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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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 유럽 근대사의 구성원리가 근본에 있어서 ‘존재론’임에 비하여 동양의 사회 구성 원리는 ‘관계론’이라는 것이 요지입니다.

P26 (한자에 대해서) 과거 우리의 할아버지 세대는 4,5년이면 뛰어난 문장력과 시작(詩作) 수준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과학적 방법이나 첩경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우직하게 암기하는 것이 오히려 가장 확실한 성과를 이루는 것이기도 하지요.

저희 할아버님께서는 누님들의 영어 교과서를 가져오라고 해서 그 뜻을 물어보시고는 길게 탄식하셨지요. 천지현황 天地玄黃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는 천지와 우주의 원리를 천명하는 교과서와는 그 정신세계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P27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를 자주 바라보게 되듯이 좋은 문장을 발견하기만 하면 어학은 자연히 습득되리라고 봅니다.

P37 진리랑 일상적 삶 속에 있는 것이 아니며 고독한 사색에 의해 터득되는 것임을 선언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로댕의 조각, 생각하는 사람을 통해)

 진리란 이미 기성의 형태로 우리 삶의 저편에 또는 높은 차원에서 마치 밤 하늘의 아득한 별처럼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사람들이 그것을 사랑하고 관조하는 구도 속에 진리는 존재합니다. 진리가 서양에서는 형이상학적 차원의 신학적 문제임에 반하여 동양의 도道는 글자 그대로 ‘길’입니다. 우리 삶의 한복판에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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