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9 3 에스테반 가르시아
"제가 지금까지 일한 곳 어디에서나 저는 작은 축에 끼었습니다. 하지만 몸집이 크더라도 마음이 좁은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지 않아요."
에스테반은 덩치 큰 면접관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았나 싶어 움찔했다. 그러나 자기 머리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는 생각도 크게 하고 열심히 일해요. 보시면 아실 거예요."
P35 이튿날 에스테반은 병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수간호사가 피티의 침대옆으로 지나갈 때마다 피티는 끅끅거리면 팔을 크게 휘저었다. 눈으로 호소하며 고개를 열심히 앞뒤로 끄덕였다.
그렇지만 에스테반이 없어지자, 피티의 말이 된 미묘한 몸짓하나도, 세상과 교감하는 방식도, 모두 도로 백치의 아무 뜻없는 움직임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