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6장 노자의 도와 자연
<도라고 부를 수 있는 도는 도가 아닙니다.>

P264 노자 철학에 있어서 무 無는 제로(0)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인식을 초월한다는 의미의 무입니다. 그런 점에서 무의 의미는 무명 無名과 다르지 않습니다. 유명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이 붙는다는 것은 인간의 인식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이지요. 식물의 경우도 잡초가 가장 자유로운 식물이라는 것이지요. 이름이 붙여진 경우는 인간의 지배 밑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이름이 없는 것과 이름이 있는 것, 이 양자가 서로 ‘이름이 다르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 아닐 수 없지요

P270 노자의 도와 명은 서양의 사유와는 정반대의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유는 개념적 사유라는 것이 서양의 논리지요. 개념이 없으면 사유가 불가능한 것이지요.

개념이 없으면 존재 자체가 없습니다. 칸트의 인식론에 의하면 모든 현상은 인식 주체인 인간의 선험적 인식구조에 의하여 구성될 뿐이지요.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이라고 하지만 노자의 경우 이것은 폭력적 선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언어는 존재가 거주할 진정한 집이 못되는 것이지요.

노자의 무 無는 ‘제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인식의 대상이 아니라 인식을 초월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무입니다. 우리의 인식에 있어서 무라는 것이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