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제3판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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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김질 – 계수님께 – 1982.8.11

군자성인지미 君子成人之美, 군자는 타인의 아름다움을 이루어주며, 상선약수 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순조롭기가 흡사 물과 같다는 까닭도 아마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지 모를 일입니다.

(자기의 주장을 편의상 ‘그것’ 이라고 한다면) 우선 ‘그것’과의 반대물을 대비하고,
전체속에서의 ‘그것’의 위치를 밝힘으로써 그것의 객관적 의의를 규정하며,
과거,현재,미래에 걸친 시계열상의 변화,발전의 형태를 제시하는 등의 방법인데,
이것은 한마디로 다른 것들과의 관계와 상호연관 속에서 ‘그것’을 동태적으로 규정하는 방법입니다.

<비슷한 얼굴 – 계수님께, 1982.10.9>

P264 우리들이 잊고 있는 것은 아무리 담장을 높이더라도 사람들은 결국 서로가 서로의 일부가 되어 함께 햇빛을 나누며, 함께 비를 맞으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지막한 동네에서 비슷한 말투, 비슷한 욕심, 비슷한 얼굴을 가지고 싶습니다.

<아버님의 저서 ‘사명당실기’를 읽고 – 아버님께, 1980.10.28>

P269 책 읽다 말고 문득문득 책의 무게를 가늠해보며 아버님의 수고를 상상해봅니다. 부단히 발전하고 계시는 아버님의 삶의 자세는 걸핏 징역을 핑계삼는 저희들의 게으름을 엄하게 꾸짖습니다.

<아내와 어머니 – 어머님께, 1982.12.23>

P277 징역 간 남편에 대한 신뢰와 향념의 정도에도 그 마음이
좌우됨을 봅니다. 이 신뢰와 향념은 비록 죄지은 사람이기는 하나 그 사람됨에 대한 아내 나름의 평가이며 삶을 더욱이 힘든 삶은 마주 들어봄으로써만이 감지할 수 있는 가장 적실한 이해이며 인간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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