다는 바깥 세상의 것들이 훨씬 잘 보인다. 가령 차에서 내리는 사람의 성격은 보이지 않아도 그가 어떤 차에서 내렸는지는 알 수 있다. 그래서 그가 행복해 보이면 고급차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P133 행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대부분이 미처 생각지 않는 요인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유전, 더 구체적으로는 외향성." 사실 이 대답은 행복 연구에 대해 전문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진단이다.

P141 사회적 경험이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식물에 있어 광합성 만큼 중요하다. 우선 행복한 사람들은 타인과 같이 보내는 사회적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

P142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호모 사피엔스의 행복전구는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훨신 자주 켜진다.

P145 일정 경제 수준에 이르면 얼마나 돈이 있느냐보다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해진다. 최근 주목받는 콜로라도 대학의 리프 반 보벤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행복한 이들은 공연이나 여행같은 ‘경험’을 사기 위한 지출이 많고, 불행한 이들은 옷이나 물건 같은 ‘물질’ 구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경험 (여행)에 비해 물질 (신상 백)에서 얻는 즐거움은 더 빨리 적응되어 사라지고, 타인과의 상대적 비교를 더 자주하게 된다.

P147 결국 진화과정에서 도움을 줄 때 기쁨을 느꼈던 자들이 선택적으로 더 많이 생존하게 되고, 그들의 유전자를 통해 우리는 이 습성을 물려받은 것은 아닐지, 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현재 나의 추측은 그렇다.

P168 파스타를 먹기 전에, 록키 산맥의 장관 앞에서 우리가 꼭 치르는 의식이 있다. 바로 사진 찍기. 이렇게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영혼의 내용물보다 그것을 감싸고 있는 얼굴형과 콧대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나라는 존재에 미치는 타인의 존재감이 너무도 큰 것이다.

P169 누군가 위에서 자신을 평가한다는 시선이 느껴지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더 긴장하고 위축하게 된다. 이를 통찰한 알베르트 카뮈는 이런 말을 남겼다. "행복해지려면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마라. To be happy, we must not be too concerned of others. "

P174 호모 사피엔스에게 다른 사람이 그토록 중요했던 이유는 생존 과정에서 타인의 보호와 도움이 필요한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즉, 타인은 나의 불충분함을 메워주는 절대적 존재였다.
하지만, 약 3천년전 인류가 돈이라는 것을 만들어 내면서부터 인간의 나약함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수단이 하나 더 생겼다.

P175 돈의 존재감이 커지는 만큼 사람의 존재감은 작아졌다.

P177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사람들보다 만나고 싶어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P179 미국에서 교수생활을 할 당시, 한 여학생과 나누었던 대화가 기억난다. 이 펑크족 여학생의 외모는 한 마디로 가관이었다. 머리는 보라색, 가죽 옷에다 온 몸에는 피어싱, 어느 날 고등학교에 실습을 나간 친구에게 학생들이 몰려와 질문을 했다.
"왜 누나는 남자처럼 옷을 입고 다녀요?" 그녀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내가 남자처럼 하고 다니는 게 아니라, 남자들이 날 따라 하는 거야."
한 방 엊어맞은 기분이었다. 행복한 문화에 사는 사람들은 그녀처럼 자신의 삶과 선택에 당당함과 자신감이 넘친다. 인생의 주도권을 자기가 쥐고 사는 것이다. 우리(한국 사람)가 부족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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