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 신영복 유고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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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4 IMF 가 왜 일어났는지는 여러분 다 아시죠. 그러나 두 가지 관점은 분명히 가지고 있어야 됩니다. 하나는 현대 자본주의의 본질, 1990년대 도달한 현대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와 성격에 관한 이해입니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우리 나라의 경제구조가 어떤 본질을 갖고 있는지에 대하여 분명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우리 나라의 경제구조가 세계 경제 질서의 하위에 매달려 있는 종속구조라는 사실입니다. 큰 톱니바퀴에에 물려있는 작은 톱니바퀴입니다. 빨리 돌려야 되죠. 다시 말해서 외국의 기술과 원자재와 생산수단을 들여와서 수출해야 돌아가는 이런 종속구조는 경제위기가 일차적으로 외환형태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거죠.

"한국 자본주의 – 작은 톱니바퀴의 비극"
P51 사람과의 관계, 그것을 확대하면 바로 사회의 어떤 본질적인 구조가 됩니다. IMF상황, 나아가 자본주의 200년사에서 우리가 청산해야할 환상은 무엇인가, 상품 생산, 상품교환 구조가 양산하고 있는 바로 인간관계 그 자체가 황폐화되고 파괴된다는 사실이 아닌가 합니다. 수많은 수도꼭지를 만들어 내야 하는 물질적인 낭비, 많은 사람들을 삶의 현장으로부터 쫒아내는 인간의 낭비에서부터 결국 인간관게 자체를 황폐화하는 것이 바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P54 서구를 향해서 우리가 키워온 동경과 짝사랑이 무척 허망하고 부끄럽게 여겨졌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는 자기를 흉내내고 뒤 따라오는 사람을 존경하지 않지요. 우리 사회에 구조화 되어있는 그런 콤플렉스, 열등감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의미의 자유로운 사고, 판단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콤플렉스란 대등한 파트너가 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는 상태입니다. 관계할 수 있는 주체적 입장이 없는 상태지요. 철학적으로 스스로 타자(他者)가 된다고 하지요.

"존재론에서 관계론으로"
P58 사물, 사건, 사태로 세상의 변화를 나눈다면 이 ‘주역’의 64괘는 가장 높은 단계인 사태를 카테고리화하고 정형화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붓글씨에서의 균형"
P60 한자한자의 개별적인 것을 단위로 하여 쓴다기보다 줄곧 다른 것과의 관계를 고민하면서 쓰는 셈이지요. 서도가 다른 예술 장르와 결정적으로 구별되는 것은 그 글씨와 사람의 관계입니다. 사람이 나쁜데 글씨가 훌륭할 수 없는 것이 서도입니다.

"노래가 없는 세월의 노래들"
P83 ‘바깥 사람들도 같혀 있기는 감옥에 있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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