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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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어제의 토끼를 기다리며
P188 교사불여졸성 巧詐不如拙誠 공교로울 교, 속일 사, 졸할 졸, 정성 성.

한비자를 잘 타내내는 한비자 자신의 글이기도 합니다. 교묘한 거짓은 졸렬한 성실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화려한 언설과 치장으로 꾸민다고 하더라도 어리석고 졸렬하지만 성실하고 진정성 있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P191 간디가 열거하는 ‘나를 망치는 7가지 사회악’이 있습니다.
- 원칙없는 정치 Politics without principle
- 노동없는 부 Wealth without work
- 양심없는 쾌락 Pleasure without conscience
- 인격없는 교육 knowledge without character
- 도덕없는 경제 Commerce without morality
- 인간성 없는 과학 Science without humanity
- 희생없는 신앙 Worship without sacrifice

‘대비와 관계의 조직’
P197 양심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양심은 화동담론에서 이야기했듯이 동同이 아니라 화和입니다. 톨레랑스가 아니라 노마디즘이며 화화 和化 입니다. 자신의 존재론적 한계를 자각하고 스스로 바꾸어 가기를 결심하는 변화의 시작입니다. 탈주이고 새로운 ‘관계의 조직’입니다.

P200 고전공부는 인문학의 한 축인 세계 인식이 핵심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지도 知圖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함은 물론입니다.
제자백가들은 모두 하나같이 뜻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상앙, 이사와 같이 천하통일을 이끈 사람들의 삶도 결국 비극으로 끝납니다.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룬 것이 많을수 없습니다. 꼬리를 적신 여우들입니다. 그 실패때문에 끊임없이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자위합니다. 한비자의 졸성 拙誠이 그럴 것이라 하겠습니다.

졸렬하지만 성실한 삶, 그것은 언젠가 피는 꽃입니다. 빅토르 위고가 레미제라블에서 한말입니다. "땅을 갈고 파헤치면 모든 땅들은 상처받고 아파한다.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 피우는 것도 휠씬 뒤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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