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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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자기를 닮았을까 두려워하다>

P335 "불치병자가 밤중에 아기를 낳고 급히 불을 들어 살펴보았다. 급히 서두른 까닭은 아기가 자기를 닮앗을까 두려워서였다."

자기가 불치병자라는 사실을 냉정하게 깨닫고 자식만이라도 자기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간절히 심정이 참담할 정도로 가슴을 적십니다. 엄중한 자기 성찰과 냉철한 문명 비판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지요.

자기를 기준으로 남에게 잣대를 갖다대는 한 자기반성은 불가능합니다. 자신의 미혹 迷惑 (迷 미혹할 미, 惑 미혹할 혹)을 반성할 여지가 원천적으로 없어지는 것이지요. 그 사회, 그 시대의 일그러진 모습을 정확히 직시하고 그것을 답습할까 봐 부단히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지요.

자기의 문화, 자기의 생산물, 자기의 언어, 자기의 신을 강요하는 제국과 패권의 논리가 반성되지 않는 한 참다운 문명의 발전은 요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빈배>
P343 삶이란 삶 그 자체로서 최고의 것입니다. 삶이란 어떤 다른 목적의 수단일 수 없는 것이지요. 도 道란 무엇인가? 패권이 인간이 지향해야 할 궁극적 가치인가를 장자는 반문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비꿈>
P334 "장주와 나비사이에 무슨 구분이 있기는 일을 것이다. 이를일컫어 물화 物化라고 한다"는 부분입니다. 꽃과 나비가 비록 제품 齊物 (齊 엄숙할 제) 의 관계에 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꽃은 꽃이고 나비는 나비입니다. 장주는 장주이고 나비는 나비입니다. 이 사실을 장자는 물화, 즉 변화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모순과 통일을 운동의 형태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정태적 제물론이 아니라 동태적 제물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물은 변화 발전하는 동태적 형식으로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물은 원인이며 동시에 결과입니다.

여러분은 배우는 제자의 입장에 있으면서도 또 가르치는 스승의 입장에 서 있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은 스승이면서 동시에 제자로 살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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