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제3판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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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41 자기 짐이 많은 사람은 남의 일손을 도울 겨를이 없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은 도리어 적게 가진 사람의 도움을 받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빈손이 일손입니다.

닫힌 공간, 열린 정신 - 형수님께
P346 소혹성에 온 어린 왕자는 ‘길들인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합니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엿새간의 귀휴 - 계수님께, 1984.6.19
P358 남에게 자기를 설명하려고 하는 충동은 한마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의 결여를 반증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것은 어차피 나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로 귀착되는 것입니다.

창녀촌의 노랑머리 - 계수님께, 1984.8.8
P359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그가 몸소 겪은 자기 인생의 결론으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특히 자신의 사상을 책에다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서 이끌어내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아무리 조잡하고 단편적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의 사상은 그 사람의 삶에 상응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삶의 조건에 대하여는 무지하면서 그 사람의 사상에 관여하는 것은 무용하고 무리하고 무모한 것입니다. 더욱이 그 사람의 삶의 조건은 그대로 둔체 그 사람의 생각만을 다른 것으로 대치하려고 하는 여하한 시도도 그것은 본질적으로 폭력입니다. 그러한 모든 시도는 삶과 사상의 일체성을 끊어버림으로써 그의 정신세계를 이질화하고 결국 그 사람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장기 망태기 - 형수님께, 1984.10.5
P370 기쁨보다는 슬픔이, 즐거움보다는 아픔이 우리들로 하여금 형식을 깨뜨리고 본질에 도달하게 하며 환상을 제거하고 진실을 바라보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관계의 최고 형태 - 형수님께, 1984.11.29
P377 대상과 자기가 애정의 젖줄로 연결되거나 운명의 핏줄로 맺어짐이 없이 즉 대상과 필자의 혼연한 육화없이 대상을 인식, 서술할 수 있다는 환상, 이 환상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범람하는 저널리즘이 양산해낸 특별한 형태의 오류이며 기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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